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Club RAW - chapter (792)
헌터클럽 787화
야윈 몸에 거적때기를 두르고,머 리엔 챙이 넓은 모자를 푹 늘러쓴 하유라는 지팡이를 짚고 문가에 섰다. 지팡이를 쥔 팔이 가늘게 떨리는 것으로 보아,아직 거동이 편한 정도는 아닌 듯했다.
“아델.”
“예. 스승님!”
스승의 냉엄한 부름을 받은 아델은 냉큼 앞까지 달려왔다. 오랜만에 이름을 불린 소년의 낯빛은 홍시처럼 상기되어 있었다. 매일 꼬맹이,애송 이, 쓰레기 따위로 지칭하는 스승이 제대로 이름을 불러주는 날은 정말 드물었기 때문이다.
‘헤헤. 오늘은 운이 좋네.’
기분이 고양된 소년의 입술이 씰룩 씰룩 멋대로 춤을 추었다.
그러고 보면 스승이 눈에 띄게 유해진 느낌이었다. 만년설처럼 꽁꽁 얼어붙은 빙하의 표면이 사르르 녹기 시작한 느낌이랄까. 그녀를 나름 오랫동안 곁에서 접한 만큼,소년의 눈치는 제법 정확했다.
아델도 눈이 있고,귀가 있다. 그리고 꽤 영리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스승으로 떠받드는 여인이 누구인지 정도는 스스로 알아낼 깜냥은 된다 는 뜻이다.
그녀가 소년과 처음 만났을 때에는 이미 그 강대한 힘을 잃어버린 상황 이었다. 그렇기에 이전의 그녀에 대해선 잘 몰랐지만,풍문으로 떠도는 그녀에 대한 소문은 실로 무시무시했다.
몇천을 얼려 죽였다느니,피에 미친 살인귀라느니,사람 목숨을 개미처럼 취급한다는 등,하나같이 제자된 입장으로 차마 듣기 힘든 것들뿐이었다.
특히 최근 온 대륙의 욕받이나 다름없는 레그나토르에 적을 두었다는 것 또한 하유라의 악명을 드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또래의 어지간한 소년들이었다면 지레 겁을 먹고 그녀를 두려워했을 것이다. 그러나 아델은 스승에 대한 악평을 들으면 들을수록 오히려 마음을 굳게 먹었다.
‘내가 지켜드려야 돼. 분명 스승님을 노리는 사람들이 많을테니까. 정신 똑바로 차리자.’
“뭘 멍하니 있는 거지?”
“앗,죄송합니다!”
하나 남은 눈에서 차가운 눈길이 쏟아진다. 찔끔한 아델이 목을 움츠린 사이,빈손으로 문고리를 쥔 하유라는 빠르게 말을 이었다.
“이곳에 왔을 때처럼 안가를 통해 서 빠져나갈 거다. 그리고……
문고리가 밀리며 녹슨 문이 삐거덕 힘겹게 열렸다. 그와 동시에 하유라의 목소리가 끊어졌다.
“이런 곳에 있었군요.”
반쯤 열린 문 앞에는 차분한 금발의 여인이 서 있었다. 느닷없이 나타난 여인은 갑갑하게 얼굴을 덮고 있던 후드를 천천히 뒤로 넘겼다. 그러자 늘어진 금발이 크게 물결치며 일순 눈앞이 환해지는 듯한 착각이 일었다.
매혹적으로 깔아내린 눈꺼풀이 누구나 돌아볼 수 없게 만드는 미녀. 그녀는 현재 실종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아가레스트였다.
예상치 못한 손님의 방문에 당황했는지,잠깐 말문을 닫았던 하유라는 금세 평정을 되찾았다.
“……여긴 어떻게 찾았지?”
“실례네요. 손님을 계속 밖에 세워둘 셈인가요?”
“대답부터 해라.”
아가레스트의 창백한 입술에 옅은 미소가 돋아났다. 딱히 별다른 의도 가 있다기보단 그냥 습관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당신 안가에서 머물 동안 그저 놀고 있었던 건 아니니까요. 당신이 시온 주위에 구축한 개미굴…… 복 잡하긴 하지만 일정한 패턴이 있더군요. 소일거리 삼아 대강 풀어본 것뿐이에요.”
“……흥. 소일거리라고? 악취미겠지.”
차가운 힐난에 아무렴 어떠냐는 듯 가볍게 어깨를 으쓱이는 아가레스트.
