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2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20화(921/1201)
위그드라실 (7)
“선빵필승!!”
마치 온몸에 바람이라는 옷을 입은 듯한 한겨울이 엄청난 속도로 내게 날아왔다.
한겨울은 바람을 가르듯이 내게 날아왔다.
분명 빨랐다.
분명 빨라야 하는데.
하지만 그런 그녀의 엄청난 속도는….
‘느려.’
내 눈에는 크게 빠르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심지어 나는 얼마 전에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빠른 남궁 유하의 무공을 맛본 터였다.
내 시야를 농락하던 남궁 유하의 화려한 발놀림.
그에 비해서 한겨울의 움직임에는….
쏴아아아악!
“하아아아앗!”
너무 정직했다.
그저 나를 한방 먹이겠다는 의지만이 담겨 있는 정직한 일직선이었다.
그리고 그런 일직선에 나는 옆으로 가볍게 피했다.
쏴아아악!
“크으으읏!”
내가 옆으로 갑자기 피한 탓에 추진력을 한껏 받던 한겨울의 몸은 멈추지 못하고 내가 있던 장소를 통과했다.
대략 10미터 정도 초과해서 날아간 한겨울은 입가를 씰룩이며 입을 열었다.
“잘… 피하네.”
나는 파르르 떠는 한겨울의 모습을 보며 들고 있던 사이드를 가볍게 한 바퀴 돌렸다.
“운이 좋았을 뿐이야.”
“….”
한겨울도 바보가 아닌 이상, 내가 한 말의 의미를 이해했을 것이다.
내가 봐줬다는 사실을….
내가 진심으로 상대했다면 지금쯤 한겨울의 몸은 내 사이드에 의해서 반으로 쪼개졌을 것이다.
진심을 담을 필요도 없다.
‘대충 휘둘렀어도 끝났겠지.’
오히려 대충 휘둘러도 끝났을 걸 알았기에 사이드를 휘두르지 않은 것이었다.
민하연 일행은 오늘 막 한겨울과 감격의 재회를 맛본 참이었다.
그렇게 간신히 만났는데, 만나자마자 한겨울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려주고 싶은 생각 따위는 없었다.
그만큼 한겨울의 돌진은 무모하기 짝이 없었다.
‘뭐지 어차피 실력 차이가 크게 난다는 걸 알고 막무가내로 덤비는 건가’
하지만 그런 무모한 행동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쏴아아아악!
“하아아아앗!”
한겨울은 또 내게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와 살짝 다른 부분이 있었다.
“응”
한겨울의 몸이 갑자기 두 개로 나눠지더니, 좌우로 나뉘어서 날아오기 시작했다.
‘오, 뭐야’
처음에는 진짜 몸이 분리된 것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오케이, 한쪽은 가짜네.’
왼쪽으로 간 건 한겨울이지만, 오른쪽으로 간 건 한겨울 모습을 한 바람 정령이었다.
이제야 아까 무식하게 돌진한 행동이 이해가 갔다.
‘온몸을 감싸고 있는 바람 정령이 방어도 겸하고 있나 보네.’
공방 일체.
그것 말고는 아까의 무모한 돌진은 설명할 길이 없었다.
아마 내가 공격했다면 저 정령이 분명 방어해줬을 것이다.
‘그렇다는 건 정령에게 의지가 있다는 거겠고….’
나는 그렇게 정령술에 기대를 담으며 양옆으로 날아오는 한겨울과 정령의 모습을 확인했다.
일단 페이크를 노린 거라면 나름 괜찮은 방식이었다.
하지만….
‘느려.’
내 눈에는 한겨울과 한겨울의 정령 둘 다 느리게 보였다.
한겨울은 내 쪽으로 발차기를 날렸고.
“하아아앗!”
바람 정령은 내 쪽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쏴아아아악!
하지만 나는 양방향에서 오는 공격을….
콰앙! 파아아앗!
기다란 사이드의 봉만을 이용해서 동시에 막아냈다.
나는 막고 나서 오히려 걱정이 들기 시작했다.
‘괜찮으려나 조심스럽게 막긴 했어도 쇳덩이에 발길질한 건데….’
주먹질한 정령이야 통증이 없겠지만, 한겨울의 다리는 결국 인간의 신체였다.
괜히 멍이라도 들면 오히려 내 쪽에서 미안해질 것 같았다.
하지만 다행히….
쏴아아아악! 쾅!
“하아아앗!”
정령의 능력을 사용해서 그런지 타격할 때, 본인이 다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휴우… 다행히 방어도 겸하고 있네.’
한겨울은 몸을 감싸고 있는 바람 덕분에 통증을 느끼지 않는 듯 보였다.
그 뒤에 한겨울은 정령과 함께 양쪽에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맹공이다.
분명 맹공인데….
‘…아쉽네.’
나는 그런 맹공을 체험하며 오히려 아쉬움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한겨울과의 결투를 기대한 이유는 정령술 말고 하나 더 있었다.
바로 경험.
레벨이 낮아도 전투 경험이 풍부하면 어떤 식으로 싸울까 궁금한 것이었다.
