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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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새로운 얼굴들, 그리고 분쟁(紛爭)
111# 새로운 얼굴들, 그리고 분쟁(紛爭)
각 지구의 대도시들의 실질적으로 자치령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기존의 리그 체제도 변화를 맞이하게 되었다. 말하자면 ‘레귤러’라는 한정 자원의 재분배가 일어난 것이다.
우선, 스몰, 미들, 빅으로 이어지는 도시 관할 하의 리그 체제는 큰 변동이 없었다. 그러나 대륙 전역에 퍼져 있는 고난이도 레귤러들을 두고 벌어지는 리그들, 즉 5대 리그와 프라임리그는 사실상의 폐지의 기로에 서게 되었다.
레귤러란 무한정 솟아나는 카르마의 보고이다. 레귤러에서 출몰하는 위험한 카름들만 깔끔히 청소할 수 있는 전력을 가지고 있다면, 황금 알을 낳는 거위나 마찬가지란 소리다.
지금까지 5대 리그와 프라임리그의 클럽들이 탐사하는 레귤러들의 관리를 떠맡고 있었던 것은 위원회 산하의 연맹이었다. 하지만, 위원회의 통제력이 유명무실해진 지금, 위원회가 쥐고 있었던 상급 레귤러의 권리는 무주공산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역시 해당 레귤러와 인접한 대도시에 상주하는 거대 클럽들이었다. 통제력을 상실한 헌터하우스를 대신해 자체적으로 연합을 꾸린 각 도시의 클럽들은 기존의 5대 리그, 프라임리그에 속해 있던 고난이도의 레귤러를 서둘러 점거하고, 각 도시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계속된 전쟁으로 5대 리그와 프라임리그가 마비된 지금, 각 레귤러를 이대로 무의미하게 놀려둘 순 없다. 해당 리그가 정상화될 때까지, 이 레귤러는 도시 연합에서 관리하겠다.
포고문 말미에 쓰인 각 도시의 이름만 달랐다 뿐이지, 그들이 내건 명분은 짜고 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비슷했다.
앞서 언급했듯, 프라임리그와 5대 리그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공중분해가 되었다. 리그를 유지하려고 해도 리그를 관리하는 주체가 없었고, 탐사를 할 레귤러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를 유지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대신, 대도시 관할 하에 진행되는 빅리그의 규모가 더욱 커졌다. 근방의 상급 레귤러를 점거한 각 대도시의 관리자들은 프라임리그, 5대 리그 수준에서 관리하던 레귤러를 빅리그에 편입시켰다. 그리고 레귤러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5대 리그, 프라임리그에 속해 있던 클럽들이 빅리그에 편입되면서, 리그의 규모는 커지고, 실력의 편차가 더욱 심해지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한편, 변화가 일어난 것은 리그 체제뿐만이 아니었다. 이적시장… 즉, 헌터들의 몸값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시장의 활성화로 인한 전반적인 몸값의 상승이었다. 천문학적인 자금이 굴러다니던 5대 리그와 프라임리그가 폐지 수순을 밟았으니, 시장이 축소되고 헌터들의 몸값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 사람도 있었지만, 현실은 그와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비유하자면, 군비경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각 대도시가 일종의 소국가가 되면서, 도시에 상주하는 헌터들의 머릿수와 수준이 곧 도시의 전력이자 방위력이라는 인식이 생겨난 것이다.
이제 30인 제한이라는 낡아빠진 룰에 얽매이는 클럽은 없었다. 눈치를 볼 연맹이나 위원회도 없겠다, 부유한 클럽은 부유한대로, 가난한 클럽은 가난한대로 돈을 탈탈 털어 헌터들의 대규모 영입에 착수한 것이다. 이 난세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오로지 전력의 비축만이 살 길이라는 생각이 팽배해졌다.
덕분에 신이 난 것은 헌터들이었다. 특히 지역적으로 알아주는 실력자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영입경쟁을 벌이는 클럽들 사이에서 이른바 슈퍼 갑(甲)이 되었다. 기존 빅리그에서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헌터가 5대 리그 수준의 몸값을 받고 이적하는 경우는 그리 놀랍지도 않은 현상이었고, 심지어 만년 5대 리그에서 썩어가던 헌터가 프라임리그 수준의 이적료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 와중에 흥미로운 것은 성별에 따른 몸값의 격차가 두드러진다는 것이었다. 재편된 이적시장에서, 남성 헌터는 여성 헌터에 비해 최소 1.1배에서 많게는 1.5배 이상의 몸값이 책정되었다.
까닭인즉슨, ‘임신’이라는 리스크 때문이었다. 현대의 지구로 치자면 출산, 육아 리스크에 따른 페널티가 생겼다고 볼 수 있겠다.
어쨌든, 이렇듯 거품이 부글부글 일어나 폭주하기 시작한 이적시장 속에서, 대도시 칼립스의 간판 클럽인 아이리스는 실로 경이로운 성과를 일궈냈다.
