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12)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11화(912/1201)
위그드라실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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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 유하
[무술], [안구 손상 실명], [차분함], [그리움], [외로움]….=====
남궁 유하가 눈을 감은 채 경기장 중앙으로 향했다.
그녀는 분명 눈을 감고 있음에도 마치….
‘와, 진짜 보는 것처럼 걷네.’
천리안을 가진 듯이 차분하게 걸었다.
나 또한 남궁 유하에게 향하면서 그녀와 가까워졌고, 외형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레나 정도 되는 키에 엉덩이를 가릴 정도로 기다란 장발.
겉보기에는 과한 장발임에도 머리는 가지런히 묶어서 오히려 단아해 보였다.
그녀가 입고 있는 회색 무복이 그녀가 살던 시대를 알려주고 있었다.
‘무림인….’
직접 대화를 나눈 적이 없음에도 바로 떠오르는 그 단어.
외형만 보고 확신한 건 아니었다.
지금껏 보지 못했던 독특한 기질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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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술 LV 34], [권술 LV 33], [발천보(發闡步) 8성], [천뢰검법(天雷劍法) 4성], [제왕검형(帝王劍形) 1성], [단전(24년)],…=====
‘정말 특이한 능력들이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건 [발천보]였다.
발천보는 전에 아르모니아의 설명 덕분에 뭔지 알고 있었다.
‘장님도 주변 사물을 보게 해주는 능력.’
대신 보법이라는 특성상 발바닥이 지면에 닿아 있을 때만 발동하는 능력이었다.
그리고 발천보는 의외의 기능도 있었다.
[주변 사물을 보는 것뿐만 아니라, 순식간에 상대방에게 파고든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장님이라는 단점을 보완하는 보법인가 보네요.]강한나의 말에 일리가 있었다.
장님이 검을 잡고 상대방을 제압한다는 것 자체가 이상했다.
하지만 만약에라도 장님이 검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전투가 오래 지속될수록 금세 불리해질 것이다.
그런 것을 고려해서 만든 보법이 아마 발천보가 아닌가 싶었다.
‘…파고드는 것을 유의해라.’
사실, 확 와닿지 않았다.
애초에 상대가 장님이라 공격하는 것 자체도 민망한 상황이니까.
‘일단 보법을 제쳐두고 다른 것부터 보자.’
두 번째는 천뢰검법.
[검에 번개의 힘을 넣어서 펼치는 검법입니다.]‘아하… 뇌속성 검법 같은 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네.’
일단 직접 보지 않아서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제왕검형.
[그녀가 소속된 남궁 세가의 비전절기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오오! 비전절기!’
비전절기, 지금까지 듣지 못했던 표현이라 신선했다.
[수호 님께서 지니신 빙의술과 마찬가지로 전설 스킬입니다.]‘아하… 2성이면 대충 전설 스킬 2레벨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건가.’
대충 감이 잡혔다.
그리고 세 번째, 단전.
이건 사실 설명이 필요 없어 보였다.
무협 세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도 단전이 뭔지는 잘 알거든.
마법사에게 서클같이 필수 불가결한 존재.
‘일단 실력은 대충 체크했고….’
사실 처음부터 실력을 체크할 필요는 없었다.
나는 이미 묘지기의 영혼을 내 몸속에 넣은 상황.
내가 가진 빙의술 레벨 10이면 상성조차 고려할 필요가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남궁 유하의 능력을 알아본 건 그녀가 내 관심을 유도했기 때문이었다.
외모도 이쁜데, 내가 모르는 미지의 능력을 지닌 여자.
친해져서 손해 볼 일은 없겠다 싶었다.
심지어 성격도 좋아 보였다.
‘다만 경계심은 좀 있는 거 같으니까. 조심스럽게 다가가야겠네.’
발천보라는 보법을 8성까지 익힌 것을 보면 꽤 오랜 시간 장님으로 살아왔을 가능성이 컸다.