혹시라도 남궁 유하처럼 낮은 레벨로도 나를 당황하게 만들지 않을까 기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건 무리였나 보네.’
한겨울의 실력은 그저 4층에서 날뛰는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공격을 막아내면서 고개를 절레거렸다.
‘아냐. 내가 요새 워낙 눈이 높아져서 그렇지. 이것도 장난 아닌 실력이지.’
사실 한겨울의 실력은 분명 뛰어났다.
아직 4층까지만 뚫린 것을 고려하면, 소환사 중에서는 상위 2~3%는 되지 않을까 싶었다.
더 나아가서 저 정도 실력이라면 3층에서 지배자 자리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한겨울과 싸우다 보니 내 생각도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보석 같네. 자신의 빛을 직접 만들어가는 보석.’
그리고 그런 보석을 눈앞에 두니….
‘키워보고 싶네.’
한겨울을 여자가 아닌 한 사람의 소환사로서 소유하고 싶었다.
그만큼 한겨울의 열정과 능력이 마음에 들었다.
‘얼굴과 몸도 마음에 들고.’
[….] [….]아, 속마음이랑 통신을 거꾸로 말했네.
그렇게 후회감을 느끼며 나는 다시 한겨울과의 싸움에 집중했다.
처음에 내게 단순하게 맹공을 퍼붓던 한겨울은 어느 순간 자신이 가진 독특한 능력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마법.
정령술을 이용해서 내게 각종 바람 마법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칼날 바람이나 소음을 일으켜서 정신을 분산시키는 마법, 냉기가 쏟아지는 마법 등등….
‘이거 신기하네.’
사실 정령술 하면 마법을 떠올리기 십상이다.
지성을 가진 정령을 불러와서 정령의 마법을 부리는 게 우리가 알고 있는 정령술이니까.
그래서 정령술 같은 소환술을 사용할 때는 원거리 직업이 유리하다고 생각했었다.
대표적으로 민하연.
민하연은 타나토스의 신녀로서 소환술을 쓰면서 동시에 궁사로 궁술도 쓰는 중이었다.
그런데 한겨울은 정령을 이용해서 오히려 초근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쏴아아악! 파아앗! 쾅! 파아악!
“맞아!! 맞으라고!!”
지금처럼 말이다.
처음에는 굉장히 비효율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싸우다 보니 그 생각이 점점 바뀌기 시작했다.
‘정령과 진짜 한 몸이 된 듯이 싸우고 있어. 오히려 정령도 한겨울에 동화된 듯이 흥분하는 거 같고.’
처음에는 한겨울에 집중하던 나는 정령의 모습도 확인했다.
한겨울과 비슷한 외형을 한 바람 정령.
한겨울의 모습을 한 정령은 한겨울과 마찬가지로 흥분한 듯이 내게 격투 기술과 마법을 뿌리며 맹공을 퍼부었다.
파아아앗! 쾅!
“좋아! 잘하고 있어!”
마치 하나의 영혼이 두 개로 나누어진 것처럼 합이 착착 맞았다.
나는 그렇게 영혼의 합을 맞추는 한겨울과 정령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일단 실력이랑 능력은 대충 파악했어.’
한겨울의 전투 방식과 정령술이 어떤지는 대충 파악했다.
나는 맹공을 계속 막아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자, 분석은 끝났는데… 어떻게 하지’
내가 고민하는 건 지금 결투를 어떻게 끝내느냐가 아니었다.
그물에 걸린 한겨울을 어떻게 내 배로 올라오게 만드느냐였다.
그렇게 딴생각을 하는 중에….
쏴아아악!
“빈틈!!”
한겨울이 내 하체 쪽으로 니킥을 날렸다.
쾅!
“큭!”
하지만 한겨울이 빈틈이라고 말했던 부분은 내 몸이 알아서 막아줬다.
애초에 빈틈도 아니었지만….
그렇게 공격이 막힌 한겨울은….
“알아! 흥분하지 않으니까 너나 집중해!”
“”
갑자기 혼잣말을 외쳤다.
처음에는 정신이 나간 건가 싶었지만….
‘아, 정령이랑 대화도 하는구나.’
다른 쪽에 있던 정령이 그녀를 진정시키기 위해 말을 건넨 모양이었다.
내 귀에 들리지 않게….
“흥분하지 않았다니까!”
“….”
뻥치시네.
누가 봐도 흥분했는데.
하지만 그렇게 흥분한 한겨울의 모습은 오히려 내 입장에서 재미있는 볼거리일 뿐이었다.
‘과도한 승부욕…. 좋아.’
한겨울의 흥분한 모습을 보니, 나도 모르게 좋은 계획이 떠올랐다.
계획이란 바로….
‘한 20분 정도 저러다 보면 알아서 지치려나’
한겨울이 지쳐서 쓰러질 때까지 싸우는 것이었다.
아무리 한겨울이 정령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분명 체력이 소진되는 중일 것이다.
그리고 그 체력은….
“하아아앗!”
그녀의 온몸을 적시는 땀과 함께 흘러나오는 중일 것이다.
