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0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02화(903/1201)
위그드라실 (7)
나는 바로 마담과 함께 업소로 향했다.
평소처럼 별일 아니라면 그냥 로열층에 자리를 마련하고 차분하게 대화를 나눴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마담은 타고 온 마차를 이용해 나와 같이 업소로 향했다.
달그락, 달그락.
“….”
“….”
마차 내부에는 말발굽 소리와 바퀴가 지면을 구르는 소리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평소라면 내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입을 열던 마담은….
“….”
죄인이 된 것처럼 고개와 어깨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나는 지금 한여름과 스텔라가 사라짐으로 인해서 생기는 분노보다 마담의 눈치 보는 모습에 즐거움을 느꼈다.
화가 안 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어차피 이미 일어난 일인데 어쩌겠어.’
마담은 내게 어마어마한 포인트를 불려준 최고의 파트너 중의 한 명이다.
여자는 나한테 넘쳐난다.
하지만 마담처럼 눈이 돌아갈 정도로 이익을 주는 ‘여자’는 몇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웃으면서 마담을 용서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일단 전후 사정을 들으면서 분위기를 풀든가 해야지.’
소를 잃었다고 해서 망가진 외양간까지 불 지를 수는 없는 법이다.
나중에 다시 소를 잡아 왔을 때를 대비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업소에 도착할 때까지 단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다.
아마 마담은 피가 말리는 기분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렇게 피 말리는 침묵이 계속 흐르는 가운데, 마침 업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마담은 도착하자마자 먼저 후다닥 내려서 나를 보좌하기 시작했다.
“안으로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마담도 여자라고 이런 분위기에 있으면 언제나 내게 에스코트 받는 처지였다.
‘진짜 평소랑 다르네.’
하지만 지금 마담은 내 시종인 것마냥 굽신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렇게 마담의 보좌를 받으며 업소로 들어갔다.
원래 업소는 오전에 조용하고, 차분한 편이었다.
영업이 끝났기 때문에 불을 끄고, 퇴근 준비를 하며 마무리를 지어야 하지만….
‘…와우.’
업소 내부가 살벌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여기저기에서 고함이 들려오고, 누구는 대놓고 욕설하고 때리기까지 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담이 지나갈 때마다….
“오, 오셨습니까!”
그 험상궂은 경비원들이 땀을 뻘뻘 흘리며 다들 경직된 차렷 자세를 했다.
마담은 그런 경비원들을 보며 한마디 건넸다.
“손님 오셨으니까 이제부터 입단속 시켜.”
“네!”
마담은 고작 한마디를 내뱉었을 뿐인데, 목소리에서 살기가 풀풀 피어났다.
내게는 한없이 약하지만, 직원들에게는 한없이 강한 여자.
그렇게 마담의 말 한마디로 인해서 가는 길에 더 이상 소음은 들려오지 않았다.
‘뭐, 소음이 들리지 않는다고 평화가 찾아온 건 아니겠지만….’
나는 남의 일을 애써 무시하며 마담의 안내를 받아 사장실에 도착했다.
마담은 사장실에 도착하자마자 직원을 시켜서 차와 다과를 내오게 했다.
마담은 차와 다과를 건네준 직원을 보며 살벌한 목소리로 한 마디 건넸다.
“문 앞에 경비 세우고,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게 해.”
“네.”
살벌한 목소리에 압도된 직원은 몸을 파르르 떨며 사장실 밖으로 나간 뒤에 문을 소리 없이 닫았다.
일단 조용해졌다.
나는 그제야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상황을 설명해주세요.”
“네, 그전에….”
“”
마담은 갑자기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는 석고대죄하듯 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아니, 일단 일어나세요. 이런 상태로는 상황을 제대로 듣기 힘들잖아요.”
사실 알몸 상태였다면 볼만한 광경이긴 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도 만만치 않게 마담에게 도움을 받은 처지.
무작정 그녀를 하대하고 싶지는 않았다.
“…배려 감사합니다.”
마담은 내 눈치를 보며 일어난 다음에 다시 내 반대편 소파에 앉았다.
그러고는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제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예상치 못한 분이 이곳을 방문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분”
“…스텔라 아르보스입니다.”
“….”
어처구니가 없어서 입이 벌어져 버렸다.
스텔라가 업소에 방문했다고
마담은 내 황당해하는 표정을 보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그러고는 그분께서… 이곳에 있는 엘프 둘의 신분을 자유롭게 만든 뒤에 그들을 강제로 데리고 갔습니다.”
“자유 분명 [마나 계약서]가 걸려 있어서 그렇게 못 데리고 갈 텐데.”