그렇다면 남들에게 속는 일도 빈번했을 것이다.
무엇보다 기질창에 의심과 관련된 기질도 꽤 있었다.
특히 저런 외모라면 남자들이 이상한 수작을 걸려고 다가오는 경우도 빈번했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남궁 유하를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는 중에 경기장 중앙에 도착할 수 있었다.
남궁 유하는 차분히 걸어오더니, 나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딱 멈춰 섰다.
“처음 뵈어요. 남궁 유하예요.”
구슬이 굴러가는 듯한 목소리.
목소리에 잠시 홀렸지만, 나는 금세 정신을 차리고 대답했다.
“반갑습니다. 성수호입니다.”
“드디어 만나 뵙네요.”
“저를 아세요”
내 물음에 남궁 유하는 눈을 감은 채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아무리 앞을 보지 못해도 귀는 멀쩡하답니다.”
“아, 그런 의미로 한 말은 아닌데.”
“후후… 괜찮아요. 워낙 유명한 분이라 모르고 싶어도 모를 수가 없었어요.”
소란스러운 환호성과 시끄러운 진행자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우리 둘은 생각보다 대화가 잘 흘러갔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후후… 제가 들은 소문을 생각하면, 오히려 제 쪽에서 부탁드려야 할 것 같네요.”
심판은 나와 남궁 유하의 대화를 억지로 끊지는 않았다.
둘 다 워낙 유명해서 굳이 규칙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 대화를 끊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가디언과 지배자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군요!! 하지만 애석하게도 슬슬 경기를 시작해야 할 시간입니다!!
진행자의 목소리를 들은 심판이 나와 남궁 유하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자, 거리를 벌리도록.”
나는 심판의 말에 따라 몸을 돌려서 거리를 벌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내 뒤쪽에서 남궁 유하가 몸을 돌리며 내게 한 마디를 흘리듯 남겼다.
“이번에는 제가 도전자가 될 것 같네요. 최선을 다할 테니, 당신도 최선을 다해주세요.”
대답하고 싶었지만, 이미 거리가 벌려져서 대답할 타이밍을 놓쳤다.
‘…느낌으로 내 실력을 간파한 건가’
그렇게 거리가 20미터 정도 벌리고, 몸을 돌려서 무기를 꺼냈다.
내 몸보다 살짝 큰 거대한 사이드.
나는 이 사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지만, 내 몸속에 들어와 있는 영혼은 기뻐하듯 꿈틀거렸다.
‘언제나 느끼지만, 빙의술 사기네.’
마치 사이드가 내 몸의 일부가 된 것처럼 느껴졌다.
내가 그렇게 사이드를 조심스럽게 휘두르며 몸을 풀자, 때마침 건너편에 있던 남궁 유하도 자신의 검을 꺼냈다.
무림인이 쓸 법한 양날로 이루어진 도검이었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검사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하지만 남궁 유하가 풍기는 기색은 평범한 검사와 거리가 있어 보였다.
‘일단 천천히 실력을 체크해보자.’
진심으로 공격하면 일격에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남궁 유하라는 여자와 동시에 그녀의 능력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없을 것 같았다.
‘나중에 다른 세계에 갔을 때를 대비해서 미리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자세를 취했다.
내가 사이드를 등 뒤로 돌리고 자세를 취하자, 남궁 유하도 마치 내 모습을 보고 있다는 듯이 검을 땅과 수평으로 맞추며 자세를 잡았다.
그렇게 서로 대치하며 싸울 준비를 마치자….
시작!!!
진행자의 우렁찬 목소리가 장내를 울려 퍼졌다.
그와 동시에….
파아아아앗!
남궁 유하가 상체를 내 쪽으로 기울이며 전속력으로 돌진했다.
엄청난 속도.
‘오! 장님 맞아’
발천보가 어느 정도로 주변 환경을 보여주는지는 모르겠지만, 남궁 유하는 평범한 사람의 눈을 가진 것처럼 거침없이 내게 돌진했다.
