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73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31화(731/1201)
위그드라실 (6)
“아까… 아까 저 레드 소환사의 칼에 맞고, 저쪽으로 도망쳤어요!”
일단 한여름이 도망친 방향은 확인됐다.
그렇다면 한여름을 찾는 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도망친 지 오래되지도 않은 것 같고, 한여름은 생각보다 체력이 저질이라 오래 뛰지도 못하니까.
나는 한여름을 쫓기 전에 이곳의 상황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가을아, 고개 돌려.”
“네? 아, 네!”
내 말에 의아해하던 한가을은 내가 베르덴에게 다가가자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는 눈을 질끈 감았다.
나는 그런 한가을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베르덴의 상태를 확인했다.
팔과 다리에 박힌 여섯 발의 화살.
나는 그 화살들을….
콰드득! 콰드드득!
녀석의 몸에서 뽑아내기 시작했다.
“끼아아악! 끄아아아아아악!!”
“야. 얌전히 있어 봐. 안 뽑히잖아.”
베르덴에게 박혀 있던 화살은 화살촉이 박힌 채 살을 찢고, 뼈를 긁어내며 뽑혔다.
그렇게 여섯 개의 화살을 간신히 뽑자, 녀석은 눈물, 콧물, 침을 줄줄 흘린 채 기절해 있었다.
나는 녀석을 포션으로 완벽하게 치료한 뒤, [메두사의 머리카락 마비약]을 사용했다.
‘너는 부디 한여름이 회귀하기를 빌어야 할 거다.’
만약 한여름이 회귀를 실패한다?
그때는 돌아와서 베르덴에게 진짜 지옥을 경험시켜줄 생각이다.
‘아니… 회귀하고 나서도 다를 건 없겠네. 회귀하고 나서도 똑같이 갚아줄게.’
나는 베르덴의 암울한 미래를 떠올리며 흐뭇하게 웃었다.
그렇게 마비약으로 녀석을 완벽하게 기절시킨 뒤, 뒤를 돌아서 한가을의 상태를 확인했다.
몸을 돌린 채 덜덜 떨고 있는 한가을.
사실 생으로 화살을 뽑기 전에 잠깐 고민하긴 했었다.
차음마법을 사용할까 하는….
하지만 나는 일부러 차음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한가을에게 화살이 뽑히는 고통을 생생하게 전달해줬다.
‘평생 온실 속에 있어봤자 좋은 건 없지.’
내가 한가을의 어깨에 손을 올리자, 한가을이 화들짝 놀라며 내게 물었다.
“끄, 끝났나요?”
“응, 끝났어. 미안 불편했지?”
내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묻자, 한가을은 고개를 절레거리며 쓰게 웃었다.
“저 녀석은 그래도 싼 녀석이잖아요. 저도 예지로 저런 장면은 가끔 봤어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다행히 한가을의 멘탈에는 문제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몸에는 문제가 있어 보였다.
“하윽….”
한가을은 무릎에 난 찰과상 때문인지 눈을 질끈 감으며 고통을 참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바로 인벤토리에서 포션을 꺼내서 그녀에게 사용했다.
한가을은 다리로 흘러내리는 붉은 색 포션에 고통이 씻겨져 내려가는 듯이 평온한 표정으로 바뀌었다.
그렇게 치료를 마치고 나서 나는 한가을의 무릎을 매만지며 물었다.
“이제 괜찮아?”
“네. 괜찮아졌어요. 고마워요.”
그렇게 이곳의 상황을 전부 마무리 지었다.
이제 마지막 일이 남았다.
“가자. 한여름 찾으러.”
***
한가을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지옥에 있는 유황 속에 몸을 담그는 기분이었다.
성수호가 부탁한 간단한 일.
그저 한여름에게 마비약을 흡입시키는 간단한 일.
그런 간단한 일조차 제대로 못 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그리고 실수 한 번으로 갑자기 미친 듯이 밀어닥치는 나비효과.
나비효과의 첫 번째 사건은 갑자기 일어난 한여름이었다.
한여름은 일어나자마자 바로 한가을을 힘으로 제압하고는 동굴 밖으로 빠져나와서 레드 소환사를 찾았다.
그렇게 만난 레드 소환사는 확정 예지에 보였던 리더로 보이던 녀석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확정 예지대로 흘러나갔다.
한여름은 레드 소환사에게 성수호를 유인하는 조건으로 [계약 파기서] 아이템을 원했다.
잡아 왔을 때, 갑의 위치에 있던 레드 소환사는 한여름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리고 한여름은 [계약 파기서]를 손에 넣자마자 사용했고….
“그래서 동생인 너를 놓고 그대로 줄행랑쳤다고?”
그나마 확정 예지와 다른 게 있었다면 한여름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었다.
