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0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00화(901/1201)
City of the ring
처음에는 조화인 줄 알았다.
이곳은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는 곳이니까.
하지만 아무리 관찰해도 화분에 피어난 꽃은 생기가 넘실거리는 생화였다.
나는 바로 반지에게 이 어처구니없는 현상을 묻기 시작했다.
“야, 생명체는 살 수 없다며 설마 생명체의 기준이 움직이는 동물이야”
(아니다. 식물도 마찬가지다.)
“그럼 이건 뭔데”
나는 두 송이의 꽃이 피어난 화분을 가리켰다.
꽃은 아름다웠지만, 화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붉은 색 꽃이었다.
내 질타가 섞인 질문에 반지는 무뚝뚝하게 대답했다.
(내 힘의 범주에 넘어선 존재다.)
“…뭐 저 꽃이”
(아니, 그 꽃이 심겨 있는 존재 말이다.)
“…화분”
(맞다.)
나는 당연히 꽃에게 특이한 능력이 있으리라 생각했었다.
그런데 화분이 반지의 힘을 넘어선 존재라니….
나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다시 화분을 자세히 봤다.
화분은 도기 형태로 아름다운 문양이 겉면에 새겨져 있었다.
그래, 아름다웠다.
하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그냥 화분인데”
진짜 별것 없는 화분이었다.
심지어 디자인도 고고학적으로는 아름다울지 모르겠지만, 현대 기준으로는 좀 촌스러운 느낌을 풍겼다.
(겉모습이 모든 게 아닌 법이지.)
“오호….”
저 말을 들어보니 설득력이 있었다.
반지는 화분에 대한 정보를 몇 가지 더 알려줬다.
(나도 정확한 능력은 모른다. 다만 처음 저 화분이 이곳에 왔을 때는 아무런 작물이 자라지 않았다는 건 확실하다.)
“그러면 여기에 들어오고 나서 자랐다는 거네”
(그렇다.)
일단 화분은 잠시 뒀다가 나중에 강한나에게 가지고 가서 검사해봐야겠네.
정말 화분이 이능을 지닌 것과 별개로 화분에 자라난 꽃도 평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나는 나를 바라보고 대기하는 세 사람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잘했어. 피곤하면 쉴래”
“아니요! 좀 더 돌아다니고 싶어요!”
“나도!”
(이거 생각보다 재미있네.)
다들 아직 활기가 넘쳐 있었다.
“그럼 좀 더 부탁할게. 혹시라도 피곤하면 바로 나한테 말해주고.”
“네!”
세 사람은 그렇게 다시 피라미드 탐색을 개시했다.
나는 떠나간 세 사람의 뒷모습을 확인한 뒤에 다시 창고 내부를 살펴봤다.
“저 화분은 나중에 가지고 가기로 하고… 나머지 물건들도 확인해보자.”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창고 내부에 있는 물건들을 전부 확인하기 시작했다.
..
..
나는 창고를 전부 털어낸 뒤에 한숨을 쉬었다.
“대부분 그냥 평범한 보물 수준이네.”
화분을 제외한 특이한 물건은 더 이상 발견할 수 없었다.
대부분 사치품이었다.
그야 저 사치품을 영사관 쪽 세계에서 판다면 엄청난 돈을 벌겠지만….
“내가 돈이 부족한 인간도 아니고….”
별로 끌리는 보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화분처럼 독특한 이능이 담겨 있는 듯한 존재가 내게 더 큰 보상으로 느껴졌다.
“아니면 내가 모르는 뭔가가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지.”
화분이야 눈에 띄니까 이상함을 감지하지만, 나머지 보석들은 눈으로만 봐서는 능력이 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어차피 지금 당장 돈이 궁한 게 아니니 팔지 않고 남겨 놓은 채 차근차근 확인해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판단한 뒤에도 계속해서 탐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그 뒤에 찾은 것들은 특별한 것 없는 공간들뿐이었다.
침실이나 알현실 등등….
‘굳이 그런 곳에서 자거나 할 필요는 없겠지.’
다른 것도 아니고 파라오 녀석이 혼자만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그런 곳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싶은 생각 따위는 없었다.
나는 슬슬 피곤해 보이는 세 명을 바라보며 말했다.
“일단 돌아가자.”
그렇게 탐색을 마치고 모두를 데리고 함선으로 돌아갔다.
..
..
강한나가 열심히 손을 움직이는 와중에 화분 위의 꽃을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예쁜 꽃이네요.”
감상평은 그게 전부였다.
“혹시 꽃에 대해서 아시는 거 있어요”
“솔직히 알아도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요.”
“왜요”
“저 꽃이 제가 살던 곳에 존재하는 꽃이랑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똑같은 꽃이라는 법은 없잖아요”
“아….”
타당한 말이었다.
같은 형태를 지니고 있다고 해서 꼭 같은 존재라는 법은 없으니까.
내가 아쉬운 듯한 모습을 보이자, 강한나는 내게 한가지 조언을 건넸다.
