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1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12화(913/1201)
위그드라실 (7)
갑자기 땅이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진행자의 말은 어폐가 있었다.
땅과 하늘이 공명하듯 진동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했다.
아니, 어쩌면 진행자의 위치에서는 땅만 진동한다는 표현이 정확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일단 확실한 건 내 위치에서는 땅과 하늘이 찌르르하고 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땅과 하늘 사이에는….
‘이 정도 분위기를 낼 정도면 뭐가 나올지 기대되는데’
남궁 유하가 나를 향해 자세를 잡고 있었다.
상대가 쓰려는 능력은 전설 스킬이다.
그것도 나와 민하연과 다르게 소환이나 빙의 형태가 아닌 액티브 형태의 검술.
한 방에 끝날까 아니면 지속하는 검술 형태인가
내가 그렇게 궁금해하는 사이에….
파아아아아앙!
“하아아아아아압!!”
남궁 유하는 진동하는 땅을 박차고 나를 향해 돌진했다.
아까는 그냥 직선상으로 달려오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마치 축지법을 쓰듯 그녀의 이동 경로가 중간중간 끊기며 내 시야에 담겼다.
‘오오오오오!’
빙의술 10레벨과 묘지기의 55레벨.
그 두가지가 내 몸속에서 만난 뒤에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음에도 남궁 유하의 모습을 완벽하게 내 눈에 담을 수 없었다.
하지만 감탄하는 것도 그만.
‘나도 진심으로 가자!’
아까처럼 대충 상대하다가는 자칫 패배를 맛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력은 아직 내가 월등히 높겠지만, 상대도 만만치 않게 진심으로 덤비는 중이다.
장기에서 다 이겼다고 방심하다가는 쫄에게 왕이 먹히는 상황이 생긴다.
‘아무리 사이가 좋아지고 싶다고 해도 그런 식의 패배는 거절하겠어!’
나는 속으로 그렇게 외치며 묘지기의 힘을 끌어 올렸다.
그렇게 힘을 끌어올리는 순간, 남궁 유하가 내 공격 범위 안에 들어왔다.
파아아아아앗!
“하아아아압!”
나는 일단 남궁 유하가 먼저 선공하길 기다렸다.
무작정 봐주는 게 아니다.
아까도 경험했다.
사이드 특성상 리치가 길어서 선공에 유리하지만, 선공에 실패하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이 펼쳐진다.
나는 그런 것을 고려해서 남궁 유하가 먼저 공격하길 기다렸다.
그리고 남궁 유하가 내 사이드 안으로 파고들자마자….
콰르르르릉!
“파아아아아앗!”
나를 향해 푸른색 빛이 나는 검을 휘둘렀다.
파지지직! 채애애앵!
일단 일격은 막아냈다.
‘찌릿찌릿하네.’
지금까지 보여주던 검술과 차원이 달랐다.
채채채챙! 채채챙! 채채챙!
강하고.
파지지지직! 채채챙!
날카롭고.
콰아아아아앙!
거칠었다.
엄청난 기세로 내게 검술을 퍼붓는 남궁 유하.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위그드라실이 괜히 가디언으로 뽑은 게 아니네.’
위그드라실이 인정할 만큼 남궁 유하가 강하다는 사실을.
하지만 남궁 유하는 애석하게도….
‘운이 나쁘네.’
나를 만난 게 불운이라고 할 수 있었다.
내게 지면 분한 감정이 생겨날 것이다.
그런 감정이 생기지 않게 만들면서 이길 수 있을까
‘최대한 나도 치열한 혈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그렇게 고민하는 순간….
‘어떻게 하면 잘 속이면서…. 응’
하지만 내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남궁 유하의 표정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웃네’
아까까지 무표정에 가깝던 남궁 유하의 얼굴은 어느새 웃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마치 내게 전력을 쏟아내는 자기 행동이 즐겁다는 듯이 웃고 있었다.
‘뭐지… 싸움을 즐기는 타입은 아닌 것 같았는데.’
남궁 유하의 기질창에 싸움을 즐기는 듯한 기질은 따로 보이지 않았다.
성장하고 싶어 하는 욕구는 있었지만, 싸움을 즐기는 기질은 없었다.
‘이상하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남궁 유하의 제왕검형을 계속 받아냈다.
채채채챙! 콰르르르릉! 콰아아앙!
그녀의 공격이 이어질 때마다 내 손이 찌릿했고, 주변에 있는 바닥이 갈라지며 돌덩이를 주변에 흩뿌렸다.
그렇게 무차별적인 검격을 이어가던 남궁 유하는 점점 속도와 기세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일단 남궁 유하의 무술이 대단하다는 건 잘 알겠네.’
남궁 유하가 가진 능력뿐만 아니라, 그녀의 실력도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지쳐서 끝나면 오히려 실망하겠지.’
나는 그녀가 완전히 지치기 전에 마무리 지어주기로 했다.
