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54)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53화(954/1201)
위그드라실 (7)
“폐하께서… 천계인들과 합심해서 신들을 몰아내고, 불사의 힘을 손에 넣으셨다는 소문 말일세.”
“”
내가 현실에서 들었던 단어와는 좀 괴리감이 느껴지는 단어였다.
‘불사의 저주가 아니라, 불사의 힘이라고’
7대 계승자는 분명 불사의 저주라고 했다.
현실에 있는 바론 왕의 모습을 보면, 저주라고 불려도 될 정도로 처참한 삶을 사는 중이었다.
내가 그렇게 의아해하는 사이에도 두 병사는 계속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들었네. 하지만… 그게 진짜이겠는가”
“그 패륜아라면 분명 그랬을 걸세.”
“자네… 제발 입 좀 조심하게….”
이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저 병사들… 내가 침몽하고 처음 만났던 병사들인가 보네.’
첫 장면에서 바론 왕의 피에 녹아서 죽은 건 실제 있었던 일은 아닌 모양이었다.
‘애초에 내가 꿈에 침입하지 않았으면 피 바닥을 밟을 일도 없었겠지.’
나는 병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느끼며 그들의 말을 계속 엿들었다.
“폐하를 죽인 것도 천계인의 유혹에 넘어간 것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네.”
“그만하게. 폐하는… 이미 돌아가셨지 않는가.”
“하지만…!”
“이제 자네나 나나… 지켜야 할 가족이 있잖는가.”
“….”
아까까지 바론 왕에 대해 이야기하며 거친 목소리를 내던 병사들이 선왕 이야기를 하며 우울한 목소리를 냈다.
병사들이 얼마나 선왕을 그리워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동시에 걱정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건지….’
평범한 사람의 꿈속이라면 크게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묘지기를 죽인 패륜아의 꿈속.
그것도 현역 시절의 바론이 날뛰는 곳이다.
‘…일단 숨어 다니면서 계속 찾아봐야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병사들을 따라갔다.
그들이 하는 이야기 대부분이 추측성이 강한 소문이었다.
바론 왕과 천계인이 손을 잡았다.
그들이 신을 몰아냈다.
바론 왕이 신을 몰아낸 대가로 불사의 힘을 얻었다.
분명 출처가 불분명한 정보임에도….
‘…소문치고는 너무 자세한데’
이상하리만치 정보가 믿음이 갔다.
‘아마 저 병사들이 실제로 한 말이 아니겠지. 바론의 꿈속이니까. 자신이 가진 정보가 꿈으로 재현된 모양이네.’
나는 그렇게 추정하며 저 정보를 꽤 신뢰성이 높은 정보로 판단했다.
그렇게 여러 정보를 들으며 병사들의 뒤를 따르다 보니….
“들어가기 싫군….”
또 왕좌에 도착했다.
나는 몰래 왕좌에 앉아 있는 바론 왕의 상태를 확인했다.
그는….
‘…나이를 먹은 거 같네.’
라그나로크 전과 비교해서 기력이 쇠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부르셨습니까 폐하!”
다만 병사들은 바론 왕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하지만 바론 왕의 외형이 변한 것과 별개로 성격은 그대로인 듯 보였다.
“반역은 어떻게 됐느냐!”
“모든 병사가 불철주야 열심히 반역자들을 찾아내고 있습니다. 금방 잡아서….”
“이 쓸모없는 녀석들!!”
쾅쾅!
바론 왕은 목으로 거친 성격을 터트리며 손 걸이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7일 주겠다! 7일 안에 반역자들을 처리하지 못하면 네 녀석들이 내 손에 죽을 것이다!”
“…명심하겠습니다!”
“그리고!”
“…”
병사들은 바론 왕의 다음 명령을 듣고 싶지 않아 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바론 왕은 병사들을 보며 간단한 명령을 내렸다.
“내 경호원을 더 늘려라!”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병사들은 그렇게 대답한 뒤에 재빠르게 왕좌를 벗어났다.
그리고 때마침 왕좌를 벗어나며 조용히 투덜거린 것이 내 귀에 들어왔다.
