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82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21화(822/1201)
Chapter 821 – 821.마법 학교 슈트라 (6)
하넬로네가 방긋 웃으며 봉투를 쭉 내밀었다.
“자, 받으세요. 이번에는 부디 필요 이상의 과소비는 하지 말아주세요.”
“…네.”
그렇게 봉투를 받은 동아리 부장은 쓰레기를 씹은 듯한 표정을 남기고 떠났다.
그리고 그가 떠나간 15 실험실에는 나와 하넬로네만 남게 되었다.
하넬로네는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예산 집행 완료! 수고했어!”
“수고하셨습니다.”
“이제 한동안 쉴 수 있겠다!”
동아리 예산 집행 하나 끝났다고 회계 일이 전부 끝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제일 큰일을 넘겼다는 것도 사실이었다.
서기가 평소에 꾸준하게 일이 있는 편이라면 회계는 한 달에 한 번꼴로 바쁜 일이 생기는 직책이었다.
“당분간 이렇게 바쁜 일은 없을 거야. 아마 루이스랑 너랑 교체하면 그때 또 바빠지겠지.”
당분간 여유를 부려도 된다는 이야기였다.
하넬로네는 책상에 앉은 채 실실 웃으며 계속 이야기꽃을 피웠다.
지금 하넬로네의 입꼬리가 들썩거리는 건 그녀의 밝은 성격 때문만이 아니었다.
‘뇌물 받을 생각에 표정 관리가 전혀 되지 않는 모양이네.’
하넬로네는 예산을 건네줬던 동아리 부장들에게 조만간 뇌물을 거둬들일 계획이었다.
결행 일은 이번 주말인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하넬로네가 뇌물을 받기 위해 외출하는 날, 나와 밀레나는 같이 하넬로네를 미행하기로 약속했다.
‘뇌물 받는 거 전부 뺏기고, 나랑 밀레나한테 농락당하면 무슨 표정을 지으려나?’
나는 지금까지 뻔뻔하게 행동하던 하넬로네가 절망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기대했다.
그렇게 하넬로네와 적당히 대화를 나눈 뒤에 그녀에게 물었다.
“선배. 저번에 밥 사준다고 했던 거 아직 유효한가요?”
“응?”
하넬로네가 고개를 갸우뚱한 뒤에 토끼 눈으로 나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밥? 무슨 밥?”
“하하하….”
아예 까먹은 모양이었다.
머리가 너무 좋아서 관심 없는 내게 했던 말을 깔끔하게 지워버린 모양이었다.
‘정말 사주고 싶어서 한 말이 아니라, 에드가 녀석한테 질투심 유발하려고 대충 던진 말이었나 보네.’
애초에 얻어먹을 생각으로 질문을 던진 게 아니라 크게 상관없었다.
내가 쓰게 웃자, 하넬로네는 볼을 긁적이며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그, 그런 말을 했었지. 미안해. 요새 바빴잖아.”
“저야말로 괜한 말로 신경 쓰이게 해서 죄송해요.”
“아냐, 아냐! 그런데 당분간은 힘들 거 같아. 주말에 갑자기 약속이 생겼거든. 나중에 사줄게!”
하넬로네는 또다시 잊어버릴 약속을 하며 이 주제를 빠르게 넘겼다.
“그런데 너 루이스랑 정말 사이가 안 좋은 모양이네? 너희 둘이 대화 나누는 걸 본 적이 없는 거 같아.”
“네. 저는 싫어하지 않지만, 루이스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에요.”
“뭣 때문에 그렇게 싫어하는 거야?”
뭣 때문이긴요. 소꿉친구, 누나, 엄마, 자기만 바라봐주던 공주까지 제가 따먹어서 그렇죠.
당연히 그런 미친 소리를 입에 담지는 않았다.
나는 은근슬쩍 루이스를 먹이는 듯한 이유를 입에 담았다.
“아마 저 때문에 1등을 못 해서 그런 거 같아요.”
사실 저 말이 틀린 말도 아니었다.
