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4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42화(943/1201)
위그드라실 (7)
길드온은 한참을 달리다가 반파된 폐허 안으로 몸을 집어넣었다.
“허억, 허억, 허억! 여, 여기면 안전하겠지”
그러고는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온 힘을 다해 숨을 고르기 시작했다.
그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동시에 두려움이 잔뜩 서려 있었다.
그가 이렇게 혼자 폐허 안에 숨고, 두려움이 잔뜩 낀 이유.
그건 바로….
‘어떻게 혼자 왕국 기병대를 전멸시킨 거냐고!!!’
성수호가 왕국 기병대 전원을 처참하게 죽였기 때문이었다.
‘말도 안 돼! 말도 안 된다고!!’
길드온은 속으로 비명을 지르자, 트라우마가 발동된 것처럼 그의 머릿속에 전투가 생생하게 재생되기 시작했다.
땅의 탐욕… 아니, 용맹한 병사들이 페가수스를 타고 성수호에게 몰려들었다.
그리고 페가수스 기병대가 몰려들자마자 성수호가 사이드를 꺼냈다.
참고로 성수호가 사이드를 꺼냈을 때, 의아해했던 인물은 단 한 명이었다.
자신의 옆에서 계속 딴지를 걸던 기병대장.
(저자… 궁수가 아니었나)
그가 한 말에 길드온도 잠시 의아함을 가졌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흥! 발악하는 것이겠지.)
길드온은 금세 쓸데없는 생각을 접고, 오로지 한가지 욕망만을 분출했다.
(생포해라!!! 만약 죽은 상태로 내게 데리고 오면 상은 없는 줄 알거라!!)
그저 생포.
생포한 성수호를 처참하게 죽이고 싶다는 욕망뿐이었다.
자신 있었다.
길드온이 본 성수호는 그저 운이 좋은 녀석일 뿐이었다.
아무리 포인트를 많이 번다고 해도 소환사의 성장은 한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했다.
성수호가 아무리 전투 능력이 뛰어나도 결국 일개 소환사일 뿐이었다.
심지어 성수호의 직업은 궁수.
위그드라실에 소환된 소환사는 1인 1직업이 규칙이었다.
제아무리 재능이 있다고 해도 활에 특화된 녀석은 활만 쓸 수 있다.
궁수가 신화 속에 나오는 무기인 묠니르나 궁니르를 얻는 것은 가능해도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이곳의 상식이었다.
제아무리 뛰어난 궁수라도 이렇게 수세에 몰리면 답이 없으리라 판단했다.
그런데….
‘궁사이면서 어떻게 다른 무기도 쓸 수 있는 거냐고!!!’
성수호는 사이드를 이용해서 마치 타나토스가 현생한 것처럼 기병대를 순식간에 도륙하기 시작했다.
백색의 기병대는 순식간에 적색의 고깃덩이로 탈바꿈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도망치는 병사도 있었다.
(사, 살려줘!!!)
실력 차이가 직관적으로 보이니 도저히 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도망치던 병사는….
파아아앙! 콰직!
(크억!)
성수호가 순식간에 교체한 활로 그의 등을 뚫어 버렸다.
앞에서 싸우는 자는 사이드로 추수하듯 베어 버리고, 도망치는 녀석은 사냥하듯이 화살을 쏴서 죽였다.
신의 활 솜씨와 사신의 낫 부림.
(길드온 경! 이대로는 전부 죽습니다!! 퇴각해야 합니다!!)
(웃기지 마!! 고작 저런 녀석 하나 때문에 퇴각을….)
두 신을 마치 자신의 수족처럼 꺼내 쓰는 성수호의 모습에도 불구하고, 길드온은 잠시 현실을 부정하는 순간이었다.
쏴아아악! 콰직!
(커어억!)
(히이익!)
자신에게 퇴각을 종용했던 기병대장의 가슴에 화살이 박혔다.
은색으로 빛나는 화려한 갑옷.
아르보스 왕실 공방에서 직접 제조하고, 자랑스럽게 입던 갑옷.
그 갑옷이 고작 화살 한 방에 뚫린 것이었다.
그리고 그 갑옷은….
(도, 도망쳐야 해!!)
길드온도 입고 있었다.
자신의 미래를 본 길드온은 페가수스의 몸을 돌려 혼자 도망치기 시작했다.
분명 이대로 혼자 도망치면 귀족으로서의 명예는 고사하고, 목숨도 부지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도망쳤다.
(이런 곳에서 죽을 수는 없어!!)
그저 지금 당장 살고 싶다는 욕망에 지배된 길드온은 도주할 생각 말고는 없었다.
그렇게 몸을 돌려서 유성처럼 도망치려는 순간이었다.
쏴아아악!
귀속에 들려오는 거친 파공음.
그리고 이어지는….
콰직!
(끄아아아악!!)
고통.
길드온은 옆구리에 화살을 맞은 고통과 함께 실수로 고삐를 놓쳐 버렸다.
그리고 날아가는 페가수스 등에서 떨어졌다.
주인이 떨어졌음에도 저 멀리 쏜살같이 날아가는 페가수스.
