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24)
0024 / 0777 ———————————————-
8# 마녀의 산(Witch’s mountain)
8# 마녀의 산(Witch’s mountain)
임가희의 갑작스런 실종이 철저히 의도된 유괴였음을 알게 된 것은, 실종 하루 만에 동네 꼬마가 털레털레 들고 온 쪽지 덕이었다.
‘아이를 데리고 있다. 되찾고 싶으면 마녀의 산으로 오라.’
상투적이고 간결한 문구였지만, 인질범이 원하는 바는 명확했다. 임유진을 크래들타운 밖으로 끌어내는 것이었다. 쪽지를 맡긴 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일이 한결 수월해질 테지만, 당연하게도 심부름을 한 꼬마는 쪽지를 맡긴 자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고 있었다.
퀭한 눈으로 몇 번이고 쪽지를 살핀 임유진은 주섬주섬 장비를 챙겼다. 장비라고 해봐야 활 하나와 단검 몇 자루, 전통이 전부였다. 은퇴와 동시에 모든 장비를 처분한 그녀는 흔한 가죽 갑옷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임유진은 린넨 재질의 펑퍼짐한 평상복에 단검집을 주렁주렁 달아 놓은 가죽 벨트를 매고, 낡은 여행 부츠를 신는 것으로 외출 준비를 끝마쳤다.
신소율은 차마 말리는 시늉조차 못하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발만 동동 굴렀다.
“언니! 정말 이대로 혼자 갈 거예요?”
“그래. 한시도 지체할 수 없어.”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헌터 하우스에 조사차 간 일행이 돌아오면, 그들과 함께 구체적인 행동 계획을 세우고 출발하는 것이 현명했다. 그러나, 임유진에게는 시간이 없었다. 일분일초가 지날수록 몸 안의 피가 바짝 말라가는 것 같았다. 자칫 지체하다 딸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앞으로 살아갈 의미를 잃고 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뻔히 자신을 노리는 걸 알면서도, 앞에 불구덩이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가야만 했다.
신소율이 임유진의 단독행동을 말리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지금 가슴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기고 있을 터인 임유진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으니까.
농장을 나서기 전, 임유진은 힘없는 미소를 지으며 신소율의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내 일에 나서주는 것, 그 마음만으로도 너무 고마워. 그래도 나, 아직 퇴물은 아니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먼저 가서 꼭 내 딸 찾을 거니까.”
신소율은 글썽거리는 눈으로 임유진의 손을 맞잡았다.
“사람들이 오는 대로 금방 따라갈게요. 몸조심 하세요, 언니.”
“그래.”
신소율과 인사를 나눈 임유진은 구석의 노구덕과도 약간 어색함이 느껴지는 눈인사를 주고받고는 그대로 길을 나섰다. 목적지는 크래들타운의 북쪽으로 한나절 거리에 있는 ‘마녀의 산’이었다.
나머지 일행은 저녁이 되어서야 농장으로 복귀했다. 김정인, 윤희지는 말할 것도 없고 드리안, 케샤 같이 나름대로 잔뼈가 굵은(케샤는 아직 1년차지만, 상대적으로 따지면 베테랑인 셈) 사람들조차 매우 심각한 얼굴이었다. 그만큼 헌터 하우스에서 제공한 ‘마녀의 산’의 정보가 위험하다는 뜻이었다.
탁!
윤희지는 복사해 온 자료뭉치를 테이블에 던지듯 올려놓은 뒤, 꽤나 피로한 듯 미간을 주물렀다. 그녀는 살짝 갈라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이에요. 인질범이 굳이 이곳을 고른 저의가 궁금할 정도로요. 마녀의 산(Witch’s mountain)은 서부 지구 가장자리를 관통하는 벨룸(Bellum) 산맥에서 뻗어 나온 한 줄기예요. 아직 안정화가 되지 않은 곳이긴 하지만, 산 초입부터 중턱까지는 어느 정도 안전지대를 구축해 놨다고 해요. 희귀한 약초들이 많이 자생하는 곳이라 근처 마을의 약초꾼들이 자주 오간다고 하더군요.”
“그럼 괜찮은 것 아니에요?”
“그게 그렇지가 않아. 얼마 전부터 약초를 캐러 산에 오른 사람들이 하나, 둘 실종되었다고 해. 요 한 달 동안 약초꾼들을 포함해서, 원인을 조사하러 파견된 자경단이나 헌터들까지 합치면 실종자만 스무 명이 넘어. 헌터 하우스에서는 마녀의 산에서 ‘이레귤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어.”
“이레귤러가 뭐지?”