“저번에도 늘리라고 해서 늘렸는데, 또 늘리라니….”
“신과 대적할 정도로 강하면서….”
스스스슥!
그 장면을 마지막으로 꿈이 또 변했다.
하지만 꿈이 계속 진행되어도 나오는 장면은 한결같았다.
‘다 비슷한 내용이네.’
바론 왕이 점점 늙어갔고, 그는 계속해서 경호원을 늘리라는 명령을 할 뿐이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왕은 불사의 힘 덕분에 죽지 않았지만, 그를 보필하던 병사들은 점점 죽어 나갔다.
수명이 다해서 죽은 병사도 있고, 바론 왕의 심기를 건드린 탓에 처형당한 병사도 있었다.
어느새 처음 내가 봤던 병사들의 모습은 전부 사라지고….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전부 새로운 인물들로 변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새로운 병사들은….
“경호원을 더 늘려라!”
“명을 받들겠나이다!”
바론 왕을 신처럼 숭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무한하지는 않았다.
바론 왕은 불사의 힘을 가졌음에도 점점 몸이 쇠락하더니….
“겨, 경호원을 더 늘려!! 아버지로부터 나를 지켜라!!”
치매왕으로 변하면서 아버지를 외치게 된 것이었다.
‘무한 반복이네.’
바론 왕이 치매 왕으로 변하는 과정에서 얻은 정보는 사실상 없었다.
그리고 치매왕이 불안해하는 것과 비슷하게 나도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디 있는 거야.’
꽤 오랜 시간 꿈이 진행되었음에도 묘지기를 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걱정하는 사이에 치매왕의 꿈은 5대 계승자가 존재하던 과거까지 이어졌다.
7대 계승자가 말한 대로 5대 계승자가….
퍼어억! 퍽! 퍽퍽!
“제발 죽으십시오! 폐하!!”
“히에에엑!”
치매왕에게 몽둥이찜질을 선사하고 있었다.
아까 왕좌에서 보여주던 카리스마 따위는 없었다.
“히이이익! 역시 아버지가 보낸 자객이 맞구나!!”
“입 좀 다물고 제발 죽으십시오!!”
“히이익!”
치매왕은 후손에게 얻어터지면서 비명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 비명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전혀 아파하지 않네.’
몽둥이질로 인한 고통이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치매 증상으로 인한 불안감을….
“경호원!! 어디 있나!! 아버지가 보낸 자객이 나를 죽이려 한다!!”
투정이 담긴 비명으로 표출할 뿐이었다.
그렇게 미친 듯이 몽둥이질을 하던 5대 계승자는….
“허어억… 허어억….”
본인의 힘이 먼저 떨어지며 그 자리에서 쓰러져 버렸다.
‘…웃어야 하나’
너무 황당해서 웃음조차 나오지 않는 장면.
스스슥!
그 뒤에 이어진 꿈에서는 6대 계승자가 등장했다.
“폐하! 정신이 드시옵니까”
“크으읏… 뭐, 뭐야 네 녀석은 누구냐”
“저는 6대 계승자, 아르켈입니다.”
“6… 6대 계승자”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뭣들 하느냐! 서류를 가지고 오거라!!”
계승자는 일시적으로 정신을 차린 치매왕 앞에 서류 뭉치를 쌓아 놓으며 외쳤다.
“폐하! 그동안 밀린 업무이옵니다! 부디 허가를 내주시옵소서!”
“무, 무슨….”
“중대한 사안들이옵니다! 일단 허가를!”
딱 봐도 치매 왕은 기억이 완전히 되돌아온 것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인지력을 살짝 회복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6대 계승자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기회 덕분에 어둠의 산이 일시적으로 열릴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결국 6대 계승자도 왕위를 물려받지는 못했다.
치매왕이 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대망의….
“7대 계승자… 폐하의 용안을 뵈어서 영광입니다!”
“이번에야말로 진짜 아버지가 보낸 자객이구나!”
“….”
현실까지 이어졌다.
내가 바론왕의 꿈을 끝까지 보며 느낀 점이 하나 있었다.
