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59)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58화(959/1201)
위그드라실 (7)
나는 묘지기가 사라지고, 손에 쥐어진 무기를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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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 사이드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애용하던 무기.
생명체뿐만 아니라, 무생물… 더 나아가서 신조차 죽음으로 인도할 수 있는 무기.
타나토스의 권능이 깃든 무기로, 소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그 권능을 이용할 수 있다.
[죽음의 권능]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약점을 볼 수 있다. [어둠의 권능] 타나토스의 수족(타나토스와 관련된 직업, 움브라 백성)을 마음대로 부릴 수 있게 된다.단, 권능을 이용할 때 마나가 소모된다.
파괴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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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좋은 아이템이다.
아니, 지금까지 내가 얻은 아이템 중에서 제일 좋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케르베로스의 안구, 호루스의 눈동자도 분명 좋은 아이템이다.
하지만 무기 계통의 아이템 중에 신급 아이템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렇게 좋은 무기를 얻었음에도….
“….”
전혀 기쁘지 않았다.
맑게 갠 하늘을 보며 눈을 감고 다시 한번 묘지기에게 인사했다.
“고마워요. 꼭… 아들의 복수를 해줄게요.”
나는 그렇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뒤에 주변을 둘러봤다.
영혼들은 떠나간 묘지기를 잊지 못한 것처럼 울부짖기 시작했다.
슬픈 것과 별개로 난감함이 몰려왔다.
‘어떻게 하지 그냥 가자니 이대로 두고 가기에는 좀 미안한데….’
영혼들이 진정하려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들을 신경 써주자니… 시간이 꽤 걸릴 것 같고….
멤버들에게 말도 안 하고 2층으로 온 터라 빨리 가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주고 싶은데….
그렇게 난감해하던 차에 한 사람이 영혼들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
“무슨 일인가 싶었더니, 너도 있었네”
소우타였다.
나는 그런 소우타에게 물었다.
“너는 여기 왜 왔어”
소우타는 다른 영혼들과 다르게 묘지기와 알고 지낸 지 얼마 되지 않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글쎄… 그냥 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왔을 뿐이야.”
소우타도 다른 영혼들과 마찬가지로 본능적으로 묘지기를 배웅하러 온 것이었다.
“그 양반이 갔다는 느낌은 들긴 했는데… 실감이 안 되네.”
“너 묘지기 싫어하는 거 아니었어”
소우타는 매번 소환할 때마다 청소 중에 소환됐다면 투덜거렸다.
당연히 그 청소는 묘지기가 내린 벌 중의 하나였다.
그런 벌을 받으면 싫어할 법도 했지만….
“글쎄….”
“….”
소우타는 내 말에 부정도, 긍정도 하지 않았다.
벌을 받는 것과 별개로 사이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모양이었다.
마침 잘됐다.
“야. 나 슬슬 돌아가야 하니까, 네가 영혼들 좀 관리해줘.”
“뭐! 내가 무슨 관리를….”
“저대로 두다가는 몇 날 며칠 저럴 거 같으니까 그렇지. 그나마 정신이 멀쩡한 네가 진정시켜줘.”
소우타는 내 막무가내 부탁에 몇 차례 투덜거리더니….
“하아… 알았어.”
결국 포기하고 수락했다.
하지만 한숨을 쉬는 것과 별개로 내 부탁을 싫어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고맙다. 나중에 부를게.”
나는 무거운 마음을 품은 채 움브라로 돌아갔다.
..
..
내가 움브라로 돌아갔을 때는 이미 성이 뒤집힌 상황이었다.
바론 왕이 사라지고, 심지어 그 방에 들어갔던 나도 사라진 탓이었다.
나는 어수선해진 틈을 타서 계승자와 파티원을 만났고, 재빠르게 전후 사정을 설명해줬다.
“선왕의 도움을 받아서 죽음의 저주를 해제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몇몇 사실을 빼고 설명했다.
‘묘지기가 죽은 거랑 데스 사이드를 얻었다는 이야기를 빼자.’
계승자의 인성이 착하다는 건 기질창을 통해 이미 증명되었다.
하지만 권력이라는 건 본래의 인성조차 바꿀 정도로 위험한 속성이다.
권력 때문에 인성이 변해서 적대적으로 돌변하지 말라는 법도 없으니까.
이제 묘지기가 선왕이라는 사실도 알고, 그가 아직 니플헤임에 있다고 생각하면 계승자의 권력욕도 어느 정도 제어가 될 것이다.
내 설명을 전부 들은 계승자는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폐하께서… 드디어….”
계승자는 그렇게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선 뒤에 나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폐하를… 안식에 들게 해주셔서….”
