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73)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72화(973/1201)
위그드라실 (7)
“크흐흐흐흐흐….”
나는 료스케의 웃음을 듣자마자….
쏴아아악! 콰직!
“커윽….”
그의 미간을 향해 화살을 쐈다.
머리에 화살을 맞은 채 뒤로 나자빠진 료스케.
하지만 그의 웃음소리는….
“크흐흐흐흐!”
멈추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질 뿐이었다.
뒤로 나자빠졌던 료스케가 웃음과 함께 일어서면서 차분한 목소리를 흘렸다.
“화끈한 성격이 저랑 잘 어울리겠군요. 하지만….”
자세를 바로잡은 료스케가 자기 이마에 꽂혀 있는 화살을 매만지면서 흥얼거렸다.
“쓸데없이 정에 휘둘리는 모습은 아쉽군요.”
“지랄하지 마.”
나는 녀석에게 다시 화살을 겨누며 경고가 담긴 제안을 건넸다.
“지금이라도 움브라에 자수하면 안락한 죽음을 약속하지. 그리고 저승에서도 죗값만 치르고 끝내줄게.”
당연히 진심으로 한 제안이 아니었다.
료스케가 자수한다고 해도 안락한 죽음도, 죗값만 물게 할 생각 따위도 없었다.
최고로 고통스러운 죽음과 지옥에 갇히는 것보다 더 한 죗값을 물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료스케는 그런 내 제안을….
“크흐흐흐… 그런 사소한 문제로 일이 어그러질 줄은 몰랐군요.”
비웃음으로 돌려줬다.
나는 아쉬움에 입맛을 다셨다.
녀석이 내 제안을 받았다면 오히려 더 큰 절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그렇게 소심한 녀석이었다면 이런 짓을 하지도 않았겠지.’
나는 주변에 둘러싸인 인형들을 쭉 훑어봤다.
그저 평범한 인형일 뿐이었다.
하지만 내 감정은 도저히 평범한 인형처럼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거지 같네.’
예전이었다면 불편한 감정도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에 있었던 묘지기의 죽음 때문에 나도 모르게 4층 주민에게 향하는 감정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인형들을 쭉 훑어보다 보니 동정심이 계속 흘러들어왔고….
“하하하! 저도 아직 멀었군요.”
료스케의 목소리에, 흘러 들어왔던 모든 동정심이 순식간에 살기로 치환되었다.
나는 온몸에 피어오른 살기를 전부 눈빛에 담아서 그를 노려봤다.
“죽기 전에도, 죽어서도, 소멸하는 그 순간까지도 살아 있었다는 것을 후회하게 만들어 줄게.”
“큿….”
료스케는 내 살기에 일순간 흠칫 놀랐지만, 금세 정신을 차리고는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저히 이해할 수 없군요. 당신이 생각한 대로 저는 4층 주민의 시체를 이용해서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이제는 숨길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는 계속해서 변명하듯 내게 주절주절 떠들었다.
“하지만 시체였던 존재를 썼을 뿐입니다. 이미 영혼도 없고, 썩어 버리면 흙이 될 시신 말입니다.”
궤변이었다.
“아니면 감정에 휩쓸려서 능력을 쓰지 않고, 비루한 삶을 살라는 겁니까”
하지만 정론이기도 했다.
위그드라실은 약육강식의 세상이다.
도덕, 윤리에 휩쓸리면 이 잔혹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만약 녀석의 말대로 4층 주민들이 부득이하게 죽었고, 그렇게 죽은 시체를 이용했다면 어느 정도 동정의 여지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녀석이 내뱉은 변명이 진심이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녀석은….
“그래서 전쟁을 유도한 건 다른 이득 때문이다”
“….”
희대의 살인광처럼 전쟁을 부추겼다.
그리고 전쟁을 이용해서 주민들을 몰살시킨 이유는….
“시체 때문이 아니라”
“….”
원활한 시체 수급을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래… 4층 주민들은….
“그저 우연이다”
“….”