수많은 경쟁자들을 제치고 명망 높은 프라임리그의 헌터들을 두 명이나 영입한 것이다.
룬메이커(Rune maker) 도일, 160만 골드.
에테르 윙(Ether wing) 박승찬. 240만 골드.
도합 400만 골드라는, 실로 엄청난 액수를 몸값으로 지불하며 데려온 두 명의 헌터. 그러나 현재 이적시장에 거품이 잔뜩 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의 쟁쟁한 이름값을 감안하다면, 어찌 보면 싸게 먹혔다고 할 수 있는 액수였다.
먼저, 룬메이커 도일은 프라임리그의 클럽 샤이닝스타에 속해 있던 마법사계열의 헌터로, 노구덕과 에덴에서 함께 전투를 치렀던 것이 인연이 되어 아이리스로 보금자리를 옮긴 인물이었다.
노구덕이 사전에 알아낸 그의 저널 정보는 아래와 같았다.
[이름(Name) : 도일] [종족&인종(Tribe&Race) : 인간(Human)] [클래스(Class) : 스펠스틸러(Spell stealer)] [재능(Talent) : Lv5 룬(U), Lv5 마법(UC), Lv3 혼돈(S), Lv2 물(R), Lv1 땅(R), Lv2 화염(R), Lv1 바람(R), Lv2 번개(R)] [특성(Characteristics) : 몽상가, 주문 숙련가, 전투마법사, 주문 복제, 거침없는 속사포, 마르지 않는 우물] [클래스 / 스펠스틸러 : 복제한 주문의 위력과 효율 증가. 마력 에너지를 영력, 정령력, 신성력으로 자유롭게 전환 가능.] [특성 / 몽상가 : 두뇌 능력 증가, 기억력 보정, 미구현된 주문에 대해 상상력을 더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음.] [특성 / 주문 숙련가: 사용하는 주문의 효율과 위력 증가.] [특성 / 전투 마법사 : 전투 시 에너지 회복 속도 증가, 즉발 주문의 효율 증가.] [특성 / 주문 복제 : 복제한 주문의 위력과 효율 증가. 단, 증가한 위력과 효율은 원본의 80%를 넘길 수 없음.] [특성 / 거침없는 속사포 : 빠른 시전(Fast casting). 즉발 주문의 위력과 속도 증가.] [특성 / 마르지 않는 우물 : 대마력(大魔力)을 가짐. 보유한 마력의 양, 마력 회복 속도가 대폭 증가.]도일의 저널 정보는 굉장히 특이했다. 그는 지금껏 노구덕이 저널을 엿본 헌터들 중 가장 많은 속성 재능을 가진 헌터였다. 대부분이 Lv1에 머물러 있는 걸로 봐서는, 다양한 종류의 마법을 쓰다보니 후천적으로 재능이 개화한 케이스 같았다.
그 중에서도 뛰어난 공격력을 지닌 번개와 화염 계열의 주문을 자주 사용했을 테고, 치유에 도움이 되는 물 계열의 주문도 사용 빈도가 높았을 것이다. 화염, 번개, 물의 세 가지 속성이 Lv2인 것은 아마 그런 이유일 터.
그렇다곤 해도, 후천적으로 속성 재능을 이렇게나 많이 발현시킨 건 확실히 특이한 케이스였다. 재능을 후천적으로 발현시키고, 한계를 뛰어넘어 Lv을 올리는 것은 대부분의 헌터들에게 불가능이라 여겨질 정도로 고된 일이다.
노구덕을 포함해, 아이리스의 주요 헌터들도 아트로포스나 히드라 등과 같은 강력한 카름의 핵과 이런저런 신기, 성물에 담겨 있는 힘을 얻지 못했다면 지금의 화려한 저널 정보를 가지진 못했을 테니까.
상식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도일 또한 프라임리그나 다른 레귤러에서 탐사 및 활동을 하며 어떤 기연을 얻었다고 보는 편이 타당했다.
그리고 거기에 더해… 그가 지닌 몇몇 특성들이 저 수많은 속성 재능을 가지는 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도일의 특성은 그야말로 전투형 마법사의 표본이라고 할 만했으니까.
‘마르지 않는 우물’ 특성으로 막대한 마력을 보유했으며, 김진솔의 상위버전인 ‘거침없는 속사포’는 주문의 구현 속도를 빠르게 해 준다. 거기에 룬워드를 근간으로 발동하는 주문 복제능력은 또 다른 만능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다채로운 마법 구현이 가능했다.
사기적인 능력을 지닌 도일에 대한 평가는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다음은 또 다른 인재인 박승찬을 보도록 하자.
