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2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25화(926/1201)
위그드라실 (7)
“아쉽게도 지금 당장 그곳에 가는 것은 힘들 것 같습니다.”
로이의 그 한마디가 나를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다시 3층으로 돌아가야 하나’
주민들의 미적지근한 태도, 한겨울의 정보력 한계.
이 두 가지는 그래도 어찌어찌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제일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웨드록의 아들이 힘들다고 말할 정도면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이었다.
그렇다면 일단 3층에 내려가서 대책을 강구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내 표정을 읽은 로이가 낄낄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혹시라도 말씀드리지만, 힘들다는 것이지 불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
이 양반이 장난하나….
그걸 먼저 말해줬어야지.
이번에도 내 불편한 표정을 읽은 로이가 낄낄 웃었다.
“크흐흐흐. 기분 나빠하지 말아 주십쇼. 저는 원래 확답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미리 불가능에 대한 부분부터 제대로 언급하고 넘어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그렇게 말하니 딱히 뭐라고 하기 그랬다.
이 고블린은 보아하니 전쟁터에서 포인트 벌이를 하는 중인 거 같았다.
그렇다면 저런 방식으로 일단 자신의 부정적인 견해로 기대감을 낮춘 뒤에 다시 기대감을 올리는 것도 나쁘지 않은 사업 방식 같았다.
뭐, 애초에 내가 사업에 관해서 문외한이지만 말이지.
“그러면 방법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일단 방법을 알려드리기 전에 현재 상황부터 설명드리겠습니다.”
보스 던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산을 하나 거쳐 가야 한다고 했다.
“저는 산의 위치도 알고, 산에 들어가기 위한 입구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 문제가 없는 거 아닌가요”
“크흐흐… 움브라 군대가 막고 있지 않다면 말이죠.”
“….”
슬슬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소환사가 모르는 정보, 주민들의 모르쇠, 한겨울에게 주의를 요구한 상사.
그리고 군대의 통제.
그 네 가지가 하나로 모이자, 딱 한 존재가 떠올랐다.
“이쪽 지도자가 막고 있나 보네요.”
“빙고입니다!”
정답을 맞힌 나를 보며 칭찬과 함께 박수를 치는 로이.
그는 몇 차례 박수를 치며 웃더니, 제대로 된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움브라 왕가에서 현재 입산 통제를 넘어서서 보스 던전에 대한 정보를 차단하고 있습니다.”
왕가의 개입.
갑자기 무거운 주제로 흘러갔지만, 로이는 내색하지 않으면 실실 웃을 뿐이었다.
마치 내가 빨리 이유를 물어달라는 듯이….
“이유를 물어도 될까요”
“물론이죠!”
질문을 받은 로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과자 하나를 집어 먹은 뒤에 검지로 천장을 가리켰다.
“저 녀석들 때문에 막고 있습니다.”
“저 녀석”
다들 나와 똑같은 반응을 하며 고개를 올려서 천장을 바라봤다.
천장에는 각종 장식과 고풍스러운 샹들리에뿐이었다.
로이는 우리의 모습이 오히려 만족스러웠는지 낄낄 웃었다.
“혹시라도 오해하실까 봐 말씀드리자면, 저희 집 천장에 있는 샹들리에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제가 가리키고 있는 건 움브라의 천장에 있는 녀석들입니다.”
“아, 엘프….”
뭐랄까… 이 고블린의 대화 방식이 슬슬 잡히기 시작했다.
상대방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즐기며 마트료시카처럼 궁금증을 하나씩 벗겨내는 성격.
딱히 기분 나쁜 대화 방식은 아니었다.
본인 딴에는 흥미를 유발하려고 그런 것일 테니까.
제일 먼저 의문을 표한 건 한봄이었다.
“그런데 엘프랑 보스 던전이 무슨 상관이 있는 거죠”
한봄의 질문에 먼저 입을 연 것은….
“나는 알 거 같네.”
초코케이크를 입에 넣은 채 오물거리는 한겨울이었다.
