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1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18화(919/1201)
위그드라실 (7)
남궁 유하는 신나게 설명을 이어 나가는 와중에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는 차분한 목소리로 바꿨다.
“하지만 저희는 격식을 따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예의를 담아서 서로 절을 하는 것으로 약소하게 진행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
남궁 유하는 나와 마찬가지로 의자에서 일어선 뒤에 나를 마주 보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 사제관계는 저와의 관계 이상으로 넘어가지 마세요.”
“넘어가지 말라는 말씀은…”
나도 모르게 스승을 대하듯이 겸손하게 말했다.
“저와 연관된 모든 존재… 가문이나 우리 가족을 남이라고 생각하세요.”
“아….”
대부분 이런 사제관계가 되면 스승의 가족도 자기 가족이고, 스승의 스승도 자신의 스승으로 받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제관계를 혈연만큼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림이었다.
그런데 남궁 유하가 이런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나와의 관계를 그저 비즈니스적으로만 바라본다고 볼 수 있었다.
‘하긴… 남궁 세가의 비전들을 내 것처럼 쓰면 싫겠지.’
내가 그렇게 속으로 밀려오는 섭섭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남궁 유하가 단호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남궁 세가의 무공을 받더라도 남궁 세가에 빚을 졌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남처럼 생각하시면서 마음껏 사용하세요.”
“네…”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오히려 남궁 세가의 무공을 배웠으니, 남궁 세가를 평생 잊지 말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남궁 유하는 내 표정을 읽고는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훗날 저희 가문 사람을 만나게 되더라도 저희 가문에 얽매이지 마세요. 비록 저는… 혈연으로 평생 벗어날 수 없지만, 당신까지 그런 부담을 가질 필요 없다는 의미였어요.”
“….”
뭔가 사연이 있어 보였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사연을 묻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남궁 유하의 말을 요약하면 단순했다.
‘제자로서 가져야 할 책무와 마음가짐을 무시하라는 거네.’
아니, 제약이 있긴 했다.
자신을 데리고 다녀달라는 계약.
그게 바로 지금 치러지는 사제지간의 유일한 약속이었다.
겉으로 보면 자칫 이기주의로 가득해 보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나는….
“부디… 당신은 저희 가문에 얽히지 마세요. 만약 얽히게 되더라도… 저의 이름을 팔아서라도 뿌리치세요.”
“….”
그녀에게서 어떠한 이기심도 느낄 수 없었다.
오히려 스승으로서 제자를 위험에서 벗어나게 해주려는 결단력만 느껴질 뿐이었다.
‘사정은 차차 알아가자.’
일단 지금 당장 좋다, 싫다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
그저 묵묵히 남궁 유하의 말을 들을 뿐이었다.
그렇게 모든 말을 전한 남궁 유하는 굳었던 표정을 풀며….
“너무 길게 말했네요. 자… 시작하죠.”
사제지간의 연을 맺기 시작했다.
사실 절차를 간소화한 덕분에 그렇게 오래 진행되지 않았다.
오히려 아까 남궁 유하가 내게 주의사항을 읊어준 것보다 짧았다.
내가 먼저 절을 했고, 그 뒤에 남궁 유하가 묵례하며 받아줬다.
그렇게 정식으로 사제지간의 연을 맺은 뒤에….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스승님.”
“그… 굳이 스승님이라는 표현을 쓰실 필요는 없어요.”
“그러면…”
“평소대로 대해주세요. 아니면….”
남궁 유하는 얼굴을 살며시 붉히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단둘이 있을 때만 부탁드릴게요.”
단둘이라니… 너무 섹스러운 발언 아닙니까 스승님
…이라고 장난을 치고 싶었지만, 나는 애써 장난의 욕구를 참아냈다.
남궁 유하가 얼굴을 붉힌 이유는 내가 남자라서 그런 게 아니었다.
그저 스승이라는 표현이 아직 익숙하지 않은 탓이었다.