‘먼저 선공으로 실력 확인이나 하려고 했는데.’
나는 남궁 유하의 속도에 놀라며 한 발짝 뒷걸음질 치며 사이드를 휘두를 준비를 했다.
먼저 선공을 감행한 남궁 유하에게 아쉽게도….
‘일단 선공!’
내 사이드 공격 범위에 그녀가 먼저 들어와 버렸다.
거대한 사이드와 1미터도 안 되는 도검.
넘사벽의 리치 덕분에 선공은 내게 먼저 넘어왔다.
‘일단 약하게 일격!’
쏴아아아아악!
나는 적당히 힘을 주며 사이드로 초승달을 그리며 베어냈다.
만약 사이드에 제대로 걸려든다면 상체가 사선으로 잘릴 것이다.
‘피하겠….’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남궁 유하는….
파아아앗!
“!”
갑자기 분신술을 쓰듯이 잔상을 남기며 사이드 안으로 파고들어 왔다.
방심하지 않았음에도 나를 놀라게 만드는 발놀림.
남궁 유하는 숨소리 하나 내지 않고, 나를 향해 검을 찔러 왔다.
‘오오!’
나는 놀라면서도 묘지기의 능력 덕분에 몸이 반사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휘둘렀던 사이드를 거두며 손잡이 부분으로 그녀의 검을 쳐냈다.
채애애앵!
다행히 순식간에 파고든 것치고는 위력이 강하지 않아서 남궁 유하의 검 방향을 꺾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흐음!”
남궁 유하는 첫 신음을 흘리며 검의 방향을 틀어서 찌르기가 아닌 베기로 공격을 시작했다.
쏴아악!
하지만 그녀의 공격에 순순히 당해줄 내가 아니다.
‘일단 붙어 보자.’
챙! 채채애앵! 채채챙!
남궁 유하의 도검과 내 사이드가 교차하며 폭죽을 연상시키는 엄청난 양의 불똥이 주변에 퍼지기 시작했다.
나는 공방을 펼치며 남궁 유하와 거리를 벌리려고 했고, 남궁 유하는 어떻게 해서든 나와의 거리를 좁히려고 했다.
‘힘이 덜 실렸지만, 속도는 빨라.’
나는 그렇게 감탄하며 점점 더 속도를 올렸다.
그리고 내가 속도를 올리자, 나를 공격하던 남궁 유하는….
채채채챙!
“흡!”
어느새 공격이 아닌 방어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궁 유하는 전세가 뒤집혔음에도 불구하고 표정을 굳힐 뿐, 당황하는 기색 없이 내 공격을 전부 막아냈다.
그리고 전세가 뒤집히며 점점 벌어지는 거리.
나는 남궁 유하를 몰아붙이며 다시 한번 빙의술의 능력에 감탄했다.
‘빙의술 레벨 낮은 상태였다면 쉽지 않았겠네.’
그야 쉽지 않다는 것이지, 진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여유롭게 전세를 뒤집지는 못했을 것이다.
묘지기의 레벨이 55라고 해도 내 몸속에 영혼이 들어오게 되면 빙의술 레벨의 영향을 받게 된다.
거기다 종합적인 수치만 따지면 남궁 유하의 실력은 도미 드레크와 케닐의 능력을 상회했다.
두 사람… 아니, 남은 능력까지 끌어 쓰면 네 명과 동시에 상대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위그드라실이 가디언이라는 칭호를 줄 정도면 실력을 인증받았다는 의미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공격 속도를 좀 더 높였다.
처음에 내게 무수한 공세를 펼치던 남궁 유하는 방어에 치중하더니, 급기야 뒤로 점점 밀려나기 시작했다.
‘음… 더 보여줄 거 없나’
내가 이렇게 남궁 유하와의 전투를 지속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녀가 가진 능력들을 확인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
일단 발천보가 대단하다는 건 아까 순식간에 파고들었던 발놀림으로 알 수 있었다.