(아, 안돼!!!)
길드온은 추락하는 두려움보다 저 멀리 자신을 놓고 도망치는 페가수스의 모습에 더 큰 두려움을 느꼈다.
(푸, 푸르스! 가지 마!!!)
푸르스는 자신을 버리고 열심히 날아가는 페가수스의 이름이었다.
자신의 애마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치는 모습에 정신적인 충격을, 그리고….
콰당!
(끄아아아악!)
바닥에 추락하며 육체적인 충격을 동시에 받았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길드온은 이미 멀리 날아간 푸르스를 보며 고함을 치려고 했다.
(멈ㅊ…!)
하지만 길드온은 한 남자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벙어리처럼 입을 다물었다.
(멈춰!!!)
성수호가 건물 위를 폴짝 뛰며 푸르스의 뒤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다행히 성수호는 길드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지, 미친 듯이 푸르스를 쫓을 뿐이었다.
길드온은 벙어리가 된 듯이 성수호를 바라보다가 결국 소리치는 것을 포기했다.
(일단… 도, 도망가자!)
길드온은 주변에 제일 안전해 보이는 장소를 찾았고, 찾은 장소가 지금의 폐가였다.
성수호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던 길드온은 인벤토리에서 황급히 포션을 꺼냈다.
“허억… 허억…. 이, 일단… 치료부터 하자.”
길드온은 은 갑옷 위에 포션을 붓기 시작했다.
치이이익!
“끄으으읏!!”
고통스러웠지만, 참을 만했다.
하지만 참을 만한 이유는 그저 아픔이 적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번에 소환된 녀석이 단기간에 저렇게 강해질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너무 큰 굴욕 때문에 아픔이 덜 느껴진 것뿐이었다.
시즌이 시작된 지 고작 해봐야 1년이 지난 시점.
성수호가 정확히 어느 시기에 소환됐는지 몰랐지만, 아무리 오래됐어도 1년이 넘지 않는 건 확실했다.
하지만 성수호는 고작 1년도 안 된 시간 동안 쌓은 실력으로 몇백 년이나 살아온 엘프들을 학살했다.
그야 천문학적인 포인트를 얻게 된다면 아예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능력을 얻었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
성수호의 기상천외한 실력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상처 치료를 마친 길드온은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다행히 저 녀석은 나를 놓쳤어.’
미친 듯이 페가수스를 쫓아간 성수호.
그의 태도를 보자면 분명 길드온이 떨어진 것을 못 본 것이 확실해 보였다.
‘중간에 알아차렸다고 해도 나를 찾는 건 불가능할 거야. 이대로 구름다리까지만 최대한 몸을 숨기면서 가면….’
그렇게 계획을 세우는 순간….
쏴아아아….
“…응”
무언가 이쪽으로 날아오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뭐지 설마 기병대가 죽었다고 다시 포격을 시작한 건…!’
그렇게 혹시나 하는 불안감에 다시 몸을 웅크리는 순간이었다.
콰앙! 달그락! 히이이잉!
무언가 주변에 착지한 뒤에 말 울음소리가 퍼져 나왔다.
길드온은 그 소리를 듣자마자 바로 확신할 수 있었다.
“…어!”
평범한 사람이 들으면 똑같은 말의 울음소리겠지만, 길드온은 다른 점을 바로 알아낼 수 있었다.
‘푸르스! 역시 왔구나!’
울부짖는 소리와 말발굽 소리, 그리고 날아오던 소리까지 전부 길드온이 알고 있던 푸르스의 소리였다.
‘역시 나를 버릴 리가 없지! 지금 나가서…!’
그렇게 기뻐하며 건물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이었다.
“휴우우… 간신히 잡았네.”
“!”
길드온은 남자의 목소리에 다시 건물 안으로 후다닥 숨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남자의 목소리도….
“캬… 이 말 진짜 물건이네.”
“!”
길드온의 뇌 속에 각인된 인간의 목소리였다.
‘뭐, 뭐야 무슨 일이….’
길드온은 이해할 수 없는 조합의 소리에 멍한 상태로 조심스럽게 밖을 살펴봤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장면은….
푸르르륵!
“역시 말이라 그런지 쓰다듬는 걸 좋아하네. 말 잘 들으면 내가 계속 데리고 다니면서 쓰다듬어 줄게.”
푸르스 등에 탄 성수호였다.
‘뭐, 뭐야!!! 어째서 저 새끼가 푸르스 등에!!!’
처음에는 푸르스를 강제로 잡아서 등에 탄 줄 알았다.
하지만 성수호를 등에 태운 푸르스는….
푸르륵!
성수호의 손길에 기분이 좋다는 듯이 콧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마, 말도 안 돼! 내가 저 녀석을 다루는 데에 몇십 년이 걸렸는데!!’
페가수스는 그냥 잘 쓰다듬고, 먹이를 잘 준다고 해서 친해질 수 있는 동물이 아니었다.
운이 좋으면 몇 년 만에 기수로 인정하지만, 운이 나쁘면 평생 기수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 페가수스였다.