루이스는 성적이 나오기 전에 나를 평민 취급할 뿐이었지만, 나보다 낮은 순위를 얻고 나서는 나를 원수처럼 대했다.
하넬로네는 내 말을 듣자마자 바로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 하긴… 그건 좀 싫을 만하네.”
현재 2학년 최상위권 학생은 하넬로네와 밀레나였다.
두 사람도 나와 루이스처럼 입학하자마자 1등 자리를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는 중이었다.
현재까지의 스코어는 2:1.
참고로 앞서있는 건 밀레나였다.
아마 하넬로네가 밀레나로부터 에드가를 뺏은 이유 중의 하나가 순위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실연당하면 성적이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
하넬로네가 만약 그 부분까지 고려해서 에드가의 마음을 빼앗은 것이라면 인정해줘야 한다.
그녀가 똑똑한 것을 넘어서서 영리하다는 것을….
하넬로네는 내 추측을 듣더니….
“후후, 루이스가 그것 때문에 힘들어한단 말이지…?”
루이스를 걱정하기는커녕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아마 루이스의 속마음을 비집고 들어갈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넬로네는 한동안 실실 웃으며 생각하더니,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후배야. 나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네. 어떤 부탁인가요?”
내 대답을 들은 하넬로네가 싱긋 웃으며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루이스랑 너랑 하는 일 바꿔주면 안 될까?”
“네? 제가 밀레나 선배 밑으로 들어가라는 소리인가요?”
“응!”
발랄하게 말하는 하넬로네의 말에 나는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
‘슬슬 발동 걸려는 거구나.’
나는 속으로 어처구니없어하면서도 잘됐다고 생각했다.
마침 주말에 밀레나와 같이 하넬로네를 미행하기로 약속을 잡은 상황이었다.
그전까지 미리 공감대를 쌓아놓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바라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 일은 내가 독단으로 처리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저야 상관없지만, 제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이라….”
“에이, 그건 걱정하지 마. 내가 다 해결할 테니까! 자, 일단 학생회실로 돌아가자!”
하넬로네는 그렇게 호언장담하며 나를 이끌고 학생회실로 향했다.
그리고 아리엘에게 바로 말해서 일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아리엘 선배. 이번에 들어온 후배들… 슬슬 교체해도 되지 않을까요?”
하넬로네의 말에 아리엘은 고개를 갸우뚱하며 되물었다.
“갑자기? 아직 2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에이, 한 업무에 너무 오래 붙잡고 있어도 좋을 거 없잖아요. 우리 후배도 동의했어요.”
하넬로네는 최대한 조곤조곤한 말투로 아리엘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아리엘은 하넬로네의 의도를 의심하지 않으며 입을 열었다.
“네 말도 일리는 있네. 그래도 일단 밀레나와 루이스에게도 물어봐야겠네.”
“끙… 그냥 회장 말이라고 하면 알아서 들을 텐데.”
“아무리 내가 이곳 대표라고 해도 그런 일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지.”
아리엘은 투덜거리는 하넬로네를 뒤로 하고 밀레나와 루이스에게 조용히 의견을 묻기 시작했다.
그리고 의외로 두 사람의 의견은 하넬로네와 같았다.
“두 사람도 동의했어. 교체하는 것으로 결정하자.”
“후후후, 그럼 오늘부터 바꿀까요?”
“당사자들이 원하는 것 같으니, 그렇게 하도록 해.”
아리엘의 결정으로 나는 밀레나의 부사수로, 루이스를 하넬로네의 부사수로 옮겨졌다.
그렇게 변경되자, 통신으로 강한나의 의문의 목소리를 흘렸다.
[괜찮아요? 저 하넬로네라는 여자… 이번 기회에 루이스를 잡으려고 단단히 겨루는 모양인데요.]강한나의 말대로 하넬로네는 이번 기회에 루이스와 가까운 사이가 되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진짜 연인 사이로 발전하고, 더 나아가서 육체관계를 가질 가능성이 컸다.
