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4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43화(944/1201)
위그드라실 (7)
“드디어 찾았다, 춘식아. 다시 집으로 돌아가자~”
“히이이익!”
길드온은 사신처럼 다가오는 성수호의 모습에 기겁하며 푸르스에게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푸르스에게 도착하자마자 몇십 년간 숙련을 통한 말타기 솜씨를 발휘하며 바로 안장에 올라탄 길드온은….
“가자!! 빨리!!!”
철썩!
고삐를 쥐고 채찍처럼 휘둘렀다.
원래라면 이렇게 고삐를 치는 순간 푸르스는 준비 동작 없이 날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고삐를 맞은 푸르스는….
푸르르륵!
눈살을 찌푸리며 콧방귀를 낄 뿐, 그 자리에서 어떠한 미동도 없었다.
푸르스의 행동에 당황한 길드온은 다시 한번 고삐를 내리쳤다.
철썩!
“가자니까!!”
그렇게 한 번 더 고삐를 휘두르자….
히이이이잉!
“끄어억!”
푸르스가 상체를 들어 올리며 길드온은 등에서 떨어뜨려 버렸다.
뒤로 나뒹군 길드온은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푸, 푸르스… 어, 어째서….”
배신감과 두려움에 나온 목소리.
하지만 그 목소리에 반응한 건 푸르스가 아닌 성수호였다.
“뭐야 이름이 푸르스야”
성수호는 푸르스의 갈기를 쓰다듬으며 인상을 찌푸렸다.
“마음에 안 드는 이름이네. 이제부터 네 이름은… 그래! ‘푸스로다’다.”
푸르르륵!
푸르스의 얼굴은 별로 내켜 하지 않는 모습이었지만, 성수호의 손길을 받으며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에도 성수호는 낄낄 웃으며 갈기를 쓰다듬었다.
“역시 마음에 들어 할 줄 알았어. 울음소리도 이름에 걸맞게 마음에 드네.”
푸르르륵!
누가 봐도 불만이 가득한 투레질이었지만, 성수호는 그저 실실 웃으며 갈기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 갈기를 쓰다듬던 성수호는….
“자, 그러면 내 손 잡고 돌아갈까”
“히이이익!”
사이드를 꼬나쥐며 길드온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길드온은 사신처럼 다가오는 성수호의 모습에….
“끄으으윽….”
그 자리에서 실신한 채 기절해 버렸다.
바닥에 드러누운 채 기절한 길드온을 보며 허탈한 목소리를 흘렸다.
“…실화냐.”
심지어 기절한 것도 모자라서 실금까지 했다.
뭐… 기절할 정도로 두려움을 느꼈다면 실금하는 것도 이상한 것이 없긴 하다만….
나는 한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절레거렸다.
“저래서는 데리고 가기 힘들잖아.”
애초에 길드온을 죽일 생각 따위는 없었다.
아니… 애초에 엘프를 줄일 생각도 없었지만….
“기절한 녀석들도 처리해야 하는데….”
나와 싸운 페가수스 기병대는 전원이 죽지 않고 기절한 상태였다.
아니, 기절보다는 수면이라고 보는 게 정확하겠지.
그중에는 심각한 부상을 당한 녀석도 있어서 빨리 치료하는 것도 중요했다.
[지금 민하연 쪽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금방 기병대가 있는 장소에 도착할 것입니다.]‘좋아.’
혹시 몰라서 민하연에게 연락하라고 아르모니아에게 지시해 둔 상황이었다.
상대는 200명에 근접했지만, 전부 수면 상태라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였다.
거기다 한봄과 한가을도 같이 갔으니, 엘프들의 치료와 안 좋은 미래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병대는 대충 해결이 됐고….’
나는 다시 춘식이를 확인했다.
화려한 은빛 갑옷을 입은 채 오줌을 지린 엘프.
나는 일단 청결 마법을 사용해서 녀석의 몸을 깨끗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자, 한번 보자. 스텔라가 무슨 명령을 내렸는지.”
그렇게 중얼거리며 길드온의 꿈속으로 들어갔다.
..
..
꿈속에 들어가자마자 기이한 일이 펼쳐졌다.
“호효효효… 여긴 어디입니까”
“어”
내 몸속에 있던 묘지기가 꿈속으로 같이 빨려 들어와 버린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었다.
설마 빙의술을 쓴 상태에서 침몽을 하면 같이 들어올 줄이야….
“아, 설마 이런 일이 생길 줄은 몰랐네요. 설명해 드리자면….”
나는 묘지기에게 침몽에 대해서 대충이나마 설명해줬다.
내 설명을 들은 묘지기는 신기해하면서 웃음을 흘렸다.
“다재다능이라고 하면 이도 저도 아닌 것을 뜻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바꿔야 하겠군요. 정말 대단하십니다.”
“하하하….”
“그럼 저는 어떻게 할까요”
“음….”
