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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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그리즐리(Grizzly)
도개교가 이어진 성문에서부터 중앙광장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 있는 광장대로는 크래들타운의 몇 안 되는 자랑거리 중 하나였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폭넓은 대로가 무색할 만큼 한산 했던 거리였지만, 어느 정도 주변 안정화가 진척을 이룬 지금은 갖가지 노점들이 들어서면서 자연스럽게 저잣거리를 형성하게 되었다.
“생과일 맛 그대로! 심심한 입을 달랠 땐 요 눈깔사탕만한 게 없습니다!”
“거기 총각! 여기 오디 한번 잡숴봐! 응?”
기다란 좌판에 여러 상품들을 진열해 놓은 노점상들은 저마다 특색 있는 호객으로 손님들의 시선을 끌었다.
“엄마! 아저씨! 여기요, 여기!”
가장 신이 난 사람은 가희였다. 아이는 그동안 방 안에만 박혀 있던 설움을 이번 기회에 모조리 풀어버리겠다는 듯, 이 가게, 저 가게를 다람쥐처럼 기웃거리며 눈을 반짝였다. 마을 외곽에서만 살아온 가희에게는 노점에서 파는 물건 하나하나가 신기하고 진귀해 보였다.
“가희가 많이 심심했나봐.”
“한 달이 넘게 클럽 홀 안에만 있었으니까요. 저도 바빠서 잘 챙겨주지 못했어요.”
모처럼의 나들이에 즐거워하는 아이의 모습을 담은 비취색 눈동자에 측은함이 서렸다. 노구덕은 솥뚜껑 같은 손으로 그녀의 작은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었다.
“어쩔 수 없었잖아. 가희도 이해해줄 거야. 나도 노력할 거고.”
“구덕 씨…….”
가장다움이 느껴지는, 제법 듬직한 위로가 격무에 지쳐있던 여심(女心)을 움직인 것일까. 나란히 서 있던 임유진의 머리가 스르륵 노구덕의 어깨 쪽으로 기울어졌다. 은근히 그쪽을 곁눈질하던 노구덕의 입이 헤벌쭉하게 벌어지고, 곧 있으면 팔에 와 닿을 따뜻한 체온을 고대하던 찰나.
“아이참! 일루 와보라니깐요! 빨리이!”
다급히 들려온 아이의 재촉이 산통을 다 깨버리고 말았다.
“어, 어! 그래…….”
“후훗. 사탕이네요. 가희는 단것에는 사족을 못 쓰거든요.”
닿을 듯 말 듯 기울어져 있던 머리는 어느새 평소처럼 꼿꼿한 모습으로 돌아가 있었다. 간만에 오붓한 분위기를 낼 수 있었던 기회를 놓친 노구덕은 입맛을 다시며 가희에게 향하는 임유진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가희, 이 녀석.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작게 투덜거린 노구덕은 미련 섞인 한숨을 쉬며 임유진의 뒤를 따랐다.
가희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은 알록달록한 과일사탕을 파는 노점이었다. 주인으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아주머니는 사탕을 우물거리는 가희가 너무 귀여워 어쩔 줄 모르겠는지, 반사적으로 튀어 나가려는 손을 가까스로 억제하고 있었다. 아마 저쪽에서 다가오는 임유진을 의식하지 않았다면, 아이의 통통한 볼살을 콕 꼬집어 봤을지도 몰랐다.
노점 아주머니는 아이의 엄마로 보이는, 빼어난 이목구비가 똑 닮은 미인이 다가오자 사탕을 한아름 싸 두며 호들갑을 떨었다.
“어머나! 꼬마 아가씨가 누굴 닮아 이렇게 예쁜가 했더니, 이제 보니 엄마를 꼭 닮았네!”
“우물우물…… 히히, 우리 엄마 예쁘죠?”
“그러게. 같이 오신 분은 할아버지니?”
순간 인상을 팍 구긴 노구덕은 낚아채듯 사탕주머니를 받아들었다.
“이거 얼맙니까?”
“호… 호호……. 8코퍼만 주세요.”
노구덕은 주머니를 신경질적으로 뒤져 구리동전 8개를 건네주었다. 그러나 노점 아주머니는 그의 기분이 뭣 때문에 틀어졌는지 전혀 감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때문에 그녀는 한 번 더 헛다리를 짚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감사합니다. 며느리랑 손녀가 둘 다 미인이라 좋으시겠어요.”
“이 아줌마가 진짜!”
“히익?”
저자에서 가벼운 해프닝이 있었지만, 임유진과 노구덕은 별 탈 없이 김정인이 말한 고아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히잉, 여기 귀신 나올 것 같아…….”
