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75)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74화(975/1201)
위그드라실 (7)
밖에 나오자마자 발랄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오오~ 언제까지 기다리나 했어.)
목소리의 주인은 소우타.
그는 영혼 상태로 내 주변을 빙빙 돌며 키득거렸다.
(어떻게 됐어 아까 료스케 배때기에서 뭔가 튀어나오더니, 부랴부랴 안으로 다시 들어가던데.)
“아, 그거….”
나는 빠져나온 오르골을 주우며 안에 있었던 일을 설명해 줬다.
모든 설명을 들은 소우타는 통쾌하다는 듯이 깔깔 웃기 시작했다.
(푸하하하! 꼴 좋네!)
“직접 보지 못해서 아쉬운 게 아니라”
소우타는 아쉽게도 공방 안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그리고 료스케의 본체도 밖으로 빼낼 수 없다.
즉, 소우타는 료스케의 지옥도를 직접 구경할 수 없다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일단 그 녀석이 네 손에 들어온 건 확실하잖아. 그거면 됐어.)
소우타는 복수에 성공했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렇다고 만족하는 것으로 끝낸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지금 못 보더라도 나중에 더 재미있는 장면을 볼 수 있을 테니까. 그때까지 기다리지, 뭐~)
기다리겠다는 이야기였다.
어차피 료스케의 불사를 해제하면 그는 죽어서 네오 니플헤임에 갈 것이다.
그곳에 가면 제아무리 머리가 좋은 녀석이라고 해도 소우타의 최면에 처절하게 농락당할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내게 지옥을 맛보고, 죽어서는 소우타에게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다.
그렇게 소우타와 대충 이야기를 끝낸 뒤에….
(더 이상 볼 일 없으면 돌아가야 할 거 같네. 하던 청소는 마무리해야 해서.)
“진짜 열심히 하네….”
묘지기가 없음에도 저렇게 청소를 열심히 하다니….
내 말을 들은 소우타는 투덜거리기는커녕 오히려 씁쓸할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뭐… 더러운 게 싫을 뿐이야.)
“….”
짧은 시간 같이 지냈을 뿐인데, 소우타도 묘지기를 그리워하는 모양이었다.
나는 그런 소우타의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돌아가. 필요한 일 있으면 부를게.”
(오케이~)
소우타는 그 말을 남기고 휘리릭 사라져 버렸다.
그렇게 소우타가 사라진 장소에는….
“저, 저기….”
“저, 저희는 어떻게 할까요…”
나와 토쟁이 두 명이 남게 되었다.
토쟁이 두 명은 주뼛주뼛 선 채 내 눈치를 보는 중이었다.
마치 처분을 기다리는 죄인들의 모습 같았다.
나는 그 두 명을 보며….
“이제부터….”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망토를 쓴 남자가 소파에 앉자마자 크게 하품했다.
“하아암… 갑자기 소집이라니….”
그의 옆에 앉아 있던 남자가 동조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게… 이렇게 셋을 소집하는 경우는 별로 없으셨는데.”
하지만 다른 쪽에 앉아 있던 남자는 투덜거리듯 말했다.
“야, 너는 이런 비상시기에 잠이 오냐”
세 남자는 전부 망토를 쓴 채 정체를 숨긴 상태였다.
이 셋의 정체는 붉은 초승달의 간부.
붉은 초승달의 수장인 료스케의 직속 부하들이었다.
심심하다는 이유로 부하를 죽여도 넘어갈 정도로 조직 내부에서는 막강한 힘을 가진 존재들이었다.
하품하던 남자가 짜증을 담아서 대답했다.
“일 없는데, 깨어 있어서 뭐 하게 거기다 나는 낮잠을 자둬야 더 일을 잘하는 스타일이야.”
하품하던 남자의 정체는 베이어.
그는 료스케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잠시 눈을 붙이고 있었다.
그런 그의 투덜거림을 되받아치는 간부.
“기본이 안 되어 있구만~”
“흥! 누가 보면 너는 기본이 잘 된 줄 알겠네.”
“부탁인데, 가운데에 나를 놓고 싸우지 말고 다른 곳에 가서 싸워 주지 않겠어”
셋은 친구처럼 서로 투닥거렸다.
그렇게 투닥거리며 대화를 나누던 베이어가 갑자기 고개를 돌려서는 목소리를 낮췄다.
“야… 쟤들이 우리 부른 거 맞지”
베이어의 시선에 들어온 존재들은 일개 조직원 두 명이었다.
간부들처럼 망토를 쓰고 신분을 감춘 조직원.
세 간부의 눈치를 보며 경직된 모습이, 딱 봐도 긴장을 많이 한 것 같았다.
