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827)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26화(827/1201)
Chapter 826 – 826.마법 학교 슈트라 (6)
“…좋아. 일단 조용히 이야기할 수 있는 곳으로 가자. 따라와.”
밀레나는 그 말을 남기고 앞장섰고, 나와 하넬로네는 그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하넬로네는 밀레나의 시선에 닿지 않게 분노한 얼굴로 내게 물었다.
“너… 설마 밀레나랑 짜고….”
하넬로네는 당연히 뇌물이 걸린 이유를 나로 추측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나는 축 늘어진 표정으로 거짓 연기를 펼쳤다.
“아니에요, 선배. 밀레나 선배는 선배의 비밀을 예전부터 알고 계셨더라고요.”
“어, 어떻게…?”
“아까 말한 것처럼 티가 너무 났다고 하더라구요.”
“크윽… 눈치 없는 얼간이인 줄 알았는데.”
하넬로네는 밀레나가 들리지 않게 그녀를 욕하며 내게 다시 물었다.
“그런데 너는 왜 같이 있는 건데?”
“그게… 밀레나 선배가 뒤를 캐길래, 저는 하넬로네 선배를 숨겨주려고 하다가… 저까지 공범으로 지목됐어요.”
“나… 나를 숨겨주려고 했다고?”
“네. 어떻게 해서든 선배가 하는 일을 숨기려고 했는데… 밀레나 선배가 너무 철두철미해서 저까지 걸려 버렸어요.”
“….”
하넬로네는 내 말을 듣자, 노기를 싹 지우고 죄책감이 담긴 표정으로 바꿨다.
그리고는 갑자기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사과하기 시작했다.
“미, 미안해. 나 때문이구나.”
하넬로네의 사과가 담긴 애처로운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나는 딱히 그녀에게 호감이 생기지 않았다.
내가 하넬로네에게 호감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했다.
“후, 후배야.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어.”
“좋은 생각이요?”
“응! 일단… 네가 했다고 말하는 거야. 그 뒤에 내가 전부 해결해줄게. 나 믿지!?”
하넬로네의 속이 얼마나 검은지 알기 때문이었다.
‘이야… 도와줬는데, 저렇게 버릴 생각부터 한다고? 내가 그 부탁을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하넬로네는 분명 명석한 두뇌를 가진 여자였다.
하지만 그녀의 좋은 머리도 궁지에 몰리니, 엉망진창으로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나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선배, 밀레나 선배는 이미 전부 알고 있어요. 괜히 빠져나가려고 했다가는 오히려 밀레나 선배의 심기만 건드릴 거예요.”
“아, 아냐! 내가 다 해결할 수 있다니까? 이 일만 잘 넘어가면….”
하넬로네는 다급한 나머지 점차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선두에서 걸어가던 밀레나가 고개를 슬쩍 옆으로 돌리며 단호한 말투로 경고했다.
“괜한 말 주고받지 마. 이 이상 말하면 교수님에게 바로 가서 해결해달라고 부탁할 테니까.”
“크윽….”
하넬로네의 얼굴에는 그동안 보여줬던 여유로움 따위는 없었다.
그저 다급하고, 초조한 눈빛과 표정으로 엄지손톱을 물어뜯을 뿐이었다.
하넬로네는 밀레나의 경고를 받은 뒤에 따로 내게 말을 건네지는 않았다.
그저 눈빛으로 내게 뒤집어서 써 달라고 애원할 뿐이었다.
‘내가 루이스였어도 저렇게 버리려고 했을까?’
나는 속으로 실실 웃으며 하넬로네와 같이 밀레나를 따라갔다.
그렇게 따라가서 도착한 장소는….
“여, 여긴…?”
“내가 오전에 체크인한 호텔 특실이야.”
어제 밀레나와 같이 잠자리를 가졌던 특실이었다.
밀레나는 특실이 자기 방인 것처럼 자연스럽게 들어온 뒤에 다리를 꼬며 의자에 앉았다.
하넬로네는 평소에 봤던 밀레나와 괴리감이 느껴지는 그녀의 태도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쭈뼛쭈뼛 서 있었다.
밀레나는 다리를 꼬고 요염하게 앉은 채 나와 하넬로네에게 명령하듯 말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자.”
“앉으라고…?”
하넬로네는 방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이 특실에는 밀레나가 앉고 있는 의자 말고는 다른 의자가 없었다.
하넬로네가 주변을 두리번거리자, 밀레나가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설마 죄를 짓고 편하게 의자에 앉을 생각을 한 거야? 죄인이면 죄인다운 자세를 취해야지.”
“야, 너 지금 무슨….”
하넬로네는 밀레나의 말뜻을 이해하고는 눈을 날카롭게 벼리며 입을 열었다.
“야, 네가 지금 이상한 오해를 하고 사람을 죄인 취급하려는 모양인데, 적당히 하지 않으면….”
