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 take away the protagonist's woman RAW novel - Chapter (986)
주인공의 여자를 빼앗는 방법-985화(986/1201)
위그드라실 (7)
저 멀리서 나와 남궁 유하의 모습을 바라보던 한겨울은….
‘갔네.’
후다닥 도망치듯 떠나 버렸다.
쫓아갈지 고민했지만….
‘아니다.’
굳이 힘을 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결심하자, 때마침 옆에 있던 남궁 유하에게 내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 겨울 씨가 바라보고 간 거 같아요.”
“저도 봤어요.”
“괘, 괜찮을까요”
나는 남궁 유하를 살포시 껴안으며 그녀의 이마에 입맞춤해 줬다.
그리고 그녀의 귓속에 속삭이듯 대답했다.
“괜찮을 게 있나요 유하 씨가 제 방에서 나오는 건 그냥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안 그래요 부인”
“흐읏….”
남궁 유하는 내 장난기 담긴 말을 듣자마자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농담이 아니라, 입술 색깔이랑 볼 색깔이 거의 비슷할 정도였다.
어제는 분위기에 취해서 상공, 상공 그랬지만, 막상 아침이 되니 정신을 차리고는 더 이상 그 호칭을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평소에는 그런 호칭 안 써도 되지만, 단둘이 있을 때는 그 호칭으로 불러주세요.”
“흐으… 네… 상공….”
결국 단둘이 있을 때는 그렇게 불러주기로 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훈련은 어둠의 산에 들어가고 나서 상황을 봐가면서 진행하죠.”
어둠의 산.
드디어 오늘 첫발을 내딛는 날이었다.
출발 시간은 저녁.
점심을 먹고 한겨울과 대련한 뒤에 데리고 갈지 의논하고 출발할 예정이었다.
사실 훈련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이곳에서 신법과 마법을 자세하게 알려주고 싶었지만….
“네, 상공의 말씀에 따를게요.”
더 이상 시기를 지체하기 싫었다.
그래서 어둠의 산에 들어간 뒤에 상황을 봐서 따로 신법과 마법을 알려주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그러면 일단 아침 식사하러 갈까요”
“네.”
그렇게 결정하며 남궁 유하와 같이 왕궁 식당으로 향했다.
하지만 가는 길에 속으로 터져 나오는 한숨을 막지는 못했다.
‘후우… 남궁 유하랑 잠자리 가진 거 알면… 한 소리 하겠지.’
나는 그렇게 한겨울의 잔소리와 분노를 받을 각오를 하며 식당으로 향했다.
..
..
콰당!
내 앞에서 추하게 엉덩방아를 찧은 한겨울.
그리고 이어지는 폭풍 같은 숨소리.
“하아아악! 하아아악! 하아아악!”
이번에도 한겨울은 나와의 대결에서 졌다.
하지만 한겨울의 표정은 오히려 시원함이 가득해 보였다.
“하아악! 다, 다음에는! 하아아악! 절대 안 져! 하아악!”
“그래, 그래. 열심히 해.”
“하아악! 하아악! 지금 실컷 웃어 두라고!”
“안 웃는데….”
정작 웃고 있는 건 한겨울이었다.
한겨울의 얼굴에 시원함이 가득한 이유는 단순했다.
애초에 오늘 싸움은 승패를 가르기 위함이 아니고….
“하아악… 이제 나 데리고 가는 거지 후우우우….”
어둠의 산으로 향하는 파티원에 참여시키기 위한 시험이었기 때문이었다.
한겨울의 말에 나는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그건 네 언니들의 결정에 달렸지.”
싸움한 건 나였지만, 결정하는 건 민하연 일행이었다.
저 멀리서 나와 한겨울의 싸움을 바라보던 세 사람이 서로 대화를 주고받는 중이었다.
애초에 데리고 가기로 결정된 사안이었지만….
“아씨… 빨리 가서 말해줘. 나 존나 잘 싸운다고!”
