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07)
104 새로운 지원 시스템(2)
제주도를 포기하느냐.
헌터들을 보내 게이트 소멸 작업을 진행하느냐.
헌터 협회의 협회장으로서, 몬스터와 싸우는 헌터로서 무엇이 더 중요한지 고민하고 있을 때, 김환성의 선택을 강제적으로 결정하게 만드는 알림창이 떠올랐다.
[생성 중입니다.]“……생성 중?”
[새로운 시스템인 퀘스트창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정체불명의 조각이 생성되었습니다.]“……퀘스트창.”
이름: 정체불명의 조각.
설명: A급 게이트부터 게이트의 핵을 파괴할 시 정체불명의 조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A급 게이트를 소멸시켜 정체불명의 조각을 획득해 납품하십시오.
보상: 게이트 생성 속도 감소.
“…….”
김환성이 고개를 홱 돌려 C급 헌터, 임지혜에게 물었다.
“떴어?”
“……네. 떴습니다.”
“반드시 소멸시켜야겠군.”
“네.”
“최악이군. 최악이야.”
A급 게이트를 반드시 소멸시켜야 하는 것도 최악이었지만, 더 최악은 내용에 적혀 있는 ‘A급 게이트부터’라는 글이었다.
“A급 다음은 뭘까?”
“기본적으로 지원 시스템은 게임을 모티브로 만들어진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감정, 스킬에 이어 퀘스트까지 생성된 것을 보아 우리들이 정한 것처럼 S급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위험할까?”
“S급 헌터도 A급 게이트에서 위험을 느끼는 것을 생각하면.”
“현재로서는 절대로 소멸시킬 수 없는 게이트라는 거겠지.”
“……네.”
“A급 헌터들에게 연락해 내일 아침 10시까지 협회로 집결하도록 전하게.”
“예, 알겠습니다.”
고개를 살짝 숙인 임지혜가 몸을 돌려 협회장실을 빠져나가자 김환성이 다시 퀘스트창을 열었다.
***
[새로운 시스템인 퀘스트창이 생성되었습니다.] [퀘스트, 정체불명의 조각이 생성되었습니다.] [차원 거래 능력자입니다. 수정됩니다.] [퀘스트, 차원이 조각이 생성되었습니다.]“……퀘스트창.”
이름: 차원의 조각.
설명: A급 게이트부터 게이트의 핵을 파괴할 시 차원의 조각을 얻을 수 있습니다. A급 게이트를 소멸시켜 차원의 조각을 획득해 납품하십시오.
보상: 게이트 생성 속도 감소.
퀘스트를 확인하던 한율이 성큼성큼 걸어가 컴퓨터 앞에 앉았다.
바로 인터넷에 들어가니 방금 생성되었음에도 수많은 헌터들이 동시에 검색해 ‘퀘스트’라는 단어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자리 잡고 있었다.
한율은 잠시 고민하다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퀘스트를 검색하는 대신 헌터 길드를 검색해 정보를 공유하는 헌터 전용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이걸 좋아해야 해 말아야 해.
⤷좋아해야 하는 거 아냐? 게이트 생성 속도를 감소시킨다고 하잖아.
⤷하지만 뭔가 불길하지 않아? 정체불명이라잖아. 정체불명.
⤷조금 찝찝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무시할 수는 없잖아.
이미 많은 헌터들이 대화방에 모여 새로운 지원 시스템, 퀘스트창과 정체불명의 조각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왜 차원의 조각이 아닌 정체불명의 조각이라고 한 거지?”
혼란이 찾아올 것을 대비해서인가?
차원의 조각이 아닌 정체불명의 조각이라는 이름으로 퀘스트가 생성되어 많은 이들이 찝찝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뭐, 이러나저러나 A급 게이트는 반드시 소멸시켜야 하는 게이트가 되었네.
⤷응? 그럼 A급 게이트는 소멸 안 시키냐?