“어, 맞아. 료스케 님을 대신해서 소집 명령을 전달했어.”
사실 거기까지는 문제가 없었다.
애초에 수장인 료스케가 직접 간부를 부르러 가는 것 자체가 더 말이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하지만….
“쟤들 소속 표시가 없네”
두 조직원의 소속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붉은 초승달의 표식은 달고 있었지만, 그 외의 자잘한 소속에 대한 표식은 전혀 없었다.
아무리 같은 조직원이라고 해도 망토를 쓰고 있기 때문에 표식이 없으면 누군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베이어는 두 조직원을 향해 바라보며 목소리를 높였다.
“야, 너희 어디 소속이야”
“….”
“….”
서로 바라보며 눈치를 보는 두 조직원.
베이어는 자기 말이 무시당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의 기분을 목소리에 담아서 전달했다.
“허… 내 말을 무시하네 지금 당장….”
베이어가 일어나서 한바탕하려는 순간이었다.
“야… 료스케 님이 직접 명령한 애들이야. 괜히 일 커지게 하지 마.”
“…쯧! 나중에 두고 보자.”
베이어는 옆에 있던 동료에게 일침을 받고는 떨떠름한 목소리로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창밖을 보며 투덜거렸다.
“어우, 더럽게 어둡네. 이놈의 4층 좀 빨리 떠나고 싶다.”
“…그건 나도 공감한다.”
“….”
여기 있는 간부들 전원이 4층에 온 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런 오랜 시간 있었음에도 이 어둠은 도저히 적응할 수 없었다.
움브라의 주민들과 다르게 인간에게 빛은 생명의 필수 요소였다.
그 빛을 오랜 기간 보지 못하니,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이번에 양지현 복귀했지”
“응. 료스케 님이 4층으로 호출해서 내일 이곳에 올 거야.”
“크흐… 양지현도 좋은 날 다 갔네.”
양지현은 1층에서 지내는 것을 불만스럽게 생각했지만, 다른 간부들은 오히려 다르게 보고 있었다.
“나도 1층에 가서 꿀 달달하게 빨고 싶은데.”
“야, 누가 보면 양지현이 놀다 온 줄 알겠다.”
“캬… 너는 누가 보면 양지현 남편인 줄 알겠다.”
베이어가 양지현에게 관심 있다는 사실은 주변 간부들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베이어는 머쓱한 목소리로 틱틱거렸다.
“시끄러워.”
베이어의 머쓱한 태도에 두 사람이 한차례 웃었다.
하지만 웃음은 오래 가지 않았다.
“하아… 위로 올라가든 아래로 내려가든 빨리 여길 뜨고 싶다.”
베이어의 말에 두 간부가 공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렇다면 보내줘야지.”
“!”
세 간부가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러고는 바로 목소리가 들려온 곳을 향해 봤다.
목소리가 들려온 곳은 방문이 아닌, 창가 쪽이었다.
아까까지 아무도 없던 창가에는….
“오래 기다리게 했네.”
망토를 두른 남자가 서 있었다.
세 간부는 망토에 달린 수장의 표시를 확인하고 바로 고개를 숙이려고 했다.
하지만….
“누… 누구…”
세 사람은 수장의 표식을 보고도 고개를 숙이지 못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남자 머리 위에 레드 소환사 표식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료스케 님이 맞습니까”
간부들도 이미 료스케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인형.
하지만 인형이라고 해도 레드 소환사 표식을 없애지는 못했다.
료스케가 현실에서 운용하는 인형은 무조건 레드 소환사 표시가 뜨게 되어 있었다.
그런 레드 소환사 표식이 없는 남자는 손을 휘휘 저으며 대답했다.
“설마 내가 다른 녀석으로 보여”
“아, 아닙니다!”
“일단 앉아서 이야기하지.”
“네!”
세 간분을 목각 인형처럼 반듯하게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그들의 건너편에 료스케로 추정되는 남자가 앉았다.
세 간부는 서로 눈치를 보며 침을 꼴깍 삼켰다.
인형을 다룰 수 있으면서 붉은 초승달을 이끄는 수장.
그리고 공방이라는 공간을 가진 남자.
이곳에 있는 세 간부는 료스케의 공방에 갇혀 본 적이 있었다.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공방에 갇혀서 공복, 갈증, 피로, 쏟아지는 적을 맛봤다.
그리고 셋은 어느새 료스케의 충실한 부하가 된 것이었다.
압도적인 힘 앞에 복종하게 된 것이었다.
하지만 상대가 료스케가 아니라면…
그들이 복종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눈치를 보던 세 간부 중에 베이어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혹시 당사자가 맞으십니까”
“하하하.”