한겨울은 입을 오물거리며 로이의 눈치를 봤고, 로이는 킥킥 웃으며 그녀에게 대답을 양보했다.
입에 있던 케이크를 전부 먹은 한겨울은 그제야 제대로 된 대답을 시작했다.
“전쟁 때문이지 뭐.”
“전쟁”
“응. 보스 던전은 존나 어렵다며 그렇다는 건 죽는 일도 빈번하다는 거잖아”
웨드록의 말에 따르면 4층 보스 던전은 현재까지 클리어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최소한 웨드록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말이다.
“그렇다면 왕가에서 막을 이유가 차고 넘치지. 움브라 군대는 지금 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그걸 소환사로 채우는 중이거든. 그나마 소환사가 많은 지금에야 버틸 수 있겠지만, 만약 소환사들이 갑자기 보스 던전으로 간다면….”
“…병력이 줄어들겠네.”
“빙고! 아주 훌륭한 답변이군요!”
로이의 마지막 환호와 함께 모든 수수께끼가 풀렸다.
보스 던전에 들어가려면….
“왕가의 허락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쉽게 허락해주지 않을 것입니다.”
“…골치 아프네.”
불가능이 아닌 힘들다는 이유를 대충 이해할 수 있었다.
보스 던전에 가려면 왕가의 인물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
아무런 연줄도 없는 우리가 갑자기 왕가의 인물과 만날 수 있을 리가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한 줄기의 희망이 있었다.
“제가 일단 왕가에 접선해보겠습니다.”
로이의 도움이었다.
“부탁드리겠습니다. 웨드록 씨에게 의뢰받았으니 최선을 다해야겠지만, 왕가 쪽은…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서요.”
“크히히히. 이해합니다. 아니, 오히려 제가 두손 두발 빠르게 굴려서 도와드려야겠죠. 아버지의 명령인데.”
아버지라는 호칭을 들으니 새삼 궁금한 점이 생겼다.
“웨드록 씨가 보스 던전을 클리어하려는 이유를 아시나요”
“….”
웨드록이 준 의뢰.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웨드록은 보스 던전을 클리어하면 3층에 있는 모든 시설을 VIP처럼 이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거기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5층 지분까지 넘겨주겠다고 했다.
그래, 거기까지는 이해가 갔다.
이해가 가지 않는 건 보스 던전에서 나오는 보상이었다.
웨드록은 보스 던전에 나온 보상도 전부 내가 가져도 좋다고 대답했다.
아니, 애초에 보상도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렇다면 웨드록은 왜 보스 던전을 클리어하길 바라는 것일까
거기다 아까 로이가 보여준 태도도 의문이 들었다.
로이는 내가 보스 던전이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그 말이 나올 줄 알았다는 듯이 쓰게 미소를 지었었다.
즉, 뭔가 알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크흠….”
내 질문을 들은 로이는 이번에도 쓰게 웃으며 침묵을 유지했다.
그렇게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던 로이를 한숨을 쉬며 결국 입을 열었다.
“그 이야기는 아버지께 직접 듣는 게 좋을 것 같군요.”
“….”
“저도 말씀드리고 싶지만… 아버지께서 말씀하시지 않은 것을 제가 마음대로 입 밖으로 꺼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말하기 싫다기보다는 말하기 꺼린다는 것 같았다.
“그래도 걱정하지 마십쇼. 그 사실을 모른다고 당신에게 피해가 가는 건 아닙니다. 아니… 오히려 말하지 않은 이유가 당신을 위해서 일지도 모르죠.”
“….”
“아버지의 목적을 알게 되는 순간 오히려 임무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한 것 같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고블린들은 기본적으로 신뢰를 중시했다.
그리고 나는 생김새와 별개로 그런 고블린들에게 호감이 있는 편이었다.
그 덕분에 고블린이 한 말은 일단 믿고 보는 경향이 컸다.
“알겠습니다.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
“크흐흐흐! 사실 더 물으셔도 저는 입을 꾹 닫을 생각이었습니다!”
