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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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into the tr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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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구! 뭐가 이리 무거워?”
“엄마야!
“우왓!”
험상궂은 사내가 진열장에서 골라잡은 커다란 대검을 풍차처럼 붕붕 돌려대자, 그 주변에서 장비를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이 깜짝 놀라서 물러났다.
자칫하면 사람이 다칠 수도 있었던 무척 위험한 행동이었지만, 다들 소태를 씹은 듯한 표정을 할 뿐, 멋대로 행동하는 사내에게 지적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190cm는 족히 되어 보이는 장신에, 우락부락한 체격을 가진 장한. 안 그래도 거친 인상에다 눈 아래 갈퀴로 할퀸 듯한 흉터가 더해져 더욱 무서운 얼굴이다.
수배전단에나 나올 법한 살벌한 얼굴을 가진 그는 고일성이라는 자로, 이 칸다무어 근방에서는 꽤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헌터였다.
그는 명색이 헌터이면서도 실상은 양아치에 가까운 인간이었다. 대놓고 심한 불법을 저지른 적은 없지만,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는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데다, 원주민 여성을 몇 번이고 희롱해서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
하여튼 여러 가지로 소문이 좋지 않지만 실력 하나는 그럭저럭 괜찮은 인간이 고일성이었다. 그의 소속 클럽인 테슬라에서 이미지가 깎이는 것을 감수하고 그를 데리고 있는 이유는 오직 그가 이 근방에서 알아주는 실력자이기 때문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칸다무어 정도 되는 도시에서 이런 양아치가 설칠 수 있을 리 없다. 그러나 지금은 헌터들의 기강을 확립하던 연맹과 그 휘하 헌터하우스가 통제력을 잃고, 도시의 치안력이 상주하는 클럽들에게 대부분 의존하는 상황이다. 고일성의 뒷배는 치안을 담당하는 바로 그 클럽. 그런 마당이니, 이건 완전 고삐 풀린 망아지가 따로 없엇다.
“헤, 이거 꽤 괜찮은데! 저번에 산 완갑하고 아주 잘 어울리겠어!”
방자하게 대검을 휘두르던 고일성은 이내 그것을 척 어깨에 들쳐 멨다. 그는 오른팔에 어깨에서부터 팔, 손목과 손가락을 전부 감싸는 단일 완갑을 착용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단순히 완갑이라기보다 견갑과 완갑을 겸하는 건틀렛을 길게 이어 합쳐 놓은 모양새였다.
“주인장, 이거 얼마요?”
“예에… 본래는 1천 골드는 받아야 하는 물건이지만, 제가 특별히 800골드에 드리겠습니다.”
“…800골드?”
고일성의 진한 눈썹이 마뜩찮다는 듯이 치솟았다. 진땀을 빼며 그의 눈치를 살피던 주인은 그의 기분이 상할세라 얼른 말을 뒤집었다.
“헤, 헤헤… 아무렴, 저희 가게 단골이신데 팔백 골드는 너무 많지요. 그럼 육, 육백 골드는 어떻습니까? 이건 정말 이윤 한 푼도 남기지 않고…….”
자고로 상인들의 말은 두세 번은 거르고 들어야 한다지만, 고일성에 한해서는 예외였다. 이미 그에게 몇 번이나 지독한 행패를 당한 경험이 있는 주인은 울상을 지으며 가격을 후려쳤다.
본래 저 대검은 아무리 싸게 팔아도 최소한 700골드는 받아야 하는 물건이다. 그런 물건을 600골드에 팔아치우려니 아까워서 손이 부들부들 떨릴 지경이었다.
평온한 일상을 위해 기꺼이 100골드의 손해를 감수한 주인장. 그러나 칸다무어에서 알아주는 불한당, 고일성은 그의 숭고한 희생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오백 골드에 하지. 딱 떨어지고 좋잖아.”
“예에? 오, 오백 골드요? 그건 너무…….”
“왜, 싫어? 싫으면 할 수 없고.”
고일성의 눈매가 고약하게 일그러질 기미가 보이자, 주인장은 얼른 손사래를 치며 고개를 내저었다. 여기서 더 그의 비위를 거스르다가는 정말로 가게에 액신(厄神)이 강림할지도 몰랐다. 그것만은 절대로 막아야 했다.
“그,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오백 골드, 오백 골드만 받겠습니다!”
“크흐흐. 좋아. 역시 우리는 뭔가 통하는 게 있다니까. 대금은 다음에 들를 때 줄게. 알겠지? 괜히 까먹지 말고, 다음에 내가 오면 꼭 말하라고.”
“…예. 알겠습니다……. 살펴 가십시오.”
“그래, 나중에 또 보자고.”
멋대로 계산까지 끝낸 고일성은 휘파람을 불며 가게를 나섰다. 결국 돈 한 푼 받지 못하고 그를 내보낸 주인은 십 년은 더 늙은 얼굴로 한숨을 푹푹 내쉬었다. 눈 빤히 뜨고 코가 싹둑 베여버렸다. 칼만 안 들었지 완전히 강도나 다름없는 인간이다.