일단 목소리와 웃음소리는 료스케와 똑같았다.
그렇게 료스케처럼 웃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당연히 나지. 뭣하면 증명이라도 해줄까”
남자는 품 안에서 물건 하나를 꺼냈다.
그가 꺼낸 물건은….
“커어억!”
“허억!”
“흐으읍!”
오르골이었다.
세 간부는 고개를 뒤로 내뺄 뿐, 함부로 소파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그들도 이미 몇 차례 경험해서 알고 있었다.
저 오르골의 뚜껑을 열면 자신들이 어디로 가는지….
“죄, 죄송합니다!”
“부, 부디 용서를!!
남자는 오르골을 다시 품 안에 넣더니, 그들을 향해 환하게 웃기 시작했다.
“하하하하, 미안. 장난이 너무 지나쳤네.”
“휴우우….”
남자의 웃음소리 덕분에 세 간부는 쪼그라들었던 간이 다시 활짝 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남자는 그런 세 간부를 보며 실실 웃었다.
“너희들이 왜 그러는지 당연히 알고 있지. 내 레드 소환사 표식이 없어져서 그런 거겠지.”
“그, 그렇습니다.”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시작했다.
“없앴어.”
“어, 없애다니요…”
“말 그대로야. 면죄부를 사용해서 없앴어.”
“며, 면죄부!”
세 간부는 기겁하며 소파에서 벌떡 일어났다.
면죄부.
레드 소환사 표식을 없애준다고 알려진 아이템.
사면권과 다르게 실존한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그 아이템을 직접 봤다는 존재는 없었다.
모든 레드 소환사가 염원하는 아이템, 면죄부.
그런데 그 면죄부를….
“지… 진짜 면죄부가… 존재하는 겁니까”
“물론이지. 내 머리 위에 표식이 왜 없어졌겠어.”
료스케가 구하고 이미 사용했다는 것이었다.
세 간부는 그 사실을 알자마자 속이 쓰리기 시작했다.
레드 소환사를 벗어날 기회를 보지도 못한 채 놓쳤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들은 그런 쓰린 속을 금방 달랠 수 있었다.
“하하하, 너무 걱정하지 마. 너희들 것도 구해줄 테니까.”
“저, 정말입니까!”
“물론이지. 내가 설마 부하를 버리고 혼자 편하게 살 것 같아”
“아아아…!”
세 간부는 지금까지 악마로 보였던 수장이 마치 하늘에서 강림한 신처럼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신처럼 보이는 수장이 자신들에게 새로운 명령을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부로 너희를 포함해서 너희 소속 애들을 전부 1층으로 데리고 가.”
“1층… 말씀입니까”
“그래, 거기서 최대한 몸을 숨겨.”
양지현이 하던 임무처럼 소환사들이 등반하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숲에서 얌전히 몸을 숨기라는 것이었다.
베이어는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그렇게 되면 성수호와 그의 일행을 감시하는 건….”
세 간부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료스케는 성수호에게 집착했었다.
전 조직원이 다 덤벼도 이기지 못하리라 생각하는 괴물.
갑자기 그 임무를 포기하고 1층으로 빼라고 하니, 어리둥절할 것이었다.
하지만 그들의 의아함은 금방 해결할 수 있었다.
“내가 갑자기 면죄부를 어디서 얻었을까”
“서, 설마!”
수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래, 녀석과 손잡아서 얻어낸 거다.”
“아아아!”
“하여튼 지금부터 빨리 준비해서 1층으로 내려가.”
“그러면 4층은….”
“여긴 양지현에게 맡긴다.”
베이어는 살짝 표정을 지었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그리고 저 두 친구.”
뒤에서 얌전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두 조직원이 후다닥 왔다.
입을 다물고 조용히 경청하는 두 조직원.
수장은 그 둘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제부터 얘네 둘이 내 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거야.”
수장의 말을 전달하는 역할.
비록 직급은 낮아도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들이라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세 간부에게 그건 딱히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드, 드디어….’
‘이 거지 같은 삶은 벗어날 수 있는 건가’
‘하하하… 꿈은 아니겠지’
레드 소환사 낙인을 없앨 수 있다는 희망을 가득 채울 뿐이었다.
“내 할 말은 끝이다. 가서 빨리 준비를 마치도록 해.”
“““네!”””
세 간부를 그렇게 희망이 가득 담긴 대답을 외치며 방을 나서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을 희망에 눈이 먼 나머지….
“크흐흐.”
방 안에서 들려오는 비릿한 웃음소리를 듣지 못한 채 방 밖으로 나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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