생각 같아서는 같이 다니고 싶었지만, 껄끄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었다.
나는 현재 길드온이 스텔라에게 어떤 명령을 들었는지 알고 싶었다.
그런데 그 부분을 묘지기에게 보여주기에는 좀… 부담스러웠다.
다행히 내 속마음을 간파한 묘지기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제가 다시 몸에 들어가는 게 좋겠군요.”
“죄송합니다. 중요한 일이라….”
“호효효효!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렇게 묘지기의 배려를 받아서 다시 빙의술을 펼칠 수 있었다.
빙의술로 들어간 영혼은 기본적으로 외부 일을 모르는 게 정상이었다.
그리고 그건 꿈속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만약 기억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길드온의 꿈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길드온의 꿈속 배경은 궁전이었다.
“캬… 실물로 보면 더 대단하겠지”
이미 한번 봤던 장소였지만, 또다시 감탄이 흘러나왔다.
스텔라의 꿈속을 통해 봤던 아르보스 궁전이었다.
비록 부분부분 파괴되어서 허물어진 곳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까지 장식을 통해서 예술로 승화한 점이 대단했다.
“자… 어디 있냐. 오, 발견.”
길드온의 모습은 금방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길드온을 발견한 것과 동시에….
“그동안 수고가 많았다. 근위대장.”
“와, 왕녀님!”
스텔라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오오오! 운이 좋네. 일단 숨어서 보자.’
진짜 운이 좋은 편이었다.
꿈을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스텔라가 등장할 줄이야….
왕좌에 앉아 있는 스텔라와 레드 카펫에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길드온.
이 넓은 공간에 두 엘프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딱 봐도 중요한 이야기를 주고받는 듯한 모습이었다.
나는 은신으로 몰래 숨어서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다.
내가 숨자마자 입을 연 것은 길드온이었다.
“부디 저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기회라….”
왕좌에 앉아 있는 스텔라는 내가 알던 스텔라와 전혀 다른 존재 같았다.
마치 여신이 강림해서 신도에게 ‘언어’를 베푸는 듯한 그런 모습이었다.
말을 건네 주는 것만으로도 성은을 내려주는 듯한 그런 장면이었다.
‘캬… 처음 나랑 만났을 때랑 비슷하네.’
처음 만났던 스텔라는 저런 분위기를 풍기긴 했었다.
하지만 막판에 나와 단둘이 있을 때는….
‘다키마쿠라 껴안고 울부짖는 모습이 그립네.’
이미 내 육체의 노예나 다름없는 몸이었다.
비록 처녀는 따먹지 못했지만, 종속에 걸린 몸.
‘빨리 올라가서 정조 마법 깨 먹고 싶네.’
나는 고환이 간질거리는 것을 참으며 두 사람의 대화에 집중했다.
스텔라는 얼굴이 휘몰아칠 듯한 무표정으로 말을 이어 나갔다.
“한 인간에게 우스꽝스럽게 휘둘린 근위대장을 내 옆에 두라는 것이냐”
“그, 그게 아니오라!”
“심지어 인간 여성들에게 희롱까지 당했다고 들었다.”
“으끄으윽!”
길드온은 마치 심장 마비에 걸린 것처럼 엎드린 채 몸을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그만큼 충격이 큰 모양이었다.
하지만 스텔라는 그런 길드온의 충격 따위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그대는… 자신이 근위대장에 어울린다고 생각하는가”
“으끄그….”
외통수였다.
아니라고 대답하면 대답에 맞게 자진해서 물러나야 할 것이고, 어울린다고 대답하면 오히려 불명예스럽게 쫓겨날 것이다.
스텔라는 한숨조차 쉬지 않고 말했다.
“애초에 푸르스의 기수가 됐다는 이유만으로 근위대장을 맡긴 내 실책이다.”
생각보다 재미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오! 푸르스가 스텔라 거였나’
정확한 정보까지는 아니지만, 스텔라의 말을 조합해보자면 대충 그런 뉘앙스가 강했다.
푸르스는 왕가 소속의 페가수스였지만, 정작 스텔라는 푸르스의 인정을 받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리고 길드온이 푸르스의 인정을 받아서 근위대장이 된 것이고….
‘푸스로다… 너 대단한 녀석이었구나.’
나중에 입으로 브레스도 뿜어줬으면 좋겠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계속 말을 엿들었다.
스텔라는 별것 아니라는 듯이 차분하게 말을 이어 나갔다.
“오늘부로 그대의 근위대장직을 박탈한다.”
“윽….”
“동시에 작위를 박탈하고, 영지 또한 회수하겠다.”
“왕녀님!”
“지금 내 앞에서 큰소리를 치는 것인가”
“헉!”
길드온은 들어 올렸던 고개를 황급히 숙이며 외쳤다.
“죄, 죄송합니다!”
“…마지막 관용이라고 생각하거라.”
