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Academy’s Battle God RAW novel - Chapter (274)
제274화
다행이도 벨벳과 오르카는 강물을 따라 망망대해의 바다를 항해 하는 게 아닌 하천에서 예쁘게 생긴 돌을 수집 하는 정도로 만족을 한 모양이었다.
“진짜, 힘든 모험이어써……. 그래도 예쁜 돌을 잔뜩 주워 와서 다행이야.”
두 팔 가득 한 아름 돌무더기를 쥔 벨벳이 휴유- 하고 한숨을 쥐자 오르카는 그런 벨벳의 모습이 신기한 모양이었다.
“작은 주인님. 저도 따라서 줍긴 주웠습니다만 돌을 줍는 게 큰 의미가 있을까요?”
“캬항~! 반짝 반짝 하는 게 예쁘잖아! 황금이나 보석이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예로부터 까마귀는 반짝이는 걸 좋아해 빛을 반사하는 것이라면 뭐든 수집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그건 드래곤인 벨벳도 다르지 않았다. 벨벳이 자신 만의 물건으로 놀이방을 꾸미려고 하는 건, 레어를 꾸미고 싶어 하는 드래곤의 원초적인 본능이었다.
“그리고 벨벳은 돌을 더 반짝이게 하는 방법을 알고 이써-!”
우르르- 바닥에 돌무더기를 떨어트린 벨벳은 포켓에 하나둘씩 돌을 집어넣었다.
그 많던 돌들이 입자로 변해 사라지고 단 하나만 남자 벨벳은 심각한 표정으로 마나를 불어넣었다.
“캬으으…… 돌을 빛나게 하려면 엄청난 집중이 필요해!”
사아아아- 탓!
벨벳이 드래곤답게 엄청난 양의 마나를 불어 넣자 평범했던 돌은 야광석(夜光石)처럼 빛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이거 그…… 매직 인챈트 같은 그런 이름의 기술 아닙니까?”
“아직 끝이 아니야! 잘 바!”
후우우- 심각한 표정으로 벨벳이 입김을 불어 넣자 코팅처럼 하얀 배리어가 돌을 감쌌다.
“캬항! 이렇게 하면 돌에서 마나가 못 빠져 나와! 이 돌은 영원히 빛날 수 있어!”
벨벳의 말에 오르카는 놀란 얼굴로 이리저리 돌을 살폈다.
“이, 이거…….”
하천에서 주웠던 그냥 모양만 예쁘던 돌이 지금은 보석보다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심지어 드래곤의 마나가 담겨 있다니 이건 분명 엄청난 가치를 가지지 않을까?
“작은 주인님! 이 돌을 모아두시면 분명 좋아하시는 그, 사, 삼족오 치킨? 그걸 잔뜩 드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헉 진짜야!? 근데 그거 사줘! 사줘! 사족보행 치킨이야! 다리가 네 개야. 닭은 원래 앞다리 대신 날개가 있는데 거긴 다리만…….”
벨벳이 치킨을 떠올리며 헤실헤실 웃자 오르카는 지느러미로 빛나는 돌을 움켜쥐며 말했다.
“그 하여간 이 돌은 아주 비쌀 거 같습니다. 한 번 스미레 마님에게 보여드리는 건 어떨까요?”
아무래도 오르카가 스미레를 부르는 호칭은 이제 마님으로 격상 된 모양이었다.
“스미레 엄마한테? 흠…….”
손을 벨벳은 턱에 괴고 한참을 고민하더니 결단을 내린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주 소중한 돌이지만. 조아써. 나 결심해써, 돌 5개면 치킨 한 마리를 먹을 수 이쓰까?”
벨벳이 이렇게 말을 한다는 건 지금 오르카와 가져온 돌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
“엇, 생각보다 이런 돌이 많은가 봅니다? 제가 모르는 사이에 모아두신 돌이 있습니까?”
“어어, 한…… 열아홉, 스무 개? 맞아! 그 정도 이써!”
“제가 봤을 땐 돌 하나에 작은 주님이 좋아하시는 치킨 한 마리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사족보행 치킨은 한 마리에 대략 2만 원을 좀 넘는 가격이었다. 오르카의 말처럼 20개의 돌을 2만 원씩에 판매한다면 상당한 금액이었다. 심지어 벨벳이 사용한 거라곤 약간의 시간을 들여 하천에서 주웠던 돌과 하루 푹 자면 채워지는 마나뿐.
‘이 돌을 가져다주면 사족 보행 치킨을 줘? 이건 미쳐써…… 당장 다 팔아야 해.’
벨벳이 꿈꾸는 놀이방.
아니, 드래곤 레어는 다음에 꾸미면 된다. 만약 예측대로 40만 원이 넘는 돈이 주어진다면 그 자본금을 바탕삼아 뭐든 할 수 있었다.
벨벳이 갖고 싶다고 생각했던 8만 2천 원짜리 드래곤 인형 옷과 16만 원 상당의 2단 미끄럼틀을 사는 것도 꿈은 아니었다.