녀석의 농간에 놀아난 희생자들이었다.
그리고 그 희생자들의 육체는….
“이 장소에 쌓인 인형들이 전부 우연의 산물이라는 거지”
이 장소에 버려져 있었다.
마치 쓸모없어서 폐기된 것처럼….
계속되는 내 질문에 단 하나도 대답하지 않던 료스케는 갑자기 낄낄 웃으며 한마디를 흘렸다.
“하하하! 당신과 대화를 나누다 보니 예전 친구가 떠오르는군요.”
그가 말하는 옛친구란….
“대단한 능력을 갖췄으면서 시시한 곳에 쓰던 녀석이었는데….”
소우타를 말하는 것이었다.
“당신도 그와 비슷하게 시시한 감정에 휩쓸리시는군요.”
“지랄하네.”
쏴아아악! 콰득!
나는 다시 화살을 쏴서 이미 화살이 박혀 있는 료스케의 머리를 또 꿰뚫었다.
먼저 박혀 있던 화살을 맞춰서 그 속으로 파고든 화살.
녀석은 화살을 맞자마자 그 자리에서 죽은 듯이 쓰러졌다.
하지만 옆에 있던 인형이 대신 입을 열었다.
“일단 머리를 식히시는 게 어떻습니까 잠시 휴식을 취한 뒤에….”
쏴아아악! 콰득!
나는 녀석의 말을 끊고 다시 화살로 머리를 꿰뚫었다.
하지만 다른 쪽에서 또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군요. 아무리 생각해도 당신만 한 인재를 구하기가 힘드니….”
쏴아아악! 콰득!
나는 계속 말을 내뱉는 녀석이 나올 때마다 화살로 머리를 꿰뚫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다른 인형으로 옮겨가며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명심하십시오. 저는 당신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니 당신도 이곳에 지내면서 포기….”
쏴아아악! 콰득!
“…하지 말기 바랍니다.”
쏴아아악! 콰득!
그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입을 여는 인형은 없었다.
하지만….
“어어어어!”
“뭐, 뭐야!”
입을 열지 않게 된 인형들은 우리를 향해 적의를 풍기며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무리 인형의 힘이 약하다고 해도 이 많은 숫자를 상대하는 건 나조차 쉽지 않았다.
‘…마법을 써야 하나’
지금 당장 마법이나 초전도체 화살을 쏜다면 쉽게 공방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공방의 통로를 이용하면 그때부터는 어찌저찌 인형들을 전부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료스케의 본체나 이 공간의 출구에 대한 단서를 못 찾은 상황….
‘내공이랑 마법도 무한한 게 아니니까.’
함부로 능력을 남발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인벤토리에서 아이템 하나를 꺼냈다.
내가 꺼낸 아이템은….
‘…좀 쓸게요.’
묘지기가 남기고 간 [데스 사이드]였다.
사실 [데스 사이드]의 능력 자체는 내 상식을 뛰어넘을 정도로 대단한 무기였다.
그럼에도 내가 지금까지 [데스 사이드]를 꺼내지 않았던 이유는… 마음가짐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까지 [데스 사이드]를 유품 취급해 왔었다.
유품 취급을 하면서 씁쓸한 감정이 생겼고, 그 때문에 인벤토리 한구석에 놓고 지금까지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안 쓰면 뭐라고 하시겠지.’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데스 사이드]를 꺼내서 자세를 잡았다.
자세를 잡자마자 떠오르는 기질.
-[사이드 LV 55]-
손보 정을 받은 덕분에 묘지기를 빙의했을 때처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자세를 잡으며 토쟁이들을 향해 외쳤다.
“이쪽으로 와!”
“네!”
토쟁이들이 황급히 내 뒤에 붙어 왔다.
나는 그런 토쟁이들을 보며 말했다.
“뒤쪽은 알아서 해결해. 나는 앞을 처치하면서 나아갈 테니까.”
“네!”
그렇게 [데스 사이드]를 이용해서 인형들을 베려는 순간이었다.