간단한 퍼즐이라도 푼 것처럼 대수롭잖게 얘기하고 있었지만,실제 그녀가 돌아본 하유라의 안가는 몇 군데가 채 되지 않는다. 그것만으로 규칙성을 찾아 이곳까지 쫓아온다는 건,그녀만 한 천재가 아니고서야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제 제가 질문할 차례군요. 왜 아무 말 없이 사라졌죠?”
“네가 언제부터 내 상관이었지?”
“물론 상관은 아니죠. 하지만 이상하잖아요? 그 사람과 별 연도 없는 당신이……
하유라의 떨리는 팔을 힐끗 살핀 아가레스트는 다시 그녀를 똑바로 마주보았다.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무리했 다는 게 말이에요. 원래 당신 역할은 적당히 치고 빠지는 거였잖아요?”
“시답지도 않은 걸 물어보는군.”
“시답잖다고요?”
“겨우 그런 걸 물어보려고 찾아온 게 아닐 텐데? 그냥 솔직하게 말하는게 어때? 내 힘이 필요해서 찾아왔다고.”
삽시간에 의도를 간파당한 아가레스트의 낯빛이 크게 일렁였다. 여전히 제자리에 선 채,묵묵히 하유라를 쳐다보던 그녀는 허탈하게 사실을 시인했다.
“과연 서리여왕이군요. 이래서야 변명도 하지 못하겠어요.”
붉은 입술에 스민 한숨이 말해주듯,그녀가 애써 하유라를 찾아온건 그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었다.
현재의 레그나토르는 그야말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沙上樓閣)의 처지다. 대대적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검신 김정인은 타도 레그나토르를 천명하며 군사를 일으켰고,검신의 눈치를 살피는 각지의 속주들마저 기다렸다는 듯 등을 돌려 버렸다.
필요하다면 어린아이의 손이라도 빌려야 하는 형편이니,한 사람의 실력자라도 아쉬운 건 당연했다.
“날 찾아온 걸 보니, 무력화 스크롤을 쓸 생각이군.”
“맞아요. 수적 열세를 만회하려면 그 방법밖에는 없으니까요.”
무력화 스크롤을 쓴다면 검신 이외의 강자들은 한순간 허수아비로 전락하고 만다. 그리고 그 순간을 노려 검신에게 모든 화력을 퍼부을 속셈일 터. 아가레스트의 책략은 현 시점에서 짜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비책이었다.
하유라는 납득한 듯 고개를 주억였다.
“열심히 해봐라. 그 정도로 그 괴물을 이길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건투 정도는 빌어주지.”
“……거절인가요?”
“그래. 보다시피 이런 꼴이거든.”
하유라는 달달달 떨리는 손가락을 들어보였다.
하지만 과연 그게 이유의 전부일까. 아가레스트의 눈에 비친 그녀는 모든걸 훌훌 털어버리고 어딘가로 날아가길 원하는 하는 새처럼 보였다.
“……알겠어요. 그런 이유라면 강권할 순 없겠죠.”
중상을 안고 먼 걸음을 왔는데도 허탕을 친 셈이 되었지만,아가레스트는 더 이상 권유하지 않았다.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사지에 끌어들 일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목석처럼 선 아가레스트를 무심히 지나친 하유라는 뒤편에 우두커니 서있는 아델을 불렀다.
“가자.”
“아,넷!”
한아름 둘레의 보따리를 어깨에 멘 아델은 침묵하는 아가레스트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그 옆을 지나쳤다.
그리고 그 순간.
와장창창!
실내로부터 무엇인가 크게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파열음은 막 떠나려던 하유라와 아델은 물론이 고,갈데없이 선 아가레스트까지 움찔거리게 만들었다.
“……이게 무슨 소리죠?”
“스승님,혹시……
방치된 수조의 존재를 떠올린 아델은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어느새 몸을 돌린 하유라가 잰걸음으로 집 안을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달음에 실내로 진입한 하유라는 좁디좁은 거실을 가로질러 단숨에 맞은편 방문을 열어젖혔다. 그러고는 그대로 얼음이 되어버렸다.
천하의 서리여왕을 이름 그대로 꽁꽁 얼려버린 건 망측하게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중년 사내였다. 단단한 돌덩이처럼 전신이 근육 덩어리로 이루어진 오크 사내는 몸에 흥건한 물기를 툭툭 털어내며 투덜거렸다.
“이거야 원. 내가 횟집 생선도 아니고……. 오오,이게 누구신가. 오랜만이군. 어째 혈색이 좋지 않은데?”