스텔라를 호위하는 다섯 엘프는 내 꾀임에 넘어가 도박에 빠졌고, 나와의 내기에서 진 덕분에 내 노예가 되었다.
그런데 그 노예라는 족쇄를 걸어주는 존재가 바로 [마나 계약서]였다.
그리고 그 [마나 계약서]를 무효화시키는 것이….
“[계약 파기서]를 사용했습니다.”
“아….”
붉은 초승달이 한여름을 꾈 때, 입에 담았던 존재였다.
모든 계약의 종류를 파기할 수 있는 사기적인 아이템.
‘스텔라가 그런 아이템을 갖고 있지 않은 게 이상하긴 하네.’
스텔라는 스텔스 감지 아이템, 그것도 1억 원짜리 소모품을 사탕 먹듯이 쓰는 여자다.
[계약 파기서]쯤은 몇 개까지고 다녀도 이상하지 않았다.일단 여기까지는 이해했다.
스텔라가 두 명의 엘프를 데리고 갔다는 건 이해했다.
그런데 이 상황이랑 한여름이 무슨 상관이지
설마 업소가 혼란스러운 상황을 틈타서 도주한 건가
‘이상한데… [마나 계약서]가 있어서 그렇게 도망치지 못할 텐데.’
내가 의아한 표정을 짓자, 마담은 그런 의아함을 단번에 간파하고는 본론을 이야기했다.
“스텔라 아르보스가… 한여름 씨를 납치했습니다.”
“….”
내 인생에 제일 이해가 안 가는 문장이 튀어나왔다.
스텔라가 한여름을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나도 모르게 속마음이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마담은 내 말을 질문으로 이해하며 어떻게든 대답하려고 용을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죄송합니다… 저도 스텔라가 왜 한여름 씨를 데리고 갔는지는….”
“….”
마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최악이네.’
하필 붙으면 안 되는 두 존재가 붙었다.
일단 최악의 상황인 건 인지했다.
그런데 더 최악일 수 있는 상황은 하나 더 있었다.
‘설마 한여름한테도 [계약 파기서]를 쓴 건 아니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급하게 인벤토리를 뒤지기 시작했다.
인벤토리 안에는 총 4장의 [마나 계약서]가 남아 있었다.
두 장은 아마 스텔라가 [계약 파기서]를 사용하면서 내가 소지하고 있던 [마나 계약서]도 덩달아 파기된 모양이었다.
그리고 4장 중의 한 장은….
‘휴우… 한여름 건 파기 하지 않았네.’
한여름이 나와 거래한 [마나 계약서]는 아직 남아 있었다.
즉, 이 상황을 미뤄보면 스텔라는 한여름을 데리고 갔지만, 그에게 [계약 파기서]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이건 좀 낫네.’
만약 스텔라가 한여름에게 [계약 파기서]를 사용했다
그랬다면 진작에 내가 이곳에 도착했을 때, 3층 초입부로 돌아가 있었을 것이다.
내가 이뤄 놓은 것까지 전부….
나는 진짜 최악의 상황이 되지 않은 것에 안도하며 마담에게 묻기 시작했다.
“그러면 한여름과 스텔라를 포함한 네 명의 행방은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 5층으로 가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흐음….”
원래 위그드라실은 층을 옮길 때, 무조건 중간층을 거쳐서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한다.
하지만 스텔라는 아르보스 왕족이 쓰던 포탈을 이용해서 3층과 5층을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내게 말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그건 특정 기간에만 이용할 수 있다고 했으니까…. 어쩌면 아직 3층에 있을 수도 있겠네.’
만약 아직 3층에 있다면 희망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수호 님, 지금 마침 조디악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응 지금’
또 불안한 이야기가 들려올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저희가 잠시 자리를 비우는 사이에 무수한 회귀 사태가 일어났다고 합니다.]‘…몇 번’
나를 아르모니아의 대답을 듣고 현실을 받아들여야 했다.
[횟수는 128번이었다고 합니다.]‘…진짜 대단한 녀석이네.’
한여름은 5층에 갔다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었다.
일단 나는 그렇게 인정하며 한숨을 쉬었다.
“일단 알았어요. 그런데 스텔라 혼자 경비를 뚫고 엘프랑 한여름을 데리고 간 건가요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가 아니에요.”
“그럼요”
“…조력자가 있었어요.”
스텔라는 운이 좋았다.
그녀 혼자 업소에 도착해서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도주는 실패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스텔라는 정말 운이 좋게도 도우미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저랑 사이가 안 좋던 아이 기억하시나요”
기억한다.