로이는 그렇게 장난스럽게 분위기를 전환하며 손뼉을 쳤다.
“자, 그러면 대화는 끝났군요. 여기서 마음껏 쉬다가 돌아가셔도 됩니다. 저는 바쁜 일이 있어서 이만….”
그렇게 로이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떠나려는 순간이었다.
“잠시만요.”
“”
나는 로이를 불러세운 뒤에 그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잠시 따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중요한 이야기입니까”
“아뇨. 살짝 거리만 두면 됩니다.”
“아하! 그럼, 이쪽으로….”
나와 로이는 접객실 벽에 붙어서 파티원에게 들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대화를 시작했다.
“부탁이 있습니다.”
“말씀하십쇼.”
“그게….”
나는 싱글벙글 웃는 로이에게 부탁할 내용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
..
로이가 떠난 후에도 우리는 그의 말에 따라 접객실에 남아서 디저트를 즐겼다.
“흐아… 배불러.”
“나도… 오늘 저녁은 못 먹을 거 같아….”
처음에는 다들 주인이 없는 곳에서 디저트를 즐기는 것에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래도 버리는 것보다는 낫지 뭐.”
“응.”
다들 디저트가 버려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전부 먹어 치워 버린 것이었다.
‘진짜 저녁 걸러도 되겠네.’
그 덕분에 나도 디저트를 과하게 먹어 버렸다.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움브라의 어두운 낮 거리를 산책했다.
참고로 남궁 유하와 한겨울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다.
한겨울은 배가 터질 듯한 모습으로 울먹이며 출근했고, 남궁 유하는 컨디션을 이유로 디저트에 손도 대지 않고 숙소로 돌아갔다.
“우리 어디 갈까”
“그러게… 어디 갈 데가 있으려나….”
사실 우리가 이렇게 정처 없이 산책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갈 곳이 없기 때문이었다.
3층에 있던 시절이라면 로열층으로 돌아가서 섹스를 하든 같이 게임을 즐기든 놀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이곳은 로열층은커녕 즐길 수 있는 뭔가가 전혀 없었다.
카지노, 호텔, 레스토랑… 더 나아가서 간단한 쇼핑조차 불가능했다.
심지어 간단하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공원조차 없었다.
이곳은 전쟁으로 인해 사치라는 개념 자체가 희박한 곳이었다.
한겨울이 디저트에 눈이 돌아갔던 것도 그것 때문이었다.
사탕 하나 살 수 없는 도시.
그게 바로 4층 움브라였다.
“끙… 아까 그 고블린이 한 말대로라면 정보 수집도 의미 없다는 거잖아.”
“그러게… 다른 소환사들에게는 물어봐도 짜증 나게 찝쩍거리기나 하고, 이곳 주민들은 전혀 알려줄 생각이 없는 것 같고….”
다들 투덜거리며 서서히 시선을 내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수호야. 우리 뭐할까”
민하연만 질문했지만, 한봄과 한가을의 눈빛에도 그녀처럼 질문하듯 내게 쏟아졌다.
나는 그런 세 사람의 쏟아지는 눈빛을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어차피 밖에서 할 것도 없는데… 숙소에서 같이 쉴래”
“….”
내 어색한 목소리를 들은 세 여자가 서로 멀뚱히 바라보더니….
“좋아. 가자~”
“찬성.”
“어차피 할 것도 없는데.”
세 사람은 내 의견에 적극 찬성하며 내 옆에 달라붙더니, 갑자기 내 팔짱을 끼며 나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나는 갑자기 끌려가는 상황에 당황했다.
“급한 거 없잖아 어차피 시간도 널널한데.”
어차피 우리는 시간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내 생각이었다.
나머지 세 여자는….
“너 저녁에 또 훈련하러 남궁 유하 씨한테 갈 거 아냐”
“맞아요. 요새 우리 신경도 안 쓰고….”
“맞아. 맞아.”
“아….”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최근 4층에 올라오고 나서 한겨울과 남궁 유하를 신경 쓰느라 세 사람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
결국 내가 선택한 미래는….