“아르모니아에게 여쭤보시는 게 어때요”
“아르모니아요”
“에넬을 이용해서 꽃에 대한 정보만이라도 알려달라고 부탁하면 되잖아요.”
“아!”
에넬은 만능이다.
언제나 아르모니아가 입에 달고 살던 말이었다.
분명 이 꽃에 대한 정보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마워요.”
나는 그렇게 바쁘게 손을 움직이는 강한나에게 고마움을 표한 뒤에 아르모니아에게 향했다.
그렇게 아르모니아의 집무실에 가서 그녀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내 사정을 들은 아르모니아의 답은 평소처럼 무뚝뚝함이 묻어 있었다.
“가능합니다.”
“…말투만 보면 불가능할 것 같이 들리네.”
아르모니아는 내 장난을 대충 넘기며 기본적인 설명을 시작했다.
“사람의 기질창을 보는 것처럼 에넬로 물건이나 다른 동식물을 감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왜 말해주지 않은 거야 설마 내가 물어보지 않아서!”
내가 혼신의 연기를 펼쳤지만, 아르모니아는 눈썹조차 꿈쩍하지 않은 채 무뚝뚝하게 대답을 이어 나갔다.
“비효율적이었기 때문입니다.”
“엥 비효율”
아르모니아의 설명은 간단했다.
“아시겠지만, 위그드라실에서 물건이나 동식물에 대한 감정은 불필요합니다.”
“그렇지.”
위그드라실은 기본적으로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모든 것을 내가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한다.
“슈트라의 경우에는 감정이 필요한 상황이 없었습니다.”
“응 클라우디아의 반지가 있었잖아.”
클라우디아의 영혼을 묶고 있는 반지.
그 반지는 착용한 자가 학장과 수명을 공유하는 독특한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그야 클라우디아가 대충 설명해줘서 굳이 자세한 정보까지는 볼 필요가 없었지만….
“그 당시 말씀드리지 않은 이유는 좀 뒤에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다음으로 영사관의 경우에도 이번 방문 전에는 감정이 필요한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런…가”
생각해보면 마냥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감정이라는 게 갑자기 모르는 게 튀어나오지 않는 이상 쓸 일이 없는데, 지금까지 그런 아이템은 크게 없었으니까.
심지어 이번에 발견한 오시리스의 지팡이와 호루스의 반지의 경우에는 자아가 있어서 기질창이 띄워졌다.
호루스의 반지를 함선으로 가지고 올 때, 함선 소속으로 만들고 쉽게 가지고 올 수 있었던 것도 그 부분 덕분이었고….
“그러면 이제 다른 질문 할게. 클라우디아의 반지 같은 경우에는 그래도 감정이 좀 필요했잖아. 왜 말하지 않았어”
“비용이 터무니없이 많이 들어갑니다.”
“아하….”
너무 완벽한 설명 감사드리고요….
인간의 기질창을 보는 건 고작 해봐야 10 에넬 안으로 모두 해결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서 물건, 그 외의 동식물 감정은 그 존재에 따라서 천차만별 달라진다는 것이 아르모니아의 설명이었다.
“만약 정말 기상천외한 성능을 지닌 아이템이나 존재를 감정하려고 하면 100만 에넬이 뛰어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하하…. 그럼 이 식물은…”
아르모니아는 감정사의 표정… 아니, 그냥 무표정으로 화분 위의 식물을 바라보더니, 나지막이 한 마디 흘렸다.
“1000 에넬 필요합니다.”
“오, 그 정도면 할만하네.”
할만하다 수준이 아니었다.
지금, 이 호기심을 해소할 수 있다면 1만 에넬도 사용할 용의가 있었다.
하지만 정작 내 말을 들은 아르모니아는 절레거리며 대답했다.
“추천하지 않습니다.”
“엥 왜 혹시 부작용이라도 있어”
설마 감정하면 꽃의 수명이라도 줄어드나…
내가 그렇게 의아한 표정을 짓자, 아르모니아가 설명을 이어 나갔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감정하려는 존재에 따라서 에넬의 소모량이 측정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지금 저 식물 감정에 1000 에넬이 들어간다는 건….”
“아….”
즉, 저 꽃이 진짜 평범한 존재라는 의미였다.
평범한 꽃조차 1000 에넬이 들어간다라….
“능력을 지닌 존재라면 장난 아니게 많이 든다는 소리네.”
“맞습니다. 사람의 기질을 보는 건 간단히 말해서 의식주 해결을 해주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의식주 해결에 소량의 에넬이 소모되는 것처럼 사람의 기질창도 소량의 에넬이 소모되는 것.
신이 내려준 최소한의 배려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무작정 나쁘다고 볼 수는 없었다.
“이제부터 이런 식으로 체크하는 것도 괜찮겠네.”
감정 기능 자체를 쓰기보다는 감정하는 데 들어가는 에넬의 확인하고, 이능이 들어있는지 측정하는 것.
굉장히 쓸모 있었다.
감정에 들어가는 에넬의 예상 소모량을 토대로 이능을 체크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방법에는 한 가지 큰 걸림돌이 있었다.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왜”
“에넬을 사용할 때마다 승인받아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남용하게 된다면 신의 노여움을 살 수 있습니다.”