남궁 유하가 검을 들어 올려서 내리치려는 순간….
쏴아아아아악!
나는 그녀의 시야에 담기기 힘들 정도로 빠른 속도로 사이드를 아래에서 위로 올려 쳤다.
그리고 내가 올려 친 사이드가 그녀의 검에 걸린 순간….
까아아아아앙!
강한 마찰음을 내며 남궁 유하의 검이 하늘 위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와 동시에 남궁 유하는 뒤로 넘어지며 엉덩방아를 찧었다.
“크으읏!”
그리고 그녀의 검이 하늘에서 회전하며 무수히 많은 공중 곡예를 했고, 얼마 뒤….
콰직!
그녀의 검이 바닥에 꽂히며 곡예를 마무리했다.
“….”
“….”
남궁 유하는 나라는 적을 앞둔 채 멍하니 바닥에 꽂힌 자신의 도검을 바라봤다.
기나긴 침묵.
그리고 그 침묵을 깬 건 바로….
“괜찮….”
내 목소리가 아닌.
성수호 선수의 승리입니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진행자의 광기가 담긴 목소리와 관중들의 열띤 환호성이었다.
제가 콜로세움에서 진행자 역할을 맡으면서 이런 명경기는 처음입니다!!! 남궁 유하 선수의 무차별적인 공세! 그리고 그걸 막아내는 성수호 선수의 노련함!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원래는 경기를 마치고 남궁 유하와 가볍게라도 대화를 주고받으려고 했었다.
하지만….
‘에이 안 되겠다.’
진행자의 목소리와 거대한 함성에 도저히 대화를 나눌 엄두를 내지 못했다.
나는 일단 남궁 유하에게 다가갔다.
아아아아아!! 설마 경기가 끝났음에도 마지막 일격을 날리려는 걸까요!
‘저 새끼 누구야 사람을 뭘로 보고….’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남궁 유하의 앞에 섰다.
남궁 유하는 눈을 감은 채 내가 손을 뻗자, 흠칫 놀라며 살며시 뒷걸음질 쳤다.
진짜 진행자가 한 말을 믿는 건가
“자, 잠시만….”
나는 그렇게 뒷걸음질 치는 남궁 유하에게 손을 뻗은 채 그녀에게 말했다.
“잡으세요.”
“아….”
남궁 유하는 그제야 진행자의 말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닫고는 한숨을 쉬며 내게 손을 뻗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끌어당기며 그녀를 일으켜 세워줬다.
당연히 먼지 묻은 엉덩이를 털어주는 미친 짓은 하지 않았다.
‘…털어주고 싶다.’
[….] [….]두 사람의 침묵이 엉덩이를 털어주고 싶다는 내 욕구를 더 부추겼지만, 참았다.
나는 참을성이 많은 남자니까.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남궁 유하는 자신의 몸단장을 할 생각도 안 하고 내게 겸손하게 고개를 숙였다.
“감사해요.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저야말로 좋은 상대랑 싸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혹시….”
나는 어떻게든 나중에 만남을 위해 밑밥을 깔려고 했지만….
아아아아앗! 콜로세움에서 보기 드문 스포츠 정신입니다!!! 아쉽네요!!!
…너 나중에 얼굴 한번 보자.
나는 그렇게 속으로 다짐하며 그녀에게 대충 말을 던졌다.
“나중에 뵐 수 있으면 봬요. 그럼, 이만….”
“아!”
나는 남궁 유하에게 그 말을 남기고 황급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어차피 남들 다 보는 곳에서 말을 길게 하기도 뭣했다.
파티원들도 전부 VIP 관람석에서 관람하는 중이라 너무 시간을 끄는 것도 이상하다고 판단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대기실로 황급히 들어왔다.
그리고 대기실에 들어오자마자 바로 몸속에 들어와 있던 묘지기의 영혼을 빼냈다.
(흐으으….)
내 몸에서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하얀 연기를 내뿜는 묘지기.
민하연이 소환하는 스켈레톤들도 보라색 연기를 뿜어내며 나름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냈지만, 묘지기도 만만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조용히 입을 닫고 있으면 타나토스의 병사들보다도 더 강한 위압감을 풍겼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가벼운 웃음소리를 내며 주변 분위기를 환기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다.
나는 당연히 내 몸에서 빠져나오자마자 깔깔거리며 웃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흐으으으….)
“…”
묘지기는 해골에서도 감정이 느껴질 정도로 무거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하고 있었다.
나는 그런 그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어디 상태 안 좋으세요 너무 자주 불러서 영혼에 무리가…”
내가 그렇게 걱정스러운 표정과 목소리를 내자, 묘지기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킥킥 웃었다.
(으호호호호! 아닙니다! 다만….)
묘지기는 애써 다시 밝은 목소리를 냈지만, 그 밝은 목소리가 억지로 냈다는 사실은 숨길 수 없었다.
그도 결국 사실대로 내게 말했다.
