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51)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50화(951/1201)
위그드라실 (7)
계승자의 방에 돌아오자, 찌릿하던 통증이 사라졌다.
‘안 아프네….’
일단 통증이 사라졌다는 사실에 의아했지만, 한편으로 통증이 없어진 덕분에 안도할 수 있었다.
계승자는 방에 돌아오자마자 우리를 앉혀 놓고 다시 이야기를 시작했다.
“사정을 설명하겠습니다.”
이야기 과정에서 7대 계승자에게 왜 숫자 7이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저는 폐하의 일곱 세대 자손입니다.”
“….”
우리 앞에 있는 제7대 계승자는 왕의 일곱 세대째 자식이고, 저 왕은 현재 일곱 세대 동안 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기록에 따르면 폐하께서는 과거, 신에 준하는 영웅이셨다고 합니다.”
기록으로 남겨졌을 정도로 오래된 인물.
“그런데 어쩌다가 그런 저주를….”
“위그드라실의 저주입니다.”
“후우….”
위그드라실….
정말 빠지는 곳이 없는 녀석이네.
내가 한숨을 쉬는 순간 게꼬수가 의아함을 담아서 채팅을 쳤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위그드라실에게 불사의 저주를 받았다고 이름 물어봐.
나는 게꼬수의 물음대로 이름을 물었다.
“폐하의 성함은 바론이십니다.”
그리고 계승자에게 들려온 답을 듣자마자, 게꼬수가 감탄하듯 채팅을 쳤다.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와! 그 노친네가 피의 그림자 군주라고!
“아시는 분이세요”
└게이 같은 꼬추의 수호자 알다마다… 라그나로크 때 현역으로 날뛰던 녀석이야. 나랑은 싸운 적은 없어서 직접 보는 건 처음이지만.
게꼬수의 설명에 의하면 엄청 유명한 인물인 듯했다.
신이나 반신은 아니었지만, 신과 반신들 사이 껴서 날뛰던 괴물.
“피의 그림자 군주….”
그게 바로 아까 치매에 골골대던 노친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유명세는 나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에게도 전염되었다.
“내 채널에서 소란이네.”
“그러게. 유명한 할아버지였나 봐.”
다른 채널의 존재들도 몰랐다는 건 움브라 왕의 정체가 세간에 알려지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노인의 유명세는 지금 당장 우리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우리에게 중요한 건 어둠의 산에 들어가는 것이다.
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혹시라도 몰래 들어갈 방법이 있을까요”
들어갈 때 굳이 허락받을 필요가 있을까 싶었다.
경비병에게 뇌물을 주든, 계승자가 비밀 루트를 제공하든… 들어갈 방법이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긍정적인 생각과 다르게 계승자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대답했다.
“제가 몰래 입산시켜드리고 싶지만… 어둠의 산 입구를 열 수 있는 건 움브라 왕의 권한입니다.”
처음에는 그저 권한이 없으니, 막아야 한다는 고지식한 답변인 줄 알았다.
하지만 달랐다.
“그저 인허가를 내준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정식으로 왕이 된 자만이 어둠의 산 입구를 열 수 있습니다. 허락이 없으면 출입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허락이 없으면 몰래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
“저번 시즌에 백 명이 넘게 올라갔다고 하던데요”
웨드록은 분명 내게 말했다.
저번 시즌에 몇백 명이 어둠의 산에 들어갔다고….
하지만 아쉽게도 내 의심은 계승자의 진실에 의해서 깨져버렸다.
“저번 시즌에 일시적으로 정신을 차리셨다고 합니다.”
“….”
우연히 그 당시에 정상이 되었다가 다시 치매가 돋은 모양이었다.
제일 큰 문제는….
“정신을 차린 것도 기록에 남겨져 있는 부분일 뿐입니다. 제가 태어나고 나서 정신을 차린 적은 없으십니다.”
기록이 남겨질 정도로 오래된 이야기라는 사실이었다.
‘정신 차릴 때까지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연히 정신을 차릴 때까지 기다린다
재수 없으면 몇십 년… 아니, 이번 시즌 끝날 때까지 어둠의 산에 못 들어갈 수도 있다.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에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저희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 이유가 뭔가요”
채널의 존재들도 몰랐던 왕의 정체를 우리에게 알려줬다.
왕이 불사의 저주를 받은 것도 모자라 치매에 골골대는 중이다.
판단력은 고사하고, 인지력마저 상실한 상태.
계승자는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되는 기밀 중의 기밀을 우리에게 시원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분명 우리에게 알려준 이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
계승자는 침묵하며 나를 조용히 응시했다.
그러고는 한숨과 함께 나를 응시하며 입을 열었다.
