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76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760화(761/1201)
Chapter 760 – 760.위그드라실 (6)
키는 대략 160 후반, E컵 정도 되어 보이는 큰 가슴과 날카로운 눈매에 어울리는 날카로운 이목구비.
겉보기 외형은 대략 20대 초반.
그리고 엘프를 상징하는 기다란 귀.
위로 길게 뻗은 귀는 내 손에 스치는 순간 살해당할 것처럼 품위가 느껴졌다.
중갑옷을 입고 있는 남자 엘프들과 다르게 그녀는 혼자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하늘색 베이스에, 옅은 금색 수실로 이루어진 드레스는 그녀의 신분이 그저 그런 위치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듯 보였다.
그리고 제일 눈에 띄는 머리카락….
그저 그런 초록색 머리카락이 아니었다.
머리카락은 에메랄드 보석으로 실을 뽑아 놓은 듯한 그런 빛이 흘러나오는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름다웠다.
심지어 머리카락이 제일 눈에 띄는 이유는 길이 때문이었다.
아슬아슬하게 땅에 닿을락 말락 하는 엄청난 길이의 머리카락….
그것도 길게 밑으로 내려앉은 게 아닌 우아하게 주변에 퍼져 흘러내리는 듯 보였다.
보는 것만으로도 횡재한 것 같은 그런 미모의 엘프.
그런 그녀가….
“….”
어느 순간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직 기질창을 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눈빛으로 모든 것을 알 수 있었다.
‘이야… 기질창 보지 않아도 각이 나오네.’
눈빛의 거만함이 잔뜩 담겨 있었다.
분명 나보다 키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하찮은 존재처럼 내려다보는 듯한 저 눈빛.
일단 외모와 복장, 그리고 눈빛으로 평범한 신분이 아님을 직감할 수 있었다.
내가 멍하니 엘프를 구경하자, 강한나가 투덜거리듯이 말했다.
[웬일로 기질창 보여달라는 소리를 하지 않네요?]강한나의 투덜거리는 목소리에 정신 차린 나는 웃으면서 통신으로 말했다.
‘이제 그런 시절은 지났죠. 한나 씨랑 알고 지내다 보니까 다른 여자에게 별 감흥이 없어지네요.’
[흐흐흥.]내 말이 기분 좋았나? 저렇게 실실 웃기도 하네….
나는 그렇게 대답한 뒤, 엘프를 보며 통신으로 말했다.
‘아르모니아.’
[네.]‘…기질.’
[알겠습니다.]아르모니아의 대답과 동시에 강한나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아니… 일단 기질창은 확인해야죠!’
위그드라실이 얼마나 위험한 곳인데!
어둠 속에서 그림자 한 줄기가 튀어나와 내 영혼을 쥐도 새도 모르게 앗아갈 수 있는 곳이 위그드라실이다.
그리고….
‘저렇게 존나 예쁜 엘프… 아니, 미친 듯이 예쁜 엘프… 아니, 일단 엘프잖아요! 다른 종족이라고요!’
[….]아니, 왜 내 뇌는 자기 마음대로 저렇게 수식어를 붙이는 걸까?
그렇게 강한나에게 변명하다 보니 어느새 여자 엘프 머리 위에 기질창이 띄워졌다.
=====
스텔라 아르보르
[감성적], [선민사상], [교만], [뻔뻔함], [이기적], [인간 혐오]…=====
예상대로 성격은 개차반이었다.
심지어 제일 눈에 띄는 기질이 있었으니….
‘[인간 혐오]….’
즉, 스텔라가 나를 바라보는 눈빛은 벌레를 보는 그것과 비슷하다는 이야기였다.
‘이야… 루시엔이랑 완전 딴판이네.’
처음 만났던 여자 엘프 루시엔은 내게 적대적이긴커녕 오히려 도움을 주면서 좋은 인상을 남기고 떠났다.
그에 비해서 두 번째로 만난 여자 엘프는 나를 벌레 보듯 바라보는 중이었다.