말이 500골드지, 나중에 또 오는 그에게 밀린 대금 얘기를 꺼냈다간 잔뜩 빈정이 상할 게 뻔했고, 그 상태로 오백 골드의 절반이나 제대로 줄지 의문이었다. 또, 배알이 틀어진 그가 가게에서 온갖 패악질을 부리는 건 덤이리라. 이런저런 사정을 감안하면,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 게 현명했다.
고일성, 그도 가게 주인의 이런 사정을 훤히 알고 있기에 태연히 그따위 말을 지껄였던 것일 터.
‘죽일 놈! 망할 놈! 어디서 그냥 콱 뒈져버려라! 퉤엣!’
가게 주인은 속으로 온갖 저주를 퍼부으며 고일성의 비명횡사를 기원했다. 아마도 이곳 칸다무어에서 그와 같은 바람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도 수백 명이 훌쩍 넘을 터였다. 그만큼 고일성의 횡포는 나날이 도를 넘고 있었다.
그런 그들의 간절한 염원이 마침내 하늘에 다다른 것일까.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날뛰던 망나니 고일성은, 가게를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 곧 제대로 임자를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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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장만한 대검을 뿌듯하게 메고 밖으로 나선 고일성은 흡족한 얼굴로 차가운 검신을 어루만졌다.
“엊그제는 이 완갑을 거저 얻더니, 오늘은 이런 물건까지 덤으로 딸려 오는군. 와하하하핫! 요새는 정말 운수가 대통이로군!”
이미 그의 머릿속에서 대금 오백 골드의 존재는 저 멀리 사리진지 오래였다. 아니, 어쩌면 그에겐 처음부터 돈을 지불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던 것일지도 몰랐다.
“이거라면 넉넉히 서너 달은 쓸 수 있을 테니… 이 가게는 그때쯤 오면 되겠군.”
장비는 적당히 쓰다가 낡고 이가 빠지면 미련 없이 버려버린다. 그것이 고일성의 방식이었다. 어차피 장비가 나올 구석이야 차고 넘쳤으니까.
기분이 좋아진 고일성은 휘휘 팔을 앞뒤로 흔들며 느긋한 팔자걸음으로 대로를 걸어갔다. 대로에는 제법 많은 인파가 몰려 있었지만, 다들 멀리서부터 고일성을 알아보고 알아서 그를 피해갔다. 덕분에 한창 성황을 이루는 칸다무어 대로에서 때 아닌 모세의 기적이 펼쳐졌다.
칸다무어에서 모르는 이가 없는 망나니 고일성, 그의 위상을 알 수 있는 광경이었다. 다들 꺼리며 피하는 그는 더러운 똥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무서운 똥이기도 했다.
고일성이라고 다른 이들이 자길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오히려 그런 것을 좋아했다. 천성이 건달인 그는 다른 이들이 자길 두려워하고, 무서워하는 걸 즐기는 인간이었다.
“크흐흐… 암, 사나이라면 모름지기 어깨에 늘 힘을 팍! 주고 다녀야지. 연맹 꼰대들이 사라지니까 아주 살맛이 나는군.”
고일성은 방금 강탈하다시피 구한 대검을 위협적으로 흔들며 칸다무어 대로를 제 집 마당인 양 싸돌아다녔다. 딱히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 그를 피하느라 양떼처럼 몰리는 사람들을 보고 즐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창 신바람을 내고 있는 고일성이 까맣게 모르고 있는 사실이 있었으니. 가게를 나선 직후부터 줄곧 그를 주시하는 여러 마리의 야수가 있다는 것이었다.
“고일성이라고… 저놈인가.”
“…리버인지 헌터인지 헷갈리는 놈이로군.”
“우리와 동류란 소린가?”
“그르릉…. 그럴 지도.”
고일성을 지켜보고 있는 것은 총 여섯 명의 남자들이었다. 의심받지 않도록 각기 두 명씩 짝을 이룬 그들은 고일성과 꽤나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용케 그의 뒤를 따라붙고 있었다. 그들은 심지어 고일성이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지날 때에도 마치 그의 움직임을 손바닥 위에서 읽고 있는 것처럼 뒤를 쫓았다.
그게 가능한 것은, 그들이 특별한 후각을 지닌 라이칸스로프이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들 중 두 명은 프라임리그에서 활약하던 강자들이었다.
겉보기에는 별 특색 없이 그저 평범해 보이는 두 사내. 그들의 이름은 레드아이(Red eye) 사울로와 데스클로(Death claw) 투르칸으로, 늑대왕 가리발디가 이끄는 클럽 루나틱스에 속한 1군 헌터들이었다. 또한, 늑대왕의 오른팔이자 클럽의 살림을 담당하고 있는 로건과는 달리 주로 외부에서 활동하며 추적과 감시, 암살 임무를 수행하는 요원들이기도 했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가리발디의 명을 받들어 와일드팽을 죽인 범인들을 쫓고 있었다. 그들이 가진 단서라고는 용의자들이 암살자, 라이칸스로프, 완력가, 피의 주문을 쓰는 마법사가 포함된 집단이라는 것 정도. 그러나 그것만으로 대상을 특정하기에 대륙은 너무 넓은 곳이었다.