‘과거 일을 재현 중이네.’
선왕을 죽인 시점부터 현재 시점까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치매에 걸렸지만, 한편으로 기억은 계속 남아 있다는 이야긴데….’
그리고 그중에서 내 궁금증을 자극하는 소재도 있었다.
‘천계인이랑 모종의 거래가 있었다고 하는데… 그건 알 수 없나’
꿈을 조작했다면 진작에 알아냈겠지만, 현재로서는 치매왕의 꿈을 조작할 힘이 없었다.
그렇게 아쉬움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스스스슥!
다른 장면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응 생각해 보니까. 아까 장면이 현실 상황이잖아. 그렇다면 다음 장면은….’
내가 그렇게 기대하는 사이에 이미 다음 꿈으로 넘어와 있었다.
나는 그렇게 도착한 장소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처음 왔던 곳이네.”
치매왕의 꿈속에 처음 들어왔을 때 봤던 화려한 궁전 복도였다.
처음 들어올 때는 묘지기가 바로 옆에 있었지만….
“없어.”
이번에는 애석하게도 묘지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아쉬움이 아닌 희망을 품으며 전력 질주로 달리기 시작했다.
“여기 없다면 왕좌에 앉아 있을 거야!”
나는 그렇게 기대하며 미친 듯이 달렸다.
하지만 그렇게 전력 질주하며 달리는 도중에 방해가 되는 녀석들을 만났다.
“저 녀석은 누구야!”
“막아!”
“….”
왕좌로 향하는 길을 막았던 반란군.
아까는 병사들의 도움을 받아 합심해서 뚫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혼자라 쉽지 않았다.
아까처럼 천뢰검법과 천풍신법을 사용해서는 도저히 뚫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과 굳이 싸울 필요는 없었다.
파아아아앗!
나는 바람 속성 마법을 이용해서 복도 천장 쪽으로 튀어 오르며 그들 머리 위를 날아가기 시작했다.
“하, 하늘을 날고 있어!”
“잡아!! 활을 쏴!”
가는 길에 화살이 위로 솟구쳐 올라왔지만, 다행히 마법으로 전부 튕겨낼 수 있었다.
그렇게 순식간에 건너편까지 도착한 나는….
“휴우… 성공.”
나를 향해 쫓아오는 반란군을 무시하며 왕좌로 미친 듯이 뛰어갔다.
열심히 달리다 보니 간신히 왕좌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왕좌에 도착하자마자 만난 존재는….
“호호! 오셨군요!”
왕좌에 앉아서 나를 반기는 묘지기였다.
‘다행이다. 아직 바론이 오지 않은 상태야.’
나는 재빠르게 왕좌 위로 올라가서는 묘지기에게 말했다.
“빨리 가죠. 똑같은 장면을 또 보고 싶지 않아요.”
“흐음 똑같은 장면이라뇨”
“….”
묘지기의 의아함이 담긴 표정을 보고 확신할 수 있었다.
‘아까 있었던 일은 나만 반복하고 있던 거야.’
나는 대충이나마 묘지기에게 현재 상황을 설명해줬다.
내 설명을 들은 묘지기는….
“제 아들은… 이 꿈을 계속 반복하고 있다는 것이군요.”
서글픈 목소리를 흘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나는 그의 어깨를 붙잡으며 외쳤다.
“시간이 없어요. 이대로 있다가는 바론 왕이….”
콰아아아앙!!
“흐음!”
왕좌에 앉아 있는 묘지기조차 중심을 잡기 힘들 정도로 큰 지진이 몰려왔다.
지진이 멈추자 저 멀리서 한 남자가 터벅터벅 걸어오기 시작했다.
“제가 왔습니다! 아버지!!!”
“….”
“흐하하하! 옆에 있는 건 누구입니까 혹시 제가 무섭다고 경호원을 대동하고 계신 겁니까!”
만나면 안 되는 최악의 상대를 만나게 되었다.
나는 묘지기의 어깨를 부여잡으며 다급하게 말했다.
“나가지 않으면 큰일 나요. 빨리….”
“죄송합니다.”