“….”
즉 쓰지도 않을 에넬로 귀찮게 했다가는 좆될 수도 있다는 의미네.
일단 아르모니아의 말을 이해했다.
“알았어. 정말 필요할 때만 쓸게.”
그렇게 아르모니아를 안심시킨 다음 다시 화분에 대한 주제로 넘어갔다.
“일단 꽃은 평범하고… 화분이랑 그 화분에 들어있는 토양에 대해서도 알 수 있을까”
아르모니아는 쿨하게 그쪽은 바로 내게 알려줬다.
“토양은 꽃과 마찬가지로 평범합니다. 하지만 화분은… 300만 에넬이 필요합니다.”
“와우….”
무슨 능력을 지니셨길래, 감정에 300만 에넬씩이나 필요하신 건가요. 화분님.
일단 화분 내부에 있는 존재가 평범하다는 건 대충 이해했다.
“쉬는 데 방해해서 미안해.”
“당연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나는 그렇게 아르모니아와 대화를 마치고, 화분을 들고 함선에 있는 화원으로 향했다.
“일단 화분 안에 있는 꽃은 화단에 옮겨 심자.”
꽃과 흙이 평범하다면 굳이 화분에 담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나는 화원에 도착하자마자 어울리는 자리에 꽃을 옮겨 심었다.
그렇게 화분에 있던 두 송이의 꽃을 옮겨 심은 뒤에 구덩이가 파여 있는 화분을 보며 생각했다.
“무슨 능력이 있는지 한번 실험이라도 해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른 꽃을 화분 안에 넣어봤다.
하지만 그러자….
퍼어엇!
“크억!”
갑자기 화분으로 옮겨 심었던 꽃이 내동댕이치듯 날아가 버렸다.
마치 화분이 못 먹을 음식을 입에 넣었다가 뱉어내듯….
그리고 그 덕분에 내 입에는 흙이 잔뜩 들어갔다.
“퉤퉤….”
나는 입속에 들어간 흙을 뱉어낸 뒤에 화분을 유심히 바라봤다.
자아도 없는 녀석이 갑자기 꽃을 뱉어냈다.
“도대체 뭐야….”
무슨 상황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지만,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무거나 심을 수는 없나 보네.”
화분이 아무거나 먹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 뒤에도 몇 차례 꽃을 심어봤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좀 얌전히 뱉어내면 덧나냐”
입에 들어간 흙 전부 모으면 한 숟가락 나오겠네….
“내가 왜 이 짓을 하는 거냐….”
나도 모르게 화분의 능력을 알고 싶다는 마음에 몰입하긴 했지만, 막상 아무런 수확이 없으니 허무함이 온몸을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순간 내 눈에 들어온 건….
“다시 저 꽃이나 옮겨 심을까.”
원래 화분에 심어져 있던 꽃이었다.
다른 녀석들이야 들어가지 않는다고 하지만, 원래 들어 있던 녀석이니 다시 심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두 송이의 꽃을 화분에 심었다.
그리고….
파아아앗!
“!”
이번에도 화분은 못 먹을 것을 입에 담았다는 듯이 두 송이의 꽃을 뱉어 버렸다.
“…뭔데.”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애초에 심어져 있던 꽃조차 뱉어내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나는 가만히 화원 가제보에 있는 벤치에 앉아서 멍하니 화분을 바라봤다.
“너 뭔데”
당연히 화분은 아무런 대답도 없었다.
나는 그렇게 침묵을 유지하는 화분 너머로 한 가지 특이한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응 씨앗인가”
선반에 씨앗들이 담긴 통이 있었다.
이 화원에 존재하는 꽃들의 씨앗인 것 같았다.
나는 선반 위에 올려져 있는 통 안에 있는 씨앗 하나를 꺼내며 중얼거렸다.
“혹시 씨앗을 심으면 괜찮으려나”
나는 그렇게 의문을 표하면서도 손을 이미 화분을 향해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검지를 이용해서 씨앗을 토양 안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검지를 조심스럽게 뺏다.
“…됐네”
화분은 아까처럼 씨앗을 뱉어내지 않았다.
“오… 씨앗은 된다는 건가”
뭔가 하나 발견했다는 사실에 나는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그럼 하나 더 심어 볼까.”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씨앗을 하나 더 집은 다음에 검지를 이용해서 흙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자….
파아아앗!
“에이, 씨발!”
당연히 될 줄 알고 무방비하게 있다가 또 흙을 먹어 버렸다.
일단 이것으로 한 가지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퉤퉤… 씨앗 하나가 최대라는 건가. 까탈스러운 자식….”
이 녀석이 허용하는 건 씨앗 하나뿐이라는 사실이었다.
나는 그렇게 씨앗 하나를 품게 된 화분을 대충 외딴곳에 둔 다음 한숨을 푹 쉬었다.
“반지 안에서도 잘 자랐으니까, 대충 두면 알아서 자라겠지.”
나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화분에게 관심을 끊고 화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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