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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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동방화촉(洞房華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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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아.”
자신을 부르는 소리에, 서류 정리에 여념이 없던 임유진은 퍼뜩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집무실 소파에 몸을 깊숙이 묻은 노구덕이 까딱까딱 손짓을 하고 있는 게 보였다.
지그시 한숨을 내쉰 임유진은 별 수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아직 할 일이 산더미였지만 어쩌겠나. 서방님이 위로가 필요하다는데 어울려줘야지.
“선거 입후보 관련해서 작성해야 할 항목들과 첨부해야 할 서류가 한참 남았는데요….”
“그래, 나도 알아. 그냥 조금만 쉬자는 거지. 누가 뭐래?”
“휴우우….”
가늘게 뜬 눈을 얄밉다는 듯이 흘긴 임유진은 조신하게 그 옆에 앉으려다, 노구덕이 손을 들어 자신의 가슴을 가리키자 당혹스러운 표정으로 주춤거렸다. 저건 말하자면 그들 부부의 사인 같은 것이었다.
“여…기서요?”
“머리를 식히려면 그게 필요해.”
“…….”
머뭇거리던 임유진은 살며시 고개를 돌려 문이 제대로 잠겨 있는지 확인한 후에야, 발그스름하게 달아오른 얼굴로 웃옷을 벗었다. 털실로 짠 실내복이 떨어지고, 그 안의 얇은 셔츠마저 말려 올라가자, 폭발적인 볼륨을 간신히 틀어막고 있는 브래지어가 나타났다.
“오. 오늘은 베이지색인가. 잘 어울리는데.”
“그, 그런 말은 하지 마세요.”
곤란한 표정으로 대꾸한 임유진은 팔을 뒤로 돌려 브래지어의 후크를 풀었다. 이윽고, 방 안을 가득 채울 정도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그녀의 젖무덤이 그 당당한 자태를 드러냈다.
“오오오….”
“…정말. 너무 짓궂어요, 당신….”
포개어 놓은 옷가지 위에 브래지어를 올려놓은 임유진은 살며시 가슴을 가린 채 노구덕의 옆으로 다가가 섰다. 그리고는 소파에 눕다시피 한 노구덕의 얼굴에 천천히 젖가슴의 아랫부분을 잇대었다. 노구덕의 까칠까칠한 얼굴 가죽이 민감한 피부에 맞닿자, 움찔 몸을 떤 임유진은 풍만한 젖가슴을 이용해 부드럽게 그의 얼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일명 임유진표 가슴 마사지. 벌써 몇 번이나 행하는 일이지만, 죽을 만큼 부끄러운 건 어쩔 수 없었다.
물방울 모양으로 형태 좋게 늘어진 젖가슴이 가져다주는 보들보들한 촉감에, 팔자 좋은 오크, 노구덕은 매우 흡족한 미소를 머금었다.
“역시 유진이 가슴이 최고야. 소율이는 이런 게 안 되거든.”
“…그래도, 너무 자주 시키지는 마세요.”
“자주하면 어때. 닳는 것도 아니고.”
“예전에 비해 살짝 처지고 있지 않나… 조금 걱정이… 하아앙….”
기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던 임유진은 갑자기 야릇한 신음을 발하며 몸을 비비 꼬았다. 가슴 아래에 얼굴을 파묻고 있던 노구덕이 딱딱하게 선 젖꼭지를 크게 베어 문 것이다.
그 포동포동한 실체를 한 차례 깊이 흡입한 노구덕은 거칠게 숨을 몰아쉬는 임유진의 홍조어린 볼을 쓰다듬었다.
“나이가 들면 어떻고, 처지면 어때. 내 눈에만 예쁘면 되지. 아, 그렇다고 정말 처졌다는 말은 아니고…. 유진이는 강한 헌터니까 아마 육십, 칠십이 되어도 이 몸매 그대로이지 않을까? 흐흐흐…. 누구 마누라인지는 몰라도 남편은 아주 땡 잡았군.”