극단적인 예시 두 가지만 봐서는 엘프라는 종족이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아직 확실히 알 수 없었다.
내가 그렇게 멀뚱히 스텔라를 쳐다보자, 어느 순간 소란이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다.
“…응?”
나와 눈을 마주쳤던 여자 엘프는 불쾌함을 눈에 담으며 고개를 돌렸고, 반대로 그녀를 호위하는 듯한 남자 엘프들은….
“…인간?”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적대감을 비추기 시작했다.
‘…남자 녀석들도 보여줘.’
[알겠습니다.]나는 남자 엘프들의 기질창도 확인했다.
그리고 남자 엘프들의 기질창을 보고는 한 가지 재미있는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루시엔이 특별한 거였구나.’
남자 엘프들도 죄다 [인간 혐오]를 달고 있었다.
일단 엘프들이 인간을 싫어한다는 건 기본 전제를 깔고 대해야 할 것 같았다.
남자 엘프의 숫자는 총 다섯.
다들 은색으로 광채를 내뿜는 중갑옷을 입고 있고, 무엇보다….
‘그런데 왜 머리 위에 죄다 레드 소환사 징표를 달고 있는 거지?’
남자 엘프들은 전부 머리 위에 레드 소환사의 징표인 붉은 색 보석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다.
여자 엘프만 유일하게 머리 위에 깨끗했다.
그렇게 의문을 가지는 사이에 남자 엘프 한 명이 내게 다가왔다.
철컥! 철컥!
무거운 중갑옷을 입었음에도 전혀 무거운 내색을 하지 않는 엘프.
그리고는 내 앞까지 다가온 남자 엘프가 내게 말했다.
“인간.”
“왜?”
내 대답을 들은 남자 엘프는 마치 자리 좀 비켜달라는 듯이 자연스럽게 내게 말했다.
“지금 당장 네 녀석의 눈알을 뽑아줬으면 좋겠군.”
“…뭐?”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으니, 직접 뽑아서 건네주면 안 되겠나?”
첫 인사가 너무 강렬해서 내 귀가 잘못됐나 싶었다.
하지만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황급히 내게 달려온 지배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지배인은 나를 등지고, 엘프를 향해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소란은 안 됩니다.”
“소란? 지금 저 녀석이 거룩하신 공주 전하의 옥체를 더러운 눈길로 바라봤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남자 엘프의 대사를 통해서 한가지 깨달은 사실이 있었다.
위그드라실에도 ‘시선 강간’이라는 병신 같은 개념이 존재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화가 나기보다는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하하하….”
지배인은 내 언짢은 기운을 눈치채고는 오히려 목소리를 높였다.
“아무리 외교 사절단이라고 해도 이 이상 행패를 부리시면 웨드록 님도 조용히 넘어가지 않으실 겁니다.”
“웨드록? 왜 내가 그런 하찮은 마물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거지?”
엘프의 말에 지배인은 험악한 인상을 만들며 목소리 톤을 낮췄다.
“감히 웨드록 님께 그런 망발을….”
그토록 침착하던 지배인이 이렇게 화를 내는 것을 보면 웨드록을 욕하는 건 그의 역린을 건드리는 것과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분위기가 점점 싸우는 쪽으로 기우는 듯 보였다.
적의를 넘어선 살의가 넘실거리며, 그 살의가 터지려는 순간이었다.
“그만.”
살의를 전부 정화하는 듯한 아름다운 음률 같은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스텔라 아르보르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지배인과 대치하고 있는 엘프에게 저음의 목소리로 경고하듯 말했다.
“길리온. 더 이상의 소란은 원치 않아.”
“죄송합니다. 공주님.”
길리온이라고 불린 남자 엘프는 내게 경고가 담긴 눈빛을 건넨 뒤에 지배인에게 말했다.
“아까 말은 내가 실수를 한 것 같군.”
“…사과는 제게 하실 필요 없습니다.”
지배인은 그렇게 말하면서 몸을 옆으로 살짝 비틀었다.
그리고는 남자 엘프가 나와 마주하게 만든 뒤에 단호하게 말했다.