고아원에 들어선 임가희의 첫감상이었다. 회색벽돌로 쌓아 올린 허름하고 낡아빠진 건물은, 고아원이라기보다 커다란 수용소 혹은 교도소에 가까운 인상을 주었다. 그래도 건물 주위의 공터에 꾸며놓은 아기자기한 텃밭은 그럭저럭 봐줄 만 했다. 김정인의 말로는, 이번에 만나야 할 인물이 바로 이 고아원의 최대 후원자라 했다.
노구덕은 이곳에 오기 전, 임유진으로부터 그 인물에 대한 설명을 들은 상태였다.
“이두식 헌터는 저도 들은 적이 있어요. 별명은 그리즐리. 한때 크래들타운에서 가장 유명한 헌터였죠.”
“이 시골촌놈 같은 녀석이? 싸움을 잘할 것 같지는 않은데…….”
“아니요. 이두식 헌터는 드래프트를 해당 조 수석으로 통과한 전력이 있어요. 그 성적을 인정받아 거대 클럽의 영입제안을 받기도 했고요. 다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어요.”
노구덕의 뇌리에 드래프트 당시 보여주었던 김정인의 신위가 생생히 떠올랐다. 조 수석이라면 김정인과 동류의 괴물이란 소리가 아닌가.
“문제……?”
“같이 드래프트에 응시했던 조원들이 모두 죽거나 그에 준하는 중상을 입었단 거죠. 그게 이두식 헌터의 가장 큰 결함이에요. 때문에 그의 포텐셜을 보고 영입했던 클럽에서도 전력으로 써먹지 못하고 이런 곳에 방치한 거죠. 동료에게 해를 끼치는 존재를 데리고 사냥을 나설 수는 없으니까요.”
“잉? 그 말은 드래프트에서 조원들이 죽고 다친 게 그 녀석 때문이란 거야?”
“네. 그는 특이하게도 임파워링과 동시에 종족이 바뀐 케이스예요. 저널이 이식되면서 그 본래의 성질이 ‘인간’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들 때, 헌터의 생존을 위해 시스템이 자의적으로 종족 변경을 행하는 거죠. 이두식 헌터는 피가 낭자한 전투에 돌입하면, 이성을 잃고 피아 구분 없이 미쳐 날뛴다고 해요. 어쩌면 이건 그의 종족 특성이 과도하게 나타난 결과일지도 몰라요.”
“대체 그놈 종족이 뭐길래?”
“라이칸스로프(Lycanthrope)라고도 하죠. 그의 종족은 웨어베어(Werebear). 드래프트 당시에는 마지막 관문으로 등장한 아울베어(Owlbear)를 난투 끝에 혼자서 찢어 죽이는 괴력을 보였다고 해요. 이후에 폭주를 멈추지 못해 동료들까지 살상했고요.”
노구덕의 목젖이 목선을 따라 꿀꺽 위아래로 움직였다. 이제 보니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놈이었다. 이두식이란 녀석은 주스트 당시 김정인과 맞대결을 했던 해럴드의 ‘광폭화’를 특성이나 재능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런 놈을 영입한다고? 김정인 이 녀석, 너무 무모한 거 아닌가?”
“재능 자체는 진짜배기예요. 어쩌면 이두식 헌터야말로 아이리스에 부족한 디펜더(Defender), 혹은 강력한 맷집을 바탕으로 한 탱커(Tanker) 포지션을 메울 수 있는 적임자일지 모르죠. 그 야성(野性)을 다스릴 수 있다면 말이에요.”
“아니, 빅클럽에서도 포기했다며? 그런 놈을 무슨 수로 다스려? 무슨 복안이 있대? 아, 미안해. 유진이한테 따지는 건 아니고…….””
“호호. 괜찮아요. 김정인 씨도 무슨 생각이 있겠죠. 아, 저기 나오네요.”
얇은 판자를 아무렇게나 덧대놓은 듯한 문이 까드득 비명을 지르며 옆으로 돌아갔다. 이윽고 동굴처럼 어두컴컴한 건물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건 노구덕 못지않은 덩치를 가진 순박한 인상의 청년이었다.
조금 전까지 낮잠을 자고 있었는지, 하품을 쩍쩍 하는 그는 이제야 막 일어난 기색이었다. 청년은 흐리멍덩한 눈을 비비적거리며 눈가에 묻은 눈곱을 떼더니, 낯선 방문자들을 향해 퉁방울만한 눈을 껌벅였다.
“누구시죠?”
현재 크래들타운의 정국은 고만고만한 클럽들이 난립하는 전국시대라 할 수 있었다. 확고부동한 정상에 있던 레드 고르곤이 갓 들어온 햇병아리들에게 어이없는 일격을 당하고 고꾸라진 뒤, 그 후신이라 할 수 있는 벤젼스가 출범해 다시 연고 클럽의 위를 차지했으나 그 위상은 예전만 못한 상태였다. 명성에 금이 가다 못해 먹칠을 한데다, 그동안 누적되어 있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는 바람에 상당한 전력누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 소속 헌터들을 온전히 보전하느라 아이리스에 지불한 막대한 위약금도 한몫 거들었다.