그 사실을 모르는 한겨울은 내게 닦달하기 시작했다.
나는 코웃음을 흘리며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부탁하면 누가 들어주겠냐”
“아씨….”
한겨울은 숨을 몰아쉬면서도 짜증을 부리더니….
“제… 제발 가서 좀 말해줘….”
“오호….”
평소와 다르게 온순한 표정으로 내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다만 드러누운 상태로 하는 부탁이라 그런지 온순한 느낌은 안 들었지만….
‘뭐… 힘드니까 그런 거겠지.’
지금 한겨울은 손가락 까딱할 힘도 없어 보였다.
그만큼 나와 싸울 때, 최선을 다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나는 그런 한겨울의 부탁을 듣고는….
“뭐… 가서 말해 볼게.”
“히히, 빨리 가서 말해! 데리고 가자고!”
“…그 말 들으니까 가기 싫어지는데”
“아, 되게 비싸게 구네. 한번 부탁하면 됐잖아. 빨리!!”
나는 한겨울의 앙탈에 결국 두 손 들며 민하연 일행 쪽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렇게 민하연 일행 쪽으로 향하며 의아함이 다시 깃들었다.
‘뭐지… 아까 본 장면으로 뭐라고 할 줄 알았는데.’
한겨울은 분명 나와 남궁 유하가 같이 방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심지어 한겨울이 목격한 순간에 남궁 유하는 내게 팔짱을 끼고 있었다.
누가 봐도 의심하고, 한소리를 할 법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겨울은….
‘아예 입에 담지도 않네.’
그 일에 대해서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
마치 자신은 그런 장면을 본 적이 없다는 듯이….
심지어 한 소리 하기는커녕 오히려 평소와 다름없이 실실 웃기까지 했다.
‘알 수가 없네.’
나는 그렇게 불안한 감정을 품은 채 민하연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세 사람은 나를 보자마자 바로 대답했다.
“데리고 가자.”
“빠르네.”
애초에 데리고 갈 생각이긴 했지만, 최소한의 실력은 보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이 생각했을 때 한겨울은 충분히 실력을 입증했다고 판단한 것이었다.
하지만 걱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한봄은 내 손을 붙잡고 진심이 느껴지는 말투를 꺼냈다.
“아저씨… 겨울이 잘 부탁할게요.”
한봄의 눈에는 동생을 걱정하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나는 한봄의 손을 잡고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안심시켰다.
“걱정하지 마. 무슨 일이 있어도 내가 지켜줄 테니까.”
“히히… 고마워요.”
내가 그렇게 한봄과 손을 잡고 있자, 뒤에서 한겨울의 우렁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여기서 뽀뽀도 하지 그래!”
“하아….”
한겨울의 우렁찬 목소리에 한숨과 함께 미간을 찌푸리는 한봄.
하지만 짜증과 별개로 결정을 번복할 생각은 없어 보였다.
“아저씨가 가서 잘 말해주세요.”
“응.”
나는 아직 바닥에 드러누운 한겨울에게 가서 결과를 설명해 줬다.
“오늘 저녁에 출발할 거니까. 단단히 준비해 둬.”
“얏호!”
“너도 알겠지만, 우리가 가는 곳은 보통 장소가 아냐.”
“잘 알고 있어~”
한겨울은 흥얼거리며 벌떡 일어나더니, 갑자기 뛰면서 내게 말했다.
“이미 준비 다 끝났으니까 걱정하지 마.”
“준비 끝났다면서 어디로 가는데”
한겨울은 무시해도 될 것 같은 내 질문에 제대로 대답했다.
“대장이랑 부대원들한테 인사하려고!”
한겨울은 그 한마디를 남긴 채 훈련실을 박차고 나갔다.
한겨울이 그렇게 떠나자, 민하연 일행이 내게 다가와서는 허탈하게 웃었다.
“하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까 인사는 해 둬야지.”