그리고 익숙하지 못한 것과 별개로….
“알겠습니다. …스승님”
“흐읏….”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남궁 유하는 얼굴을 붉힌 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일단 오늘은 용건이 끝났으니 돌아갈게요.”
남궁 유하는 후다닥 발걸음을 이동하며 내 방문을 열고 나갔다.
하지만 나가면서 문을 닫기 전에 한마디를 남기고 떠나갔다.
“내일부터는 저녁마다 훈련을 진행할 테니, 긴장해주세요.”
나는 실실 웃으며 다시 침대에 벌러덩 누웠고, 얼굴을 붉히며 허겁지겁 나간 남궁 유하의 얼굴을 떠올렸다.
“거참… 신기하네. 그게 그렇게 창피한가”
남궁 유하와 만난 지 오래되지 않았음에도 그녀의 성격을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
자신의 주관이 뚜렷하고, 이성에게 크게 관심이 없었다.
남궁 유하의 성격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강직함이었다.
그런 강직함을 가진 여자가 스승이라는 단어에 생각보다 약한 모습을 보였다.
[아까 남궁 유하가 한 말을 생각하면, 사제관계를 갖기를 정말 원했나 봐요.]아마 원하는 것과 동시에 동경하는 것도 있는 듯 보였다.
눈이 보이지 않으니, 제대로 된 사제관계를 형성한 적이 없을 것이다.
그 탓에 언제나 속으로 사제관계를 맺는 주변 사람들이 부러웠을 것이다.
[아마 남궁 유하는 당신 덕분에 이런 경험을 해서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을걸요]‘음….’
좋아해 주면 나야 땡큐지.
다만 걱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아무리 약식이라고 해도 결과적으로 사제지간을 맺게 되었다.
나중에 남궁 유하와 살을 섞을 때, 고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금세 걱정을 떨쳐냈다.
‘에이, 지금 당장 걱정해봤자 나만 손해지. 어떻게든 되겠지.’
미리 걱정해봤자 나만 손해다.
‘훈련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계속 옆에 붙어있겠지. 그렇다는 건 기회가 자주 찾아온다는 거고.’
나는 그저 남궁 유하에게 단전 개화와 무공을 전수받으면서 최대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
나는 그렇게 다짐하며 민하연 일행을 떠올렸다.
“오늘 하루 정도는 괜찮겠지.”
나는 민하연 일행과 한겨울이 즐겁게 대화할 수 있도록 자리를 비켜줬다.
하지만 막상 이렇게 떨어져 있으니, 무슨 대화를 나누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지금 한창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보시겠습니까]민하연과 한봄, 한가을은 현재 함선 소속이라 그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나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대답했다.
“아냐. 잘 이야기하고 있다면 됐어.”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민하연과 한봄, 한가을을 사랑하더라도 사생활을 무작정 침해할 수는 없었다.
그러고 싶지도 않고….
‘만약에 위험한 일이 생기면 그때 부탁할게.’
[알겠습니다.]‘좋아. 그러면 나는….’
나는 통신으로 중얼거리며 슬슬 눈을 감기 시작했다.
‘한숨 잘 테니까. 급한 일 생기면 깨워줘.’
[알겠습니다.]아르모니아의 안정적인 대답을 들으며 침대에 곤히 잠들었다.
아까까지 쾌활하게 웃고 떠들던 한겨울이 잔뜩 얼어붙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진짜야”
그리고 그녀의 질문에 한가을이 네 손가락을 펼치며 휘파람과 함께 목소리를 냈다.
“‘진짜야’ 만 네 번째다.”
“아니, 진짜냐고!”
손가락을 하나 더 펼친 한가을.
“다섯 번.”
평소의 한겨울이었다면 한가을의 딴지에 바로 짜증을 부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 짜증은 언제나 두 사람을 싸움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두 사람이 싸움의 영역에 도달하는 일은 없었다.