[이름(Name) : 박승찬] [종족&인종(Tribe&Race) : 하이엘프(High elf)] [클래스(Class) : 에테르 마스터(Ether master)] [재능(Talent) : Lv4 검술(C), Lv4 방패술(UC), Lv4 투기(UC), Lv3 곡예(R), Lv4 에테르(U), Lv4 마법(UC), Lv4 빛(R), Lv4 바람(R)] [특성(Characteristics) : 문무지재, 대자연의 축복, 전투의 달인, 마법의 달인, 차원술사, 창공을 누비는 독수리] [클래스 / 에테르 마스터 : 에테르를 이용한 모든 능력에 대해서 보정. 다룰 수 있는 에테르공간(Ethereal Plane)의 범위 증가.] [특성 / 문무지재 : 신체특성. 투기와 마력의 동시 사용 가능. 근력, 지구력, 체력, 민첩성 통합. 마력 증가.] [특성 / 대자연의 축복 : 자연 속성 능력에 대하여 효과 보정.] [특성 / 전투의 달인 : 전투 시 육감 극대화, 모든 전투 행위에 대하여 약간의 보정을 받음, 무기에 구애받지 않음.] [특성 / 마법의 달인 : 주문 능력의 효과 극대화, 모든 주문 능력에 대하여 보정을 받음, 전 속성 주문에 대하여 일정치의 보정을 받음.] [특성 / 차원술사 : 차원 물질, 에테르 능력에 대하여 효율 증가.] [특성 / 창공을 누비는 독수리 : 공중전에 대하여 능력 보정, 시야, 순발력, 민첩성, 비행 능력 증가.]…도일이 사기꾼이라면, 이족의 박승찬은 문무겸전의 괴물이었다. 그는 검술과 방패술에 능하고, ‘에테르 윙’이라는 능력을 이용해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닐 수 있었으며, 마법에도 두루 능숙한 강자였다.
그는 도일과 마찬가지로 에테르(U)라는 Unique등급의 재능을 지니고 있었는데, 에테르는 차원 간의 경계를 구성하는 차원물질로써 그 자체로 하나의 공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었다. 쉽게 말해서 차원과 공간을 다루는 능력자인 것이다.
박승찬은 바로 그 에테르를 다루는 능력자로, 도일의 룬만큼이나 별의별 기상천외한 활용이 가능했는데, 여기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 놓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겠다.
어쨌든, 프라임리그에서도 명성을 떨치던 박승찬이 뜬금없이 아이리스로 소속을 옮긴 까닭은 대외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아이리스는 물론이고, 그의 전 소속 클럽인 포레스티아에서도 박승찬의 이적에 대해서는 속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두 클럽 사이에 240만 골드라는 어마어마한 거금이 오간 것으로 보아, 역시 돈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그 속사정이야 어찌됐든 도일과 박승찬, 두 명의 강자를 영입한 아이리스의 주가는 날이 갈수록 상한가를 쳤다. 이적시장이 열리면 대대적으로 돈을 풀겠다고 선언한 그 공약을 보란 듯이 지킨 것이다. 특히 올해 초에 갓 5대 리그에 입성했던 아이리스가 이번에 보여준 엄청난 자금력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잊힐래야 잊힐 수 없는 깊은 인상을 남겼다.
클럽 아이리스. 그 이름은 이제 칼립스를 넘고, 서부 지구를 넘어 대륙 전체에 그 위명을 떨치고 있었다.
현재는 그 이름이 유명무실해졌지만, 명실공히 대륙을 대표하는 강자라 할 수 있는 십존, ‘레드레인’ 임유진이 버티고 있으며,
도일과 박승찬 같은 검증된 강자들을 비롯해, 당장 프라임리그에서도 통할 거라는 평을 받았던 데모나와 소피아 같은 미지수의 헌터들도 있었다.
그들뿐 아니라 신소율, 안세희, 박지현, 헨더슨, 이두식 같은 헌터들도 기간이 짧긴 했지만 5대 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전력들이었다. 그 밑을 떠받치는 2군, 3군 헌터들도 내실 있는 인원들로 채워졌다는 건, 두 말할 필요조차 없으리라.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탄탄한 구성을 갖춘 아이리스. 이제 번듯한 하나의 자치령으로 거듭난 대도시 칼립스를 쥐고 흔드는 그 거대 세력의 주인은, 올해로 52세가 되는 중늙은이 오크, 노구덕이었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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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글 쓰는 기계가 잠깐 퍼졌습니다…
오늘도 하루 안에 삼연참을 하고 싶었는데, 저녁에 너무 바빠서 목표를 이루지 못했네요.. 그저 원통할 뿐입니다.
늦게나마 가게 마무리하고, 이번화 마무리 짓고 투척하고 갑니다.. 너무 피곤하네요.. 지금 잠들면 기절할듯..
이번화는 좀 설명 위주의 도입부입니다. 뉴페이스가 한 명 등장했네요. 그리고 이후로도 몇몇 뉴페이스들의 등장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도일, 박승찬 저널은 추후 설정에 추가토록 하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기절..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