참고로 그건 귀족뿐만 아니라, 왕족도 마찬가지였다.
아르보스의 유일한 왕족, 아르보스 스텔라.
그녀 또한 페가수스를 길들이기 위해 십 년을 넘게 시도했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은 뒤에 결국 포기를 선언했다.
당시에 왕국 대신들이 스텔라에게 굴욕을 준 페가수스를 죽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페가수스는…
‘왕녀님께서 자비를 베풀어서 살려주고, 내가 간신히 기수로 인정받았는데!!!’
지금 성수호가 타고 있는 페가수스였다.
왕녀도 인정받지 못한 페가수스를 길드온은 무려 70년간 공들여서 기수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당연히 왕권에 대한 도전 따위가 아니었다.
스텔라가 직접 명령했기 때문이었다.
근위대 출신 중에서 이 페가수스의 인정을 받는 자를 다음 대장으로 뽑겠다는 선언.
그리고 길드온이 성공하고, 근위대장이 된 것이었다.
즉, 길드온에게 푸르스를 성공의 상징이었다.
그 성공의 상징이….
푸르르륵!
“생각보다 얌전하네. 나중에 다른 애들도 태워줘야지.”
자신의 숙적인 성수호의 손에 홀라당 넘어간 것이었다.
‘웃기지 마!!! 푸르스는 너 같은 쓰레기가 등에 올라타도 되는 그런 존재가 아냐!!!’
길드온이 그렇게 속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사이….
“읏챠.”
성수호가 푸르스에서 내린 뒤에 목덜미를 토닥거리기 시작했다.
“잠깐 여기서 대기하고 있어. 잡아야 할 녀석이 있으니까.”
히이이잉!
성수호는 그렇게 콧노래를 부르는 푸르스를 놓고 자리를 이동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길드온은….
‘기, 기회다!!’
절호의 기회가 왔음을 인지했다.
‘오히려 잘됐어. 이 기회에 몰래 푸르스 등에 탈 수 있다면….’
도망칠 수 있는 유일한 기회.
오히려 성수호가 푸르스를 데리고 와준 것이 신의 한 수가 아닌가 싶을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기다리는 순간….
“흐응….”
“!”
성수호가 자신이 숨어 있는 폐가 쪽으로 오기 시작한 것이었다.
저벅, 저벅, 저벅.
다급히 몸을 숨기고 입을 틀어막아서 숨소리가 새어나가지 못하게 했다.
‘아, 아니겠지. 내가 여기에 숨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리가 없잖아.’
길드온은 사신처럼 사이드를 휘두르는 성수호의 모습을 떠올리며 덜덜 떨었다.
이미 자존심 따위는 없었다. 그저 살고 싶다는 욕망뿐이었다.
그렇게 가까워지던 성수호의 발걸음 소리가….
저벅, 저벅………….
갑자기 조용해졌다.
분명 소리는 근처까지 오고 있었다.
길드온은 비지땀을 흘리며 조심스럽게 건물 구멍을 살펴봤다.
건물 구멍을 통해 바라본 바깥에는….
‘휴우우우우….’
성수호의 모습은 없었다.
길드온은 폐를 내보낼 정도로 깊은 한숨을 내 쉬었다.
‘내가 과민반응을 했나 보군. 다른 곳으로 간 모양이야.’
폐가로 오던 성수호의 모습은 없었다.
‘이제 조용히 푸르스를 타고 이곳을 떠나면….’
그렇게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이었다.
끼릭!
“윽!”
몸을 일으키자마자 나무 바닥이 투박한 마찰음을 흘려보냈다.
‘미개한 녀석들… 이런 썩은 나무들로 건물을 짓다니….’
길드온은 투덜거리면서 다시 한 발짝 내디뎠다.
끼릭, 끼릭!
한 발짝 내디딜 때마다 들려오는 마찰음.
분명 이상한 것 없는 마찰음이었다.
하지만….
끼릭, 끼릭!
“…”
분명 한 발짝만 내디뎠을 뿐인데, 이상하게도 두 번의 마찰음이 동시에 울렸다.
다시 한 발짝.
끼릭, 끼릭!
“….”
길드온은 뭔가 이상함을 느끼며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의 시야에는….
“휴우우….”
그저 어둠뿐이었다.
그의 뒤에는 아무도 없었다.
‘갑옷 때문에 무서워서 그런 거겠지…’
그렇게 안도하며 다시 고개를 돌려서 푸르스를 향해 바라보는 순간이었다.
“어딜 보냐”
“허어억!”
눈앞에 성수호가 튀어나왔다.
그렇게 정면에서 튀어나온 성수호가….
퍼억!
“커어어억!”
길드온의 가슴팍을 사이드 손잡이 끝부분으로 후려갈겼다.
손잡이 끝부분으로 가슴을 맞은 길드온은 그대로 건물 밖으로 튕겨 나가며 바닥에 나뒹굴었다.
“꾸으으으읍!!”
그런 길드온은 보며 천천히 다가오는 성수호.
성수호는 비릿하게 웃으며 길드온을 향해 한마디 던졌다.
“드디어 찾았다, 춘식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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