그제야 문가에 선 그녀를 발견한 둣 태연히 손을 흔들어 보이는 사내. 마치 어디 가까운데 물놀이라도 다녀온 듯 태평한 낯짝이요,몸짓이었다.
울컥.
멍청히 굳어 있던 하유라의 이마에 푸른 핏대가 솟아났다. 뻔뻔하기 짝이 없는 남자의 태도에 기가 막힌 정도를 뛰어넘어 목구멍 바로 밑까지 울화가 치밀 지경이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뭐죠? 방 안에 뭐가 있길래……
무심코 걸어오던 아가레스트의 발이 바닥에 딱 붙은 것처럼 멈춰 섰다. 하유라의 어깨 너머, 멋쩍게 손을 흔드는 노구덕을 본 그녀의 턱이 길게 늘어지는가 싶더니, 가날픈 몸이 기우뚱 앞으로 고꾸라졌다.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만 다리에 힘이 풀려 버린 것이다.
“어이쿠!”
노구덕은 재빨리 몸을 날려 급격히 기울어지는 그녀를 가뿐히 받아냈다. 그에게 허리를 내맡긴 그녀는 그때까지도 상황 파악이 안 되었는지 아름다운 두 눈을 멍하니 깜박이기만 했다.
실어증에 걸린 사람처럼 말이 없던 그녀가 입을 연 것은 화가 난 하유라가 입술을 벌벌 떨며 재차 ‘쓰레기!’를 외쳤을 때였다.
“……이제 그만 놔 주실래요? 그리고 우선 뭐라도 좀 걸치세요.”
“응? 아아.”
팔에 와 닿은 뭉클한 감촉을 기분 좋게 즐기던 노구덕은 머쓱하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러자 뒤에 있던 아델이 냉큼 보따리를 싼 천을 풀어 그에게 건네주었다. 워낙 덩치가 큰 사람인지라 큼지막한 보자기외엔 달리 몸을 가릴 게 없었기 때문이다.
“고맙구나.”
“아,아닙니다……
말끝을 흐리며 물러나는 아델은 연방 신기한 눈초리로 그를 훔쳐보았다. 죽었다고 알려진 사람이 대뜸나타난 것도 놀랍거니와,거의 동요하는 법이 없는 하유라와 아가레스트가 저 사람 하나 때문에 허둥지둥 하는 것도 신기하기만 했다.
정말로 그 찌꺼기뿐인 수조 속에서 부활한 것일까? 아니면 어딘가에 몰래 숨어 있다가 이제야 나타난 것일까?
순수한 동심이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을 무렵,대충 천을 둘러 하체를 가린 노구덕은 그제야 겨우 뚫어져라 눈총을 주는 두 여인과 제대로 마주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평소와 다르게 크게 흐트러진 상태였다. 귀밑이 살짝 붉어진 아가레스트는 가볍게 가슴을 쓸어내리며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중이고, 가느다랗게 좁힌 눈에 쌍심지를 켠 하유라는 평소의 포커페이스가 완전히 깨져버린 모습이다.
그도 그럴게 죽어 사라졌다고 생 각한 사람이 느닷없이 도깨비처럼 튀어나왔으니,돌부처라도 자지러질 수밖에 없었다.
따가울 정도로 쏘아대는 두 여인의 눈길은 그에게 어서 사정을 설명하라 윽박지르고 있었다.
“뭐…… 보는 그대로다. 별로 설명할 것도 없어. 그냥 되살아난거다. 항상 그래왔잖아? 하유라,이번에는 네게 신세를 졌다.”
담담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노구덕이었지만,듣는 이들로서는 마냥 그렇구나 하고 수긍할 수 없었다.
특히 갈가리 찢어진 노구덕의 육신을 직접 수습하여 두 달 동안 지켜 봤던 하유라는 도저히 충격을 떨쳐 낼 수 없었던지,죄인을 취조하듯 그를 몰아붙였다.
“저 수조 속에서 살아났다고? 헛소리도 정도껏 해. 네 시신은 분 명……
“음,거의 쌀알 단위로 분해된 데다가 부패까지 진행되고 있었지.”
“………”
“그래도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잖아? 그럼 된 거 아닌가?”
거칠게 쪼아대던 하유라는 꿀 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해졌다. 천연덕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되묻기까지 하니 도리어 할 말이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심문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었다. 하유라의 입에 자물쇠가 채워지자,이번에는 아가레스트가 나섰다.
“믿을 수 없어요. 당신이 그 사람이란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죠?”
“흐음,증명이라…… 꼭 그렇게까지 해야겠어?”