“당신에 대한 소문을 들었습니다.”
“제 소문이요”
그야 듣기 싫어도 들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춘식이가 복수에 눈이 물어서 내게 덤벼든 덕분에 나는 고생했지만, 대신 움브라의 피해는 그만큼 줄일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내 실력도 꽤 과장되어서 주변에 퍼졌을 것이다.
“현존하는 소환사 중에서 제일 강하다고 들었습니다.”
“아뇨. 저보다 강한 사람이 있긴 한데….”
솔직히 무력만 따지자면 지금 민하연도 만만치 않게 강할 것이다.
3층 콜로세움에서 싸웠을 때가 마지막이라 지금은 어느 정도 실력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하하… 정말 무서운 이야기군요. 당신보다 강한 자가 존재한다니….”
계승자가 너털너털하게 웃기 시작했다.
‘하긴… 얘네들 처지에서는 수준이 다르긴 하겠네.’
민하연이나 나… 심지어 한봄과 한가을도 이미 인간의 범주를 넘어선 존재였다.
위그드라실 주민들 입장에서는 우리는 반신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하지만 의외로 계승자가 내게 주목한 건 강함이 아니었다.
“듣기로는… 영혼을 소환할 수 있다고 들었습니다.”
“네.”
빙의술사.
살아생전에 지녔던 이름과 능력을 알 수 있다면 웬만한 영혼을 소환할 수 있는 직업.
그리고 동시에 내가 주력으로 사용하는 직업 중 하나였다.
내 대답을 들은 계승자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부탁이 있습니다. 폐하의 전대 지도자였던 선왕을 소환해주셨으면 합니다.”
“아하….”
그가 왜 왕의 친부를 소환해달라고 부탁하는지 알 것 같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왕은 치매로 횡설수설할 때, 아버지라는 표현을 계속 썼다.
그것도 부정적으로….
설마 왕의 친부를 소환해서 일시적으로 왕의 정신을 돌리려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계승자가 내뱉은 말은 내 예상과 달랐다.
“그 방법이… 폐하를 죽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네”
죽인다고 불사자를 그것도 왕을
이해하기 힘든 말이었다.
계승자는 속내를 털어놓은 것에 대한 불안감과 시원함을 동시에 느끼듯이 몸을 축 늘이며 사정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보시다시피 폐하께서는 더 이상 국정을 돌볼 수 없습니다.”
겉으로 보면 왕위에 대한 욕심 때문 같았지만, 실상은 아니었다.
“이대로 계속 왕권이 폐하에게 머물게 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질 것입니다.”
설명에 의하면 4대 계승자 때부터 불사의 저주를 풀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해 온 것 같았다.
하지만 번번이 실패한 것이다.
그런데 저주 해제를 하니 떠오르는 인물이 있었다.
“하연아, 너 저주 해제 스킬 있었지”
민하연이 가진 타나토스의 저주 해제 능력.
“응, 나 저주 해제 스킬 있어. 가서 써볼까”
전설급 스킬이라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일시적인 저주 해제는 의미가 없습니다. 해제하는 즉시 위그드라실에서 다시 저주를 걸어옵니다.”
“….”
이놈의 나무는 무슨 생각으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그렇게 두통이 몰려오는 순간 계승자의 상기된 목소리가 들려왔다.
“딱 한 가지 조건… 그 조건을 충족하면 저주가 완전히 풀리게끔 되어 있습니다.”
저주를 풀 수 있는 조건이 있음에도 천년 넘게 풀지 못했다.
저주를 해제할 수 있는 조건은 바로….
“패배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패배감이요”
조건이 너무 간단한데
아무리 과거 신에 준하는 영웅이었다고 해도 지금은 치매에 골골대는 노인일 뿐이었다.
‘꿀밤 한 대 때리면 될 거 같은데.’
그야 왕에게 꿀밤을 때리려고 하면 바로 경비병들이 달려들겠지만….
하지만 계승자가 말하는 패배라는 것은 내가 아는 패배와 달랐다.
“육체적인 패배를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본인이 진심으로 패배를 인정해야 합니다.”
“허….”
그것도 때리다 보면 언젠가 되지 않을까 싶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 방법도 소용이 없었다.
“참고로 폐하는 불사의 저주로 인해 고통도 못 느끼고, 치료도 필요 없습니다.”
“허….”
“참고로 5대 계승자가 폐하를 일주일 넘게 쉬지 않고 팼다는 기록이 있지만, 본인이 먼저 지쳐서 포기했다는 기록으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
그 미친 생각을 실행하는 녀석이 있었을 줄이야.