“당신도 참….”
임유진은 노구덕의 애정어린 익살에 한층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정인(情人)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걸 실감하는 여인의 미소.
불현듯, 아랫배가 찌릿찌릿 울리듯이 뜨거워지며, 하의를 감싼 속옷의 일부가 축축해진 것이 느껴졌다. 겨우 뻔한 말 한마디에 육체가 사내를 원하게 된 것이다. 여인이란, 본디 이렇게 분위기에 잘 휩쓸리는 존재다.
“여보…. 핫?”
더운 숨결을 내뱉으며, 습하게 젖어든 눈동자로 노구덕을 응시하던 임유진의 고개가 돌연 다른 어딘가를 향해 돌아갔다. 그녀의 시선이 머문 곳은 닫힌 커튼 사이로 비좁은 틈새가 남아 있는 창가 쪽이었다.
그러자 무르익은 분위기에 맞춰, 바지를 반쯤 벗고 있던 노구덕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임유진을 올려다봤다.
“왜 그래? 뭐가 있어?”
말없이 창문 너머를 뚫어져라 바라보던 임유진은 문득 아쉬운 미소를 지으며 그에게서 떨어졌다.
“…아무래도,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아요. 약속을 했던 걸 그만 잊고 있었어요.”
“으음?”
“잠깐만 기다려주세요.”
살포시 그의 뺨에 입을 맞춘 임유진은 별다른 말도 없이 개어 둔 옷을 챙겨 입더니, 그대로 방을 나가버렸다. 물어 볼 새도 없이 파트너를 잃어버린 노구덕은, 눈치 없이 껄떡거리며 몸을 일으킨 분신의 애꿎은 머리를 툭툭 치며 적적함을 달래야만 했다.
“이놈아, 다시 들어가라. 아쉬워? 나도 아쉽다. 거 참, 한창 좋을 때 갑자기 뭔 일인지… 응?”
노구덕은 혼자서 주거니 받거니 잘 놀고 있던 차에, 임유진이 나갔던 문 밖에서 복수의 인기척이 느껴지자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온 임유진의 뒤로, 두꺼운 겨울 코트로 온몸을 칭칭 휘감은 소피아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꽤나 더워 보이는 옷차림을 한 소피아의 얼굴엔 왠지 모르게 소녀 같은 수줍음이 어려 있었다.
한편, 소피아를 데리고 들어온 임유진은 어안이 벙벙하여 앉아 있는 노구덕에게 대뜸 한마디를 던졌다.
“오늘은 소피아와 같이 주무시도록 하세요.”
“…….”
“소피아, 너도. 알았지? 아침이 될 때까지 방에서 나오면 안 돼.”
“…저기, 언니.”
“쉿.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돼.”
짐짓 엄한 어조로 소피아의 말을 가로막은 임유진은 그녀에게만 보이도록 한쪽 눈을 깜박이더니, 재빨리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나름대로 둘이서 분위기를 잘 잡아보라는 배려일 터. 단지 약간의 문제가 있다면…….
“언니… 여기 집무실인데요…….”
…모처럼의 첫날밤의 장소가 침실이 아니라는 것 정도? 그러나 이미 한참이나 멀리 떨어진 임유진이 소피아의 뒤늦은 독백을 들었을 리 없었다. 아마 지금쯤 두 사람 사이에 만들어질 장밋빛 분위기를 상상하며 홀로 흐뭇해하고 있겠지.
결국, 임유진이 떠넘긴 어색함은 남겨진 이들의 몫이었다.
“소피아, 일단 이리 와라.”
“네, 주인님….”
눈을 내리 깔며 답한 소피아는 두근거리는 가슴의 울림을 뒤로 하고, 노구덕에게 천천히 다가섰다. 그에게 가까이 다가갈수록, 심장의 맥박이 터질 것처럼 심해졌다.
그러나, 이 무심한 사내는 그녀의 애틋한 심정을 조금도 알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상기된 그녀의 얼굴보다 그 해괴한 옷차림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았다.