“자, 빨리 가자!”
“하하하….”
세 여자에게 쥐어짜지는 미래였다.
..
..
나는 어두운 밤거리를 걸으며 앓는 소리를 냈다.
“후우… 죽네. 죽어.”
내가 이렇게 앓는 소리를 내는 이유는 단순했다.
‘3층에서는 안 그랬던 거 같은데. 한번 발동 걸리니까 장난 아니네.’
세 여자가 짐승처럼 내게 달려들었기 때문이었다.
3층에서처럼 적당히 타협하며 즐기던 여자들의 모습이 아니었다.
진짜 암컷이 뭔지 보여주겠다는 식으로 셋이서 나를 먹겠다고 달려들었다.
[로열층에서 지내다가 갑자기 이런 너저분한 곳으로 오니까, 그만큼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순식간에 터진 거 같네요.]강한나의 말에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같은 여자가 하는 말이라 그런지 순식간에 설득했다.
남자인 나조차도 이 도시는 눈에 거슬릴 정도로 불편함이 잔뜩 보였다.
여자들은 오죽하겠나….
‘삼인방이랑 양지현은 놓고 와서 천만다행이네….’
정말이지 신의 한 수였다.
만약 네 명도 같이 데리고 왔다면 섹스 머신이 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일곱 여자 전부를 돌봐주느라 진이 빠졌을 것이다.
나는 그렇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도착한 방문을 두드렸다.
똑, 똑, 똑.
노크하자마자 바로 열리는 문.
“오셨군요.”
남궁 유하였다.
“들어가도 될까요”
“물론이에요. 들어오세요.”
나는 남궁 유하의 안내를 받아 방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고는 들어가자마자 인벤토리에서 물건을 꺼내서 식탁 위에 올려놨다.
남궁 유하는 내가 물건을 꺼내는 것을 확인하는 것과 동시에 오뚝한 코로 냄새를 두 차례 맡더니,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 가지고 오신 건 설마…”
나는 남궁 유하의 물음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까 저희가 먹던 간식을 챙겨왔습니다.”
“아….”
나는 로이가 접객실을 떠나기 전에 그에게 부탁해서 디저트를 더 받을 수 있었다.
남궁 유하는 쓰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아까도 말씀드렸다시피 신경 쓰실 필요가….”
“아, 혹시 이런 간식을 별로 안 좋아하시나요”
“그건….”
사실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좋아하면서….’
남궁 유하는 아까 디저트를 먹을 때, 내 눈에 그녀의 표정이 들어왔다.
먹고 싶다는 욕구가 가득 담긴 표정이….
“아니면 혹시라도 이런 간식을 못 드시는 체질이라도…”
“그, 그것도 아니에요.”
나는 남궁 유하의 대답을 듣자마자 아르모니아에게 물었다.
‘기질창에 알레르기 같은 거 없다고 했지’
[네, 없습니다. 눈을 제외하고는 모든 신체가 건강합니다.]알레르기도 없고, 식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아마 그녀가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한 건 다른 여자들의 눈치를 봤기 때문일 것이다.
배려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눈치 때문인지는 나도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다만, 내가 알고 있는 건….
“저도 모르게 걱정돼서 이렇게 챙겨왔습니다. 만약 제가 괜한 짓을 한 거라면 죄송합니다.”
“….”
그녀가 디저트를 굉장히 먹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었다.
남궁 유하는 얼굴을 붉히며 한동안 미소와 함께 침묵을 유지하더니….
“제가 제자는 정말 잘 뒀네요.”
“아하하….”
남궁 유하는 조심스럽게 의자에 앉은 뒤에 손을 조심스럽게 뻗으며 내게 말했다.
“이렇게 된 거… 같이 앉아서 담소를 즐기다가 훈련을 시작할까요”
“저야 환영이죠.”
“후후….”
그렇게 나와 남궁 유하는 같이 앉아서 간식을 먹으며 한 시간가량 이야기를 주고받은 뒤에 호흡 훈련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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