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80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00화(801/1201)
Chapter 800 – 800.위그드라실 (6)
“그냥 당신과 같이 있을 때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토대로 추측하다 보니 그런 능력이 있을 거라는 결론에 도달한 것뿐이에요.”
“….”
간단하게 말해서 예전에 없었던 이상 현상을 나와 결합한 다음 차곡차곡 대조하다 보니 내 능력을 추론할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고작 하루 만에….
나는 자신만만하게 나를 올곧게 쳐다보는 스텔라를 보며 속으로 감탄했다.
‘진짜 보통내기가 아니네….’
순간이지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감탄사를 흘릴 뻔했다.
사람이란, 무릇 객관적으로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기 힘든 법이다.
육체에 아무런 변화가 없어서 평온해 보일지라도, 정신은 각종 감정의 재난이 터져 나오는 곳이다.
슬픔의 빗줄기, 광란의 소용돌이, 분노의 폭풍우, 절망의 지진 등등….
그 많은 재난이 계속 쉴 새 없이 벌어지는 곳이 정신이라는 장소이다.
그런 곳에 일어나는 일들을 일일이 세분화하고 객관화를 할 수 있는 인간은… 사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심지어 어떤 인간들은 요동치는 감정의 소용돌이조차 애써 외면하기도 한다.
자신의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자신만 아는 비밀이니까….
그런데 스텔라는 자신의 감정을….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이상 현상들… 그게 전부 당신과 있을 때 일어났어요. 즉, 당신이 그 원흉이라는 이야기가 되죠.”
외면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바라본 것이었다.
나는 그동안 스텔라를 철부지 악녀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생각을 지금 부로 철회하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300년을 살아왔는데, 철없다는 것도 웃기네.’
스텔라는 예전에 만났던 마왕과 동갑이었다.
다만 동갑이라고 해도 능력과 외형은 완전 천지 차이지만….
마왕은 한 세계의 주인공이고, 스텔라는 그저 등장인물이니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300살이라는 나이를 허송세월로 채운 건 아니었다.
나는 스텔라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럼 더 알아낸 능력도 있겠네?”
“네. 다만 모든 것이 추측에 기반한 거예요. 알아낸 건….”
스텔라는 자기가 추측한 내 능력을 천천히 나열하기 시작했다.
순간 이동, 투명화, 수면 마법 등등….
이런 충격적인 사실을 그저 담백하게 말하는 스텔라의 모습에 나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녀가 추측한 내 능력들은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었지만, 얼추 맞췄다.
그리고 능력만 알아맞힌 것이 아니었다.
“당신이 사용한 능력은 분명 위그드라실의 경고를 받았을 거예요. 그런데도 그 경고 표식이 없는 것을 보면… 사면권도 어디서 구했겠죠.”
“오….”
“그리고 그 사면권은 길드온에게 받았겠고요.”
“오… 맞아!”
스텔라의 몰입감 넘치는 설명에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
스텔라는 내 반응에 흐뭇하게 미소를 지으며 계속 설명을 이어 나갔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능력… 바로 미혹이에요.”
스텔라가 말하는 미혹은 종속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정확한 방식까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은 저의 마음을 유혹하는 능력도 사용했어요.”
“…맞아.”
나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줬다.
이렇게 된 거 갈 데까지 가보기로 했다.
능력 하나 없는 스텔라가 순수한 추측만으로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그리고 그… 추잡한 흉물….”
스텔라가 말하는 추잡한 흉물이란 오나홀을 말하는 것이었다.
“오나홀?”
“마, 맞아요… 그거….”
내가 오나홀 명칭을 말해줘도 스텔라는 절대 입에 오나홀이라는 단어를 담지 않았다.
“그 흉물과 저를 연결하기 위해서 당신은 제 마음속에 미혹의 씨앗을 심었겠죠.”
“응? 왜 그렇게 생각했는데? 네가 말한 미혹 능력 없이 그냥 오나홀을 사용할 수도 있잖아?”
“흥… 당신 성격에, 잘도 참았겠네요? 진작에 사용할 수 있었으면 그걸로 저를 괴롭혔겠죠.”
“오….”
종속과 오나홀이 세트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그리고 마지막….
“그리고… 아마 당신의 그 미혹 능력은… 당신의 체액을 먹어야지 걸리는 거겠고요.”
“….”
“당신은 전에도 제 욕실에 몰래 들어와서 저를 잠재운 다음 제게 체액을 먹였겠죠. 그때 정조 마법도 당신의 체액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게 무모한 내기를 제안했을 것이고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스텔라는 종속의 정확한 개념까지는 몰라도 그 원리는 대강 파악한 상태였었다.
나는 스텔라의 말을 들으며 속으로 크게 안도했다.
‘와… 상성이 좋았기에 망정이지.’
심지어 상상적인 부분만 고려하면 안 된다.
능력의 높낮이 수준도 고려해야 했다.
