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3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35화(936/1201)
위그드라실 (7)
다음 날, 아침.
나는 바로 민하연과 한가을을 찾아갔다.
“어제 난리도 아니었어.”
민하연과 한가을도 전날 일어났던 사건을 이미 알고 있었다.
참고로 두 사람에게 사건을 설명해준 건 한겨울이었다.
한겨울은 전날 한봄을 찾아간 것뿐만 아니라, 민하연과 한가을도 불러서 상황을 설명한 것이었다.
밤새 한겨울에게 시달린 민하연은 아침 일찍 나를 찾아와서는 한숨을 거하게 쉬며 설명해줬다.
“밤새워 울고불고….”
민하연에게 들은 한겨울의 울부짖음은 그냥 칭얼대는 수준이 아니었다.
마치 세 사람에게 배신당한 듯한 기분을 느꼈던 한겨울은 밤새 울며 세 사람에게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담아 전달했다고 한다.
그중에서 제일 힘들었던 건 한봄이었다.
“봄이가 제일 힘들었을 거야. 봄이는 화낼 때는 제대로 화내더라도 약해지면 또 한없이 약해지니까.”
한봄은 밤새 한겨울을 진정시키느라 잠도 한숨 못 잤다고 했다.
심지어 밤새 잠 한숨도 못 잔 탓에 아침 시간임에도 자는 중이라고….
“지금 봄이랑 겨울이는 같이 자는 중이야.”
“하하하…. 봄이가 가장 노릇을 하느라 고생이 많네….”
분명 한봄도 나랑 섹스하는 도중에 방해받아서 제대로 짜증이 났을 것이다.
그럼에도 강하게 피어오르는 짜증과 욕구를 눌러 버리고, 밤새 동생을 챙겨준 것이었다.
민하연은 걱정하는 내 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우리는 한동안 겨울이 눈치를 봐야 할 거 같아. 그러니까, 성수호 씨.”
“…”
“겨울이 잘 부탁해.’
“….”
민하연이 얼마나 나를 믿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사였다.
내 여성 편력은 사실상 한여름은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심각한 편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사실을 민하연 본인이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민하연은 자신의 친한 여동생을 내게 맡긴 셈이었다.
“겨울이한테 들었어. 싸우는 내기를 했다면서 겨울이가 봄이처럼 성격이 드세긴 해도 아직 어린애야.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좀 잘 보듬어줘.”
“응, 알았어.”
내 대답을 들은 민하연은 그제야 기운이 빠진다는 듯이 한숨을 쭉 내뱉었다.
“나는 이잔카에게 가서 겨울이 상태를 좀 알려줘야 할 거 같아. 무단결근하면 혼날 테니까.”
민하연은 그 말을 남기고는 한가을과 같이 병영 훈련소로 향했다.
나는 그렇게 두 사람을 떠나보낸 뒤에 바로 남궁 유하를 찾아갔다.
남궁 유하는 오전 일찍 일어난 상태에서 나를 차분하게 맞이해줬다.
“어서 오세요.”
그런데 나를 맞이한 남궁 유하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내게 물었다.
“뭐랄까… 큰 고민거리가 있으신 모양이네요.”
“아, 그게….”
나는 남궁 유하에게 간략하게 사정을 설명했다.
당연히 그 사정 설명에 여자들과의 잠자리 부분은 넣지 않았다.
그저 한겨울이 내게 질투심을 느낀 나머지 싸우기로 했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마침 스승님에게 배운 무공을 실전에서 써보고 싶어서 저도 대결을 제안했습니다.”
“아하….”
남궁 유하는 의외로 내 이야기를 굉장히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경청했다.
그러고는 미소와 함께 고개를 끄덕였다.
“비무는 사흘 후에 치러진다고요”
“네.”
남궁 유하는 대답한 내 어깨에 손을 슬며시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 이렇게 여유를 부릴 상황이 아니네요. 빨리 조식을 먹고 훈련을 시작하죠.”
“어 너무 이른 시간 아닌가요”
내 말을 들은 남궁 유하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입을 열었다.
“비무를 앞둔 상황이잖아요. 한식경, 일다경이 부족하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해요. 자, 빨리 가죠.”
“아, 네.”
나는 그렇게 흥분한 남궁 유하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
..
남궁 유하에게 훈련받다 보니 어느새 사흘이라는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남궁 유하의 훈련을 받고 이룬 성과는 바로….
“휴우우우… 드디어….”
=====
[천풍신법 3성]=====
천풍신법 3성이었다.
나는 천풍신법 3성을 이루자마자 바로 천뢰검법을 펼치기 시작했다.