(오늘 당신의 몸에 들어가고 나서 이상한 경험을 했습니다.)
“이상한 경험이요”
(네. 뭐랄까… 과거의 제 모습이 떠올랐달까….)
그가 말 한 과거의 모습은 아마도 살아생전의 모습을 의미하는 것 같았다.
“오… 기억이 돌아온 건가요”
(으호호… 돌아왔지만, 다시 까먹은 느낌이랄까요…. 이상하군요. 전에는 이렇지 않았는데.)
나는 묘지기가 왜 평소와 다르게 생전의 기억을 떠올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빙의술이랑 영혼 교감 레벨 때문인가…’
빙의술은 영혼을 내 몸에 받아들이는 능력이다.
그리고 나는 빙의술사의 부가 스킬인 [영혼 교감]도 70까지 올린 상황이었다.
그런 상태에서 묘지기의 영혼을 받고, 전투를 활발하게 치르니 영혼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가 싶었다.
‘뭐… 어디까지나 추측일 뿐이지만….’
어차피 그 추측 말고는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게 없었다.
(으호호… 죽은 자가 심란한 생각을 해 봤자 의미가 없겠죠.)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잊어버린 기억 중에 괴로운 기억도 있을 수 있겠지만, 쓸모없는 기억은 없다고 생각해요.”
(으호호! 맞는 말입니다!)
내가 대충 위로했지만, 묘지기가 억지로 웃는 게 눈에 보였다.
묘지기는 대충 분위기를 파악한 뒤에 내게 인사를 건네고 네오 니플헤임으로 떠나갔다.
(나중에 또 불러주시길….)
그의 인사에서 심오한 감정이 느껴졌다.
불안감과 기대감.
잊혔던 기억이 돌아오지 않길 빌면서 한편으로 기억해내고 싶다고 기도하는 느낌이었다.
‘뭐, 또 불러내기야 하겠지만….’
묘지기는 현재 내 빙의술의 주력 영혼이었다.
당사자가 싫어한다면 당연히 부르지 않겠지만, 아직은 본인도 은근슬쩍 원하는 눈치이니….
‘에이… 그 생각은 일단 접자. 생각이 정리되면 또 이야기해주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주제로 넘어갔다.
‘아르모니아, 남궁 유하 스킬 좀 보여줘.’
[알겠습니다.]아르모니아의 대답과 동시에 내 눈앞에 그녀의 스킬 목록이 띄워졌다.
=====
[발천보(發闡步) 8성], [천뢰검법(天雷劍法) 4성], [제왕검형(帝王劍形) 1성], [단전(24년)],…=====
나는 보자마자 바로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발천보 배우려면 얼마 들어’
압도적인 실력 차이에도 불구하고 잔상을 남기며 내게 파고들었던 보법.
비록 장님을 위해서 설계된 보법 같았지만, 작게나마 전투에 도움이 되는 기능도 담고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발천보를 배우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단전을 활성화해야 합니다.]‘단전 활성화… 나한테는 단전이 없지 않나’
[모든 인간에게 단전은 존재합니다. 다만….]아르모니아는 내 단전의 정보를 띄워줬다.
=====
[단전(비활성화)]=====
뭔가 수치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차라리 0년이라고 표기해주지. 비활성화라니….’
[….]뭔가 [부랄(비활성화)] 같은 느낌이 들어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같은 알 형태라서 나도 모르게 쓸데없이 이입해 버린 모양이네.
‘그러면 단전을 활성화하는 데에 드는 비용은’
[100만 에넬입니다.]‘….’
가면 갈수록 난이도가 올라가는 거 같은데
그야 당연히 난이도가 올라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활성화에 100만 에넬은 좀 에반데.’
거기다 활성화를 시키는 것과 성장하는 건 별개의 문제일 것이다.
연수를 올리는 데에 에넬이 들겠지.
‘그러면 천뢰검법이랑 제왕검형도 단전이 필요하겠네’
[맞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마법을 쓰기 위해서 마법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오케이… 일단 패스.’
다른 것도 동시에 배워야 하는 상황에서 단전에만 100만 에넬을 쏟기에는 너무 부담이 크다.
나중에 에넬이 모이면 그때….
[다만 활성화하는 데에 무조건 에넬이 들어가는 건 아닌 듯합니다.]‘응 그럼…’
내 물음에 아르모니아는 내 마음을 혹할만한 설명을 해줬다.
‘그렇다는 건….’
[확실한 건 아니지만, 남궁 유하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좋아!’
나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 대기실 문고리를 잡았다.
[지금 바로 찾아가실 생각이십니까]‘응. 4층에 올라가면 만날 수 없을 거 같아. 가기 전에 최소한 안면이라도 틔우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대기실 문을 확 열어젖혔다.
그 순간….
“응”
한 여자가 내 문 건너편에서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서 있었다.
“죄송합니다. 혹시 제가 휴식을 방해한 걸까요”
남궁 유하가 제 발로 걸어왔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작품후기]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