“응”
“왜, 왜 그러십니까”
“…아무것도 아냐. 따라와!”
나는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며 사이드를 크게 한번 휘둘렀다.
쏴아아아아악!!
고막을 울릴 정도로 커다란 파공음을 터트리며 휘두른 [데스 사이드] [데스 사이드]는 붉은색 초승달을 그리며 내 앞에 있던 인형들의 목을 전부 베어냈다.
멍하니 서 있던 인형들은….
서걱!
추수되는 벼처럼 가볍게 목이 잘려 나갔다.
그렇게 나는 [데스 사이드]를 계속 휘두르며 공방 쪽으로 돌진했다.
그렇게 돌진하면서 통신으로 물었다.
‘아르모니아, 보여’
[네, 보입니다.]역시 내 눈이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내가 베어내는 인형들은….
‘저게 죽음의 권능인가’
붉은색 선이 서너 개씩 그려져 있었다.
나는 그런 인형의 몸에 새겨진 붉은색 선을 노려서 [데스 사이드]를 휘둘렀고….
쏴아아아악! 서걱!
내게 휘두르기 전부터 잘린 몸이었던 것처럼 힘없이 두 동강 나버렸다.
인형들을 추수하듯 베어내자, 뒤쪽에서 감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 대단하십니다!”
“종이를 베는 것 같아….”
감탄도 잠시….
“이크! 넋 놓을 상황이 아니지!”
“아차!”
두 사람은 다시 정신을 차린 뒤에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따라오던 두 놈은….
“…이상하지”
“그러게….”
갑자기 여유롭게 서로 대화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그렇게 여유로운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상한데’
나 또한 여유로움을 느끼는 중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갑자기 왜 멀뚱히 쳐다보는 거지’
갑자기 덤벼드는 인형의 숫자가 현저히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달려드는 인형이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가끔 튀어나와서 내게 달려드는 인형이 있긴 했다.
하지만 ‘간간이’라는 표현을 써도 될 정도로 덤벼오는 인형들의 숫자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아니, 심지어 몸을 옆으로 비켜주면서 길을 마련해주는 인형도 존재했었다.
나는 이상함을 느끼며 바로 멈춰 섰다.
그러고는 바로 인형들의 상태를 확인했다.
멍하니 나를 쳐다보기만 하는 인형들….
처음에는 료스케가 적당히 나를 상대해 주느라 덤비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설마…’
인형들의 시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나서야 그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형들의 시선이 향하는 곳은….
‘데스 사이드’
내가 들고 있는 [데스 사이드]였다.
손에 들고 있던 [데스 사이드]를 조심스럽게 옆으로 이동시키자….
‘…역시 맞네.’
[데스 사이드]의 위치에 맞춰서 인형들의 고개가 돌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왜 이런 상황이 생겼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지금 이곳에 있는 인형들 대다수가 움브라 주민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그 덕분에….
‘어둠의 권능….’
인형들 또한 내가 들고 있는 [데스 사이드]의 영향을 받는 것이었다.
나는 [데스 사이드]를 꽉 쥐며 묘지기를 떠올렸다.
‘몇 번을 고마워하는지 모르겠네요. 정말 고마워요.’
나는 그렇게 묘지기에게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올린 뒤에 인형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의사소통이 되나…”
“….”
아쉽게도 말을 주고받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나는 실낱같은 기대를 품으며 질문을 건넸다.
“혹시 너희를 이렇게 만든 녀석… 어디 있는지 알아”
그리고 그 실낱같은 기대는….
“이, 인형들이 전부…!”
“산을 가리키고 있어요!”
내게 단단한 동아줄이 되어서 내려줬다.
..
..
료스케는 눈을 뜨자마자 한숨을 쉬었다.
“후우…”
그가 눈을 뜬 장소는 집결지였다.
료스케는 인형들에게 전투 명령을 내린 뒤에 다시 현실로 돌아온 것이었다.
“…일이 꼬였군.”