민하연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부대원들과 지낸 시간은 반년도 되지 않겠지만, 그들과의 추억은 절대 가볍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것도 아닌 같이 전쟁을 치른 동료들이니까….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일행들에게 말했다.
“우리도 가기 전에 다시 한번 점검하자.”
“응.”
나는 민하연 일행과 함께 다시 한번 짐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병사들 몇몇이 지키고 있는 어둠의 산 입구.
그 입구에 평소와 다르게 많은 사람이 몰려와 있었다.
어둠의 산 입구를 꽉 매운 건 성수호 일행과 그 일행을 배웅하는 사람들.
성수호 일행의 인원은 고작 해봐야 여섯이었지만, 그 일행을 배웅하는 사람들은 무수히 많았다.
그리고 배웅하는 대부분은 하나의 소속에 속한 자들이었다.
“물약 잘 챙겼지”
이잔카와 그녀의 부대원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이 배웅하는 사람은….
“걱정하지 마세요. 챙겼으니까.”
한겨울이었다.
한겨울은 잔소리하는 이잔카를 보며 투덜거렸다.
“내가 애도 아니고….”
“애 같아서 하는 소리다!”
“아, 깜작이야….”
배웅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큰소리로 한겨울에게 호통을 치는 이잔카.
이잔카는 움찔하는 한겨울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그녀에게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들어보니까 어둠의 산이 꽤 위험한 곳이라고 하더군.”
원래는 기밀에 부쳐진 사실이었지만, 성수호 일행 때문에 곳곳에 어둠의 산에 대해서 알려진 상황이었다.
입산했다가 다시 돌아온 자가 없다는 산.
그 산에 한겨울도 들어가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겨울의 얼굴에는 근심이나 걱정 따위는 없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언니들 쎈 거 대장이 더 잘 알잖아요.”
“그래… 그건 인정한다.”
이잔카도 그건 인정했다.
성수호뿐만 아니라, 성수호의 파티원들은 개인 개인이 군대와 필적할 정도로 강하다는 사실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파티원들이 강한 것이었다.
“그게 너는 아니지.”
“우씨… 지금 저 무시하는 거예요”
“그래, 무시하는 거다.”
“엥…”
한겨울은 자신의 대장이 이렇게 자신의 기를 죽일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아쉬움이 몰려오는 사이에 이잔카는 표정을 굳히며 말을 이어 나갔다.
“너도 알겠지만, 위그드라실은 혹독한 곳이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인정하는 말이었다.
“아무리 강한 인간도 자연 속에서는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 처음 보는 개울물 한 모금 마셔서 죽을 수 있는 게 인간이지.”
한겨울은 어느새 진지한 태도로 이잔카의 말을 경청했다.
“자연 안에서 절대 자신을 과신하지 말아라. 그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조언이다.”
“…명심할게요.”
한겨울이 이잔카를 대장으로 인정하는 이유는 그저 무력적인 부분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잔카는 무수한 전쟁과 혹독한 자연을 몸으로 직접 경험한 진정한 전사였다.
그런 전사의 조언은….
“절대 잊지 않을게요.”
한겨울의 마음속에 각인되듯 새겨졌다.
그렇게 조언이 끝나자….
“다시 확인해 봐. 화정의 물방울 몇 개 챙겼어”
화정의 물방울이란, 마시면 일정 시간 동안 온기를 발산시키는 포션이었다.
유지 시간이 짧고, 쿨타임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겨울에게는 최고의 아이템 중의 하나였다.
한기를 지워주지는 못하지만, 육체와 정신의 안정감을 불어넣어 주기 때문이었다.
“아이참… 몇 번을 이야기해요”
“몇 번을 이야기해도 부족하니까 그렇지! 네가 추위에 약한 건 여기 부대원 전원이 알고 있잖아!”
“으으….”
이잔카의 말대로 한겨울의 약점 중의 하나가 추위였다.
위그드라실에 오기 전부터 달고 있던 트라우마.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트라우마 덕분에 직업 추천에 설화 정령술이 뜬 것이었다.