관련 지식이 일천한 노구덕이 대머리를 갸우뚱 움직였다. 늘어지는 설명에 윤희지가 급격히 피로해 하는 듯 보이자, 김정인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스퀘어의 괴물들은 오염된 카르마(Karma)에 의해 발생하는 돌연변이입니다. 카르마의 농도가 짙고 많을수록 강력한 괴물이 나타나죠. 정확한 명칭은 카르믹 뮤턴트(Karmic mutant), 줄여서 카름(Kar’m)이라 부릅니다. 엄밀히 말해서 모든 괴물들은 카름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요즘에는 그 중에서도 특히 강력한 놈들을 이르는 말이라고 하더군요.”
“카르마는 어디에서든 새어 나올 수 있습니다. 다만, 정기적으로 오염 현상이 일어나는 지역, 혹은 장소를 레귤러(Regular)라 하고, 안전지대였던 곳이 갑자기 오염 지대로 바뀌는 것을 이레귤러라고 합니다. 이레귤러 현상은 그냥 한 번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고, 주기적으로 반복되어 레귤러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 그러니까 방사능 유출 같은 거로군.”
노구덕은 그제야 이해되었는지, 무릎을 탁 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줄곧 깍지 낀 손으로 턱을 받친 채 골똘히 상념에 잠겨 있던 드리안이 무거운 숨을 토해냈다.
“만약 마녀의 산에 정말로 이레귤러가 발생했다면, 이번 건은 얌전히 포기하는 게 좋아. 잘못하면 적봉이나 그 아이를 구하려다 씨몰살을 당할 수도 있어.”
“임유진 씨를 포기하잔 거요? 그건 안 돼!”
“그럴 순 없어요!”
노구덕과 신소율은 단박에 들고 일어나 결사반대를 외쳤다. 드리안은 그런 그들을 한심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꼭 겁 없이 날뛰는 천둥벌거숭이 같군. 이레귤러를 경험해 보지 않았으니 저런 속편한 말이 나오는 게지. 이레귤러는 항상 비슷비슷한 녀석들만 나오는 레귤러와는 전혀 달라. 오염 정도에 따라 뭐가 튀어나올지 전혀 알 수 없단 소리야. 어쩌면 규격외의 괴물이 웅크리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런 괴물이 등장하면 일개 클럽이 문제가 아니야. 섣불리 자극하다가는 마을이나 도시 하나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어. 알아듣겠나? 이 경우에는 연맹의 조사관이 1차 조사를 마칠 때까지 두고 보는 게 나아.”
드리안의 가시 돋친 힐난은 뾰족한 송곳이 되어 두 사람의 가슴을 후벼 팠다. 특히 노구덕은 답답한 마음에 분기가 치밀었는지 두꺼운 입술을 비집고 삐죽한 송곳니가 자라나고 있었다. 그렇다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가만히 있으란 말인가? 임유진은? 가희는? 열 번, 백 번을 생각해도 결론은 하나였다.
노구덕은 까득까득 이를 갈며 외쳤다.
“난 그럴 수 없어! 어차피 인질범 놈들이 진을 치고 있는 마당에, 나 같은 놈이 하나 더 설친다고 카름인지 뭔지 하는 것들이 난리법석을 떨진 않겠지! 난 가겠어!”
“저, 저도 갈 거예요! 유진이 언니가 얼마나 잘해줬는데, 이렇게 헌신짝처럼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요!”
김정인과 윤희지는 알듯 말듯 한 미소를 지었고, 신입인 케샤는 왠지 낯이 간지러운지 연신 ‘어머, 어머.’거리며 얼굴을 슥슥 긁어댔다. 그리고 드리안은 도저히 상종 못할 종자들이라는 듯, 망연히 얼굴을 감싸 쥐었다. 그나마 최후의 기대를 걸어 보듯, 부들부들 떨리는 음성이 살짝 벌어진 손 틈 사이로 새어나왔다. 김정인과 윤희지를 향해서였다.
“자네들은……?”
“물론 갈 겁니다. 확실하지 않은 일 때문에 임유진 씨를 저버릴 순 없죠.”
설마가 역시로 바뀌는 순간, 드리안은 땅이 꺼질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미쳤군, 미쳤어. 자네들은 모두 목숨을 여벌로 들고 다니는 것 같아.”
“드리안 씨의 조언을 무시하겠단 말은 아니에요. 갈 땐 가더라도 만전을 기해야죠. 출발은 내일 아침, 정비를 충분히 한 뒤에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윤희지는 종이 뭉치를 반듯하게 정리하며 말했다. 노구덕은 당장 출발하지 못한다는 것이 못내 불만인 얼굴이었다. 하지만 그도 이 밤중에, 충분한 식량이나 사전 준비 없이 원정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납득하고 있었기에, 아쉬움은 속으로만 달래야 했다.
“이왕이면 자경단원들과 동행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넓은 산지를 수색하는 일이니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도움이 될 거예요. 아마 내일 오전에 1차 선발대가 출발한다는 것 같아요. 얼핏 들은 거지만.
