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1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13화(914/1201)
위그드라실 (7)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갑자기 내 대기실을 찾아온 남궁 유하.
생각 같아서는 그녀와 단둘이 대기실에서 진득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다.
물론 그녀가 방문한 이유와 단전을 활성화할 수 있는 힌트에 관한 이야기만 주고받을 생각이었다.
절대….
‘절대 섹스하고 싶다거나 하는 건 아니에요.’
섹스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했다.
[그러면 시선을 가슴으로 향하지 말고, 얼굴을 보시는 게 어때요]‘….’
물론 강한나는 믿지 않는 모양이었지만.
내가 가슴을 보고 있었나 아, 보고 있었네.
역시 본능이란 무섭다.
나는 마주 앉아 있는 남궁 유하의 가슴으로부터 시선을 살며시 올렸다.
내 쪽을 향해 눈을 감고 은은한 미소를 풍기는 남궁 유하.
그녀와 내가 있는 장소는 콜로세움의 대기실이 아니었다.
남궁 유하는 눈을 감은 채 주변을 둘러보며 옥이 굴러가는 목소리를 흘렸다.
“진짜 눈으로 보는 건 아니지만, 매우 아름다운 곳이네요.”
내가 거주하고 있는 로열층이었다.
나를 찾아온 남궁 유하는 중요한 할 말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마침 나도 그녀에게 용무가 있던 터라 짧은 시간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을 것 같아서 그녀를 로열층에 초대한 것이었다.
물론, 로열층으로 초대한 덕분에 멤버들의 불타는 눈동자를 경험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눈동자들은 아직도 2층에서 나를 향해 유성우를 내릴 듯이 바라보는 중이었다.
‘시간 끌어 봤자 좋을 건 없겠네. 용무부터 묻자.’
나는 다른 여자들의 시선을 애써 외면하며 남궁 유하에게 먼저 입을 열었다.
“저를 찾아오신 이유가 뭔지 물어도 될까요”
남궁 유하는 미소를 유지한 채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죄송해요. 너무 아름다운 장소라 저도 모르게 정신이 홀렸어요.”
“괜찮아요. 저뿐만 아니라, 대부분 방문해준 사람들이 똑같은 반응이었으니까요.”
나는 그렇게 남궁 유하를 안심시키며 대화를 유도했다.
남궁 유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인사를 해왔다.
“일단 정식으로 소개할게요. 저는 남궁 세가의 장녀인 남궁 유하예요.”
“남궁 세가라….”
“아… 그 부분은 잊어주세요. 제가 원래 살던 곳에서 입에 달고 살던 소개법이라….”
하긴 이 여자도 이곳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것이다.
고향에서 지내던 버릇이 꽤 남아 있을 수밖에.
“저는 성수호입니다. 따로 가문이 있거나 하지는 않아요.”
“그럼, 소개를 마쳤으니…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저는 대략 1년 전에 이 위그드라실에 소환됐어요.”
그리고 자신이 이번 소환 시즌의 첫 번째 소환자 중의 한 명이라고 설명해줬다.
남궁 유하는 갑자기 위그드라실에 방문한 시점부터 자신의 행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것 같아서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했었다.
나도 위그드라실은 경험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었다.
“네! 0층 보스전 클리어”
“네.”
남궁 유하는 나와 민하연, 한여름을 제외하고 몇 안 되는 0층 보스전을 클리어한 소환사였다.
그리고 당시에 그녀의 파티원들도 0층 보스전을 클리어했다고 설명해줬다.
“와… 1년 전에 쇼크 비를 잡은 팀이 있다고 들었는데, 당신이 그중의 한 명이었군요.”
“네, 혹시 당신도…”
“저도 잡았어요. 운이 좋았죠.”
뭐, 운이 좋긴 했다.
한여름, 그 미친놈이 갑자기 나를 끌고 들어가지 않았으면 잡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까.
“당신과 검을 겹치며 느꼈지만, 왠지 그럴 것 같았어요. 정말 뛰어난 실력이시네요.”
남궁 유하는 그렇게 나를 칭찬한 뒤에 계속해서 썰을 풀기 시작했다.
1층에 도착한 남궁 유하의 파티는 무난히 마을 전부를 돌아다녀서 1층 보스전을 치를 수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서 아쉽게도….
“그곳에서 저희 파티는 전멸했어요.”
“하하하….”
케르베로스라는 벽은 넘지 못한 모양이었다.
내가 허탈하게 웃자, 남궁 유하는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당신은 혹시 그 괴물을…”
케르베로스를 잡았냐는 물음이었다.
나는 괜한 허세를 부리지 않고 솔직하게 대답해줬다.
“눈깔만 간신히 뽑은 다음에 도망칠 수 있었어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나는 진심으로 감탄하는 듯한 남궁 유하의 말에 고개를 절레거리며 황급히 대답했다.
“에이, 그냥 눈깔 뽑고 도망친 게 전부예요. 제대로 싸우지도 못했고요.”
“그게 대단한 거예요. 저는… 그 당시에 그 괴물을 느끼는 것만으로 떨려서 주저앉았을 정도인걸요.”
하긴… 그게 정상이다.
나조차도 그 괴물의 눈깔을 뽑은 게 전부였으니까.
사실 그렇게 눈깔을 뽑은 것도 어디까지나 초전도체 화살, 뇌속성, 워프를 전부 이용한 덕분이었다.
“당시에 제 일행 중의 한 명도 당신처럼 용감하게 달려들었지만, 결국 그 괴물의 벽은 넘지 못했어요.”
“….”