‘…좋은 능력 같은데’
정작 들으면 들을수록 개꿀인 능력 같았다.
하지만 아까 봤던 왕의 모습을 보면 또 그렇게 좋을 것 같지는 않았다.
‘불사는 맞지만, 불로는 아닌 거 같으니까.’
왕의 얼굴을 보면 이미 이목구비가 전부 녹아내린 듯이 흘러내리는 중이었다.
거기다 천하의 불사자도 치매는 막을 수 없었다.
치매가 얼마나 무서운 병인지 새삼 깨달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일단 사정은 알았다.
“그런데 왜 파리 선왕을 소환해달라는 거죠”
그 부분은 아직 해소되지 않았다.
계승자는 내 말을 듣자마자 비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기록에 따르면 폐하께서 계승자였던 시절… 선왕의 왕권을 찬탈하셨다고 합니다.”
“선왕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보군요.”
“문제는 무력으로 빼앗으셨다는 사실입니다.”
“허….”
그래… 일단 여기까지는 사정을 알겠다.
그런데….
“그러면 이미 진 사람을 소환해도 의미 없는 거 아닌가요”
무력으로 빼앗겼으면 결국 선왕이라는 존재도 결국 실력으로 패배했다는 것인데….
“기록은 그렇습니다만… 폐하의 혼잣말을 들어보면 뭔가 사정이 있어 보였습니다.”
“….”
하긴… 계속 아버지를 외치면서 덜덜 떨긴 했지.
계승자는 자세를 바로잡고 내게 정식으로 부탁하기 시작했다.
“선왕께서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지혜를 갖고 계실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디 선왕을 소환해주십시오.”
“흠….”
시도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게 불러와서 진짜 왕이 죽으면 나는 어떻게 되는 건가 싶었다.
내 걱정을 읽은 계승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혹시라도 뒷일은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다 책임지겠습니다.”
이미 과거부터 왕위를 물려받을 방법을 모색하는 중이었으니, 문제는 없을 것 같았다.
가령 제5대 계승자가 왕을 두들겨 팬 역사 같은 거 말이다.
다만 외부로 알려지면 안 되기 때문에 조용히 진행했을 것이다.
“참고로 아르디아 단장에게도 부탁했지만… 실패했습니다.”
아르디아 정도면 소환사들뿐만 아니라, 주민들에게도 괴물 같은 존재다.
그런 괴물도 실패한 것이다.
“만약 소환으로도 저주 해제에 실패하면… 당신들의 무력을 동원할 생각이었습니다.”
즉, 우리를 이용해서 플랜 A와 플랜 B를 동시에 계획한 것이었다.
“당연하지만, 성공하면 큰 보상을 약속드리겠습니다.”
사실 우리의 대답은 보상이 아니더라도 이미 정해져 있었다.
“하죠.”
애초에 어둠의 산에 들어가려면 왕의 허락이 필요하다.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왕이 정신 차리길 기다리거나… 왕을 교체하는 방법밖에 없다.
“승낙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로 진행하죠. 선왕의 성함이랑 능력을 알려주세요.”
“….”
내 질문에 갑자기 침묵하는 계승자.
다들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계승자를 쳐다봤다.
계승자는 시선에 부담을 느꼈는지 한숨을 쉬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선왕에 대한 기록은 대부분 말소되어서 성함과 능력은 모릅니다.”
기록이 말소된 이유는 아마도 현재 왕 때문일 것이다.
선왕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왕이 됐으니, 대부분의 기록을 없애고 싶었겠지.
나는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최소한 성함이랑 능력은 알아야 해요.”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설마 성함과 능력을 알아야 할 줄이야….”
생각해보면 이상한 상황이 아니었다.
계승자는 빙의술사의 능력을 정확히 모르는 상태였다.
빙의술사라는 직업을 처음 만났으니, 당연히 소환 방식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플랜 A를 써보지도 못한 채 폐기해야 하나 싶은 순간이었다.
[침몽해서 알아보면 되지 않을까요]‘아하!’
왕의 꿈속으로 들어간다면 과거의 기억을 어찌어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플랜 B로 가는 것보다는 훨씬 합리적인 방법이었다.
나는 계승자에게 말했다.
“제게 알아낼 방법이 있습니다.”
“오오! 어떤 방법이신지….”
나는 기뻐하는 계승자를 보며 대답이 아닌 질문을 건넸다.
“폐하께서는 언제 주무시나요”
“이제 슬슬 주무실 시간입니다.”
낮에 자는 건 왕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좋아, 저주가 걸려도 잠은 자는구나.’
나는 계승자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럼 주무시는 타이밍에 제가 몰래 침실로 들어갈 수 있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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