클럽 벤젼스가 위태위태한 권좌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그 아래에서 바짝 어금니를 드러내고 있는 네 곳의 클럽들이 있었다. 언론에서는 클럽 벤젼스와 묶어 1강 4중으로 불리는 네 개의 클럽.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이곳, 휘황찬란하게 반짝이는 금빛 첨탑을 아지트로 삼은 ‘골드러쉬(Gold rush)’였다.
가슴어림까지 늘어진 탐스러운 하얀 수염을 버릇처럼 쓰다듬는 땅딸보 늙은이. 나이에 걸맞지 않은 대춧빛의 홍안을 간직한 그는 골드러쉬의 오너이자 단장을 역임하고 있는 헤르만이었다. 여느 때처럼 티타임을 즐기며 나른한 오후를 보내던 그는, 예상치 못한 방문객 때문에 안락한 시간이 방해받자 심기가 불편한 상태였다.
“공사다망한 아이리스 분들이 이런 늦은 시간에 누추한 곳까지 왕림하시다니. 그래, 식사들은 하고 오신 거요? 지금이라면 주방에 찬밥이라도 남았을 터인데.”
때는 저녁 9시. 공무로 방문하기엔 실례일 정도로 늦은 시간대였다. 그 불쾌한 기분을 대변하듯 헤르만의 말투는 고슴도치처럼 뾰족했다.
“오너 헤르만, 무례를 용서해주세요. 꼭 오늘 내로 마무리 짓고 싶은 얘기가 있어 실례를 무릅쓰고 이리 찾아뵈었습니다.”
“무례를 용서해주시길.”
정숙한 몸가짐으로 반듯하게 허리를 숙이는 윤희지와, 그녀를 따라 가볍게 목례를 하며 사과를 하는 김정인이었다. 김정인까지 허리를 완전히 굽혔다면 자칫 비굴한 인상을 남길 수도 있었을 테지만, 그보다는 정중한 목례로 사과함으로써 대외적으로 아이리스를 대표하는 리더로서의 체면을 지켜낸 것이었다.
현재 아이리스의 오너나 단장직은 공석. 그말은 리더인 김정인이 클럽을 대표하는 최고 관계자란 소리였다. 더구나 최근 김정인은 혼자서 ‘맨 이터’ 사냥에 성공함으로써 그 주가가 상한가를 치고 있는 만큼, 헤르만으로서도 더 이상 퉁명하게 대할 수만은 없었다.
“허례는 됐으니 자리에 앉으시오. 빨리 예까지 온 목적이나 들어봅시다.”
말과는 달리 헤르만은 김정인과 윤희지의 목적을 대충 짐작하고 있었다.
‘아마 내일 있을 월례 총회에 관한 얘기겠지. 아이리스의 편을 들어달라 부탁하고 싶은 건가? 킁, 그간 총회에는 코빼기도 안보이더니 이제 와서 무슨 염치로?’
그러면서도 그는 은근한 기대의 빛을 담아 윤희지의 미려한 몸매를 훑고 있었다. ‘아이리스의 윤희지가 클럽 고위 관계자들에게 성접대를 한다.’는 가십을 상기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몸은 늙었지만, 저 정도 미녀라면 한두 번쯤은 거뜬히 일어서게(?) 만들 여력은 남아있었다.
‘암만 그래도……. 아냐, 처녀는 아니겠지만 저런 여자와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야 뭐……. 한 번 정도는 편을 들어줄까.’
자리의 무게감을 더하기 위해 김정인까지 동행하기는 했지만, 실무를 주도하는 건 윤희지였다. 아니나 다를까, 윤희지의 고운 입술에서 총회가 거론되었다.
“부득이하게 이런 시간에 방문한 것은 총회가 열리기 전에, 골드러쉬 소속의 헌터와 계약을 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예의상 한 번은 튕기려던 헤르만은 뒷말을 마저 듣고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미안하지만……. 응? 우리 소속 헌터와 계약을 맺고 싶다니? 그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요?”
“‘그리즐리’ 이두식 헌터에 관한 얘기입니다.”
반쯤 커졌던 헤르만의 눈이 더더욱 커졌다.
“이두식? 그 애물단지… 아니, 우리 이두식 헌터와 계약을 하고 싶다고? 미안하지만 거절! 절대 거절이오! 당장 돌아가시오!”
더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축객령을 내리는 헤르만이었지만, 윤희지는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그를 진정시켰다.