진심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계승자는 그렇게 인사한 뒤에 알현실을 나갔다.
알현실에 남은 건 민하연과 한봄, 한가을, 남궁 유하였다.
계승자가 나가자마자 한봄과 한가을이 시원하게 이야기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결국 다 아저씨가 해결했네.”
“그러게~”
“그런데 너 예언 너무 들쭉날쭉한 거 아니야 이번에도 아저씨 사라졌는데, 제대로 된 예언도 못 하고….”
“언니가 운 게 내 예언 때문이라는 거야”
“내가 언제 울었어!”
두 사람이 또 티격태격하기 시작했다.
언제나 있는 일이라 딱히 불편한 느낌은 없었다.
하지만….
‘후우….’
제일 가까운 멤버들과 같이 있음에도 마음이 쉽사리 안정되지 않았다.
마침, 내 옆에 앉아 있던 민하연이 내 손을 잡으며 물었다.
“수호야, 표정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
나는 잠시 고민하고는 멤버들에게….
“해줄 말이 있어.”
묘지기에 관한 이야기를 해줬다.
묘지기가 나를 도와준 뒤에 결국 죽어서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였다.
대신 멤버들에게도 비밀로 한 것이 있었다.
바론을 현혹한 빛과 내 머릿속에 들려온 목소리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그건 왠지 말하면 안 될 거 같아.’
심지어 그 사실은 게꼬수에게도 비밀로 할 생각이었다.
그렇게 묘지기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알려주자….
“…정말 좋은 사람이었구나.”
“…흐윽.”
민하연과 한봄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그에 비해서 한가을과 남궁 유하는 차분했다.
민하연, 한봄과 다르게 두 사람은 묘지기와 만난 적이 없어서 그런 것이었다.
그에 비해서 민하연과 한봄은 묘지기와 어느 정도 친분이 있었다.
느껴지는 감정의 깊이가 다를 수밖에 없었다.
나는 그렇게 설명을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멤버들에게 말했다.
“나 잠깐 바람 좀 쐬고 올게.”
나는 그렇게 말하며 알현실을 나갔다.
어두컴컴한 성 복도를 보며….
“…진짜 많이 변했네.”
과거를 회상하듯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한겨울은 이잔카에게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왕이 죽었다고요!”
“쉿!”
이잔카는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의 인기척을 확인했다.
다행히 주변에 아무도 없다는 것을 확인한 이잔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언제나 생각하지만, 너는 입이 문제다.”
“아, 아니… 놀라서 그랬죠. 그런데 갑자기 왕이 왜 죽어요”
“후우… 설명해주마.”
내부 사정을 알고 있는 이잔카가 한겨울에게 대략적인 사정을 설명해줬다.
천년이 넘게 왕에게 걸린 저주, 그리고 저주를 해제할 수 있는 방법, 더 나아가서 아르디아조차 실패한 저주 해제까지….
이잔카와 다르게 왕가의 사정을 전혀 모르던 한겨울은 그녀의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었다.
그리고 흥미의 최절정에 다다르게 된 것 바로 성수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였다.
“그 남자가 저주 해제에 성공했다더군.”
“지, 진짜요!”
“그래. 일단 내가 들은 소식에 의하면 말이지….”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아르디아조차 실패했다는 저주 해제를 성수호가 성공했다는 소식.
‘와…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거야’
한겨울은 멍한 표정으로 예전 일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혼자 나서서 주민들 구한 성수호.
그리고 자신과 남궁 유하를 구한 성수호를….
한겨울이 멍하니 성수호의 일을 떠올리는 동안 이잔카는 설명을 마치고 대화를 마무리했다.
“혹시라도 아직은 비밀이니까. 이 사실을 절대 외부에 말하지 마.”
“비밀이라면 저한테도 말하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너는 내 직속 부하니까 미리 알아둬서 나쁠 건 없잖아. 그리고 무엇보다….”
이잔카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을 이어 나갔다.
“그 남자가 외부인이긴 하지만, 너랑은 친분이 있잖아.”
“아….”
“외부인으로부터 정보를 듣는 것보다는 나한테 전해 듣는 쪽이 더 보기 좋잖아.”
즉, 어차피 금방 알게 될 거 상사인 자신이 먼저 말해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 것이었다.
“자, 이제 가봐. 상세한 이야기는 그 남자에게 직접 들어봐.”
“네 가라뇨 이제 막 출근했는데….”
“흥! 술에 골골대는 녀석은 있어봤자 쓸모없어!”
“흐억!”
이잔카는 한겨울의 등을 (본인 기준으로) 가볍게 두드린 다음 자리를 떠났다.