“네”
묘지기는 내 다급한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고개를 저으며 왕좌에서 일어났다.
그러고는 표정이 가늠하기 힘들 해골 상태로 나를 응시하며 흐뭇한 목소리를 흘렸다.
“저는… 여기에 남겠습니다.”
“…어째서죠”
“그야….”
묘지기는 터벅터벅 걸어오는 바론 왕을 응시하며 자신의 무기를 꺼냈다.
사이드.
하지만 내가 평소에 묘지기의 영혼을 빙의해서 쓰던 사이드와는 전혀 다른 형태였다.
붉은색을 띤 사이드는 마치 수많은 피를 묻힌 진짜 사신의 무기처럼 보였다.
묘지기는 새빨간 사이드를 들고는 자세를 잡으며 흥얼거렸다.
“제 아들의 악몽을 거두어줘야 하니까요.”
“….”
이로써 확실해졌다.
또다시 꿈을 반복한다고 해도 묘지기를 꿈 밖으로 데리고 갈 수 없다.
묘지기는 사신처럼 자세를 잡은 채 내게 말했다.
“가십시오. 당신까지 제 아들의 꿈속에서 고통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
묘지기의 말대로 이제 이 꿈속에 있을 이유가 없다.
거기다 꿈을 반복해서 돌아온다고 해도 묘지기는 여기에 남겠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묘지기의 비장한 모습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하아… 어쩔 수 없죠.”
“억지를 부려서 죄송합니다. 그럼 조심히… 응”
나는 묘지기의 사과와 배웅을 들은 척하지 않고, 검을 꺼내서 자세를 취했다.
“같이 싸우죠.”
내 모습을 본 묘지기는 당황한 듯이 고개를 절레거리며 나를 타박했다.
“당신과 아무 상관 없는 일입니다! 굳이 저를 도울 필요가!”
나는 그런 묘지기의 말을 끊으며 천천히 걸어오는 바론 왕을 응시했다.
“당신은 이미 저 녀석에게 한번 졌어요.”
“….”
묘지기는 과거에도 졌고, 심지어 아까 꿈속에서도 졌다.
즉, 이 반복되는 꿈속에서 묘지기가 바론 왕을 이기는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저도 혼자서는 저 녀석을 이길 엄두가 나지 않네요.”
나 또한 허세를 부릴 상황이 아니었다.
현실에서 만났다면 함선과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서 어떻게 해서든 이길 방도를 모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은 바론 왕의 꿈속.
초전도체 화살을 못 쓰고, 심지어 빙의술도 제대로 구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우리 둘이 싸운다면 분명 승산이 있어요.”
“….”
2대1이라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는 동료를 버리고 가는 취미 따위는 없습니다.”
“….”
나에게 있어서 묘지기는 이미 동료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묘지기를 놓고 갈 생각이었다면 진작의 꿈에서 탈출했을 것이다.
묘지기는 눈을 감듯이 안광을 지우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그러고는 내 옆에 나란히 자세를 잡으며 웃음소리를 냈다.
“누군가와 합을 맞춰본 적이 없지만… 당신이라면 잘 맞을 것 같군요.”
“하하….”
내 몸속에 들어온 적이 있으니, 어설프게나마 합이 맞긴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어색하게 자세를 잡는 순간….
“…뭐 하는 겁니까 아버지”
바론 왕이 우리의 모습을 보고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분위기를 깨버렸다.
“어디서 굴러온 녀석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녀석이 마음에 드시는가 보군요. 저는 버린 자식 취급을 하시더니!”
“그런 것이 아니다! 나는 너를….”
“듣고 싶지 않습니다!!”
바론 왕이 사자후를 터트리자, 몸 주변에 붉은색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불길한 기류를 흘리던 바론 왕이 광기가 담긴 웃음과 함께 망토를 펼치며 외쳤다.
“아버지께서 마음에 들어 하는 녀석이니 피 맛도 훌륭하겠군요! 녀석의 피를 산채로 빨아 먹는 진귀한 장면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론 왕이 그렇게 사자후를 터트리며 우리에게 돌진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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