뜻밖에도, 별 생각이 없어 보였던 케샤가 좋은 아이디어를 냈다. 레드 고르곤이 해체되고, 아이리스가 연고 클럽 자격을 상실한 지금, 크래들타운의 자경단은 도시 주민들만으로 자체 운영되고 있었다. 케샤의 말대로였다. 비록 헌터는 아닐지라도 경험 면에서 노련한 자경단원들이 함께 하면 상당한 도움을 기대할 수 있을 터였다.
이후에도 여러 의견이 오간 끝에, 김정인은 최종 원정계획안을 확정했다. 그 내용은 간단했다. 동이 트는 대로, 중심 시가지에서 식량과 노숙 장비, 무기와 방어구 등 원정 물자를 충분히 보강한 뒤, 자경단으로 구성된 선발대와 합류한다. 그 동안 임유진의 농장은 근처에 살고 있는 부부에게 충분한 보수를 지불하고 관리를 부탁하기로 했다.
“멜릭이오.”
“아이리스 리더, 김정인입니다. 반갑습니다.”
이른 아침, 잠이 덜 깬 상인들을 닦달해가며 물자를 충당한 일행은, 성문 근처에서 어렵지 않게 자경단 선발대로 보이는 이들과 조우할 수 있었다. 그들의 선두에는 선발대장으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있었다. 대충 보기에는 삼십대 초중반으로, 세모꼴의 얼굴과 날카로운 눈빛이 인상적인 사내였다. 그는 일행의 동행 요청을 쾌히 수락했다. 그로서도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는 만큼, 될 수 있으면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아마도 주스트 공증인까지 맡았던 하이 스카우터, 드리안의 존재가 그 결정에 큰 영향을 주었을 터였다.
그리하여 자경단 10명과 일행 6명, 총원 16명의 조사단은 간단한 인원 편성을 끝내고 지체 없이 마녀의 산으로 출발했다.
서부 지구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벨룸 산맥의 줄기인 마녀의 산은 간간이 출현하는 괴물들보다도 곳곳에 함정처럼 깔려 있는 늪지대 때문에 더욱 위험한 곳이었다. 앙상한 나무들이 낡은 거미줄처럼 드리워져 하늘을 덮고 있는지라, 지리에 밝은 여행자도 까딱 잘못하다가는 방향을 잃어버리고 헤매다, 흔적도 없이 늪에 빨려 들어갈 수도 있었다. 이곳에서는 심심치 않게 늪 위로 조난자들의 소지품이 떠오른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목숨이 깊은 늪 아래로 삼켜졌을지 짐작도 할 수 없었다.
전설에 따르면 이곳은 고대 왕국의 제단이었다고 한다. 산 전체가 선대의 왕과 왕비들이 묻혀 있는 무덤이었는데, 이 왕국에는 왕이 죽었을 때 그의 처첩을 죽여서 같이 매장하는 풍습이 있었다. 왕국을 통치하던 최후의 왕이 죽었을 때, 그의 첩들 중 가장 젊고 아름다운 여인은 죽음을 피해 도망쳤지만 결국 붙잡히고 말았다. 그녀는 죽은 왕을 배신했다하여 사지가 찢긴 채 참수당하는 극형에 처해졌다. 처형지는 바로 이곳, 왕국의 제단이었다.
‘저주하리라! 나의 증오가 왕국을 먹어치울 것이다! 너희 모두는 영혼마저 썩어 문드러지리라!’
목이 잘리기 직전 여인이 내지른 저주어린 단말마가 온 산을 뒤덮었다. 잘린 목 단면에서 으스스한 검은 연기와 함께 피처럼 붉은 눈을 가진 괴물들이 나타났다. 날카로운 발톱과 이빨을 가진 괴물들은 닥치는 대로 살육을 자행하기 시작했다. 그게 끝이 아니었다. 고귀한 선조들을 모신 신성한 무덤이 파헤쳐지고, 죽은 자들이 지옥에서 되돌아왔다. 끔찍한 몰골의 망자들은 귀가 찢어질 듯한 절규를 내지르며 산 자의 살점을 뜯어먹었다.
그 날, 생지옥이 열려 버린 제단에서 빠져나온 자는 아무도 없었다. 지도층이 몰살당한 왕국은 얼마 못 가 멸망하였고, 저주받은 산은 누구도 찾지 않는 금지(禁地)가 되었다.
마녀의 산에 전해 내려오는 전설을 들은 노구덕은 혀를 내두르며 팔을 문질렀다.
“무시무시한 전설이구만. 이런 산에서 약초를 캐다니, 담력들이 보통이 아니야.”
“어디까지나 전설일 뿐이오. 이 산은 나도 수십 번은 다녀봤는데 제단 비슷한 건 코빼기도 없더라고.”
