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89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893화(894/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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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사관 학교 (6)
오현민과 황민서의 결혼은 사람들의 축하 속에서 성대하게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내막을 알고 있는 나는 헛웃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성벽도 없는데, 내 귀두에 키스한 입술 그대로 결혼식을 진행했다라….’
아마 종속의 영향이 꽤 깊이 침투한 게 아닌가 싶었다.
아니면 협박으로 이루어진 관계가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든지.
그리고 마지막 추측은….
‘내가 조직의 족쇄를 풀어줘서 호감이 가는 것일 수도 있지.’
마지막 추측이 제일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황민서의 입장에서는 화려한 인생만큼 중요한 것이 지독한 악연을 끊어내는 것이었다.
그 악연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영웅과 결혼해도 평생 꼭두각시 인형으로 살 수밖에 없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한가지 추측을 더 할 수 있었다.
‘나를 꼬시지 못한 게 자존심 상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
남자를 유혹하는 것에 진짜 자신이 있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여자 중에서는 가끔 이성적으로 하면 안 되는 일도 감성적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있으니까 말이다.
괜히 내게 기어오르다가 몇 번 혼났지만, 나를 홀리고 싶다는 도박적 심리가 아직 남아있을 수도 있다.
나만 꼬시면 모든 게 끝날 테니까 말이다.
‘뭐, 나중에 침몽으로 확인하면 그만이지.’
나는 황민서의 속마음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음식을 즐겼다.
오현민과 황민서의 결혼이 끝났지만, 결혼식 자체가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나와 멤버들은 하객을 위해 준비된 코스 요리를 즐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렇게 하객으로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이 결혼식장의 주인공인 오현민과 황민서는 주변을 돌아다니며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다른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던 오현민은….
‘이야… 내 쪽으로는 절대 올 생각 없어 보이네.’
어떻게 해서든 내가 있는 곳으로는 절대 발걸음을 돌리지 않았다.
오현민은 중간중간 나를 힐끗 보며 옆에 나란히 서 있는 황민서에게 말을 걸곤 했다.
아마 나에 관해서 물어보는 중이겠지.
‘뭐, 황민서가 알아서 잘 둘러댔겠지.’
아무리 실전 투입에 들어가지 않는 여자라고 해도 음지에서 살면서 눈칫밥 정도는 잘 챙겨 먹고 살았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어떻게 해서든 나를 피하려는 오현민의 모습을 감상했다.
그렇게 감상하는 도중에 비올라가 방긋 웃으며 내게 물었다.
“수호 씨! 저희 어디로 놀러 가요?”
“아… 큰 섬인데, 바다가 펼쳐져 있는 섬이야.”
“바다! 기대돼요! 이번에는 꼭 같이 가요!”
비올라는 저번에 여행 갔을 때, 나만 빠졌던 게 내심 아쉬운 모양이었다.
나는 저 멀리서 내 눈치를 보는 오현민과….
‘….’
나를 보며 우아하게 미소 짓는 황민서를 보며 비올라에게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꼭 같이 가야지.”
오현민과 황민서의 최고의 신혼여행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라도 가야지.
***
오현민과 최혜민은 결혼식을 마무리 지은 뒤에 밤늦게 비행기에 탑승했다.
두 사람은 재력에 맞게 특등석에 탑승했고, 편하게 신혼여행지로 향할 수 있었다.
최혜민은 결혼식 때문에 피곤해서 그런지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잠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오현민은….
‘씨발… 하필 그 새끼랑….’
불편함을 넘어선 괴로움 때문에 도저히 잠이 들 수 없었다.
갑자기 결혼식장에 등장한 성수호.
그는 최혜민의 하객으로 결혼식에 참석한 것이었다.
평생 얼굴을 마주하기 싫은 녀석을 제일 행복해야 할 결혼식에서 마주한 것이었다.
오현민은 결혼식을 끝내자마자 바로 최혜민에게 성수호에 관해서 물었었다.
그리고 들려온 대답은 별것 없었다.
(그냥 고향 친구야.)
하지만 오현민의 기준에서 납득할 수 없는 대답이었다.
아무리 친분이 있다고 해도 고향 친구를… 그것도 남자를 불러왔다는 사실이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들려온 대답은 명쾌했다.
(오빠도 알잖아…. 내가 부모님이랑 친척이 없다는 거. 그래서 최대한 많이 부르고 싶었다. 그리고 결혼하고 나면 얼굴 마주할 일도 적을 것 같기도 했고.)
그제야 좀 납득할 수 있었다.