지명도가 높고, 1등 매출을 올리던 매춘부.
성격이 개차반이지만, 실적이 너무 좋은 탓에 마담도 함부로 건드리지 않았던 여자.
그리고 그 여자는….
“기억하죠. 한여름이랑 엘프들 경매할 때, 저한테 꼬리 흔드는 게 예술이었으니까요.”
한여름과 엘프가 나타난 뒤에 역전되어서 마담에게 굽신거리는 처지가 되었다.
그런데 그 여자가….
“후우… 하필 그 애가 입구에 있을 때, 스텔라를 만나는 바람에….”
“…진짜 운이 없었네요.”
스텔라의 조력자가 된 것이었다.
‘캬아아… 운도 지지리 없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 스텔라의 행운은 내게 악운으로 돌아왔다.
“그 여자는 어디 있어요”
“…같이 도망친 거 같아요.”
일단 모든 상황을 정리했다.
스텔라는 매춘부의 도움을 받아 엘프 두 명에게 자유를 주고, 한여름까지 데리고 5층으로 도망갔다.
‘간단하게 정리되네.’
이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그나마 다행인 점이 있다면….
‘일단 한여름의 회귀 포인트가 바뀌었어.’
한여름의 회귀 포인트가 바뀌었다는 사실이었다.
만약 5층에 가기 전에 회귀했다면 나도 조금은….
‘휴우… 만약 3층 초반으로 갔으면 표정 관리 못 했을 것 같네.’
아니, 많이 짜증 났을 것이다.
‘일단 목적은 정해졌네.’
이미 결심한 상태였지만, 스텔라와 한여름이 사라진 지금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수 없게 되었다.
“4층으로 가야겠네.”
5층까지 빠르게… 아니, 존나 빠르게 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내 혼잣말을 듣자마자, 마담은 올 것이 왔다는 식으로 설명을 시작했다.
“성수호 님이라면 일단 4층에 가는 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마담의 말대로 어렵지 않을 것이다.
4층으로 올라가는 조건은 콜로세움에서 3층 가디언과 대결해서 일정 수준의 실력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이길 필요도 없다.
그저 증명만 하면 된다.
‘거기다 지금 3층 가디언은 나보다 약할 거 같기도 하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결정했다.
“일단 당장 4층에 갈 준비를 해야겠네요. 혹시 도움이 될만한 정보 있을까요”
마담은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사실… 웨드록 님께서 성수호 님과 만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아마 도움과 관련된 이야기를 진행할 것 같습니다.”
웨드록.
도시의 주인인 고블린을 말하는 것이었다.
3층의 모든 지분을 가지고 있고, 그 지분을 자식에게 잠시 건네주다시피 하는 존재.
그리고 그 자식들은 빌린 지분으로 또 수익을 내는 중이었다.
대표적으로 콜로세움을 운영하는 루드윅이 있었다.
“시간은요”
“원하시면 지금 바로 모시겠습니다.”
마담의 말을 해석하자면 웨드록이 지금 나를 배려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다.
도시의 주인이 내 시간에 맞춰준다라….
“지금 바로 가죠.”
스텔라만 사라졌다면 크게 걱정이 없었을 텐데, 하필 한여름도 같이 사라져 버렸다.
더 이상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안내하겠습니다.”
마담은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서 나를 안내하기 시작했다.
마차에 올라탄 뒤에 커튼을 닫고, 웨드록 가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동하는 중에 마담은 다시 한번 내게 말했다.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습니다. 죄송합니다.”
“괜찮아요. 누구든 실수를 할 수 있잖아요. 그리고 지금까지 받은 도움도 어마어마하고.”
마담은 내 말에 안도감을 느끼며 크게 한숨을 쉬었다.
마담은 심장뿐만 아니라, 폐와 뇌에도 쌓여 있던 불안함을 잔뜩 내뱉었다.
그러고는 이동하는 마차를 느끼며 내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가시는 길에 제가 기분을 풀어드려도 될까요”
“….”
평소의 마담이었다면 유혹하듯이 내게 접근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마담은 철저하게 내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
‘거절하기 오히려 민망하네.’
여기서 그냥 내빼면 마담은 오히려 간신히 풀어낸 불안감과 답답함이 다시 쌓일 것이다.
나는 불안한 표정을 지으며 나를 바라보는 마담을 향해 한마디 툭 던졌다.
“입으로 해줘요.”
“네.”
나는 그렇게 웨드록 가로 향하는 동안 마담의 펠라를 받으며 지루하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