‘아까 갑자기 파고들던 발놀림이 장난 아니었어. 그건 나중에 여유가 되면 배워보자.’
하지만 남궁 유하는 아직 남은 기술을 쓰지 않고 남겨 놓고 있었다.
‘좀 더 위기감을 주는 게 좋으려나’
그렇게 내가 다시 여유를 찾으며 남궁 유하의 검을 쳐내는 순간이었다.
채애애애애앵!
쇠가 아름답게 울리는 소리와 동시에 남궁 유하의 검이 하늘 쪽으로 향했다.
남궁 유하의 입장에서 무방비하게 신체를 노출한 상황.
내가 사이드를 정확히 휘두른다면 경기는 여기서 마무리될 것이다.
‘정말 아무것도 안 나오려나’
그렇게 아쉬움을 담아서 사이드를 휘두르려는 순간….
크르르릉!
“하아아압!”
하늘을 향해 있는 남궁 유하의 검에서 푸른색 전류가 에워싸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마치 하늘에서 번개가 내려친 듯이….
콰아아앙!
엄청난 폭음과 동시에 푸른색 전류가 흐르는 검을 내 쪽으로 강하게 내리쳤다.
평범한 상대였다면 남궁 유하의 위압적인 모습에 몸이 경직되어서 제대로 못 움직였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오오오! 이거야!’
오히려 남궁 유하의 푸른 일격을 보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하지만 내가 속으로 감탄사를 내뱉는 것과 별개로 내 몸은 본능적으로 남궁 유하의 검을 막기 위해 움직였다.
허리를 꺾어서 사이드를 아래로 내리고….
쏴아아아악!
나를 향해 내리치는 남궁 유하의 푸른 검을 향해 올려 쳤다.
그 순간….
콰아아아아아앙!
내 사이드와 남궁 유하의 검이 격돌하며 번개가 내리친 듯한 굉음과 빛을 터트렸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전류가 내 손을 저리게 만들었다.
‘오… 손맛 죽이는데’
이게 바로 천뢰검법.
번개의 힘을 담은 검술이었다.
그렇게 내가 천뢰검법을 맛보며 미소를 짓자….
“읏!”
남궁 유하는 자신의 검이 내 사이드에 가로막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검술로 밀릴 때도 표정을 드러내지 않던 남궁 유하가 자신의 천뢰검법이 막히자 처음으로 당황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당황하는 건 잠시였다.
타아앗!
검을 거둔 뒤에 바로 뒤로 점프하며 나와의 거리를 순식간에 벌렸다.
그러고는 자세를 잡으며 나만 들을 수 있게 중얼거렸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일 초식이지만, 이곳에서 제 천뢰검법을 막아내신 분은… 당신으로 세 명째네요.”
“….”
뭐시여 이걸 막은 새끼가 위그드라실에 또 있다고
설마 나처럼 막아낸 존재가 있다는 건가
아니면 막고 나서 뒤졌다는 걸 의미하는 건가
‘에이… 그건 나중에 생각하자.’
나는 잡생각을 치우며 남궁 유하에게 시선을 향했다.
내 시선을 확인한 남궁 유하는 아까처럼 검을 지면과 수평을 이루며 자세를 잡았다.
하지만 아까 내게 달려오기 전과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하지만 지금처럼 가볍게 막은 분은 당신이 처음입니다. 그러니 저도….”
갑자기 남궁 유하의 검이 찌르르 울리며 진동했고, 그 진동이 공기를 울리며 내게 전달되었다.
‘오… 설마….’
나는 기대감과 동시에 사이드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남궁 유하가 검을 진동하는 소리와 동시에 목소리를 울리며 내게 말했다.
“최선을 다해서 응수하겠습니다!”
남궁 유하가 가지고 있는 비전절기를 맛볼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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