“오해…? 그럼 이것부터 시작할까?”
밀레나는 평소와 다른 분위기로 거만하게 앉은 채 말을 읊기 시작했다.
“물과 공명 동아리 부장에게 받은 뇌물이….”
밀레나가 계속 읊어나간 설명은 동아리 부장의 이름과 그 부장에게 받은 뇌물의 금액, 그리고 뇌물을 받은 방식이었다.
심지어 동아리 부장이 뇌물을 주기 위해 어음을 작성한 상단과 금액까지 완벽하게 읊은 것이었다.
밀레나의 말이 계속 이어지자, 뽀얗던 하넬로네의 얼굴이 점점 새파랗게 물들어가기 시작했다.
밀레나는 시체처럼 파랗게 변한 하넬로네의 얼굴을 보며 씩 웃었따.
“마지막으로 마법진 구사 동아리 부장은 오펠 상회에서… 내가 뇌물로 준 금액을 알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학생회 예산보다 훨씬 많더라?”
“너… 너… 어, 어떻게….”
지금 밀레나와 하넬로네의 모습은 평소와 완전히 뒤바뀌어 있었다.
평소에 자신만만하게 행동하던 하넬로네는 입을 덜덜 떨며 겁먹었고, 평소에 말을 더듬으며 우유부단하게 행동하던 밀레나는 태연하게 이 상황을 이끌어갔다.
밀레나는 새파랗게 질린 하넬로네로의 모습에 흡족해하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일을 크게 벌이고 모르길 바란 게 웃긴 거 아냐?”
“나… 나는… 이게… 왜….”
하넬로네는 마치 음성 데이터가 망가진 인형처럼 엉망진창 대사를 내뱉기 시작했다.
“이… 이건 이상해… 왜… 네가 어떻게… 뭐야, 이건… 이런 일은….”
그런 하넬로네의 모습에 밀레나는 한동안 재미있는 구경을 하듯이 감상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하넬로네가 정신을 차리고는 입을 열었다.
“서… 설마… 교수님들에게 말할 생각은 아니지…?”
“….”
하넬로네의 눈에는 애절함이 담겨 있었다.
제발 이 상황을 눈감아 달라는 그런 애절함이….
그리고 애절함과 동시에 현실감각도 돌아온 듯 보였다.
“교수님에게 말하지 않고, 나를 이곳에 부른 이유가 있을 거 아냐?”
하넬로네의 말대로 밀레나가 마음만 먹었다면 진작에 교수에게 모든 사실을 말해서 하넬로네를 곤란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마, 말만 해! 혹시 돈 필요해? 이번에 받은 뇌물 전부 너한테 줄게. 에드가 선배한테 복수할래? 나도 사실 그 선배 마음에 안 들었어!”
흥분한 상태로 제안을 늘어놓는 하넬로네의 모습에 밀레나는 짜증이 담긴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일단 태도가 마음에 안 드네?”
“태… 태도…?”
“아까 내가 앉으라고 했던 말… 기억 못해…?”
“너… 너….”
밀레나가 앉으라고 권하던 말.
하지만 그건 동급생으로서 권하는 말 따위가 아니었다.
“자, 일단 죄인이 대화를 나누려면 죄인의 자세를 취해야지?”
“으그그그극!!!”
아까까지 새파랗게 물들었던 하넬로네의 얼굴이 다시 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의 선택은 결국 달라지지 않았다.
“…알았어.”
하넬로네는 굴욕을 참아내며 밀레나의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매혹적으로 다리를 꼬고 거만하게 내려다보는 밀레나와 그녀의 앞에서 무릎을 꿇고 땅바닥을 내려다보며 부들거리는 하넬로네.
밀레나는 그런 하넬로네를 보며 가슴에서 끓어오르는 쾌락에 젖은 미소를 지었다.
밀레나는 그렇게 미소를 지으며 나를 힐끗 바라봤다.
“….”
“….”
이 희열이 느껴지는 상황에서도 다음 계획을 실행시키기 부담스러운 모양이었다.
하지만 나는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
밀레나는 내 표정을 보고는 숨을 크게 들이쉰 뒤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내게 말했다.
“너는 뭘 멀뚱히 서 있어? 너도 공범이잖아.”
“…어?”
밀레나의 차가운 말에 하넬로네가 당황해하며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나는 차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하넬로네의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죄송합니다, 밀레나 선배.”
내가 무릎을 꿇고 사죄의 말을 건네자, 하넬로네고 당황해하며 밀레나에게 허겁지겁 말하기 시작했다.
“얘, 얘는… 왜…?”
“왜라니? 네가 하는 짓 숨겨주려고 했으면 공범이지.”
“고… 공범….”
하넬로네는 나를 불쌍하게 바라보는 눈치가 아니었다.