껄렁이 자경단원, 조나단이 너스레를 떨었다. 노구덕과 조나단은 일행의 후미였는데, 둘 다 지루한 걸 못 참는 성격이라, 금세 죽이 맞아 떠들기 시작했다. 양아치 기질이 있는 조나단은 툭툭 튀어 나오는 언행이 건들건들하긴 했지만, 그리 나쁜 녀석 같지는 않았다.
“그게 꼭 그렇게 치부할 수는 없어.”
후미를 맡은 다른 자경단원, 헨리도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도 좀이 쑤셨던 모양이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많이 와 봤다곤 해도 말뚝 따라가는 게 끝이잖아? 이거 말이야.”
헨리는 깊게 박힌 자작나무 말뚝을 퍽퍽 발로 찼다. 제법 세게 쳤는데도 말뚝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만큼 단단하게 박혀 있다는 뜻이었다. 이 말뚝이 일행의 길잡이였다.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이 말뚝길만 수십 년을 따라다녔다고. 어쩌면 백년도 넘게 같은 길만 갔는지도 모르지. 말뚝 길 밖으로 나가면 뭔가 있을지도 모른단 소리야.”
자작나무 말뚝의 역할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괴물들을 쫓는 것. 마녀의 산에서 드물게 출몰하는 괴물들은 유독 자작나무 향을 싫어했다. 덕분에 마을 사람들은 이 말뚝들을 울타리처럼 박아 안전지대를 만들 수 있었다. 말뚝의 또 다른 역할은 길잡이였다. 수 미터가 넘는 고목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햇빛마저 제대로 비치지 않는 마녀의 숲은 말뚝이 없으면 방향도 제대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였다.
“흐흐……. 괜한 전설에 목숨 걸 필요는 없어. 말뚝을 벗어났다간 괴물을 만나기도 전에 늪에 빠질지도 모른다고. 여기 늪은 정말 지독하다고 하던데. 이거, 이거 봐. 무슨 풀이 이렇게 끈적거려? 으, 안개에서 썩은 내가 나는 것 같아.”
조나단은 축축하니 부츠에 달라붙는 검푸른 이끼들을 가리키며 역겹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
“전설대로 무덤이 파헤쳐진 자리가 늪이 되었는지도 모르지.”
시답잖게 쑥덕대는 후미와는 달리 멜릭, 드리안, 김정인이 속해 있는 선두의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정지!”
주먹 쥔 손을 들어 올려 신호를 보낸 멜릭이 심각한 표정으로 전방을 살폈다.
길이 끊겨 있었다. 누군가 말뚝을 뽑아 놓은 것이다. 말뚝이 스스로 일어나 도망갈 리는 없으니 사람 아니면 괴물의 소행이라고 봐야했다. 김정인은 말뚝이 파헤쳐진 자리를 보며 생각에 잠겼다.
‘임유진 씨와 관련이 있는 것일까?’
아직 산의 초입이긴 했지만, 임유진 모녀나 인질범들의 흔적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다. 과연 임유진은 이곳에 도착한 뒤 어디로 향한 것일까? 설마하니 딸아이를 찾아 말뚝 너머 깊숙한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일까?
비록 말뚝은 없었지만, 말뚝이 박혀 있던 흔적은 뚜렷했다. 일행은 숭숭 뚫린 그 구멍들을 이정표 삼아 행군을 계속했다. 그러나, 그 임시방편도 얼마 못가 무용지물이 되었다.
“빌어먹을 놈들……. 완전히 길을 뭉개놨군. 대체 어떤 놈들이지? 행군 속도를 늦출 수밖에 없을 것 같소. 다행히 이 산은 내가 몇 번 다녀 본 경험이 있으니까, 잘 따라오시오.”
멜릭이 난감한 듯 혀를 찼다. 어쩐 일인지 간간이 일정한 간격으로 이어지던 구멍들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말뚝을 뽑아 놓은 ‘누군가’가 그 흔적마저 지워버린 것이 분명했다. 경험에 의존해서 더 나아간다 해도 행군속도가 늦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 작품 후기 ============================
***오늘은 일 때문에 조금 늦었습니다
비축분 양을 보니 빠르면 내일 쯤으로 파트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써둔거 다 풀어서 3편? 4편? 정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티렌 / 항상 감사드립니다
장마와방 /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ㅎㅎ
빙뢰(氷雷) / 소율이도 분발해야죠
양산형마법사 / 조만간 주인공이름이 왜 노구덕인지 알 수 있으실듯
쑥ol / 당연히 연애소설 아닙니다. 따지자면 영지물? 단체를 키워나가는 장르에 가깝죠 지금 주인공 스펙이 일반인x 일반오크 수준이라 눈치못채는게 당연합니다
소녀가 좋은데 / 소녀님도 항상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