“…네.”
성수호는 한가을의 실수를 탓하지 않았다.
그저….
“…미친 새끼가.”
실수를 저지른 한가을보다 한가을을 버린 한여름을 혐오하고 있었다.
한가을은 성수호의 분노 덕분에 오히려 기분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실 웃고 싶다는 건 아니었다.
“오빠… 죄송해요. 제가 아이템을 실수로 떨어뜨려서….”
한가을은 솔직하게 모두 털어놨다.
성수호가 준 아이템을 바보 같이 떨어뜨려서 물웅덩이에 흘려 버렸다는 사실까지….
하지만 성수호는 전혀 내색하지 않고 고개를 절레거렸다.
“실수는 누구든 할 수 있어. 중요한 건 가을이 네가 무사했다는 거지.”
“….”
한가을은 머릿속에 있는 꽃들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기분을 느꼈다.
남자에게 대시 받는 건 대한민국에서도 지겹도록 경험해 본 한가을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전혀 마음이 동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대사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런가 싶었지만, 한가을은 지금에 와서야 왜 다른 남자들의 유혹에 무덤덤했는지 알 수 있었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한 적이 없었구나.’
대사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대사만큼 그 사람에게 호감이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사실이었다.
한가을이 그렇게 머릿속에 꽃밭으로 가득한 순간 성수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여름 이 새끼는 하연이랑 봄이한테도 그 짓을 하더니….”
성수호는 한여름을 찾으며 분을 삭이지 못하는 듯이 계속 중얼거렸다.
그리고 그런 중얼거림을 들을 때마다 한가을은 성수호와 한여름이 비교됐다.
‘극과 극이다.’
성수호는 민하연과 한봄을 위그드라실에서 처음 봤음에도 두 사람의 위기에 목숨을 걸고 뛰어든다.
그에 비해서 한여름은 거의 평생에 가까운 시간을 같이 지냈음에도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목숨을 더 중시했다.
한가을도 한여름의 심정이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목숨이 오락가락할 일이 언제 있겠는가?
안전 불감증에 가까운 삶을 살던 사람은 용기의 한계치가 지극히 낮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족을 버릴 정도로 저렴한 용기를 가진 사람을 옹호해줄 생각은 단 1도 없었다.
그에 비해서 성수호는 그 용기의 한계치가 높다는 표현을 넘어서서 숭고함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언니들이 오빠한테 빠진 이유가 있구나.’
한가을은 그렇게 생각하며 성수호의 뒤를 계속 따라붙었다.
성수호를 따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숨이 턱까지 차올랐다.
몸에 땀이 삐질삐질 흘러나오면서 거추장스러웠던 옷이 몸에 착 달라붙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하아… 그 망할 새끼 때문에 이게 뭔 고생이야!’
한가을은 자신의 고생에 대한 분노를 오로지 한여름에게 향할 뿐이었다.
한여름을 찾아 헤매는 성수호에게는 불만의 감정이 1도 생기지 않았다.
예전의 한가을이었다면 진작에 투덜거리며 한여름을 버리자고 말했을 것이다.
아니, 부탁을 했을 것이다.
자신을 창녀라고 부르며 매도하고는 여동생을 내팽개치는 가족 따위… 한가을의 인생에, 한여름은 필요 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한가을의 마음을 모르는 성수호는 그저 한여름을 찾아 헤맬 뿐이었다.
‘하아, 하아… 오빠는 왜 한여름을 이렇게 찾는 거지?’
한가을이 대충 봐도 성수호와 한여름의 관계는 그야말로 악연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만큼 최악이었다.
그리고 한여름은 성수호를 죽이고 싶다는 것을 대놓고 한가을 앞에서 표출할 정도였다.
그에 비해서 성수호는 한여름을 싫어할망정 그를 죽게 놔두려고 하지 않았다.
한가을이 추측할 수 있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오빠는 사람을 쉽게 버리지 못하는 스타일인가?’
한여름 정도 되는 인간이면 버리더라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인제야 버린다며 축포를 터트려주겠지.
하지만 성수호는 그런 축하를 받는 것에 관심이 없다는 듯이 열심히 한여름을 찾아 헤맸다.
자신과 같이 땀을 흘리며….
한가을은 그런 성수호의 성품을 보며 자신의 과거를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
‘아… 지우고 싶다. 예전에 내가 오빠한테 했던 말들….’
쌀쌀맞게 굴었던 것을 넘어서서 매정하게 대했던 자기 행동들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창피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아냐. 사람 관계라는 건 그저 순탄하게 흘러간다고 좋은 게 아니야.’
한가을이 예언 능력을 가지고 느낀 점이었다.
좋은 관계라는 건 그저 고요한 물웅덩이가 아닌 계곡의 물살과 같다고 생각했다.