‘오르카의 말이 맞아!’
벨벳은 결심했다.
예쁜 돌은 또 주우면 된다. 하지만 드래곤 인형 옷과 미끄럼틀을 벨벳이 직접 만드는 건 불가능했다.
자신의 장기를 이용해 물물 교환을 하는 것. 그것엔 원시부터 이어져 온 가장 간단하지만 효율적인 자본의 정수가 담겨 있었다.
“조아써, 캬항-! 스미레 엄마한테 가자-!”
“오르르르- 좋습니다!”
벨벳은 당당하게 부실로 들어갔고 정말 범고래가 이렇게 우는진 모르겠지만 오르카는 신기한 울음소리를 내며 그 뒤를 뒤따랐다.
* * *
노랑색.
붉은색.
푸른색.
드래곤의 마나로 오색찬란하게 빛나는 돌들을 보며 스미레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우와…… 벨벳이 가져온 돌. 정말 예쁘네요.”
아덴의 손녀로 여러 보물을 구경했던 아델라조차도 벨벳의 돌을 신기해할 정도였다.
“……확실히 아름답군요. 거기다 이건 벨벳이 만든 공예품. 반드시 저도 가지고 싶습니다.”
“캬항-! 아델라 엄마는 할인이야! 하나에 단돈 1만 원이야!”
딱, 만 원짜리 한 장!이라며 검지를 내밀며 호객을 하는 벨벳에게 아델라는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어린이 전용 계좌)
[예금자명] [★최강 드래곤 벨벳★] [입금 금액 : 10,000] [총 예금 잔액 : 16,235]“캬항-! 사족 보행 치킨까지 얼마 남지 안아써!”
“축하드립니다! 작은 주인님!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보석상 같은 곳에서 이 돌의 가치를 측정 받는 겁니다!”
기대에 부푼 벨벳과 오르카의 모습이 귀여운지 스미레는 엄마 미소를 지었다.
‘둘 다 너무 실망하진 않아야 할 텐데요. 아마, 마나가 담겨 있으니 보석상보다는…… 헌터용품점?’
끄덕.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했는지 금방 결정을 내린 스미레는 벨벳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그럼 오전 중으로 빨리 다녀와 볼까요?”
소중하게 모아왔던 돌을 직접 팔 생각을 하다니 똑똑하지만 아직 어린 벨벳에게 이건 너무나 좋은 경험이었다.
“캬항! 좋아! 빨리 가자-! 벨벳이 이 돌을 팔아서 엄마랑 아빠한테 맛있는 걸 잔뜩 사줄 거야!”
“후훗, 벨벳…….”
그저 벨벳을 귀여워하는 아델라.
‘이것도 좋은 경험이니까요.’
3명의 동생들로 다져진 육아 천재 스미레.
“저도 잊으면 안 됩니다!”
옆에서 부추기는 오르카까지.
탓!
“캬항! 좋아! 벨벳은 모아둔 반짝이 돌 전부 다 가져올게-!”
주사위는 던졌다.
* * *
처음은 교내와 멀지 않은 헌터 용품점이었다. 학원 도시가 아닌, 가온의 학생들을 타겟으로 지어진 소규모의 가게였다.
“……음, 죄송합니다.”
결과는 퇴짜.
하지만 가게 주인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다.
“이게 엄청난 마나가 담긴 건 확실한데…… 저희 용품점의 장치로는 도통 성분을 읽을 수가 없어서……. 한 번 도심으로 가 보시죠. 아니면 탑의 1층에 있는 용품점도 괜찮을 겁니다.”
“아, 네! 알겠습니다!”
스미레는 가게 주인의 사죄에 황급하게 가게에서 나왔다.
“역시 뭔가 심상치 않습니다. 작은 주인님 마음의 준비를 하십시오. 제가 보기에 이건 3만 원! 아니! 충분히 4만 원도 가능한 거 같습니다!”
“캬, 캬흐엑! 4만 원 곱하기 스무 개면 80마넌이 넘어! 캬항! 벨벳은 이제 부자야!”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점점 기대치가 오르는 벨벳과 오르카.
위이잉!
[AERA G – 562] [KH Mall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 [입장 전 포켓에 인증된 헌터 코드를 스캔하고 있습니다.]학원 도시의 헌터용품점은 입장부터 최첨단을 자랑했다.
[가온 아카데미 세븐넘버] [하나지메 스미레] [신분이 확인되었습니다.]쫘아악- 허공에 펼쳐진 푸른 홀로그램과 그곳에 상세하게 적힌 스미레의 신분과 이름.
[신분이 스페셜 게스트로 인정되어 현재 전용 상담 직원이 배정되었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거기다 가온의 세븐넘버임이 밝혀지자마자 이어지는 우대 서비스까지. 그야말로 완벽했다.
다다다다-!
단정한 경보로 하지만 엄청난 속도로 계단을 내려온 정장 차림의 직원은 스미레의 앞에서 고개를 90도로 접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전 김자철입니다! 구매 관련 방문이신가요? 판매 관련 방문이신가요? 어느 쪽이든 다년간 단련된 저의 전문지식을 통해 한 치의 실수도 없는 서비스를…….”