만약 내가 능력을 갖고 있다고 해도 1층 스펙으로 스텔라와 마주했다면 오히려 쳐 발렸을 것이다.
3층에 와서 스텔라와 만난 거 천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가 그렇게 안도하는 사이에 스텔라의 설명은 마무리되었다.
“여기까지가 제가 당신에 대해서 알아낸 것들이에요.”
“….”
스텔라는 여유로운 미소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내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기대하는 듯이….
하지만 나는 스텔라가 원하는 그런 반응을 보여주지 않았다.
“왜 내게 전부 말해주는 거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기껏 알아낸 내 능력을 왜 숨기지 않고, 보고하듯이 전부 알려준 것일까?
스텔라가 알고 있는 정보는 잘만 이용하면 나를 곤란하게 만들 수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숨기는 듯한 느낌도 없었다.
스텔라는 내게 칭찬받고 싶다는 듯이 모든 것을 털어놨다.
스텔라는 내 질문을 듣자마자 입술을 삐쭉 내밀고는 툴툴거렸다.
“하아… 반응이 싱겁네요.”
“질문에 대답이나 해.”
“….”
스텔라는 고개를 팽 돌리며 투정 부리듯 대답했다.
“아까도 말했지만, 당신이 제 꿈속에 무단으로 침입하지 않는다는 약속에 대한 대가예요.”
“….”
꿈속에 몰래 들어오는 게 어지간히 싫은 모양이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알았어. 이제부터 네 허락 없이 꿈속에 들어오지 않을게. 이건 진심으로 하는 약속이야.”
“…좋아요. 믿을게요.”
스텔라는 내 확답에 드디어 마음이 놓인다는 듯이 숨을 길게 내쉬었다.
‘뭐, 지금처럼 내 손 안에 있으면 몰래 들어올 필요는 없겠지.’
만약 스텔라가 내 손에서 벗어난 뒤에 내게 칼을 들이민다?
그때 가서 약속을 파기하면 그만이다.
제어되지 않는 여자와의 약속을 지킬 의무 따위는 없으니까.
그리고 그렇게 내 손에서 벗어나 내게 칼을 겨눈다면….
‘그때는 진짜 지옥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면 그만이니까.’
이미 종속이라는 훌륭한 목줄이 걸려 있는 상태에서 더 꽉 조일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기본적으로 숨은 쉬고, 밥은 먹고, 물은 마실 수 있게 해줘야지.
‘거기다 내가 모든 패를 드러낸 것도 아니고….’
나는 아직 스텔라의 성벽을 작성하지 않았다.
스텔라가 만약 내게 반기를 들면 죗값에 어울리는 성벽을 작성하면 그만이다.
그렇게 되면 스텔라의 인생은 진짜 나락으로 떨어질 것이다.
스텔라는 골똘히 생각하던 나를 보며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이제 제가 질문드려도 되나요?”
“응. 말해봐.”
나는 팔짱을 끼며 스텔라의 질문을 기다렸다.
스텔라는 거만하게 팔짱을 낀 나를 보며 잠시 침묵하더니, 간신히 입을 열었다.
“위그드라실에 소환된 소환사들도 위그드라실의 주민들처럼 각자 하나의 직업과 그 직업에 맞는 능력을 얻는다고 들었어요.”
“응, 맞아.”
참고로 예외가 존재하긴 했다.
나와 민하연, 한여름이 0층 보스전을 클리어하고 얻은 직업권이었다.
그 직업권이 있다면 머리뼈의 직업을 동시에 갖고, 스킬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그런 예외를 제외하면 어떠한 경우에라도 한명은 하나의 직업을 갖는 게 원칙이었다.
소환사도… 위그드라실의 주민도….
심지어 그 직업권은 전설 직업만큼 희귀한 아이템이었다.
아마 다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스텔라는 내 대답을 듣자, 딱딱히 굳은 표정으로 진지한 목소리를 흘려냈다.
“그럼… 당신의 능력은… 전부 위그드라실에서 얻은 게 아닌….”
“맞아. 대부분 위그드라실에 오기 전에 배운 능력들이야.”
다른 세계를 오가며 계속 능력을 익히는 중이지만, 그런 사실을 밝히진 않았다.
내가 위그드라실 외부의 세계에 왔다 갔다 한다는 사실을 말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스텔라는 경악하는 표정을 지으며 내게 물었다.
“맙소사… 당신이 전에 살던 세상은 어떤 곳인가요?”
“내가 살던 세상은 평범했어. 다만, 여러 세상을 여행 다니다 보니 운 좋게 능력들을 얻을 수 있었던 거지.”
나는 예전에 민하연과 한봄에게 해줬던 이야기를 스텔라에게 똑같이 설명해줬다.
위그드라실에 오기 전에 여러 세계를 돌아다녔다는 식으로….
스텔라는 내 대답을 듣고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며 입을 슬며시 열었다.
“…그렇군요.”