“하연이 언니는 전설 직업에 두 사람은 모든 스킬 70레벨….”
한겨울은 오랜만에 재회한 자매들에게 들은 말로 인해 충격을 먹어서 싸울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한겨울의 중얼거림에 한봄이 피식 웃으며 추가했다.
“야, 하연이 언니 전설 스킬 10레벨이 더 쩔어.”
“…10레벨”
한겨울은 의외로 그 부분에서는 크게 마음속에 와닿지 않았다.
70레벨이야 수치상으로만 듣더라도 충분히 괴물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10레벨.
전설 직업을 직접 본 적이 없는 한겨울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는 수치였다.
한가을은 어리둥절한 한겨울에게 전설 직업 레벨 10이 얼마나 대단한지 설명하기 시작했다.
“야, 너 건달들 기억하지”
“건달… 아! 그 머저리들”
한가을이 말하는 건달과 한겨울이 말하는 머저리들은 동일 인물들이었다.
“모를 수가 없지. 맨날 가게에 쳐 와서 시비 걸던 새끼들이니까.”
과거 콜로세움의 지배자들인 도미 드레크, 그리고 케닐의 팀을 말하는 것이었다.
한가을과 한겨울이 막 3층에 진입했을 당시에 귀찮게 굴기도 했었다.
나중에는 포기하고 더 이상 귀찮게 하지 않았지만….
한가을은 잘 알아들은 한겨울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야, 하연이 언니가 걔들 5초 컷 했어.”
“…거짓말하지 마.”
“아, 미안 거짓말이야. 사실 3초 컷이야.”
“…미친.”
한겨울은 애써 현실을 외면했다.
한겨울도 예전에 도미 드레크와 싸운 적이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그녀는 4층에 올라오기 전에 그를 이길 수 없었다.
패배감을 증오할 정도로 싫어하는 한겨울이 지배자를 포기하고 왜 4층으로 올라왔을까
그녀가 4층으로 올라온 이유는 의외로 단순했다.
“아씨! 내가 죽여버리려고 했는데!!”
4층에서 성장한 다음에 녀석을 때려눕히기 위해서였다.
이미 도미 드레크와 케닐이 완전히 자리 잡은 3층에서는 도저히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숨만 쉬고 포인트를 벌어도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벌어질 뿐이었다.
그렇다고 녀석들에게 굽신거릴 한겨울이 아니었다.
한겨울은 결국 피와 살점이 튀기는 전쟁터를 향한 것이었다.
오로지 강해지고 싶다는 일념하에….
“하아… 이럴 줄 알았으면 전쟁 터지기 전에 내려가서 한번 죽여줬어야 했는데.”
“오오, 그럴 실력은 되고”
한가을이 키득키득 웃자, 한겨울이 주먹을 콱 쥐며 이를 갈았다.
“하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솔직히 좀 힘들긴 해. 여기서 실력을 기르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될 정도니까.”
“….”
한가을뿐만 아니라, 민하연과 한봄도 놀란 눈으로 서로 바라봤다.
그런 세 사람의 모습에 한겨울이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
“갑자기 왜 그런 표정들을 지어”
“겨울이 너… 많이 변했네.”
민하연과 한봄이 알던 한겨울의 성격을 한 단어로 정의하자면… 막무가내였다.
한겨울은 지는 것을 끔찍하기 싫어했다.
그리고 지고 나면 언제나 폭발적인 성격을 외부로 표출하기도 했었다.
그런 그녀가 이렇게 얌전하게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니 다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한겨울은 의아한 표정들을 보며 오히려 머쓱하게 웃었다.
“예전에 그러긴 했지. 그런데… 여기서 지내다 보니까 사람이 바뀌더라고.”
“아….”
전쟁터에서 자존심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직접 깨달은 것이었다.
“사실 제일 운이 좋았던 건 이잔카 대장을 만난 거였어.”
환경.