최혜민에게 부모가 없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
애초에 몰랐다면 결혼 자체가 성사하지 않았겠지만….
하지만 최혜민의 말을 이해하더라도 도저히 마음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필 그런 새끼랑 친하다니….’
최혜민을 욕하는 게 아니었다.
그저 성수호와 또 마주하고, 그에게 하찮은 취급을 받았다는 사실에 구토감이 솟아날 뿐이었다.
하지만 오현민의 구토감과 별개로 그가 눈을 감지 못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었다.
‘문제… 없겠지?’
갑자기 발기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성수호에게 처참하게 패배한 뒤에 오현민은 갑자기 발기 부전에 걸린 것이었다.
병원에 갈까 싶었지만, 결혼을 앞두고 너무 자존심이 상한 것이었다.
‘괜찮아. 긴장해서 그런 거겠지.’
그는 마치 도박장에 발을 들인 도박 중독자처럼 희망 회로를 돌리기 시작했다.
지금 발기 부전은 그저 긴장해서 그런 것이고, 막상 최혜민과 첫날밤을 보낼 때는 알아서 해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말이다.
‘후우…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도 일이 안 풀린 적 있었어? 다 괜찮을 거야.’
오현민이 품고 있는 희망은 원천은 자신감이었다.
영사관에 우등생으로 입학해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그 위세가 높다는 탑에서 먼저 스카웃 제의가 들어왔던 생도였다.
그는 평생 남들의 우러러보는 시선이 당연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재능이 있었다.
그리고 그 재능 덕분에 자신감은 언제나 넘쳐흘렀다.
다시 자신감을 채운 오현민은 옆자리에서 자는 최혜민의 모습을 확인했다.
‘후우… 이제 자자. 그 새끼 때문에 마음이 심란해지긴 했지만… 자고 일어나서 혜민이랑 놀다 보면 알아서 해결될 거야.’
오현민은 신혼여행이 자신의 모든 걱정과 근심을 씻어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오현민은 미소를 머금으며 천천히 잠자리에 들었다.
..
..
오현민은 축 늘어진 몸으로 입을 열었다.
“미, 미안해. 혜민아.”
그리고 오현민의 사과를 들은 최혜민은 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에이, 오빠. 미안하긴… 긴장해서 그런가 보네.”
“크윽….”
오현민은 최혜민의 위로에 오히려 더 위축되었다.
오현민이 이렇게 최혜민에게 연신 사과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네, 네 말대로 긴장해서 그런 거 같아….”
최혜민의 알몸을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발기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오현민은 절대 오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런 최악의 상황을….
“괜찮아. 오빠. 그럴 수 있지.”
사랑하는 여자 앞에서… 그것도 첫날밤 공개 수치를 당한 것이었다.
거기다 오현민은 최혜민의 몸을 보자마자 어떻게든 발기시켜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며 추잡한 자위질까지 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씨발?!!! 왜 안 서는 거냐고!!!’
축 늘어진 자지를 쪼물딱거리는 찌질한 모습만 최혜민에게 모여줬을 뿐이었다.
결국 그렇게 오현민과 최혜민의 첫날밤은….
“오빠… 일단 자자.”
“…응.”
플라토닉 러브를 지향하는 연인처럼 조용히 넘어가게 되었다.
오현민은 씁쓸하게 등을 돌려서 잠이 든 최혜민을 보며 다짐했다.
‘씨발! 내일은 꼭 세운다! 세운다고!!’
오현민은 심장 속으로 시멘트가 흘러들어오는 기분이었다.
‘내일은… 꼭….’
내일이 되면 다시 아직 굳지 않은 시멘트를 빼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
오현민이 전날 다짐했던 마음은….
“크으윽!!”
오히려 심장을 꽉 채운 시멘트를 점점 굳게 만들어갔다.
오현민의 필사적인 자위에도 불구하고 그의 물건을 도저히 발기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최혜민은 씁쓸한 것을 넘어서서 울상을 지으며 오현민에게 투덜거렸다.
“오빠… 혹시 내가 별로야?”
“어!? 그게 무슨 소리야! 네가 별로냐니?”
“내 몸을 보고도 그런 상태라는 건… 내가 별로라서 그런 거 아냐?”
오현민은 그제야 제일 심각한 문제가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씨발! 이러다가는 혜민이가 상처받겠어!’
오현민도 남녀 관계에 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은 것이 있었다.
그중의 하나가 바로, 배우자의 발기 부전으로 인한 자존감이 사라지는 것이었다.
