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Academy’s Battle God RAW novel - Chapter (363)
제363화
아침의 부실.
신유성이 스미레가 테이블에 만들어둔 토스트를 집는 순간.
“아…….”
테이블에 앉아 신유성을 빤히 보던 아델라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리곤 붉어진 얼굴로 갑자기 자리를 피해버렸다.
“음?”
아델라가 무척 바쁜 일이 있나보구나. 아직 신유성의 감상은 딱 그 정도였다. 하지만 교장실을 가기 위해 S반의 복도를 지나치던 신유성은 다시 아델라와 마주쳤다.
힐끔.
그리고 깜박.
신유성을 발견한 아델라는 큰 눈을 느릿하게 깜빡이더니 이번에도 붉어진 얼굴로 시선을 피했다.
“……아델라?”
의아하게 생각한 신유성의 부름에도 아델라는 또 다시 황급히 자리를 떠버렸다.
“저, 죄송합니다. 급한 일이 있어서…….”
아무리 둔한 신유성이지만 이번에는 무언가 잘못 됐음을 직감했다. 이건 자신이 뭔가 잘못한 게 있거나, 아델라에게 큰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분명했다.
‘이건 아델라에게 큰 문제가 벌어진 게 분명해…….’
언제나 이런 상황이 닥치면 오히려 정면 돌파를 하는 게 신유성의 방식.
저벅-
신유성은 이번에도 부실의 테이블에 앉아서 쉬고 있는 아델라와 눈이 마주쳤다. 신유성은 미처 아델라가 자리를 피하기 전에 그 옆에 앉으며 조심스레 물었다.
“아델라. 오늘, 무슨 일 있어?”
굳이 신유성이 왜 자신을 피하냐 묻지 않아도 아델라는 이미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듯 보였다.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저 당신을 보니, 오늘 따라 무척 가슴이 빠르게 뛰어서…….”
확실히 하얀 피부에 유독 붉게 띈 아델라의 홍조를 보면 뭔가 문제가 있는 게 분명했다.
하지만 그게 신유성의 얼굴을 보았을 때 생기는 문제라면 아주 간단한 해결법이 있었다.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
신유성은 마주 보는 게 아닌 아델라의 옆에 앉았다.
“효과가 없는 거 같습니다. 아직도 심장이 무척 빠르게…….”
당연히 옆에 앉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 되진 않았다. 오히려 이전보다 심장이 빠르게 뛰는 탓에 아델라는 긴장한 얼굴로 가슴에 손을 얹고 있었다.
“그래? 어쩌지…….”
그렇게 부실에서 걱정 어린 눈을 한 신유성과 볼을 붉힌 아델라를 보며 오르카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인형인데도 닭살이 돋는군요…….”
오르카가 신유성과 아델라의 애정 행각을 보는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오늘은 유독 심했다.
아델라가 애달픈 눈을 하며 신유성을 바라보는 꼴을 보고 있자니 오르카는 입에서 실밥을 토할 지경이었다.
반면 벨벳은 그 모습을 너무나 흡족하게 바라보았다.
“역시 우리 엄마 아빠는 화목해!”
* * *
누군가 아카데미 생활의 꽃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학생들은 단연 파티 활동이라 말할 것이다. 그렇다면 파티 활동의 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연말 결사아아안-!”
겨울방학 중 스미레를 찾아온 레니아의 목소리에선 흥분을 감출 수 없었다. 물론 레니아의 말처럼 일반 학교의 학생들과 헌터 아카데미의 학생들의 가장 큰 차이는 연말 결산에 있다.
“그러네요. 벌써 연말 결산을 할 시간이네요. 참…… 짧고도 긴 1년이었어요.”
스미레는 레니아의 말에 새록새록 파티 활동의 추억들을 떠올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어떻게 해냈을까 싶은 어려운 임무도 많았지만 결국 스미레는 신유성의 리드 아래에 모두 이루어냈다.
“뭐야 스미레, 연말정산을 잊고 있었어?”
모든 학생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시간이건만 도대체 헌터 아카데미의 학생으로서 연말결산을 잊을 수 있을까? 레니아가 충격을 받자 스미레는 손사래를 쳤다.
“아, 아무래도 입학할 때만 해도 연말결산 같은 건 전혀 기대하지 않았으니까요. 저를 받아줄 파티가 있을지도 불확실했고…….”
“에이, 지금은 이야기가 다르잖아 유성이랑 너는 F반 최고의 아웃풋! 나중에 생각나면 한 번 확인 해봐! 참고로 난 5장이야!”