험난한 계곡을 나아가며 때로는 바위에 부딪히고, 때로는 갈림길에서 갈라지고, 다시 만나는 것.
그게 바로 한가을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관계였다.
그리고 성수호와 이렇게 좋은 관계를 맺은 것도 처음에 있었던 그 트러블 덕분이라고 한가을은 믿었다.
‘그래. 후회할 필요 없어. 지금도 충분히 좋잖아.’
한가을은 그렇게 생각하며 성수호의 뒤를 계속 따라갔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리.
끼에에엑!!
몬스터의 울부짖는 소리와….
“끄아아악!!”
남자의 비명이 들려왔다.
그 소리에 한가을과 성수호가 잠시 멈춰 선 뒤, 서로 마주 보며 입을 열었다.
“한여름 맞는 거 같지?”
“네. 맞는 거 같아요!”
한가을도 확신한 건 아니었다.
한여름의 목소리 따위 머릿속에 넣고 싶지 않았으니까.
그래도 이 미궁에서 저렇게 찌질하게 소리를 지르는 녀석은 흔치 않으니 확실한 것이다.
성수호는 한가을의 대답과 동시에 전력 질주로 뛰어가기 시작했다.
한가을은 성수호의 뛰는 모습을 보며 정말 몰라서 질문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저 한가을에게 힘들더라도 좀 만 버텨달라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었다.
그만큼 성수호는 엄청난 속도로 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달렸다.
그리고 달려가면서 점점 소리가 가까워졌다.
콰드득! 끼에에엑!
“씨이이바아아아알!! 히끼이이이아아악!”
비명과 괴성이 파도처럼 한가을을 덮쳤다.
그리고 그런 소리의 근원지에 도착한 한가을의 눈에는….
“우우욱!”
거대한 거미 형태의 몬스터에게 씹혀 먹히는 한여름의 모습이 보였다.
한여름의 하체는 이미 거미에게 씹혀 먹히는 중이었다.
“이런 미친!”
성수호는 보자마자 바로 화살을 쏴서 거미의 얼굴에 박아 넣었다.
끼에에에엑!!
만찬을 즐기며 기괴한 소리를 내던 거미 몬스터는 성수호의 공격에 눈 하나를 잃자 괴음을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거미는 오랜만에 맛보는 음식이 맛있는지 한여름을 입에서 놓아주지 않았다.
하지만 한여름은 거대한 거미에서 하반신이 산채로 씹히면서도 죽지 않고 비명을 지를 뿐이었다.
“씨바아아알!! 씨발! 아파아아아아!! 끄아아아아악!!”
한여름은 상태는 이미 죽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여름은 죽을 것처럼 비명을 지를 뿐이지, 죽지 않고 고통의 페인트를 얼굴에 그려낼 뿐이었다.
그런 한여름의 모습을 보며 성수호는 거미에서 몇 차례 화살을 쐈다.
파악! 콰득! 빠각!
성수호의 화살은 백발백중을 연상시키듯 거미의 눈동자들을 차례로 맞추기 시작했다.
끼에에에에에에엑!!
점점 눈을 잃던 거미는 몸을 갸우뚱하더니….
콰아아앙!
한여름을 입에 문 채 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쓰러진 거미에게 씹힌 한여름을 보며 성수호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딱 봐도 일반 몬스터가 아니라, 보스 몬스터 같은데… 하필 저런 몬스터한테 걸리냐?”
“끄아아아악! 씨발!! 씨발!!! 아파아아아아아!!”
한여름은 성수호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비명만 지를 뿐이었다.
한가을은 한여름을 보며 생각했다.
‘무적 시간 스킬이 있다고 들었는데… 만약 꺼내기 전에 시간이 끝나면 바로 즉사야.’
한여름의 상태는 즉사하지 않는 게 이상할 정도로 처참했다.
성수호는 그렇게 비명을 지르는 한여름을 거미의 입을 벌려서 꺼내주기 시작했다.
“괜찮냐?”
한여름이 비명을 멈추고는 자신의 양팔을 잡고 끌어내는 성수호를 노려봤다.
“너… 너…. 너….”
“그래. 나다. 정신 세게 잡고 있어. 금방 치료해줄 테니까.”
성수호는 열심히 한여름의 양 어깨를 잡고 거미의 입 밖으로 빼냈다.
하지만 한여름은 그런 성수호에게….
“좆까…. 퉤….”
희미한 욕설과 함께 그를 올려다보며 침을 뱉었다.
하지만 한여름이 뱉어낸 침은….
“푸읏….”
자신의 오른쪽 눈에 떨어져 버렸다.
그런 한여름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성수호….
“…너 뭐하냐?”
그게….
“씨… 씨발….”
한가을이 보던 한여름의 마지막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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