⤷들리는 이야기로는 헌터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주도를 날리려고 했대.
⤷날려?
⤷어. 브레이크를 일으킨 후, 게이트에서 몬스터가 빠져나오면 미사일을 날리려고 했대. 다시 한번 말하지만 소문이다. 소.문.
⤷그런데 왜 바꿔?
⤷폭주한 게이트는 통합되잖아. 여덟 개의 조각을 얻을 수 있는데 그 기회를 놓칠까?
A급 게이트다. 분명 소멸 작업에 들어간 헌터 중에 희생자가 발생할 테니 제주도를 포기하는 것도 확실히 말이 안 되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레스트: 한율 님. 퀘스트창이라는 게 생성되었습니다.]글을 남기지 않은 채 대화방을 지켜보고 있을 때였다. 한율이 눈앞에 나타난 레스트의 메시지를 확인하고 바로 물었다.
“차원의 조각입니까?”
[레스트: 그렇습니다. 차원의 조각을 모아 납품하라고 합니다.]“보상은요?”
[레스트: 몬스터의 능력이 약화된다고 합니다.]“……잠시만요. 에리얼 님에게도 물어보고요.”
한율이 레스트에게 양해를 구하고 에리얼에게 새로운 시스템 ‘퀘스트’에 대해 물었다.
[에리얼: 네. 생성되었어요. 보상은 자연의 마나 회복.]“다른 정령들에게도 생성되었나요?”
[에리얼: 아뇨.]한율이 알겠다는 대답으로 에리얼과의 대화를 끝내고 다시 레스트에게 연락을 취했다.
“다른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았죠?”
[레스트: 예. 아마 한율 님의 능력과 관계된 이들에게만 나타나는 것 같습니다.]“아하.”
거래 대상자는 거래창 그리고 감정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니 레스트의 말대로 거래 대상자 한정으로 퀘스트창이 생겼다는 추측이 가능했다.
“우리 쪽은 A급 게이트 소멸입니다. 그쪽은…….”
[레스트: 몬스터 중 진화한 개체, 그것도 특수한 능력을 얻은 진화한 개체를 토벌하라고 합니다. 일단 알겠습니다. 그럼 차원의 조각을 확보해 납품을 한 후, 몬스터가 실제로 약화되었는지 확인하고 연락드리겠습니다.]“아, 이쪽에도 영향이 있는지 확인하고 싶으니 차원의 조각을 납품하기 전에 연락 한 번 주세요.”
[레스트: 예, 알겠습니다. 한율 님도 차원의 조각을 확보하고 난 후에 연락을 주십시오.]“네. 수고하세요.”
한율이 작별 인사를 건네고 메시지창을 닫았다.
“……음?”
메시지창을 닫자 자연스럽게 모니터, 대화방에 올라온 글이 눈에 들어왔다.
⤷퀘스트 시스템이 생성되기 전에 A급 게이트에서도 정체불명의 조각이 나왔나?
⤷……어, 그러네.
한율이 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김환성에게 연락을 취했다.
새로운 지원 시스템, 퀘스트와 차원의 조각 때문인지 통화 중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와 스마트폰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A급 게이트를 소멸시키면 차원의 조각이 나오고, 차원의 조각은 게이트 생성 속도를 감소시킨다는 건데.”
이 퀘스트가 자신에게만 생성된 것이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A급 게이트 소멸 작전에 참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각성한 모든 헌터들에게 정체불명의 조각이라는 이름으로 퀘스트가 생성되었다.
“그럼 기존대로…….”
우우웅.
진동하는 스마트폰.
한율이 화면에 떠 있는 이름을 확인하고 통화 버튼을 눌렀다.
“네. 협회장님.”
-정체불명의 조각 때문에 전화했냐?
“헌터 전용 홈페이지에 대화방이 있거든요. 그 대화방에서 퀘스트 시스템이 생기기 전에 소멸시킨 A급 게이트에서도 차…… 정체불명의 조각이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이야기가 있어서요.”