레니아가 손가락 5개를 자랑스럽게 펼치자 스미레는 감탄했다.
“……5장이라면!”
“맞아 5백만 원! 지금까지 F반 중에선 1등일 걸? 내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고생 좀 했지~!”
짝짝짝-
레니아가 자랑스러워하며 포즈를 잡자 스미레는 진심을 담아 박수를 쳤다. 하급반인 F반에서 외부 활동을 나가 의뢰까지 해결했다는 건 정말 엄청난 활약이었다.
“자자~ 그럼 다음에 봐! 나 D반 애들이랑 약속 있거든~ 아! 나중에 확인하면 알려주고!”
바람처럼 다가와 바람처럼 사라지는 레니아를 보며 스미레는 지난번에 받았던 메시지를 떠올렸다.
[누나~ 던전에 있던 날 스구하가 생일이었던 거 알지?] [그 녀석, 어른스러운 척 굴어도 생일날 누나를 못 본 게 내심 서운했나봐.]스미레는 여동생의 생일날 잘 포장한 생일 선물을 보냈지만 직접 찾아가지는 못했었다. 게다가 바로 직전 생활비를 보낸 탓에 현금이 모자라 더 좋은 선물을 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거기다 곧 스고로가 입학도 하니까. 어머니도 아버지도 걱정이 많으시겠지…….’
거기에 이번 연말결산에 받은 돈을 더하면 얼마나 좋을까. 물론 거기에 조금만 사리사욕을 보탠다면 스미레는 예쁜 화분과 그릇 같은 인테리어용 물건들을 사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그러나 그건 남이 볼 때는 검소해 보여도 스미레에게 그건 너무나 사치스러운 취미!
세븐 넘버의 지원금인 300만가량의 돈을 생활비로 입금하고 남은 금액에서 신유성의 식비를 뺀다면 그런 사치스러운 소비는 스미레의 지갑 사정으론 힘들었다.
‘확실히 연말결산에서 많은 돈을 받으면…… 지금보다 여유로워질지도…….’
스미레는 큰 기대를 버렸다.
외부활동을 열심히 한 레니아가 500 정도를 받았다고 했으니 자신은 100 정도를, 아니 욕심을 좀 더 부려서 200 정도만 받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스미레의 생각은 그저 막연할 뿐이었다. 지금까지 받은 헌터 활동의 의뢰비가 얼마인지도 몰랐고 부실에 누적된 금액이 얼마인지도 계산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여기, 학교의 홈페이지에 학생증을 등록하고…….’
[SCAN…….] [인식완료.] [환영합니다!] [하나지마 스미레 고객님의 업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인증 절차를 거치겠습니다.]스미레는 포켓의 홀로그램 화면에 엄지를 가져다댔다.
‘포켓에 지문을 인식시키면…….’
스미레는 주르륵 펼쳐지는 홀로그램을 바라보며 두근거리는 마음을 억누른 차분히 계좌의 잔액을 확인했다. 예상금액은 100만, 그 2배인 200만 정도만 되어도 대박이라 생각했건만.
(아카데미 전용 계좌)
[예금자명] [하나지마 스미레] [총 예금 잔액 : 601,113,240원]계좌에 적힌 금액은 뭔가 차원이 달랐다.
“어라…….”
너무 현실감이 없는 숫자였기 때문일까 스미레는 볼을 긁적였다.
“음.”
잔액에 남은 백만 원 정도는 스미레도 익숙했지만 그 앞의 숫자는 0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후으읍…….”
스미레는 차분히 심호흡을 했다. 들이쉰 숨을 내뱉고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입금 금액 : 600,000,000원] [총 예금 잔액 : 601,113,240원]그러나 예금된 잔액이 바뀌는 일은 없었다. 스미레가 배분받은 돈은 정말로 6억. 1학년의 연말결산 중에서는 단연 탑급이었다.
“으, 흐으에…….”
스미레는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말았다. 세상에 억이라니? 300원 비싸지만 생선 함량이 6% 높은 어묵과 보통 어묵을 두고 뭘 사야 할지 몇 분씩이나 고민하는 스미레에게 이건 난생처음 보는 단위의 돈이었다.
“6, 6억…….”
홀로그램을 끈 스미레는 그 자리에서 돌처럼 굳고 말았다. 물론 스미레도 유명한 헌터들은 학생 때부터 엄청난 돈을 쓸어 담는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있었다.
다만 그 헌터가 자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