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68)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67화(968/1201)
위그드라실 (7)
[죄송합니다, 수호 님. 저자의 기질창을 띄울 수 없습니다.]‘….’
아르모니아의 대답에 나도 모르게 몸이 석상처럼 굳어 버렸다.
내가 아는 한 기질창을 띄울 수 없는 존재는 하나뿐이었다.
‘…설마 조디악’
추측을 넘어선 확신.
하지만 아쉽게도… 아니, 다행히도 내 확신은 정답이 아니었다.
[아닙니다. 조디악의 인물은 현재 위그드라실 하층을 공략 중입니다. 그리고 아시겠지만, 그자는 이곳에 올 수 없습니다.]예전에 아르모니아가 설명해 줬었다.
위그드라실은 상층과 하층으로 나뉘어 있고,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절대 반대쪽으로 갈 수 없다고 설명해 줬다.
그리고 다행히….
[저자는 제가 전해 들은 조디악의 인물과 거리가 있습니다.]그 시스템은 아직도 유효하게 작용하고 있었다.
일단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졌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그러면 어째서 띄우지 못한다는 거야’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닙니다.]‘아!’
워낙 자연스럽게 등장해서 생명체가 아니라는 추측 자체를 하지 못했었다.
‘시체인가’
[인형일 가능성도 커요.]각종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했다.
일단 확실한 사실은, 지금 등장한 수장은 본체가 아니라는 의미였다.
그렇게 통신으로 추측을 주고받는 사이에 수장이 어수선한 상황을 정리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죠.”
“…좋네.”
로벤은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소파에 앉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있던 길드온은….
“이, 일단 나를 풀어줘라.”
처량한 목소리로 어울리지 않는 자존심을 드러냈다.
길드온의 말에 꿈쩍도 하지 않았던 붉은 베이어가….
탁!
수장의 손가락 튕김 소리를 듣자마자 재빠르게 길드온의 포박을 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베이어의 모습을 보며 감탄했다.
‘오호… 저런 사이코패스 같은 녀석을 잘도 길들였네.’
그렇게 감탄하는 사이에 길드온의 포박이 풀렸다.
참고로 포박이 풀린 건 길드온뿐이었다.
나머지 엘프들은 묶인 상태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크으….”
길드온은 포박이 풀리자마자 손목을 매만지며 소파에 앉았다.
그 모습을 본 수장이 고개를 끄덕이며 소파에 앉으며 말문을 틔웠다.
“잘 지내셨습니까”
“…보다시피 잘 지내지 못했네.”
“큭… 설마 조롱하고 싶어서 자리를 마련한 건가”
“하하하! 설마요. 두 분을 이어드린 게 저이고, 두 분은 제 고객이십니다. 제가 함부로 조롱을 일삼을 수 있겠습니까”
저 녀석의 말로 이 상황이 단번에 정리되었다.
‘엘프랑 움브라 귀족을 연결한 게 이 새끼였구나.’
거기다 말하는 것을 토대로 추측하자면… 아마 다른 녀석들도 꽤 많이 연결했을 것이다.
전쟁이 일어난 원인은 아니지만, 전쟁이 계속 일어나는 원흉이라는 건 확실했다.
‘이름이… 료스케였나’
양지현의 꿈속에서 이름을 얼핏 들은 적이 있었다.
료스케는 거만하게 앉아 있는 로벤, 길드온과 다르게 차분하게 앉은 채 베이어를 향해 고개를 돌려서 입을 열었다.
“페가수스는 어떻게 됐지”
“탈취에 실패했다고 합니다.”
“이런….”
료스케는 아쉬워하는 목소리를 낸 뒤에 다시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임무를 맡은 녀석은”
“제가 처리했습니다.”
베이어의 대답을 들은 료스케는 고개를 절레거리며 그를 타박했다.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죽이면 어떻게 해 부하들이 무서워서 임무를 맡고 싶겠나”
“죄송합니다.”
절도있게 고개를 숙이는 베이어.
그 모습을 본 료스케는 한숨을 쉬며 가볍게 질타를 이어 나갔다.
“큰 실책을 범했어도 동료는 동료야. 그리고 한번 동료는 영원한 동료지.”
“명심하겠습니다.”
나는 료스케와 베이어의 모습을 보며 연신 감탄했다.
‘저런 녀석을 꽉 잡고 있는 걸 보면 보통 녀석은 아닌 거 같네.’
베이어는 대충 봐도 분노 조절 장애가 있어 보이는 녀석이다.
그런 녀석이 깍듯하게 복종하는 것을 보면 료스케가 보통 녀석이 아님을 대충 알 수 있었다.
료스케는 베이어와 대화를 마친 뒤에 바로 길드온과 로벤에게 사과했다.
“페가수스도 돌려드리고 싶었지만, 실패한 모양입니다. 사과드리겠습니다.”
“아, 아닐세. 애초에 거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았네.”
“뭐… 그 녀석을 다룰 수 있는 녀석은 나 말고 없으니….”