성수호가 바로 제안을 수락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천천히 그가 원하는 것을 알아낸 뒤에 회유하려고 했다.
하지만 회유를 시도하기도 전에 모든 일이 꼬여버렸다.
“그렇게 감정적인 녀석일 줄이야….”
료스케가 조사한 성수호의 성격은 극과 극이었다.
동료들에게는 성인군자였지만, 그 외의 존재에게는 냉혈한에 가까운 인물이었다.
그렇게 믿고 그에게 접근한 결과….
“설마 그 부분에서 꼬투리를 잡힐 줄이야….”
예상 밖의 문제가 발생한 것이었다.
료스케는 두통이 몰려오는 이마를 손으로 감싸며 성수호와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지금까지 빠져나오지 못한 것을 보면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할 거야. 아니… 운이 좋으면 녀석의 시체를 수급할 수 있겠지.”
료스케도 알고 있었다.
성수호를 가두는 건 가능해도 그를 죽이는 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하지만….
“녀석의 시체… 그 시체를 만약 진짜 얻을 수 있다면….”
그 말도 안 되기는 희망 회로를 돌리는 것만으로도 뇌가 마약에 절여진 듯한 강한 쾌락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하루 정도 뒤에 다시 공방으로 가보자. 지친 상태에서 제안하면 좀 더 나은 대답이 들려올 수도 있겠지.”
료스케는 그렇게 희망을 돌리며 은신처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야~ 오랜만이다)
료스케는 갑자기 튀어나온 존재를 한동안 응시하더니….
“영혼을 소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하더니… 진짜였군.”
시큰둥한 반응으로 코웃음을 쳤다.
이미 성수호가 영혼을 소환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상태였었다.
다만 그렇게 소환한 영혼이 소우타일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뿐.
료스케는 재빠르게 머리를 굴려 상황을 파악한 뒤에 소우타를 향해 조롱하기 시작했다.
“설마 주인님이 사라져서 허둥지둥 놀라서 내 앞에 나타난 건가”
(….)
“죽어서도 어린 모습을 보니… 개보다는 강아지라고 불러줘야 하나”
소우타는 료스케의 조롱에도 불구하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성수호 어딨어)
“….”
소우타의 차분한 모습이 료스케의 마음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료스케는 그런 소우타를 보며 자신의 가슴을 톡톡 두드렸다.
“그 녀석이라면 이 안에 있지.”
그 이후에 성수호가 어떤 상황인지 과정을 보태서 설명해 줬다.
그리고 설명을 마친 뒤에 낄낄 웃으며 마무리 지었다.
“목이 마르고, 배고프고, 졸린 상태에서 계속 적이 덤벼드는 세상에서… 이 녀석은 과연 며칠이나 버틸지 궁금하네.”
(….)
료스케는 침묵한 채 자신을 응시하는 소우타를 보며 킥킥거리며 웃었다.
“크흐흐! 정말 강아지가 다 됐군. 주인님이 그렇게 걱정되면 얌전히….”
(내가 걱정하는 건 성수호가 아냐.)
“…뭐”
소우타는 팔짱을 낀 채 고개를 다부진 목소리로 말했다.
(성수호 같은 괴물을 네 세상에 놓고 온 네가 걱정될 뿐이지. 지금이라도 사과한 뒤에 데리고 나오는 쪽이 해피 엔딩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싶은데)
“흥… 겉보기에만 개새끼인 줄 알았는데, 진짜 충실한 개새끼가 다 됐….”
그렇게 진심을 담아서 소우타를 조롱하려는 순간이었다.
콰드드드득!
“끄아아아아악!!”
갑자기 료스케의 가슴팍에서 새빨간 초승달이 뚫으며 솟아 나왔다.
핏줄기를 사방에 뿌리며 뚫고 나온 초승달.
소우타는 그런 붉은 초승달의 모습을 보며 실실 웃었다.
(해피 엔딩은 모르겠지만, 기가 막힌 명장면은 뽑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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