한겨울의 땀은 어느새 그녀의 머리카락을 적시며 얼굴과 이마 곳곳에 달라붙기 시작했다.
그런 한겨울의 얼굴을 감상한 나의 감상평은….
‘진짜 예쁘네.’
아름다움이었다.
한겨울은 공중에서 화려한 춤을 추듯이 내게 맹공을 퍼부었다.
마치 한겨울 본인도 진짜 바람의 정령이 된 것 같았다.
어느새 내 눈에는 한겨울 두 명이 아닌 춤을 추는 두 정령으로 보였다.
나는 그렇게 한겨울과 정령이 춤을 추는 모습을 감상하며….
‘지루할 틈이 없네.’
열심히 방어에 집중했다.
..
..
대충 20분 정도 생각했다.
한겨울의 과도한 승부욕을 떠올리면 30분까지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하아아악! 하아아악! 하아아악!”
“…괜찮아요”
“하아아악! 아, 아직! 하아악! 안 끝났어! 하아아악!”
“….”
한겨울은 장장 3시간을 넘게 쉬지 않고 맹공을 퍼붓고 나서야 바닥에 쓰러졌다.
당연히 그녀를 쓰러뜨린 건 내가 아니었다.
한겨울은 맹공을 퍼붓던 중에 신체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하아아악! 하아아악! 하아악!”
한겨울이 내뱉는 폐의 고통이 내 귓속에 전해질 정도였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찬물을 꺼낸 다음, 한겨울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한겨울에게 다가가려고 하자….
쏴아아악!
“아….”
정령이 양팔을 벌려서 내 앞을 막았다.
아직 대결 도중이고, 내가 뭔 짓을 저지를지 모르기 때문에 방어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정령의 기분을 해치지 않기 위해서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괜찮아. 공격하려는 거 아니니까.”
“….”
하지만 정령은 쉽사리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렇게 정령과 대치하는 순간 내 눈앞에 하나의 홀로그램 창이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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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투 종료
승자 성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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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그드라실에서 판결을 내버린 것이었다.
나는 홀로그램을 보여주며 정령을 설득했다.
“자, 봤지 딱히 이상한 짓을 하려는 거 아니니까. 이제 비켜주지 않을래”
“….”
정령은 결투 종료 메시지를 보고 나서야 몸에 힘을 쭉 빼며 옆으로 비켰다.
안타까워하거나 아쉬워하는 표정이 아니었다.
오히려 전투가 끝나서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정령이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는 모르겠지만, 한겨울이랑 친한가 보네.’
나는 그렇게 정령의 모습에 만족하며 한겨울에게 다가갔다.
현재 한겨울의 모습은….
“하아아악! 하아아악!”
마라톤을 한 듯이 숨을 몰아쉬는 중이었다.
그녀에게 생수를 건넸다.
하지만 한겨울은….
“하아아악! 하아아악! 아, 아직 안 끝! 하아아악! 났어!!”
“….”
진짜 어마어마한 승부욕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승부욕과 열정도….
“빨리 받아 마셔.”
“흐으으윽!”
내 명령에는 순순히 굴복했다.
한겨울은 갑자기 훅 들어온 내 명령에 거부할 사이도 없이 그대로 뚜껑을 딴 뒤에 벌컥벌컥 마셨다.
분명 거부하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가 거부하지 못한 건 그만큼 물을 간절히 원하는 욕구가 너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500ml짜리 생수를 단숨에 마신 한겨울은….
“크하아악….”
마치 술에 취한 듯이 다시 벌러덩 누웠다.
“하아… 하아아악… 하아아아….”
물을 마시고 나니 어느 정도 진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한겨울은 어느 정도 숨을 고르더니, 누워있는 상태로 나를 힘없이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하… 한 판 더 해.”
지금 상태도 걱정이 될 정도로 위태위태했다.
그런 상태로 또 싸우려고 하다니….
‘진짜 대단하네.’
하지만 나는 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함부로 입 밖으로 그 소리를 내지 않았다.
원래 이런 상황에서 승자가 패자에게 위로해봤자 상대방의 기분만 상하게 할 뿐이다.
나는 오히려 단호하게 거절했다.
“싫어.”
“왜!!! 크으읏!”
한겨울이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면서 일어나려고 했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는지 상체조차 일으키지 못했다.
나는 그런 한겨울을 보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일단 지금 상태에서 싸우는 것도 무리인 거 같고. 무엇보다 내가 이겼잖아.”
“그, 그래도 또 싸우는 것 정도는…!”
“또 싸우고 싶어”
“”
한겨울은 당연한 것을 묻는 내 모습에 대답을 못 하고 의아한 표정을 지을 뿐이었다.
나는 그런 한겨울을 보며 씩 웃으며 그녀에게 나와 다시 싸울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해줬다.
“조금 전에 받은 보상 시간 끝나고 나서 결투 받아줄 거야.”
“자, 잠깐 그 말은….”
나는 바닥에 편하게 앉아서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흥얼거렸다.
“목마르다. 물 좀 가지고 와.”
한여름에 이어서 그의 여동생도 내 노예가 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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