그냥 돌 몇 개를 보여주러 온 것에 불과한데 이렇게나 과한 서비스를 받다니. 스미레는 과분하다고 느꼈는지 손을 휘저었다.
“엣, 아, 아니에요! 대단한 게 아니라, 그냥 마나석 몇 개를 가지고 있어서 가치를 측정 받으려고…….”
하지만 상대도 스미레가 가져온 물품이 마나석이라는 이야기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아, 마나석…… 같은 경우는 바로 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가공되거나 정제된 물품이 아니라면 매입 시세가 상당히 싼 편입니다.”
매입 시세가 모두 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직원이 이렇게 반응하는 이유는 어쩔 수 없었다.
“마나석은…… 확실히 용품점에서 선호하는 품목은 아니긴 합니다. 인챈트석처럼 상품으로 가공되거나 특정 던전의 부산물이 아니면 평균 적으로 1톤에 가까운 마나석을 갈아도…… 나오는 건 한 줌 분량의 마나라서…….”
전문가답게 너무나 친절하게 설명을 하고 있지만 직원은 실망한 기색이 역력했다.
스미레는 오랜만의 대형 손님.
그것도 가온의 세븐넘버.
아티팩트는 아니더라도, 던전 보스의 부산물 정도는 가져올 줄 알았건만 흔하고 흔한 마나석이라니.
“으음, 사실 매입해도 인건비가 더…… 든다고나 할까요? 일반 점포에선 처치 곤란인 경우가 많아 보통은 광산 쪽에서 대량으로 매입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아, 확실히…….”
“캬, 캬하앙…….”
하지만 실망하는 스미레와 벨벳을 보니 KH Mall의 3년차 우수 사원 김자철은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광물의 재질에 따라 담긴 마나와 다르기 때문에 먼 길을 오셨으니 저에게 전달해주시면 바로 측정해보겠습니다.”
“여기-! 이 돌이야!”
벨벳이 포켓에서 꺼낸 돌을 건네며 간절한 눈빛을 쏘자. 돌을 받아든 김자철은 부담을 느꼈다.
‘이거 괜히 미안해지는 군…….’
하지만 받아든 돌의 모양과 빛깔을 보자 살피자 눈빛이 바뀌었다.
‘석탄처럼 생겼을 줄 알았더니, 뭔가 범상치 않은데?’
생각해 보면 이건 가온의 세븐넘버가 건네준 마나석. 뭔가 비밀이 숨겨져 있어도 이상할 건 없었다.
“잠깐, 그럼 저를 따라오시죠. 마나 분석 기계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겠습니다!”
김자철이 하얗고 거대한 분석기에 돌을 넣자 기계는 엄청난 소리를 내며 작동을 시작했다.
위이이잉-!
“캬하앙! 쩨발-!”
“오르르르- 저는 믿습니다! 5만 가즈아-!”
간절하게 기도하는 벨벳과 힘차게 응원하는 오르카. 기계를 지켜보고 있던 김자철은 분석표를 읽더니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 이거……. 돌에 담겨 있는 마나가 가공된 인챈트석에 버금갈 정도인데요? 절대 단순 마나석이 아닙니다.”
“네? 그러니까, 단순 마나석이 아니라면…….”
놀라서 눈이 커진 스미레의 입이 벌어지자 김자철은 꿀꺽 침을 삼키며 말했다.
“1톤 정도의 마나석을 갈아야 나올 마나가 이 돌 하나에 담겨 있다는 거죠! 이 돌! 몇 개 가지고 오셨다고 했죠?”
“캬항! 스무 개야! 참고로 손가락을 모두 더해서 두 번 곱하면 스무 개야!”
너무나 친절한 벨벳의 답변에 즉각적으로 김자철은 매입가를 계산하기 시작했다.
“저희 매장에서 상품으로서 되판다면 원 가치는 하나당 100만 원 정도입니다. 하지만 점포의 매입가격은 원 가치의 65%.”
“거기다 광석 품목은 관리 명목으로 조금 더 수수료가 빠집니다. 마나가 담긴 성분마다 가격이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은 57만 정도가 되겠습니다.”
“에? 오, 오십…….”
이젠 아예 쩍.
입이 벌어지는 스미레.
“캬항! 우리가 생각했던 80만 원 보다는 싸지만 미끄럼틀이랑 인형옷을 잔뜩 살 수 이써!”
벨벳은 아예 가격을 착각한 모양이었다.
“아, 아니에요 작은 주인님. 이건 하나 당 57만 원! 스무 개면 1140만 원!”
“아, 1150만 원으로 드리겠습니다. 10만 원은 보너스입니다.”
정확한 오르카의 계산과 친절한 김자철의 보너스에 벨벳은 짧게 숨을 들이쉬었다.
“호곡.”
그리곤 이내 몸을 부르르 떨며 캬르르- 숨을 내쉬더니 진지한 얼굴로 쌍 엄지를 치켜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