스텔라는 그렇게 말한 뒤에 굉장히 고심하는 표정을 지으며 침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렇게 흐르는 침묵으로 숨 막히거나,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스텔라가 평생 살아왔던 침실에 있어서 그런지 마음이 포근해지는 느낌이 들 뿐이었다.
나는 계속 침묵을 유지하는 스텔라의 모습을 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스텔라의 침대에 벌러덩 누웠다.
“오… 침대 좋은데?”
내가 침대 위에 벌러덩 눕자, 스텔라가 한 손으로 이마를 감싸며 신음을 흘렸다.
“후우… 제 침대 위에 저 말고 다른 자가 눕는 날이 올 줄은 몰랐네요. 그것도 인간이….”
“하하하. 꿈속에 있는 침대에 누워봤어? 어때? 현실에 있던 침대랑 완전 똑같은 감촉이야?”
“…몰라요.”
스텔라는 고개를 돌려서 내 질문을 회피했다.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침대 위를 손으로 팡팡 치며 말했다.
“마침 심심한데, 잘됐네. 와서 누워봐.”
“….”
스텔라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더니….
“후우… 오랫동안 궁을 비워서 그런지 제 침대가 그립긴 하네요.”
태연하게 내가 누워있는 침대로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침대를 눈앞에 두고는 침실용 드레스로 갈아입었다.
나는 침실용 드레스로 갈아입은 스텔라를 보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왜 굳이 갈아입어? 이왕이면 싹 다 벗지?”
“입에서 나오는 말만이라도 격식을 담아주세요. 제발….”
스텔라는 철부지 동생을 탓하듯 나를 탓하며 침대 위에 천천히 눕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와 스텔라는 나란히 침대 위에 누웠다.
다시 침묵이 흐르기 시작했다.
대략 30분 정도 잠자듯이 누워있던 스텔라는 눈을 감은 채 조용히 목소리를 흘렸다.
“궁금한 거 있어요.”
“궁금한 거 정말 많네.”
스텔라는 내 장난기가 담긴 대답을 무시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질문을 입에 담았다.
“당신이 몇 번이나 제 꿈속에 들어왔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마다 제게 손을 뻗었던 기억도 있고요.”
“아….”
스텔라의 말대로 나는 침몽을 할 때마다 스텔라에게 손을 뻗은 전적이 있었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이유는 정조 마법진.
“오나홀은 못 막는 녀석이, 꿈속에서는 또 기가 막히게 잘 막더라.”
“…그렇군요.”
스텔라는 안도하듯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스텔라는 오나홀을 통해서 몇 번이나 나와 경험했으면서 막상 꿈속에서라도 진짜 섹스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나는 안도하는 스텔라의 모습에 투덜거렸다.
“지금 그렇게 안심하고 있어라. 조만간 그 정조 마법진도 뚫어줄 테니까.”
“…설마 진짜 뚫을 생각인가요?”
스텔라는 경직된 표정으로 나를 힐끗 바라봤다.
스텔라의 눈동자와 얼굴에는 여러 가지 감정이 담겨 있었다.
언뜻 보면 두려워하는 것 같았고, 언뜻 보면 걱정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스텔라의 표정에서 의외의 감정이 느껴졌었다.
마치 기대하는 듯한 그런 감정이….
나는 감정이 뒤섞여서 엉망이 된 스텔라의 예쁘장한 얼굴을 보며 비릿하게 웃었다.
“나는 한번 목표로 잡은 여자는 절대 놓치지 않아.”
“….”
그 이후에 나와 스텔라 사이에 어떠한 말도 오가지 않았다.
나와 스텔라는 꿈속에서 다시 잠자는 듯한 그런 느낌을 받으며 욕실에서 같이 깨어났다.
..
..
스텔라는 꿈속에서 있었던 일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나는 스텔라와 같이 욕실에서 잠을 깼지만, 먼저 욕실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아우… 어떻게 한 시간 이상 욕조에 몸을 담글 수 있는 거지?’
스텔라는 한번 욕조에 들어가면 도통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에 비해서 나는 한 시간 만에 질려서 욕조를 뛰쳐나왔고….
‘언제까지 있을 생각이야?’
나는 스텔라의 침대 위에 벌러덩 누운 채 그녀가 목욕을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
하지만 스텔라는 도통 침실로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대에서 몸을 일으켜 세운 다음 욕실로 향했다.
그렇게 방을 나서는 순간이었다.
한봄의 불쾌한 목소리가 내 고막을 자극했다.
“뭐? 너, 지금 뭐라고 했어?”
그리고 이어지는 교활하게 웃는 스텔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그렇게 흥분하시는 거죠? 저는 그저… 남자의 사랑을 잘 받고 있나 궁금했을 뿐이에요.”
나는 두 사람을 보며 생각했다.
내가 욕실로 향한 건….
‘하아… 괜히 나왔다.’
내 인생에 있어서 최악의 선택 중의 하나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