자기 몸을 보고 발기하지 못하는 남자의 모습에, 오히려 자신이 수치심을 느끼며 애정이 점점 식어가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오현민은 다급하게 변명하기 시작했다.
“그, 그런 거 아냐! 혜민아! 믿어줘! 네 몸 정말 예뻐! 그, 그냥… 오히려 예쁘니까 긴장해서 그런 거야!”
“그… 그런 거지? 휴우….”
오현민은 최혜민이 내뱉은 안도의 한숨을 보며 속으로 자신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한시름 놓았어. 내, 내일은… 어떻게 해서든….’
그렇게 오현민의 다짐과 함께 둘째 날도 결국 허무하게 넘어갔다.
..
..
탁탁탁탁탁!!
‘서! 서라고!!!’
최혜민은 미친 듯이 자위질하는 오현민의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오빠. 나 먼저 잘게.”
“미, 미안.”
“아냐. 괜찮아. 오빠도 피곤할 테니까. 이제 그만 자.”
최혜민의 입에서는 분명 위로의 말이 나왔다.
하지만 그녀의 말투에는 위로의 감정만 담겨 있지 않았다.
짜증.
그녀의 표정과 말투에서 서서히 짜증이 포함되기 시작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짜증이 잔뜩 담겨 있지는 않다는 점이었다.
어디까지나 짜증과 안타까움, 답답함과 불쌍함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는 분위기였다.
오현민은 그런 최혜민의 모습을 보면서도 차마 그녀에게 화를 내지 못했다.
오현민의 타겟은 오로지….
‘씨발! 이게 다 그 새끼 때문이야!!’
성수호뿐이었다.
사실 오현민도 알고 있었다.
분명 발기 부전이 시작한 건 성수호에게 처참하게 패배한 뒤의 일이었다.
하지만 웃기게도 성수호에게 처참하게 패배하는 데에 크게 기여한 건 오현민 자신이었다.
오현민이 애초에 시비를 걸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지 몰랐다.
하지만 오현민은….
‘죽여버리겠어!! 나중에 돌아가면 가만두지 않겠어!!!’
그저 성수호에게 모든 원한을 쏟아낼 뿐이었다.
하지만 그의 원한은 결국….
‘…씨발.’
등을 돌리고 잠이 든 최혜민의 모습에 산산이 흩어져 버렸다.
오현민은 도저히 최혜민의 몸에 손을 댈 수 없었다.
‘내, 내일… 근처에 병원이라고 가보자.’
오현민은 더 이상 자존심을 세울 상황이 아니었다.
이대로는 심장을 꽉 채운 시멘트 같은 답답한 감정이 완전히 굳어서 진짜 자신을 죽일 것 같았다.
‘내일 점심 먹고 낮잠이라도 자게 만들자. 그리고 그사이에 뭔 약이든 일단 챙겨와야겠어.’
오현민은 그렇게 계획하며 최혜민의 등만 관찰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
..
신혼여행을 온 지 나흘째.
“혜, 혜민아. 슬슬 밥 먹을까?”
“…그래.”
두 사람은 신혼부부라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서먹서먹해져 있었다.
당연히 서먹한 관계의 원인은….
‘씨발 고작 그런 걸로 삐치기는….’
오현민의 발기 부전 때문이었다.
첫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며 웃고 떠들던 두 사람의 모습은 더 이상 없었다.
그저 오현민이 시종처럼 최혜민에게 굽신거리는 관계가 되어 있을 뿐이었다.
사실 오현민의 입장에서는 딱히 평소와 달라진 부분이 없었다.
애초에 오현민은 최혜민에게 끌려다니는 편이었는데, 발기 부전이 그 상황을 더 극단적으로 몰고 갔을 뿐이었다.
다만 평소에 웃으면서 대해주던 최혜민의 태도만 달라졌을 뿐이었다.
그렇게 오현민이 최혜민에게 굽신거리듯이 그녀를 이끌고 레스토랑으로 이동하는 순간이었다.
“어? 최혜민?”
갑자기 두 사람 뒤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응?”
“…?”
최혜민과 오현민은 몸을 돌려서 목소리의 주인을 확인했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표정으로 상대를 바라봤다.
“어? 여, 여긴 무슨 일이야?”
최혜민은 놀랐지만, 반가운 듯한 표정을 지었고….
‘이런 씨발! 이 새끼가 왜…!’
오현민은 증오심과 역겨움이 가득 담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런 두 사람의 눈동자에는….
“와, 설마 신혼여행지가 여기였어?”
성수호의 깐족거리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