쏴아아악! 파앗!
천뢰검법은 1성부터 시작해서 3성까지 막힘 없이 술술 펼쳐졌다.
그렇게 천뢰검법 3성을 전부 펼친 나는, 도검을 앞으로 길게 뻗은 채 거칠게 내쉬던 숨을 진정시켰다.
“후우우… 후우….”
도검에 흐르는 푸른색 전류.
남궁 유하는 마치 그 전류를 눈으로 보는 것처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주 훌륭해요.”
“다 스승님 덕분입니다.”
남궁 유하는 내 말에 홍조를 띠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저희 가문에서도 이렇게 빨리 배울 수 있는 인재는 없었을 거예요.”
“칭찬 감사합니다.”
아예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일단 천풍신법 자체가 남궁 세가 무공만을 위한 신법인데, 나는 이미 천뢰검법을 4성까지 완벽하게 이룬 상황이다.
검법에 맞춰서 신법을 배우다 보니 그 배움의 속도가 남들보다 빠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남궁 유하는 미소를 거두고 표정을 굳히며 입을 열었다.
“내일 비무를 하신다고 하셨죠”
“네. 내일 오전에 싸우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저번에 싸우기로 약속한 뒤에 한겨울과는 제대로 마주한 적이 없었다.
간간이 마주하더라도 일부러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정식으로 약속한 이상 괜히 시간을 질질 끌면 내 이미지도 별로 좋을 게 없다고 판단해서였다.
사실 제일 난감한 건 한겨울이 아니었다.
내가 제일 걱정되는 건 바로….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던데 괜찮으려나…’
한봄이었다.
한겨울에게 나와의 관계를 들킨 뒤에 꽤 곤욕을 치르고 있는 모양이었다.
한겨울은 나와 한봄이 조금이라도 가까이 있거나 대화를 나누려고 하면 바로 제지했다.
거기다 평소와 다르게 동생에 대한 죄책감 때문인지 큰소리 한번 내는 걸 보지 못했다.
한봄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
입장이 바뀌었다면 본인도 한겨울을 꽉 붙들어 매고 나를 경계했을 것이라는 사실을…
‘한동안 거리를 두면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한봄은 동생 때문에 힘들겠지만, 나중에 한겨울 쪽이 해결되면 신경을 더 써주기로 했다.
“비무를 관전할 수 있을까요”
“죄송합니다. 그쪽에서 별로 내켜 하지 않아서….”
참고로 대결은 다른 사람들에 눈이 닿지 않게 비공개로 진행할 예정이었다.
내가 원하는 건 한겨울과 대련을 통한 무공 훈련과 유대감 상승이지, 승패로 인한 우월감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내 대답을 들은 남궁 유하는 아쉬움의 목소리를 냈다.
“괜찮아요. 혹시나 해서 물어본 것이었어요. 하지만 아쉽네요. 이왕이면 천풍신법 4성까지 익혔으면 했지만… 그건 힘들겠네요.”
사실 나도 그 부분이 아쉬웠다.
‘아쉽지만, 괜찮겠지. 애초에 실력은 이미 알고 있으니까.’
나는 이미 한겨울과 한차례 싸워봤고, 그녀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파악했다.
지금 한겨울의 실력이면 3성으로도 떡을 칠 것이다.
문제는 패턴 파악 능력.
한겨울의 설화 정령은 상대방과 싸울 때마다 패턴을 파악해서 다음 전투에 유리하게 진행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 패턴 파악 능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아직 모른다는 것.
‘일단 싸워보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남궁 유하에게 도검을 정중하게 건네줬다.
“스승님, 도검 잘 썼습니다.”
“….”
“…스승님
하지만 남궁 유하는 내가 내민 도검을 유심히 바라볼 뿐, 챙기려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내가 무슨 잘못을 했나 싶어서 걱정하는 순간이었다.
“그 도검… 이제 저한테 주실 필요 없어요.”
“…네”
무슨 소리인가 싶어서 고개를 갸우뚱하자, 남궁 유하는 내가 양손에 받쳐서 내민 도검 위에 손바닥을 살며시 올리며 말했다.
“처음 제 제자가 되겠다고 하셨을 때부터 드리고 싶었어요.”
“아….”
“하지만 저도 이별의 시간이 필요했던 모양이에요. 이제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 도검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남궁 유하의 말에 감격했지만, 한편으로 쉽사리 도검을 받을 수도 없었다.
“이 도검을 저한테 주시면 스승님께서는….”
“후후, 걱정하지 마세요.”
남궁 유하는 인벤토리에서 비슷한 형태의 도검을 꺼냈다.