강한나는 내가 하넬로네를 탐하기 전에 루이스에게 넘어가는 것을 걱정했다.
하지만 나는 속으로 실실 웃으며 대답했다.
‘그런 사이가 되려면 꽤 오래 걸릴 거예요.’
[왜 그렇게 장담하세요?]‘보세요.’
나는 실실 웃으며 하넬로네와 루이스를 바라봤다.
지금 하넬로네와 루이스 사이에는….
“하넬로네. 잠깐 나랑 이야기 좀 하자.”
이미 방해꾼인 에드가가 가로막으며 서 있었다.
에드가의 모습에 하넬로네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지만, 금세 표정 관리를 하며 방긋 웃었다.
“네, 선배~”
그렇게 하넬로네가 에드가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덕분에 루이스만 혼자 회계 책상에 덩그러니 남았다.
나는 그렇게 덩그러니 남은 루이스와 눈이 마주쳤다.
“쯧….”
루이스는 혀를 차며 고개를 팽하고 돌려버렸다.
루이스의 모습에 화가 나기는커녕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에드가 시선 좀 잘 끌어줘라. 그사이에 나는 하넬로네랑 즐길 테니까.’
나는 실실 웃으며 밀레나를 바라봤다.
밀레나는 내가 인사를 건네기도 전에 먼저 내게 인사했다.
“자… 잘 부탁해.”
밀레나는 전에 내 고압적인 태도를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루이스처럼 나를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못했다.
나는 그렇게 목소리를 떠는 밀레나를 내려다보며 싱긋 웃었다.
“잘 부탁해요. 선배.”
..
..
그렇게 본격적으로 밀레나의 부사수를 맡게 되었다.
사실 일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밀레나와 내가 하는 일은 서류를 처리한 뒤에 양식에 맞게 기록하는 일을 할 뿐이었다.
일단 업무 자체가 편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그것보다 훨씬 편해진 것이 있었다.
“둘이 어디 가려고? 예산 집행 끝나서 당분간 외부로 나갈 일 없잖아.”
루이스가 하넬로네의 부사수가 된 뒤에 에드가가 나를 귀찮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거기다 학생회장인 아리엘이 외부에 바쁜 일이 생겨서 학생회실을 자주 비웠다.
그러다 보니 이곳에서 제일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게 바로 에드가가 된 것이었다.
하넬로네가 루이스를 데리고 어디론가 가려고 하면 에드가가 계속해서 막아섰다.
그런 에드가의 모습에 하넬로네는 슬슬 표정 관리를 못 하며 입을 열었다.
“같이 대화 좀 나누려고요. 손발을 맞추려면 대화도 중요하니까요.”
“대화? 그러면 여기서 하면 되겠네. 굳이 단둘이 몰래 대화를 나눌 필요는 없잖아.”
“하아….”
하넬로네도 이런 상황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아니, 예상했을 수도 있다.
‘저렇게 끈질기게 달라붙을 줄은 몰랐겠지.’
나를 견제할 때처럼 적당히 눈치만 주리라 생각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나에서 루이스로 바뀐 시점에서 에드가의 마음속에 적당히는 사라져 버린 것이다.
루이스는 슈트라에서도 유명한 명가 출신 귀족이었다.
그에 비해서 나는 표면상 평민 출신이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경계심 자체가 똑같을 수 없을 것이다.
“알았으니까, 그만 하세요.”
“….”
하넬로네는 결국 에드가의 말에 백기를 들며 루이스와 단둘이 대화 나누는 것을 포기했다.
그리고 그 상황을 아쉬워하는 건 하넬로네뿐만이 아니었다.
“….”
루이스가 살짝 짜증이 서린 표정으로 에드가를 몰래 노려보고 있었다.
‘하넬로네에게 마음이 있긴 한가 보네.’
최근 루이스의 태도를 보면 하넬로네에게 호감이 있어 보였다.
자존감이 계속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쉴새 없이 칭찬을 해주니, 마음이 끌리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하넬로네에게 끌리는 마음이 에드가 때문에 계속 방해를 받은 것이다.