그게 더 괴물 아닌가
케르베로스를 보고 달려들 생각을 했다는 시점에서 인간의 범주에서는 괴물인데
다행히 케르베로스 부분은 애초에 통과하지 못하게 하려는 이벤트성 스테이지였고, 스테이지 실패 후에 남궁 유하 파티는 전원 살아날 수 있었다.
다만 우리 파티와 다르게 2층으로 향하는 티켓을 얻지 못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종횡무진으로 등반하던 남궁 유하의 여정은 3층에서 마무리 지을 수밖에 없었다.
“위그드라실이 저희 파티 전원의 소환사 신분을 박탈했어요.”
“박탈…”
“간단히 말씀드려서… 이곳의 정식 주민이 됐다는 의미죠. 그리고 등반에 대한 보상도 사라져버렸죠.”
“허… 왜 그런 일이 벌어진 거죠”
실수를 저질렀다기에는… 큰 벌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만약 살인을 저질렀거나, 3층에 큰 피해를 줬다면 진작에 레드 소환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남궁 유하의 머리 위에는… 우리와 다른 푸른색 보석이 떠다니고 있었다.
“위그드라실이 소환할 당시에 착오가 생겼다고 해요. 그래서 첫 소환자들 전원에게 일정한 특혜를 준 뒤에 아예 주민과 비슷한 신분으로 바꿨어요.”
“착오라고 하면…”
“처음 소환할 당시, 등반에 어울리지 않는 실력자들이 대거 소환됐다고 했어요.”
“아….”
예전에 요정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예전에 밸런스를 못 맞춘 탓에 0층 보스전을 잡은 팀이 있었다고.
‘맞아. 예전에 그런 말을 했었지.’
나는 남궁 유하의 말을 납득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이해했어요. 남궁 유하 씨께서는 결국 4층에 못 올라가시는 건가요”
“올라갈 수는 있어요. 대신 일반 소환사와 동행한다는 조건으로 가능해요.”
느낌이 왔다.
그녀가 왜 나를 찾아왔는지.
“혹시 괜찮으시다면… 4층으로 갈 때, 동행해도 될까요”
순간 속으로 환호성을 지를 뻔했다.
애초에 남궁 유하와 같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여기서 팔 벌려서 환영하는 바보짓은 하지 않았다.
“그 결정은 저 혼자 할 수 없겠네요.”
내 대답을 들은 남궁 유하는 눈을 감은 채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이해해요. 소환사라면 마지막 층을 올라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겠죠. 그리고 저 같은 경쟁자를 늘려봤자 좋은 것도 없겠고요.”
그녀의 말대로 남궁 유하는 오늘 나와 처음으로 대화를 나눈 상황이었다.
아무런 접점도 없다가 갑자기 동료가 된다
쓸데없는 경쟁자를 늘리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딱히….
‘그건 상관없는데.’
남궁 유하라는 경쟁자가 생기는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나랑 같이 지내면 알아서 내 여자가 될 건데….
[와… 진짜 자만심이 넘치시네요.]‘….’
왜 나는 지금까지 원하는 여자를 놓쳐본 적이 없는 몸인데.
이 정도면 자만심이라는 표현보다 자신감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싶었다.
내가 그렇게 자신감을 표출하는 사이에 남궁 유하가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제가 경쟁자가 될 일은 없으니까.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소원이나 지배권에 욕심이 없으시다는 말씀이신가요”
다들 목숨을 걸면서 위그드라실을 등반하는 이유.
그건 바로 소원과 지배권 때문이었다.
위그드라실이 가능한 한 가지 소원과 지금 등반하고 있는 모든 층을 100년간 지배할 수 있는 권한.
다들 그 두 가지를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등반하는 것이다.
문제는 믿음.
남궁 유하가 그 두가지를 포기한다고 선언한 것을 어떻게 믿냐였다.
하지만 내 걱정이 얼마나 바보 같았는지 금방 알 수 있었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소환사의 권리를 박탈당했어요. 그 권리의 중 한 부분이 바로 아까 말씀하신 두가지 보상이죠.”
“아….”
설마 보상까지 박탈당한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아쉽겠네.’
남궁 유하의 실력이라면 마지막 층도 노려볼 만했다.
거기다 그녀와 같이 지내던 괴물 같은 동료들을 생각하면 5층을 뚫는 것도 어떻게든 가능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 가능성을 위그드라실이 원천 봉쇄한 것이었다.
그런데 남궁 유하의 말을 듣고 나서 의아한 점이 떠올랐다.
‘뭐지 나는 왜 제지하지 않는 거지’
나는 현재 남궁 유하보다 월등히 강한 상태였다.
아마 그녀가 말한 괴물 같은 동료들도 분명 내가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위그드라실은 내게 어떠한 제지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내 의문은 아르모니아의 대답으로 금세 해소되었다.
[아마 소환 당시에는 그렇게 강하지 않으셔서 그런 것 같습니다.]‘아….’
내가 손기술이 뛰어나긴 했지만, 위그드라실에 처음 소환됐을 때만 하더라도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었다.
손기술이 존나 사기이지만, 아마도 너무 뛰어난 탓에 위그드라실이 감지를 못했을 수도 있고….
어찌 됐든 아르모니아의 말을 들으니 내가 중간에 제지당할 염려를 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좋아. 일단 내 걱정은 할 필요가 없어 보이고… 문제는 남궁 유하인데.’
일단 남궁 유하는 무조건 데리고 갈 생각이다.
그리고 그녀가 원하는 것을 요구했으니, 응당 거기에 걸맞는 요구를 해야 한다.
“좋아요. 대신 한 가지 부탁이 있어요.”
“뭔가요 허심탄회하게 말씀해주세요.”
그리고 마침 나는….
“단전을 활성화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그녀에게 원하는 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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