“당연한 절차예요. 당신이 정말 그가 맞다면……
“왼쪽 쇄골 아래에 점이 세 개.”
‘‘,,,,,,,?”
흠칫.
순간 무슨 말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하던 아가레스트의 턱 끝이 갑자기 격한 떨림을 보였다. 뒤늦게 말뜻을 이해한 아가레스트가 엉겁결에 앙가슴을 가리자,덩달아 미묘하게 찢어진 노구덕의 입꼬리도 획 말려 올라 갔다.
“그리고 분명 엉덩이에도……
“……거기까지 해주시겠어요? 제게 창피를 줄 생각이 아니라면요.”
가슴에 이어 엉덩이까지. 졸지에 은밀한 신체적 비밀을 폭로당한 아가레스트의 귓불은 이전보다 더 상 기되어 있었다. 겨우 한 번 같이 잠자리를 했을 뿐인데,그걸 또 집요하게 기억하고 있을 줄이야.
짓궂은 장난에 화가 나긴 했지만, 생각보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다. 오히려 그녀는 스스로가 놀랄 정도로 크게 안심했다.
‘왜…… 왜 이러지?’
끝도 없이 풀어지는 자신을 발견한 아가레스트는 적잖이 당황했다.
그가 되살아났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만으로도,꽁꽁 조여진 마음의 끈이 느슨하게 풀리는 기분이다. 이런 걸 두고 안도감이라 하는 것일까. 일찍이 타인을 의지해 본 적이 별로 없는 그녀로서는 무척 생소한 감정이었다.
‘이,이럴 때가 아니지.’
묘하게 꿈틀대는 감정을 추스른 그녀는 얼른 노구덕을 채근했다.
“부활했다는 건 믿겠어요.”
“암,그래야지.”
얄밉게 대꾸하는 그에게 삐죽이 눈을 흘긴 그녀는 서둘러 많
“지금 레그나토르는 와해 직전이에 요. 한시라도 빨리 서부로 돌아가서 사태를 수습해야만 해요.”
“알고 있어. 그놈이 친히 군대를 끌고 오는 중이라지?”
구변으로는 어디 가서 꿀린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오늘따라 자주 말문이 막히는 그녀다. 도대체 방금 되살아난 인간이 어떻게 저런 것까 지 알고 있단 말인가?
‘정말로 죽었던 게 맞기는 한 걸 까?’
심지어 이런 의구심이 들 정도였다.
그때,노구덕의 가라앉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 말대로 빨리 움직여야겠지. 우 선 속주들부터 정리하도록 할까.”
“속주라고요? 방금 한 말 듣지 못 했나요? 하루라도 빨리 제네시스에 가야 한다고요.”
“그쪽은 아직 시간이 있어. 하지만 이쪽은 시간이 없거든.”
“도대체……!”
급기야 고개를 쳐들고 벌컥 화를 내려던 아가레스트의 언성이 사그라 들었다. 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그가 단단한 팔뚝으로 어깨를 감싸 안은 탓이었다.
“설명은 가면서 하지. 들으면 납득 할 수 있을 거야.”
“……마음대로 해요.”
빤히 자신을 응시하는 그의 눈길은 억지를 부리는 사람의 눈빛이 아니었다. 결국 이해하길 포기한 그녀는 그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하,제멋대로인 건 여전하군.”
“너도 당연히 따라 와야겠지?”
“뭐라?”
“내게 들을 이야기가 있을 텐데.
그래서 날 살리려고 했던 거 아니었 나?”
그녀의 약점인 동생 이야기다. 정 곡을 찔린 하유라는 쯧 혀를 차며 쌀쌀맞게 고개를 돌려 버렸다.
기묘한 달변으로 두 사람을 설득하 는데 성공한 노구덕은 서둘러 자리 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그의 두꺼운 하반신을 힘겹게 가리고 있던 보자 기 한쪽이 찢어지는 비명을 지르며 터져나갔다.
찌이이익!
“……”
스르르 아래로 흘러내리는 천조각을 어영부영 끌어올린 노구덕은 이 내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슬그머니 도로 엉덩이를 붙였다.
“미안한데,어디 가서 옷 좀 구해 줄 수 있을까?”
“……사 와라.”
못 볼 걸 봤다는 듯,심히 불편한 표정이 된 스승으로부터 짤랑이는 동전을 받아든 아델은 도망치듯 황망히 밖으로 뛰쳐나갔다.
‘다,다리가 세 개였어!’
한동안 잊히지 않을 충격을 떠안은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