오히려 하넬로네는….
‘이야… 공범이니까 조금이라도 나한테 죄를 뒤집어씌울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표정인데?’
이 상황을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내 생각대로 하넬로네는 내게도 조금씩 죄를 뒤집어씌우기 시작했다.
“얘도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너도 알잖아! 얘도 죄라는 걸 알았겠지만, 나를 그만큼 좋아해서….”
“….”
밀레나는 하넬로네의 말을 들으며 미간을 심하게 찌푸리기 시작했다.
그녀가 기분이 언짢은 이유는 대충 짐작이 갔다.
밀레나도 하넬로네만큼 머리가 잘 굴러가는 여자였다.
하넬로네가 자신의 죄의 무게를 낮추기 위해서 나를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바로 깨달은 것이었다.
하지만 하넬로네의 그런 행동을….
‘그래, 계속 그렇게 해라. 네가 나를 계속 엮을수록 지옥으로 빠지는 길이 될 테니까.’
오히려 반겼다.
하넬로네는 계속해서 나와 자신을 엮으며 죄의 무게를 분담시켰다.
“후배도 잘못했지만, 반성한다면 용서해줘야 하는 게 선배의 도리잖아. 후, 후배야, 너도 반성하고 있지? 응?”
그렇게 장시간에 펼쳐진 변호 같지도 않은 변호를 받은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습니다. 밀레나 선배… 선배가 시키는 일은 전부할게요. 그게 슈트라 학교의 교칙에 위반되지 않는 선에서….”
“그, 그래! 후배가 반성하고 있잖아! 나도 물론 반성하고 있고!”
“….”
밀레나는 내 반성을 들으며 미소를 짓다가도 하넬로네의 변명을 들으며 미간을 찌푸렸다.
밀레나는 그렇게 나와 하넬로네를 보며 팔짱을 끼고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나도 무작정 이 일을 교수님에게 알릴 생각은 아니었어.”
“그, 그렇지! 너도 이런 일을 교수님에게 말해봤자 좋을 건….”
“조용히 해!”
“으극….”
하넬로네는 밀레나에게 일갈을 받고 자존심 상했다는 듯이 미간을 찌푸렸다.
밀레나는 그런 하넬로네의 모습 따위는 관심 없다는 듯이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만약 내가 교수님들께 이 뇌물 사건을 알린다면 너희 둘 다 징계를 받을 거야.”
밀레나의 말대로 징계를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퇴학이나, 정학 같은 수위 높은 징계는 아닐 것이다.
퇴학이나 정학은 교수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부정한 방법으로 시험을 봤을 때는 적용되는 사안이었다.
아마 이 일이 교수의 귀에 들어간다면 하넬로네는 벌점을 받고, 교내 봉사활동을 하는 징계만 받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 징계가 하넬로네에게는….
“너희 둘 다 징계를 받게 되면 아마 교수 자리는 평생 꿈도 못 꿀 거야.”
평생을 꿔온 꿈을 무너뜨리는 계기가 될 것이었다.
“아… 아아아….”
하넬로네는 아까 밀레나에게 뇌물 수수를 들켰을 때처럼 얼굴이 다시 새파랗게 물들어갔다.
밀레나의 말처럼 이런 큰 문제로 징계를 받게 되면 교수 자리와는 영영 이별해야 할 것이다.
슈트라의 교수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수석 졸업이다.
하지만 벌점을 과하게 받게 된다면 아무리 성적이 좋아도 수석 졸업은 불가능하게 된다.
거기다 교수들 입장에서도 금전에 눈이 먼 학생에게 호감을 느끼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넬로네는 뇌물 사건에 대한 죗값을 치르더라도 계속해서 교수들의 눈총을 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벌점을 받는 사태도 생길 것이다.
수석을 목표로 하지 않은 학생에게도 두려운 일인데, 미래가 창창하던 하넬로네에게는 그 미래가 지옥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동안 정신줄을 놓을지언정 꿋꿋하게 참아왔던 하넬로네는….
“제, 제발 부탁이야. 흐끅! 교, 교수님에게 말하지 말아줘! 흐으으윽!”
무너져가는 세상을 바라보는 것처럼 울기 시작했다.
하넬로네는 밀레나의 치마 가랑이를 붙잡으며 펑펑 울기 시작했다.
“흐아아앙! 제, 제발 부탁이야! 뭐든 할게! 돈 줄게! 에드가 선배 줄게! 루이스도 줄게! 제발… 제발 말하지 말아줘! 흐아아아앙!”
“…정말 내 말대로 전부 따를 거야?”
“따, 따를게! 제발!!”
밀레나는 하넬로네의 대답을 듣고 나서 비릿하게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팔짱을 낀 채 나와 하넬로네를 잔인한 미소로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면 둘 다… 옷 벗어봐. 이 자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