‘예비용 외투 열 개. 손난로도 100개 챙겼고… 포션은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물론 그 정령술 때문에 한기에 더 약한 체질이 되었지만 말이다.
한겨울은 인벤토리를 재차 확인한 뒤에 대답했다.
“100개 챙겼어요. 그거 쿨타임 때문에 어차피 계속 쓰지도 못해요.”
“음… 그럼 이거라도 가지고 가라!”
“으악!”
이잔카는 한겨울에게 자신이 가진 손난로 100개를 넘겨줬다.
그렇게 한겨울의 인벤토리에 소매 넣기를 한 이잔카가 그녀를 껴안으며 말했다.
“꼭 돌아와라.”
“…꼭 돌아올게요.”
한겨울은 그렇게 이잔카 대장과 부대원들과 인사를 마쳤다.
인사를 마치자마자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일행에게 달려갔다.
그중에 제일 눈에 띄는 건 단연코 성수호였다.
움브라 국왕의 배웅을 받는 성수호.
한겨울은 그런 성수호를 유심히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흥… 언니들을 옆에 두고 다른 여자한테 눈을 돌린다고’
아침에 성수호를 찾아간 한겨울은 목격했다.
성수호의 방에서 성수호와 같이 나오는 남궁 유하를….
그것도 팔짱을 낀 채….
당시에 한겨울은 성수호에게 뛰어가서 한소리 쏘아붙이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아냐. 내가 말해서는 고쳐질 버릇이 아냐.’
그 방법이 의미 없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었다.
평생 한여름 옆에서 보고 배우며 느낀 지식이었다.
평생 고칠 수 없는 버릇.
하지만 한겨울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수호의 여색을 고치기로 마음먹은 것이었다.
‘계속 싸우다 보면 언젠가 이기겠지’
성수호와 했던 내기가 있었다.
자신을 이기면 언니들에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말한 성수호.
비록 지금은 성수호가 강하지만….
‘계속 싸워서 싸움 방식을 익히고, 스킬 레벨을 올리다 보면….’
분명 성수호를 이길 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했다.
한 번이라도 이기는 순간 한겨울이 승리하는 내기.
‘흐흐흐… 그때 가서 울고불고 매달리는 저 녀석한테 살살 달래면… 여자 버릇 고칠 수 있겠지’
한겨울의 머릿속에는 어느새 성수호를 조교 하는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실실 웃으며 일행이 있는 곳에 도착하자….
“…뭘 그렇게 웃어”
성수호가 게슴츠레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아무것도 아냐! 빨리 가자.”
“…그래.”
그렇게 전부 모인 성수호 일행은 다른 사람들의 배웅을 받으며….
“가자.”
“응!”
어둠의 산 입구에 들어갔다.
..
..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순간 어둠이 밀려왔다.
그리고 동시에….
“응 여, 여긴 어디야”
아까 있던 장소와 전혀 다른 장소에 도착해 있었다.
어둠의 산에 들어가기 전에 들었던 주의 사항이 떠올랐다.
“한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고 했지 그렇다는 건… 아예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개념인가”
한겨울은 그렇게 생각하며 주변을 둘러봤다.
“아씨… 설마 혼자는 아니겠지”
불현듯 스치는 이잔카의 조언.
(인간은 자연 앞에서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
한겨울은 이잔카의 조언을 떠올리며 불안감이 스며 들어왔고, 어깨에 한기가 슬슬 스며들기 시작했다.
“하아아… 진짜 혼자라고…”
그렇게 스며드는 한기와 함께 입술에서 새하얀 두려움이 뿜어져 나오는 순간이었다.
“읏!”
갑자기 어깨에 뜨거운 무언가가 올려졌다.
기겁하며 놀란 한겨울은 뒤를 돌아서 뜨거운 물체의 정체를 확인했다.
뜨거운 물체의 정체는….
“휴우… 다행히 전부 흩어진 건 아니네.”
안도의 표정을 짓고 있는 성수호의 따뜻한 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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