한겨울은 쓰라린 등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마침 잘됐네. 언니한테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
한겨울은 그렇게 생각하며 왕궁으로 향했다.
왕궁으로 향하는 내내 한겨울의 입술을 씰룩거렸다.
“와… 진짜 뭐 하는 애야”
한겨울이 실실 웃는 이유는 단 하나, 성수호 때문이었다.
그가 강하다는 건 진작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수준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엘프 기병대… 그것도 날아다니는 페가수스 기병대를 혼자서 전멸시킨 남자.
심지어 자신의 이득을 위해서가 아니라, 동료와 힘없는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다.
그리고 주민들 안에는….
“하아… 점점 더 말하기 힘드네.”
자신도 포함되어 있었다.
만약 그 자리에 성수호가 없었다면 한겨울도 죽어간 주민들 시신 사이에 껴 있는 평범한 시체로 전락했을 것이다.
아직 한겨울은 성수호에 대한 불만의 응어리를 완벽하게 털어낸 것은 아니었다.
한봄의 교성이 아직 한겨울의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하아… 어떻게 사과하지…”
성수호와 친해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 건 부정하지 못했다.
전에 한봄과 잠자리를 가진 성수호의 모습에 흥분한 나머지 그에게 폭언을 날렸던 것에 대한 사과.
사과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었다.
진짜 문제는, 구해준 것에 대한 감사 인사였다.
구해준 사람에게 그냥 인사만 하고 넘어갈 생각은 없었다.
당연히 원하는 것이 있으면 보상도 해주고 싶었다.
“이… 이상한 거 부탁하는 건 아니겠지”
한겨울은 아직 이성적인 감정을 강하게 느끼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반대로 느끼지는 않는 것 또한 아니었다.
딱 이성의 문턱에 걸친 상황.
“하아… 일단 만나면 가볍게 사과하자.”
한겨울은 그렇게 결심하며 왕궁 내부로 들어갔다.
다행히 내부에 민하연과 한봄이 있는 덕분에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멤버들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 도중에….
“어!”
복도에서 창밖을 바라보며 가만히 서 있는 성수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겨울은 쑥스러움과 별개로 반가워하며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기서 뭐 해”
“…잠깐 산책하고 있었어.”
“…”
우수에 찬 눈동자로 어둠으로 가득한 창밖을 보는 성수호.
평소에 그가 보여주던 가벼운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분위기였다.
그저 차분하다는 느낌과는 달랐다.
‘뭐지… 나랑 이야기하기 싫은 건가’
한겨울은 그런 성수호의 모습에 오히려 위축하며 힘없이 입을 열었다.
“그… 그래. 나 갈게.”
“….”
성수호는 그런 한겨울에게 따로 대답하지 않고, 그저 창밖을 바라볼 뿐이었다.
한겨울은 다시 민하연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하며 속으로 전전긍긍하기 시작했다.
‘뭐지… 설마 내가 어제 술자리에서 무슨 실수 했나!’
아침에 민하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길래 당연히 술자리도 순탄하게 흘러갔으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민하연이 모르는 사이에 실수했다면…
‘일단 언니한테 가서 제대로 묻자!’
한겨울은 그렇게 속을 태우며 민하연 일행에게 향했다.
..
..
한겨울은 도착하자마자 민하연에게 모든 사정을 듣고는 나지막이 안도했다.
“휴우… 나 때문이 아니었구나.”
“응 갑자기 무슨 말이야”
“아, 아무것도 아니야.”
성수호가 우울해하는 이유.
그것은 바로 동료를 잃었기 때문이었다.
민하연이 한겨울을 향해 입단속을 시키듯 단호하게 말했다.
“겨울아, 이 이야기 절대 어디 가서 하면 안 돼. 알았지”
“어… 아, 알았어!”
“이잔카에게도 하면 안 돼.”
한겨울은 민하연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맹세했다.
“절대 말하지 않을게.”
“그래….”
한겨울은 민하연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향하자, 안도하며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다. 나 때문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안도감이 드는 것과 동시에 아까 성수호의 표정이 떠올랐다.
‘…동료를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나 보네.’
그저 안타까워하는 수준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동료를 애도하는 모습이었다.
‘만난 지 오래되지도 않았고, 심지어 여자도 아닌데도….’
한겨울은 지금까지 성수호를 실력이 좋은 호색가 정도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까 성수호의 모습은 그런 호색가와는 거리가 있었다.
아니, 오히려 그런 호칭을 생각했다는 것 자체가 실례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한겨울은 성수호의 표정을 떠올리며….
‘…안 되겠다. 지금 당장 가서 사과하고, 전에 구해줘서 고맙다고 말하자.’
이성의 문턱 너머로 한 발짝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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