농담조가 아니었다.
만약 스텔라가 기분이 조금만 상했더라면 길드온은 사형당했을지 모른다.
‘캬… 나중에 만날 때 저 표정이었으면 좋겠네.’
너무나도 기대됐다.
스텔라가 나를 만났을 때도 저런 표정을 지을지….
내가 그렇게 기대하는 사이에 스텔라의 입에서 내가 제일 원하는 정보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대에게 딱 한 번의 기회를 주겠다.”
“!”
길드온은 스텔라의 말에 몸을 경직하며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스텔라는 그런 길드온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성수호… 그자를 생포해서 내 앞에 데리고 오거라.”
나는 스텔라의 말을 듣자마자 고개를 갸우뚱했다.
‘뭐지 춘식이는 나를 죽이려고 했는데.’
내가 그렇게 의아해하는 사이에 춘식이는 목청 높여 외쳤다.
“며…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길드온은 그렇게 대답하며 애절한 눈빛으로 스텔라를 올려다봤다.
만약 명령을 이행하면 어떤 보상을 내려줄 것이냐는 그런 기대감이 담긴 눈빛이었다.
하지만 길드온의 그런 기대감은….
“내 명령을 이행하면 그대의 처분 사실과 불명예스러운 과거가 외부에 나가지 못하도록 해주겠다.”
“…”
길드온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스텔라를 올려다봤다.
처분을 없던 일로 하는 것이 아닌, 처분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그 말은 즉….
‘결국 처분은 그대로 내린다는 소리네.’
길드온의 직급, 작위, 영지가 사라지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는 것이었다.
그저 나를 잡아 오면 최소한 그런 불명예스러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사실상 명예만 쥐어진 채 모든 것을 잃는 미래.
“….”
길드온은 사색이 된 채 멍하니 스텔라를 바라봤다.
하지만 스텔라는….
“자, 이제 물러나거라.”
“…네, 왕녀님.”
길드온은 사색이 된 채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켜서 레드 카펫을 밝으며 왕좌를 떠나갔다.
나는 은신을 쓴 상태로 길드온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뭐지 나를 생포하라는 명령이었는데, 왜 죽이라는 명령으로 바꾼 거지’
심지어 길드온은 영지도 몰수당한 상태였다.
즉, 기병대가 나를 생포하더라도 하사할 영지가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왜 그런 거짓말들을 한 것일까
나중에 스텔라의 생각이 바뀌어서 명령이 바뀌었나 싶었다.
그리고 그런 의문은 생각보다 금방 풀렸다.
길드온은 갑자기 복도에 선 채 얼굴에 핏대를 세우며 부들부들 떨기 시작했다.
“불명예를 숨겨줘… 크흐흐흐흐…. 푸하하하하!”
길드온은 광기가 담긴 웃음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한참을 웃던 길드온은 웃음을 멈춘 뒤에 조용히 속삭였다.
“어차피 이미 죽은 것과 다름없는 몸. 불명예 따위가 대수인가”
길드온은 그렇게 중얼거리며 복도를 거닐었고, 창밖을 보며 광기가 담긴 미소를 흘렸다.
“명령 따위는 이제 중요하지 않아! 성수호… 다음에 만나면 꼭 죽여주마!!! 푸하하하하!”
길드온은 광기가 담긴 웃음을 터트리며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길드온이 떠난 것을 확인한 뒤에 은신을 풀었다.
“어차피 망해서 그냥 복수라도 하려고 했던 거네.”
직급, 작위, 영지를 모두 빼앗긴 길드온에게 미래 따위는 없었다.
불명예를 숨겨줘
그런 건 어디까지나 지킬 게 있는 자들에게 통용되는 말이었다.
모든 것을 잃은 길드온은 그저 내게 마지막 복수를 하겠다는 일념만으로 전쟁터에 참여한 것이었다.
그렇게 스텔라의 명령을 거짓으로 꾸미면서까지 나를 죽이려고 했다.
일단 의아했던 부분이 완전히 해소되었다.
나는 아까 왕좌에 앉아 있던 스텔라의 모습을 떠올리며 실실 웃었다.
“생포라….”
솔직히 아직도 완벽하게 그녀의 의중을 알진 못했다.
생포하고 나서 내게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하지만 나는 그런 궁금증을 떨쳐내듯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그럴 일이 없을 테니까 상관없겠지.”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뒤를 돌아봤다.
오랜만에 본 스텔라의 모습은 내 하복부를 자극했다.
하지만 이곳은 결국 타인의 꿈속… 아까 봤던 스텔라는 내가 아는 진짜 스텔라가 아니었다.
나는 같이 욕실에 앉아 있던 스텔라의 모습을 떠올리며 비릿하게 웃었다.
“금방 올라갈 테니까. 몸 깨끗하게 씻고 기다리고 있어라.”
그렇게 중얼거리며 길드온의 꿈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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