나한테 당한 것도 서러운데 저런 찌질이한테도 당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머리에 피가 쏠리겠지.
‘그래, 둘이 잘 싸워라.’
일단 루이스와 에드가가 알아서 서로를 견제하니, 하넬로네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그렇게 무한한 견제의 시간이 지나고 해가 저물어가기 시작했다.
학생회실에 붉은빛이 쏟아지자, 에드가가 먼저 선수를 쳤다.
“일 끝났으니까. 같이 하교하자.”
“……네에에~.”
하넬로네는 일단 에드가의 분위기를 맞춰주기로 한 모양이었다.
‘하긴… 아무리 찌질한 녀석이라고 해도 부회장은 부회장이니까.’
에드가가 찌질하게 여자에게 매달려도 3학년 중에서 최상위권에 속하는 학생이었다.
현재 3학년생 중에 교수가 될 유력한 부호는 학생회장인 아리엘이었다.
매년 1등을 놓치지 않은 천재 중의 천재.
아리엘이 마지막 졸업 시험에서 1등이 아니더라도 무난한 성적이 나온다면 교수가 되는 건 확정일 것이다.
하지만 세상일은 마지막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다.
만약 아리엘이 마지막 졸업 시험에서 큰 실수를 한다면 교수 임용 기회는 에드가에게 주어질 것이다.
‘지금 털어냈다가 에드가가 정식 교수가 되면 좆된다는 걸 본인도 알고 있겠지.’
하넬로네는 그런 미래까지 계산해서 루이스와 에드가를 저울질하는 중일 것이다.
그렇게 하넬로네와 에드가가 떠난 학생회실에는 나와 밀레나, 루이스, 셋이 남았다.
루이스는 떠나간 하넬로네의 자리를 보며 아쉬워하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 우리 쪽으로 다가와서… 밀레나에게 말을 걸었다.
마치 나는 없는 사람 취급하듯 시선도 주지 않았다.
“선배, 혹시 제가 도울 일이 있다면 도와드릴게요.”
루이스의 목소리에는 다른 여자들에게 할 때처럼 과도한 친절함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그런 친절한 목소리에 밀레나는….
“아냐. 됐어.”
짧고 냉정하게 거절했다.
루이스는 밀레나의 거절에 살짝 얼굴을 붉히면서 눈썹을 씰룩거렸다.
“마, 만약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세요. 시간이 많으니 저는 학생회실에 남아서….”
밀레나는 루이스의 조잘거리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내 눈치를 봤다.
그녀는 내가 좋아서 내 눈치를 보는 게 아니었다.
밀레나는 기본적으로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자의 눈치를 보는 성격이었다.
밀레나는 본능적으로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루이스가 아닌, 예의 없게 하극상하는 내 눈치를 보는 것이었다.
나는 루이스의 시선에 닿지 않게 손을 털었다.
내 제스처를 알아본 밀레나가 바로 입을 열었다.
“아냐. 너도 돌아가.”
“…네?”
“괜히 일도 없는데, 학생회실에 남아서 뭐 하게? 돌아가.”
“아… 알겠습니다.”
얼굴이 화로처럼 달궈진 루이스가 입술을 콱 깨물며 학생회실을 나가버렸다.
아마 자존심이 상한 모양이었다.
그렇게 루이스가 학생회실을 나가고 나니, 나와 밀레나만 남게 되었다.
밀레나는 루이스가 없으니, 오히려 더 심하게 내 눈치를 봤다.
나는 그런 밀레나의 책상에 또다시 앉으며 미소를 지었다.
“하넬로네 선배의 말을 몰래 엿들었는데, 이번 주말에 밖에서 뇌물을 받는 게 확실한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저희도 계획이나 세우죠.”
“계, 계획? 무슨 계획…?”
밀레나가 내 눈치를 보며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그런 밀레나를 내려다보며 비릿하게 미소를 지었다.
“당연히 복수를 위한 계획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