“안 덥냐?”
“에?”
기대했던 것과는 영 상반된 대답. 그제야 소피아는 자신이 누가 봐도 괴상망측한 옷차림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두꺼운 털가죽 코트에 몸을 둘둘 싸매고, 그 아래로는 하얀 맨다리를 그대로 내보이고 있다.
노구덕은 그 모습에서 고향의 뭔가를 떠올렸는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히죽거렸다.
“꼭 여자 바바리 같군…. 음, 하여튼 외투는 저기 걸어 놔라. 우선은 얘기라도… 헙!”
재차 소피아에게 눈길을 주던 노구덕은 그만 짧은 헛숨을 들이키며 숨을 죽였다.
꽃잎처럼 활짝 벌어진 외투 사이, 얼음으로 빚은 듯 투명한 나체가 그 황홀한 자태를 내보이고 있었다. 놀랍게도 소피아는 외투 안에 속옷만을 착용한 상태였다. 그녀의 행색을 보고 바바리를 떠올린 노구덕의 직감이 예기치 않게 들어맞은 셈이다.
“너… 그건…….”
허나, 정작 노구덕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소피아의 눈부신 반라가 아니라 그녀가 입고 있는 속옷이었다.
하늘하늘한 레이스로 장식된 보랏빛 실크 속옷은 소피아의 투명한 피부톤과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문제는, 그 속옷이 위아래 할 것 없이 모두 중요 부위에 ‘트임’이 있다는 것이었다. 덕분에 그 틈 새로 부끄럽게 불거져 나온 두 개의 유실과, 터럭 하나 없이 민숭민숭한 여인의 비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대체 이런 속옷은 어디서 구한 것인지…. 노구덕이 그녀의 파격적인 차림에 패닉에 빠진 찰나, 수줍게 서 있던 소피아는 치솟는 격정을 이기지 못하고 그에게 안겨들었다.
“주, 주인니임…!”
얼결에 소피아의 자그마한 동체를 안아 든 노구덕은 애완 강아지처럼 가슴팍에 얼굴을 비비적거리는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이 녀석….’
그녀와 연결된 감정선을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소피아는, 그에게 안길 각오를 하고 이곳에 왔다. 그러나… 그녀는 정말 이대로도 좋은 걸까. 노구덕은 문득, 소피아의 생각과 감정이 궁금해졌다.
“소피아.”
“네….”
“너, 내가 좋으냐?”
격식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직설적인 질문. 촉촉한 눈시울로 그를 바라보던 소피아는 느릿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네. 전 주인님이 좋아요….”
“그게 세뇌에 가까운 감정이라고 해도?”
비로소 노구덕이 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음인지, 그의 품에 안긴 소피아의 동체가 잘게 진동했다.
근 3년 간… 노구덕과 소피아가 피의 계약을 맺은 이후부터, 그녀의 정신은 끊임없이 그의 영향을 받아왔다. 노구덕과 워낙 많은 교감을 이룬 탓에, 그녀는 의식의 저편, 무의식속에마저 그에 대한 경애(敬愛)를 품게 된 것이다. 그건 노구덕의 말대로 세뇌라 일컬어도 이상하지 않을 감정이었다.
과거, 그녀가 처음 아이리스에 들어가 노구덕과 지냈던 시간은 어떠했던가. 그에게 붙어 아양을 떨긴 했으나, 실제 그에게 남성적인 매력을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때문에 그의 뒤통수를 치는 짓도 서슴없이 벌일 수 있었다.
그랬던 소피아가… 지금은 그에게 달라붙어 애타게 정을 갈구하고 있다. 이걸 진정한 그녀의 본심이라 할 수 있을까? 노구덕이 고민하는 이유는 바로 그것이었다. 딱히 그가 로맨티스트란 것은 아니었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만은 그녀의 입에서 듣고 싶었다.