두 사람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료스케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하하하,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료스케는 사과를 받아들인 두 사람의 모습에 만족해하며 손가락을 또 튕겼다.
탁!
손가락을 튕기자마자 방에 들어와 있던 붉은 초승달 조직원들이 쓰러져 묶여 있던 엘프들을 데리고 방 밖으로 나가기 시작했다.
료스케는 엘프들을 끌고 가는 조직원들의 모습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로벤에게 말했다.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동료분들께 양해를 구해도 될런지요”
“아… 알았네. 다들 나가 있게!”
경호원들은 로벤의 명령대로 조직원들을 따라 방 밖으로 나갔다.
그렇게 방에 남은 건….
“역시 대화는 조용한 게 중요하죠.”
료스케와 로벤, 길드온만 남게 되었다.
물론 셋 말고 한 명 더 있었지만 말이다.
‘시간 충전 형식으로 쓸 수 없나 3분마다 쓰는 거 짜증 나네.’
나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비겁자의 술법]을 재사용했다.
그렇게 투덜거리는 사이에 료스케는 본론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자, 그러면 정산을 시작할까요”
시작은 성공한 임무와 실패한 임무, 그리고 피해 규모였다.
“모든 엘프는 못 데리고 왔지만, 길드온 씨와 기병대장… 그리고 엘프 다섯을 빼 왔습니다.”
“페가수스도 목록에는 들어있었지만… 아쉽게도 탈취하지 못했고….”
“로벤, 당신이 원하는 대로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서 다수의 조직원을 감시에 투입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조직원 다수가 죽었습니다.”
“비록 임무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저희 조직에 막대한 피해가 생겨버렸습니다.”
그렇게 기본적인 상황 파악은 끝났다.
료스케의 말을 들은 로벤은 한숨을 쉬며 그에게 말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보상을 약속하겠네.”
“보상이라….”
료스케는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며 길드온을 유심히 바라봤다.
길드온은 료스케의 시선에 부담을 느끼며 로벤의 말을 거들었다.
“나, 나도 본국에 돌아가서 상황을 정리하는 대로 바로 보상안을 마련하겠네.”
“하하하… 보상안이라….”
료스케는 로벤과 길드온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허탈하게 웃으며 고개를 절레거릴 뿐이었다.
그런 료스케의 모습에 두 사람은 불안한 듯이 서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동안 침묵하던 료스케는 갑자기 망토 안에 미소를 드러냈다.
“이대로 꽁지 빠지게 도망쳐서 평생 숨어지내실 생각입니까”
“뭐라고!”
길드온이 발끈하듯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당장 그 말을 취소해라! 취소하지 않으면….”
“워, 워~ 진정하시죠.”
“그런 모욕을 듣고 진정하라니…!”
“제가 그 모욕을 없던 일로 해드리고자 합니다.”
“…뭐”
길드온은 좀 더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고 판단했는지 다시 소파에 앉았다.
“모욕을 없던 일로 하다니…”
“성수호.”
“!”
“큭!”
료스케의 입에서 내 이름이 나오자, 로벤과 길드온이 바로 반응을 해왔다.
로벤은 벌벌 떨며 두려움을 드러냈고, 길드온은 몸을 파르르 떨며 두려움과 분노를 동시에 드러냈다.
료스케는 두 사람의 모습에 오히려 만족해하며 실실 웃었다.
“대단한 인물이군요. 이름만 거론했을 뿐인데, 벌벌 떨다니.”
“누, 누가 벌벌…!”
“자, 자~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런 게 아닙니다.”
료스케는 그런 길드온의 말을 자르며 본론을 말했다.
그리고 료스케가 말한 본론은….
“제가 그 녀석을 제거해 드리겠습니다.”
나조차도 귀를 의심하게 할 정도로 황당한 제안이었다.
“뭐!”
“지, 진짜!”
네 저를요
료스케는 내 놀라움에 답하듯 키득거리며 대답했다.
“제가 되지도 않는 가능성을 믿고, 허세를 부리는 녀석처럼 보이십니까”
“그, 그건 아니지만….”
“아무리 그래도 녀석은….”
료스케의 말을 믿지 못하는 듯한 두 사람의 모습 덕분에 현재 내 평가가 어떤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두 사람 덕분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자신감으로 저렇게 내지르는 거지’
기질창을 띄울 수 없다고 해서 녀석이 나보다 강하다는 의미를 지니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녀석의 몸짓과 말투는 도저히 허세처럼 보이지 않았다.
‘정말 나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가’
무작정 무시하고 넘어가기에는 상대방이 이룬 성과를 마냥 무시할 수 없었다.
소우타를 죽이고, 더 나아가서 아르보스 엘프와 움브라 귀족을 꼬드긴 녀석.
변변찮은 실력으로 이룰 수 있는 성과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달려들 수도 없고….’
그렇게 고민에 빠져 있는 사이에 로벤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설마 그냥 해주겠다는 건 아니겠고… 원하는 게 뭔가”
“이겁니다.”