“골드러쉬는 이스턴 리그(Eastern league) 소속 ‘라이오넬’의 위성클럽이죠? 이두식 헌터는 원래 라이오넬에서 드래프트 픽으로 영입했다가, 실전 경험을 위해 골드러쉬로 임대됐다고 알고 있어요.”
말이 실전 경험을 위한 임대지, 실상은 본 클럽에서 처치곤란한 애물단지를 골드러쉬에 처박아 둔 것이었다. 헤르만은 윤희지의 발언에서 아이리스가 이두식에 대한 전말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걸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는 좀 전까지 노발대발하던 것과는 달리 수염을 씰룩이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걸 알고 있다면 얘기가 빠르겠군. 이두식 헌터는 본래 골드러쉬 소속이 아니오. 나한테는 그를 트레이드할 어떤 권한도 없지. 나와 얘기하는 건 시간낭비란 소리요.”
“지금은 없지만 곧 생기죠. 라이오넬에서 임대할 때, ‘완전이적조항’이 있다고 들었어요. 공교롭게도 내일이면 그 조항이 발효되고요.”
완전이적조항이란 임대로 영입한 헌터가 명시된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임대를 간 클럽에 완전히 소속되는 것을 말했다. 상대의 패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자, 헤르만은 골치가 아파졌다. 이제 보니 이들이 오늘 찾아온 것은 ‘총회’가 아니라 이 조항 때문인 것 같았다.
“끙……. 대체 어떻게 알았소?”
“이두식 헌터 본인에게 직접 들었죠.”
“그, 그놈이! 제기랄!”
헤르만은 다시 한 번 일어설 듯하다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두식의 상황을 모르는 바는 아니었다. 그는 골드러쉬 소속이지만 완전히 배척받는 존재였다. 클럽 홀에 멀쩡한 자기 거처가 있음에도 허름한 고아원에서 지내는 것은 다 이유가 있었다. 돌변하면 피아 구분 없이 주위를 초토화시키는 그를, 동료 헌터들이 모두 피했기 때문이었다.
헤르만은 힘없이 말했다.
“그럼 모조리 알고 있겠군. 대체 그 애물단지를 어디에 쓰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디 조건이나 들어봅시다.”
“아이리스가 원하는 건 임대계약이에요.”
“그러시겠지.”
애물단지라지만 드래프트 수석을 차지한 전력에, 검증된 재능을 가진 이두식의 몸값은 아이리스가 지불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기한은 1년. 그 기간 동안 이두식 헌터의 급료는 아이리스에서 70%, 골드러쉬에서 30% 부담하는 것으로요. 거기에 5만 골드의 완전이적조항을 넣었으면 해요.
5만 골드라면 500만 실버였다. 클럽 간 몸값을 따지는 용어로 말하자면 5m(Million)의 액수. 헤르만은 가당치도 않다는 듯 말했다.
“완전이적조항도 기가 차는데, 겨우 5m? 라이오넬에서 이두식이를 처음 영입했을 때, 담당 스카우터에게 떨어진 커미션이 얼마인지는 알고 하는 소리요?”
“스카우터의 커미션은 책정되는 몸값의 10% 정도니 3m 정도겠죠.”
“푸핫! 알긴 아는군. 당시 이두식에게 책정되었던 몸값이 30m이란 소리지. 근데 그런 녀석을 겨우 5m에 넘기라고? 말 같지도 않는 소리!”
그러나 윤희지는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다.
“그건 어디까지나 ‘당시’죠. 이두식 헌터는 큰 하자가 있어요. 지금만 봐도 라이오넬에서나, 골드러쉬에서나 겉도는 존재가 되었죠. 결함이 있는 상품을 사려는 클럽이 과연 있을까요?”
“……그런데도 아이리스는 이두식을 원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도 그만큼 절박해요. 이두식 헌터가 아니라 지푸라기라도 잡아야 하는 상황이죠.”
헤르만은 말이 없었다. 그는 눈을 감고 장고에 들어갔다. 이두식을 팔 것인가, 말 것인가? 엄밀히 말하면, 이런 오퍼라도 감지덕지할 만큼 이두식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존재였다. 하지만 이대로 헐값에 팔아버리기엔 그 재능이 아까웠다.
‘가만, 그러고 보니 이번 총회의 안건이……?’
순간 어떤 생각이 번개같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는 얼굴에 ‘비즈니스 스마일’을 만연히 띄우며, 지금까지와는 달리 살갑게 말했다.
“좋소. 우리 긍정적으로 협상을 해 봅시다. 이두식의 ‘임대 계약’에 대해서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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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zdice / 넵 감사합니다~
티렌 / 아하 그 트롤이었군요 ㅎㅎ
올리고당내리고당 / 저도 ㄳㄳ
하늘에서 오는비 / 노구덕은 호빵맨? 에 가까울듯..
장마와방 / 제가 딱 호빵맨을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