그러던 차에, 대륙의 판도를 뒤엎는 커다란 전쟁이 일어났다. 주군인 늑대왕이 가담한 전쟁이었기에, 용의자들에 대한 조사도 자연히 무기한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다. 전황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그렇다고 조사를 재개할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이게 웬 걸, 가만히 쉬고 있는 그들의 귀를 번쩍 뜨이게 하는 정보가 전해졌다. 여전히 늑대왕의 정보력이 미치고 있는 중립 도시 칸다무어에서였다.
그 정보란, 고인이 되어버린 와일드팽의 장비로 보이는 완갑이 버젓이 칸다무어 시내에서 돌아다니고 있다는 것.
아예 몰랐다면 모를까, 이런 정보를 접한 이상 확인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루나틱스에서도 상당한 지위에 있는 두 사람이 직접 나선 것은 이런 이유에서였다.
수하들을 이끌고 고일성의 뒤를 쫓으며, 그가 착용한 완갑을 유심히 살피던 사울로는 섬뜩한 붉은 색으로 빛나는 눈을 감았다 뜨며 말했다.
“몇 번을 봐도 확실하군. 저건 슬로터다. 와일드팽, 그놈이 쓰던 장비야.”
“푸하… 감히 우리 영역 근처에서 슬로터를 착용하고 돌아다니는 미친놈이 있다니. 믿기지가 않는군. 걸리지 않으리라 생각한 건가?”
“와일드팽이 고일성, 저놈에게 당했으리라 생각되진 않는다. 그놈은 주군의 발톱에도 못 미치는 병신이지만 저런 쓰레기에게 당할 정도는 아니야. 게다가 슬로터까지 있었으니까…….”
“그럼 저놈이 어떻게 주군의 슬로터를 손에 넣은 거지?”
“아마 이곳 칸다무어 야시장에서 구한 물건일 거다.”
“오호, 그거 일리 있군.”
데스클로 투르칸은 커다란 머리통을 주억이며 사울로의 말을 긍정했다. 만약 와일드팽을 처치하고 슬로터를 손에 넣은 자들이 물건을 처분할 곳을 찾았다면, 이곳 칸다무어 야시장만 한 곳이 없었다.
세상의 온갖 귀중품과 장신구에서부터, 마약에 장물, 허름한 쓰레기까지. 없는 게 없다고 일컬어지는 곳이니만큼 그 유통 경로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복잡하고 다양했다. 아무리 늑대왕이 가진 정보망이 넓다 할지라도 칸다무어 야시장을 통해 팔려나간 물건의 원출처를 찾아내는 건 무척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찾아내야지. 반드시 찾아내야만 한다.”
“암, 당연하지. 와일드팽, 그놈을 위해서가 아냐. 주군의 위엄에 흠집을 낸 놈들을 잡아 죽이기 위해서다. 그러자면 먼저….”
“그래, 저놈부터 족쳐야지. 차근차근 시작하자.”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감히 태양보다 위대한 주군인 늑대왕 가리발디에게 도전한 자들을 찾아내어 자근자근 밟아 죽이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고행도 마다하지 않으리라.
두 사람의 눈가에 스산한 살기가 감돌 무렵, 마침 멋도 모르고 걸어가던 고일성의 그림자가 으슥한 뒷골목 쪽으로 빠지는 것이 보였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회. 두 사람은 빠르게 눈빛을 교환했다.
“좋아, 그럼…….”
“…이봐, 사울로. 자, 잠깐만. 저걸 봐.”
“…엉?”
막 고일성의 뒤를 잡으려던 사울로는 갑작스런 투르칸의 제지에 그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눈을 깜박였다.
그가 가리킨 곳은 사람이 별로 지나다니지 않는 조용한 공터였다. 그곳에 있는 건 혼자 쭈그리고 앉아 흙장난을 하고 있는 웬 작은 소녀 하나뿐. 두꺼비집을 만들고 있는 고사리 손의 움직임이 왠지 모르게 목각인형처럼 뻣뻣한 느낌을 주긴 했지만, 그리 이상할 건 없는 광경이었다.
“덜 여문 계집이잖아? 으음, 아주 야들야들해 보이긴 한다만, 그건 나중에 해도….”
“헛소리하지 말고 저년의 목… 목을 봐라.”
“목? 목이 무슨… 억!”
투르칸의 조언에 눈을 크게 뜨고 소녀의 목 부근을 살핀 사울로는 자기도 모르게 벅찬 신음성을 발했다.
푸르스름한 빛을 발하는 반달 목걸이의 모양이 무척 눈에 익었다. 그건 바로 와일드팽이 살해당한 시기에 함께 실종된 숲의 공주 네리아가 차고 있었던 ‘후계자의 증표’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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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추천과 코멘은 작가에게 큰 힘이 됩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일요일은 몸상태가 안좋아서 하루 쉬었습니다.. 컨디션도 회복했으니..
이번주.. 다시 … 달려.. 보겠습니다…
우선은 아침 투척!
xgesty1 님 군대 잘 다녀오세요.. 무시히만 제대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