“사과는 저희 고객님께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하하하….”
남자 엘프는 나를 게슴츠레한 눈으로 쳐다보더니, 고개를 절레거리며 대답했다.
“미물이 사과받는다고 그것을 이해할 리 만무하지 않은가? 하하하!.”
“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감탄사가 흘러나와 버렸다.
저 말을 해석하자면 저 엘프들은 인간을 그냥 열등한 종족… 거의 유인원쯤으로 취급하는 것이었다.
내가 황당한 나머지 실웃음을 흘리자, 지배인은 내게 오히려 사과를 건넸다.
“죄송합니다. 엘프들은 워낙 소환사를 적대시하는 존재들이라….”
“….”
그 유능한 지배인도 저 엘프들만큼은 제어할 수는 없는 모양이었다.
애초에 제어가 됐다면 이 꼴이 나지는 않았겠지만….
딱히 지배인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내가….
‘그냥 넘어가라고?’
웃어넘길 위인도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지금의 나는 0층에서 무시당하고, 1층에서 발버둥 치고, 2층에서 열심히 구르던 내가 아니다.
엘프들의 전투 레벨은 대략 30대 초중반.
심지어 레드 소환사 낙인까지 있는 녀석들….
내가 녀석들을 죽인다고 해도 어떠한 불이익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게 점점 살기를 드러내는 내 모습을 본 남자 엘프가 나를 경계하며 중얼거렸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 눈빛이군. 정말 교육을 해줘야 정신을 차릴 모양이군.”
“….”
다시 분위기가 험악해지려는 순간이었다.
“크히히히! 이거, 이거! 재미있는 조합이군요!”
“응?”
갑자기 들려온 경쾌한 웃음소리.
너무 독특해서 웃음소리만 듣고도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루드윅?”
콜로세움 경기장을 운영하는 관리자이자, 도시의 주인인 웨드록의 아들 루드윅이었다.
루드윅은 나를 보며 반가운 듯이 인사를 건넸다.
“크히히히! 이런 곳에서 뵐 줄은 몰랐군요.”
“그러게요. 여긴 무슨 일이세요?”
내 물음에 루드윅은 낄낄 웃더니, 스텔라를 향해 바라보며 말했다.
“크히히히… 저희 도시에 중요한 손님께서 방문했다는 소식을 듣고, 제가 직접 오게 되었습니다.”
루드윅이 직접 행차를 한 것을 보면 스텔라라는 여자가 대단하긴 한 모양이었다.
‘아, 그러고 보니까 공주님이라고 표현했지? 웬 미친놈을 상대하다 보니 정신이 없었네.’
공주… 그야말로 고귀한 신분의 끝판왕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야 내가 지금까지 만난 공주는 이리스뿐이고, 지금 그녀는 내 충실한 성노예가 되어서 공주라는 신분이 실감 나지 않지만….
루드윅은 끽끽 웃으며 대화를 주도했다.
“크히히히! 요새 당신 덕분에 콜로세움이 다시 호황을 되찾았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하하… 도움이 됐다니 다행이네요.”
루드윅은 현란한 말솜씨로 내 기분을 술술 풀어내기 시작했다.
외형은 혐오스러웠지만, 그의 말솜씨는 사람의 마음을 살살 흔들었다.
그야 엘프에게 받은 짜증이 풀릴 정도는 아니었지만, 루드윅 덕분에 어느 정도 분위기가 느슨해졌다.
‘내가 생각하는 고블린이라는 이미지가 여기 와서 전부 박살나 버리네.’
루드윅, 웨드록… 두 고블린은 내가 지금까지 만난 웬만한 인간들보다 훨씬 나아 보였다.
루드윅은 차분해진 내 모습을 보며 낄낄 웃었다.
“크히히히! 나중에 시간 나면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 그럼 저는 손님을 맞이해야 하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루드윅은 그렇게 말한 뒤, 스텔라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나와 대치하던 남자 엘프는….
“…흥.”
콧방귀를 낀 뒤에 루드윅을 따라 자기 무리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