료스케는 테이블 위에 두 개의 물건을 올려놨다.
‘반지’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 은색 반지.
별생각 없이 반지를 바라보는 나와 다르게 두 사람은….
“이, 이건…!”
“제정신이냐! 이딴 더러운 물건을 끼라고!”
반지의 정체를 단번에 알아차렸는지 경악했다.
도대체 무슨 반지이길래 저렇게 호들갑을 떠는 건가 싶었다.
하지만 료스케는 궁금해하는 내게 친절을 베풀지 않고, 자기 할 말만 남긴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로를 위해서라고 말씀드리죠.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실 테니, 저는 잠시 자리를 비워드리겠습니다.”
료스케는 그렇게 말한 뒤, 방을 나가 버렸다.
그렇게 방에는 길드온과 로벤만 남게 되었다.
“미친놈이군… 감히 나한테 이런 흉물을 끼우라고 하다니….’
“하지만 만약 저자가 정말 성수호를 죽여준다면….”
“….”
반지를 혐오하면서도 로벤의 말에 혹하는 것을 보면, 어지간히도 나를 죽이고 싶은 모양이었다.
나는 슬슬 답답함을 느끼며 주변을 둘러봤다.
‘도저히 답답해서 안 되겠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방에 숨을 수 있는 공간에 들어간 뒤에 차음 마법을 펼치면서 [비겁자의 술법]을 해제했다.
그리고 바로 소우타를 소환했다.
(응 뭐야 갑자기)
소우타는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빗자루를 들고 있었다.
“뭐냐 너 또 청소 중이었어”
(…할 거 없어서 청소 중이었어. 왜 불렀어)
“그게….”
나는 소우타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가감 없이 설명해 줬다.
그리고….
(씨발… 지금 그 새끼 여기 있다는 말이지)
당장 뛰쳐나갈 것처럼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
“일단 진정하고 내 말 들어.”
나는 소우타를 진정시킨 뒤에 그에게 질문을 건네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료스케의 정체.
하지만 안타깝게도….
(뭐 생명체가 아니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
소우타도 료스케의 정확한 능력을 알지 못했다.
‘처음부터 몰랐든지 아니면 중간에 특수 능력을 얻었던지….’
개인적으로 후자 쪽이 좀 더 가능성을 높게 치기로 했다.
그다음은 반지에 관한 것이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반지의 정체를 바로 알 수 있었다.
(저거 맹약의 반지네.)
“맹약의 반지”
맹약의 반지를 착용한 자는 반지를 건네준 자의 명령에 따라야 한다.
“존나 사기네 저거만 끼우면 죄다 조종할 수 있다는 거 아냐”
마나 계약서 따위는 저리 가라 할 정도의 사기템이었다.
저 반지만 끼우면 굳이 충성심을 챙겨줄 필요도 없어지게 된다.
그냥 강제로 이용하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맹약의 반지는 내가 생각하는 수준의 사기템까지는 아니었다.
(단,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돼. 서로 이득이 되는 명령만 내릴 수 있어.)
“아….”
엄청난 제약이다.
조금이라도 위험한 명령은 불가능하고, 심지어 아이템이나 포인트를 강제로 뺏을 수도 없다.
서로의 이득이 확실한 명령만 가능하다는 점.
(저 아이템 쓰레기야.)
그게 소우타가 내린 반지의 평가였다.
최면술이 있는 소우타의 입장에서 저 반지는 쓰레기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확실히 조종할 수 있는 최면이 훨씬 효율적이니까.
하지만 또 다른 의문이 생겼다.
“그런데 쟤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인데”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길드온과 로벤을 가리켰다.
두 사람은 아직도 반지를 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실랑이를 벌이는 중이었다.
소우타는 실랑이를 벌이는 두 사람을 몰래 보며 실실 웃었다.
(참고로 저 반지는 한번 끼면 해제 불가야. 아무리 서로의 이득이 되는 명령이라고 해도 평생 남의 명령을 듣고 싶진 않겠지)
“아하….”
쓰레기 같은 제약이라고 하지만, 한편으로 자기 손가락에 그런 쓰레기를 끼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고….
모든 상황을 파악한 나는 소우타에게 말했다.
“좋아. 한동안 같이 다녀야 할 거 같으니까 일단 숨어 있어.”
(….)
나는 침묵하는 소우타를 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명심해. 지금 나타난 녀석은 본체가 아니야.”
소우타도 바보가 아니니, 내 말뜻을 잘 이해했을 것이다.
소우타는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리더니, 내게 차분하게 대답했다.
(…알았어. 흥분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좋아, 믿을게. 일단 벽 같은 곳에 숨어 있어.”
(후우… 청소 빠졌다고 또 뭐라고 하겠군.)
소우타는 그렇게 투덜거리며 영혼 상태로 벽 안에 숨었다.
‘뭐… 감정에 휩쓸리는 녀석은 아니니까 괜찮겠지.’
나는 그렇게 걱정을 접으며 [비겁자의 술법]을 사용한 뒤에 차음 마법을 해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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