내가 들고 있는 도검에 비해서 문양이나 형태가 심심하기 그지없었지만, 분명 같은 형태의 도검이었다.
“저는 이미 애용하던 도검이 있어요. 그러니 저는 신경 쓰지 마시고, 그 도검의 주인이 되어주세요.”
“하지만….”
“흐읍!”
남궁 유하는 입술을 삐쭉 내밀며 살며시 인상 쓰며 내게 말했다.
“꼭 이럴 때는 말씀을 듣지 않으시네요.”
“하하….”
본인 딴에는 위압적인 표정을 지은 모양이었지만, 내게는 전혀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평소와 다르게 귀여운 느낌까지 들었다.
‘처음이랑 다르게 표정이 다양해졌네.’
처음 봤을 때, 남궁 유하의 표정은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굳은 표정이 조금씩 움직이며 얕은 표정과 함께 희미한 감정을 드러낼 뿐이었다.
하지만 최근 남궁 유하의 얼굴에는 다채로운 표정이 심산계곡의 물처럼 아름답게 흘러내렸다.
나는 그런 남궁 유하의 표정을 즐기며 도검을 다시 거둬들였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만약 제가 이 도검의 주인으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다시 거두어 가주세요.”
“후후후, 그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내 소유의 도검을 가지게 되었다.
남궁 유하는 내게 도검을 건네준 뒤, 도검에 대한 유래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 도검은 제게 발천보를 전수해주신 스승님께 받은 것이에요.”
남궁 유하는 남궁 세가가 아닌 외부인을 스승으로 둔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유는 발천보.
주변 시야를 밝혀주는 보법 때문이었다.
“스승님이 아니었다면 저는 이 자리에서 당신에게 어떠한 가르침도 드릴 수 없었을 것이에요.”
남궁 유하의 입장에서 발천보를 전수해준 스승은 자신을 낳아준 부모만큼 존경하는 존재일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존경심은 내가 들고 있는 도검을 바라보며 계속 드러내고 있었다.
남궁 유하가 건네준 도검은 분명 훌륭한 무기였지만, 명검이라고 불릴 정도로 뛰어난 무기도 아니었다.
하지만 남궁 유하의 입장에서는 스승에게 받은 유일한 도검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의미 있는 도검이 이제는 내 손으로 흘러들어온 것이었다.
“부디 제 앞길을 밝혀준 스승님처럼 그 도검이 당신의 앞길을 밝혀주길 기원할게요.”
“감사합니다.”
“후후, 그럼….”
“…”
남궁 유하는 갑자기 나와 거리를 벌린 뒤에 새로 꺼낸 도검으로 천천히 자세를 잡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나를 보며 다시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제자의 첫 도검으로 치를 비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기 아까우니, 제가 먼저 가지고 갈 기회를 주세요.”
나는 그런 남궁 유하를 향해 자세를 잡으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저야말로 스승님께 하사받은 도검으로 스승님과 첫 비무를 펼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후후… 언제나 생각하지만, 언어를 다루시는 기교가 뛰어나시네요.”
“하하, 칭찬이시죠”
사실 말솜씨가 좋다는 건 좋은 뜻도 있지만, 나쁜 뜻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남궁 유하는 생기 있는 미소로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에요.”
다행히 진심으로 한 말인 듯 보였다.
나는 그렇게 대화를 주고받으며 자세를 잡았고, 남궁 유하는 내 자세를 확인한 뒤에 표정을 굳혔다.
“자, 선공을 양보해드릴게요.”
“그럼… 가겠습니다!”
나는 외침과 동시에 천풍신법을 활용해서 재빠르게 남궁 유하에게 돌진했다.
그냥 달리는 것과 달랐다.
‘이거야! 이걸 배우고 싶었다고!’
전력 질주할 때보다 훨씬 날렵해진 몸이 남궁 유하를 향해 날아갈 듯이 돌진했다.
그리고 적정 거리에 들어선 순간….
‘지금!’
천풍신법과 동시에 천뢰검법 기수식을 펼쳤다.
공격의 의미가 담기지 않은, 그리고 동시에 상대에게 공격을 펼칠 것이라는 예의를 담는 첫 초식.
그리고 동시에….
‘좋아!’
단전에 내가 천뢰검법을 펼칠 것이라는 신호를 주는 제일 중요한 초식이었다.
나는 신법과 기수식을 동시에 펼치며 단전에 내공을 끌어올렸고, 그렇게 검에 흘려 넣은 내공을 이용해서….
쏴아아아악!
“하아아앗!”
천뢰검법 1성을 펼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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