평생 안 바뀔 줄 알았던 한겨울의 성격이 환경으로 인해 싹 바뀐 것이었다.
그야….
“아씨! 그래도 억울하네!! 그 새끼들은 내가 직접 조지고 싶었는데!!”
완전히 변한 건 아니었다.
그렇게 오랜만에 만난 언니들의 실력에 감탄하던 한겨울은 슬슬 표정을 굳히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조심스럽게 멤버들에게 물었다.
“언니… 그런데 그 남자는 누구야”
그 남자.
한겨울이 보자마자 ‘쟤’라는 표현을 썼던 남자.
특출난 것 없는 평범한 외모와 평범한 외형.
그런데 그런 평범한 남자에게….
“아….”
“그게….”
“….”
세 여자에게는 전혀 평범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았다.
누가 먼저 이야기할 것이냐고 하는 듯한 눈빛을 보내는 세 사람.
결국 입을 연 건 볼을 긁적이던 민하연이었다.
“내가 이야기해줄게.”
민하연은 차분하게 성수호에 관해 이야기해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설명하는 과정에서 회귀는 빼버렸다.
‘아무리 그래도 회귀는 빼자. 그리고 잠자리하는 관계라는 것도 빼자.’
민하연은 이야기하며 회귀와 하렘 부분을 뺏다.
0층에서 민하연과 처음 만나고 보스전에서 그녀를 구해준 성수호.
1층에서 한봄과 만난 뒤에 그녀를 구하고, 1층 보스전에서 목숨을 걸고 파티원을 구한 성수호.
2층에서 파티원들에게 전설 직업을 구해준 성수호.
3층에서 한가을의 삶을 바꿔준 성수호까지….
그렇게 민하연의 입에서는 성수호에 관한 이야기… 아니, 숭배에 가까운 찬양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그리고 수호가 우리를 이끌어준 덕분에 너랑 이렇게 웃으면서 마주할 수 있게 됐어.”
“….”
마지막조차 찬양하듯 마무리 지었다.
중간중간 한여름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한여름에 관한 이야기는 의미 없이 흘러갔다.
한겨울도 한여름의 이름을 들었을 때는 잠깐 움찔했지만, 그의 이야기를 듣고 오히려 안도했다.
입의 담기에도 뭣한 찌질한 활약만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한겨울의 머릿속에는 이미 한여름은 없었다.
오로지….
‘성수호….’
성수호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했다.
한겨울이 그에 관한 생각으로 가득한 이유는 그의 매력에 빠져서가 아니었다.
그저….
‘언니랑 한가을도 그렇고, 하연이 언니고 그렇고… 그 남자 이야기할 때 표정이 왜 저래’
평생 봐오던 자매들의 표정이 아니었다.
아무리 봐도 그녀들의 표정은 그저 동료로서 호감을 느끼는 표정이 아니었다.
일단 민하연과 한가을은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듯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리고 한겨울의 눈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건….
“흐으음… 아저씨는 지금 뭐하려나~”
키득키득 웃고 있는 한봄의 모습이었다.
한겨울은 한봄의 모습을 애써 외면하며 고래를 살살 저었다.
‘아냐. 언니가 그럴 리가 없지. 하연이 언니랑 한가을이라면 모를까, 언니가 남자를….’
한겨울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한번 한봄을 확인했지만, 한봄은 아까처럼 계속 키득키득 웃고 있을 뿐이었다.
평생 한봄을 옆에서 지켜본 여자들은 그녀가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감정을 알고 있었다.
바로 남자 혐오.
하지만 지금 한봄의 얼굴에는 남자 혐오가 아니라….
“저녁은 혼자 먹으려나….”
첫사랑에 빠진 고등학생 소녀가 담겨 있었다.
‘일단 더 이상 캐묻지 말자. 그리고….’
한겨울은 눈에 힘을 주며 결심했다는 듯이 속으로 생각했다.
‘그 남자를 만나보자.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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