-확인 중이다. 또 궁금한 건.
“없습니다. 수고하세요.”
-그래. 아, 그리고 고생했다.
“넵.”
한율이 다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마우스 위에 손을 올렸다. 바로 마우스를 조작하는 대신 잠시 모니터를 바라보며 생각을 정리한 그가 인터넷 창을 하나 더 열었다.
게이트 지도를 검색란에 작성.
“……오,”
오늘 아침에 생성되어 폭주까지 남은 시간이 단축되지 않은 게이트가 있었다.
이름: 흙두더지 동굴 게이트(0/6).
등급: C+.
서식 몬스터: 어스 몰, 아이언 몰, 포이즌 몰 외 5종.
폭주까지 남은 시간: 553:15:17.
동굴형 게이트.
거기다 ‘흙’두더지라고 하니 분명 땅 속성 몬스터가 분명하다.
한율이 바로 청일 그룹의 부회장, 이상민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슨 일이냐.
“먼저 제주도로 넘어가 있을게요. 주문서 제작도 제주도 넘어가서 하고요.”
-……이유는?
“준비도 준비지만 활동하고 싶은 게이트가 있어서요.”
-흐음……. 알았다. 뭐, 상관없겠지.
2차 면접은 미뤄진 게 아니라 취소된 것이다. 1차 면접 통과자를 전부 합격시켜 2월 1일에 입학……. 아니, 입단하라는 문자를 보냈고, 중요한 주문서 제작은 제주도에서 한다고 하니 큰 문제는 없었다.
-내일 몇 시에 출발할 거냐.
“오전 10시요.”
-알았다. 8시까지 사람들을 보내 놓으마. 협회와 헌터 인사 비서관실에 연락은 했고?
“이제 하려고요.”
-우리 쪽에서 할 테니 이동 준비나 얼른 시작해라.
“음? 안 바쁘세요?”
-바쁘지. 하지만 내가 직접 연락할 필요는 없으니까.
꼭 이상민이 협회에 연락하고, 헌터 인사 비서관실에 연락해 한율의 제주도행을 알릴 필요는 없었다.
“아, 그러네요. 그럼 부탁드릴게요.”
-그래. 고생하고. 위험하다 싶으면 바로 도망치고.
“네.”
스스로 판단하고 후퇴하지 않아도 마법이라는 기술의 보유자인 탓에 협회에서 먼저 후퇴를 제안, 아니 후퇴 명령을 내릴 것이다.
“좋아. 그러면…….”
한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지금 당장 5서클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니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서는 마법 외에 다른 기술 쪽에 손을 대야 한다.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으로 올라온 한율이 소파에 앉아 TV를 시청하는 한유라에게 말했다.
“내일 제주도 간다.
“……벌써?”
“어. 들를 곳이 있어서.”
“A급 게이트는 아니지?
“아냐. 다른 게이트.”
“다른 게이트?”
한유라의 시선이 자신에게 고정됐다.
냉장고에서 캔콜라를 꺼낸 한율이 한유라의 옆에 앉아 대답했다.
“흙두더지. C급 게이트.”
“왜?”
“패밀리어와 계약하려고.”
“…….”
패밀리어.
한유라가 천천히 고개를 숙여 테이블 위에 앉아 TV를 시청하고 있는 하양이를 바라봤다.
“오! 패밀리어 계약에는 제한이 없는 거야?”
“없어. 속성력이 있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지만 그건 자연의 마나석을 흡수해서 확보할 수 있으니까.”
“그렇구나.”
“그렇지.”
“……조심히 다녀오고. A급 게이트 근처에는 가지도 말고.”
“안 가. 들여보내 달라고 해도 안 들여보내 줄걸.”
마법이라는 기술을 보유해서.
“그리고 오빠.”
“어.”
“이번에도 귀여운 애로 부탁해.”
“……큭큭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