소피아 또한 그의 의중을 모르지 않았다. 잠시 몸을 뒤척이며 뜸을 들이던 그녀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세뇌…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제 감정이 없던 게 되나요? 주인님이 제게 베풀어 주신 일들이 전부 없던 게 되나요? 그렇진 않잖아요.”
“으음….”
“이미 전 주인님 없이는 살지 못하게 되었어요. 제 인생에 남자가 있다면, 오직 주인님뿐이겠죠…. 하지만… 꼭 육체적 관계까지는 바라는 건 아니에요. 이건… 이건, 유진이 언니가 억지로 잡아 끌어서…….”
“그런 것 치고는 준비가 철저한데… 이 속옷도 그렇고. 그나저나 너 이 녀석. 바람의 정령으로 여길 보고 있었구나.”
“…읏…!”
소피아의 얼굴에 뜨끔한 기색이 나타나는 걸 보니, 제대로 맞춘 모양이다. 어쩐지, 임유진의 표정이 심상치 않더라마는….
전전긍긍해 하고 있을 소피아를 배려한 임유진다운 마음씀씀이였다. 그러고 보니 그때, 야영지에서 2년 간 겉돌고 있던 소피아의 어정쩡한 위치를 확고히 해 준 것도 그녀였으니. 물론, 그 사이 적정선을 지키며 임유진과 신소율의 자리를 존중해주었던 소피아의 행동거지도 임유진을 움직이게 만든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어쨌거나, 소피아의 대답을 들은 노구덕은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마침 그도 소피아를 마음에 두고 있던 차였으니, 그녀가 진정으로 안기길 원한다면 더는 거리낄 게 없다.
“아아….”
노구덕의 투박한 손길이 붉게 달아오른 살갗에 닿자, 소피아의 농익은 입술에서 기대에 찬 신음이 흘러나왔다.
“그때 그 앙칼지던 라이오넬의 여우가 내 여자가 된다니… 기분이 묘하군. 안 그러냐?”
그녀의 몸을 매만지던 노구덕이 장난조로 말하자, 소피아는 온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그의 어깨에 뺨을 가져다댔다.
“…저는 오직 주인님의 여자예요. 부디 저를, 하나도 남기지 말고 전부 먹어 치워주세요…!”
============================ 작품 후기 ============================
재밌게 보셨다면 추천/코멘 부탁드립니다.
남자는 구멍 숭숭 뚫린 야시시한 속옷을 입고 날 먹어줘~♡ 하면 뻑 가버린단다. by 박선주
다음편의 내용은 아마 떡떡떡일 겁니다. 원치 않으시는 분들은 스킵해주셔도 됩니다. 내용상 지장은 없으니까요.
출언필고행 / 슬슬 데모나 파트가 진행되면 밝혀지겠죠?
asd메이지 / 극성 아줌마 박선주 ㅎㅎ;
트릭스타 / 그리고 그걸 그대로 실행하는 소피아..
cho서든 / 소냐 얘기도 조만간 다룰 예정입니다 ㅎㅎ
신수[神手] / 신… 수? 아재 개그 죄송합니다..
벌레 / 네 이제 무르익을대로 묵은 과일을 먹는 일만..
†아마테라스† / 뭔가 일이 벌어지긴 할 겁니다..
은신설야 / 두 번 잘 보고 가시는군요! 아.. 이제 소피아가 먹히는 장면을 써야 하는데.. 부들부들
우낄푸핫 / 한턴만 더 참으시죠. 본격씬은 다음 턴에..
김도리131 / 말씀드리자면 엘렉트라 콤플렉스라기엔 좀 애매합니다 ㅎㅎ
호야[虎夜] / 오오 그거 좋은 아이디어군요.. 일단 메모
북치네 / 넵 항상 감사합니다~!
인첸 / 그러게말입니다. 아직은 애매한 관계죠. 데모나는 구더기 생명의 은인이지만 직급상으로는 구더기가 더 높은..? 데모나 파트가 진행되면 좀 확실해질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