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19)
019 브레이크(1)
윙 스네이크 사체.
“쓸 만한 게 없네요.”
독을 제거했다.
하지만 독이 문제가 아니었다. 윙 스네이크는 화염창, 그리고 파이어볼 때문에 가죽이 녹았다.
게이트 입구에서 사체를 살피던 한율의 말에 한송이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 정도면 깨끗한 거 아냐?”
“30만 원도 안 나올 거 같은데요?”
“그거야…….”
한송이가 다시 고개를 숙여 윙 스네이크 사체를 바라봤다.
한율의 예상대로 최대 30만 원일 것이다.
하지만 윙 스네이크 사체는 수십을 넘어 일백에 가깝다.
대량 판매의 혜택으로 최대 30만 원씩 받아도 3,000만 원.
용병으로 등용되었으니 비율은 7:3으로 사체 수익만 900만 원.
“……음? 그럼 동상이 판매하는 사체는 달라?”
“훗!”
장난하듯이 짧게 웃음을 흘리며 가슴을 쭉 내민 한율이 쓰레기봉투 깊숙한 곳에서 윙 스네이크 사체를 꺼냈다.
“오!”
“오오!”
한송이뿐만이 아니다. 레온 길드 3팀 전체가 탄성을 흘렸다.
아주 깨끗했다.
구멍은 딱 하나.
그것도 몸통이 아닌 머리.
일반적으로 윙 스네이크 가죽은 머리를 자른 후, 몸통 가죽을 사용하니 최상급 사체로 분류할 수 있었다.
“얼마나 받아?”
“개당 오십.”
“헐! 동상은 솔로 플레이어지?”
“그렇죠.”
“우와.”
얼만지 계산이 안 됐다. 그래서 한송이가 탄성을 흘릴 때, 한율이 고개를 흔들면서 말했다.
“문제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나가는 돈이 크다는 거죠.”
“응? 그래?”
“네. 마법을 무료로 배우고 있는 게 아니거든요.”
“그러면?”
“영초가 필요해요. 파이어볼 같은 마법이면 수백만 원?”
“…….”
조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단점도 없었다면 질투했을 테니까.
짝.
“그럼 다음은 마석 계산에 들어가 봅시다.”
한율이 손바닥을 마주치며 제안했다. 그러자 마석을 회수했던 강중기가 작은 주머니와 나무 상자를 꺼내 바닥에 내려놓았다.
“D급 마석 50개. 백색 마석 하나. 복용 마석인 붉은 마석이 하나입니다.”
D급 마석에는 관심 없다. 모든 헌터들이 장비 강화 마석, 백색 마석과 복용 마석인 붉은 마석에 집중할 때, 한율이 헌터들에게 물었다.
“백색 마석과 붉은 마석 구입하실 분?”
“붉은 마석 구입 희망합니다.”
“붉은 마석.”
소드 헌터와 한송이가 동시에 손을 들며 말하더니 빠르게 고개를 돌려 서로를 노려봤다.
“지혁아.”
“네. 누님.”
“포기해라. 내가 흡수하는 것이 더 팀에 도움이 되잖아.”
“누님. 간만에 보는 붉은 마석입니다. 오히려 제가 흡수하는 것이 더 팀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
“…….”
짧은 설전 끝에 다시 서로를 노려보는 두 사람.
한율은 그런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본 후, 붉은 마석을 확인했다.
이름: 신체 강화 마석(80).
설명: 신체 강화 마석.
효과: 신체 강화(5%).
고정 효과.
‘탐을 내는 게 당연하네.’
복불복, 즉 확률이 아니다. 복용하면 신체 능력이 5% 상승한다.
“이게 얼마죠?”
“강화 마석은 고정적이기 때문에 조금 복잡합니다. 하지만 10% 이하는 퍼센트당 천만 원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
“10% 이상은 달라요?”
“수억이죠.”
“허미.”
탄성을 흘린 한율이 다시 한송이와 소드 헌터, 유지혁을 바라봤다.
“5%이니…….”
“……?”
“5천만 원부터 시작합니다.”
탁탁.
한율이 미소를 머금은 채 손바닥으로 바닥을 때렸다. 그러자 경매 시작을 알리는 경매사와 같은 행동에 눈을 반짝인 한송이가 바로 금액을 불렀다.
“오오.”
“오륙”
한송이의 경쟁 상대, 지혁이라는 헌터도 마찬가지였다.
“오팔.”
“오구오구.”
한송이가 지혁을 째려보며 금액을 높였다. 당연히 지혁도 따라붙었다.
“야!”
“공정한 경매입니다, 누님.”
“야, 자신 있냐?”
“뭐가요?”
허리를 펴고 턱을 살짝 치켜든 한송이가 지혁을 보고 다시 인상을 찌푸렸다.
“이씨. 키는 멀대같이 커 가지고.”
상대는 허리를 구부리고 있는데도 올려다봐야 한다. 입술을 삐죽 내밀었던 한송이가 다시 한율을 돌아보며 말했다.
“한 방에 끝낸다. 육오.”
“육육.”
“야!”
“적금 깨면 됩니다. 적금 깨면.”
“이이잇!! 칠공!”
7,000만 원.
지혁이 따라붙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8천까지 올랐을 때, 한 사람이 손을 내렸다.
“진짜 너무하네.”
“열심히 돈을 모았어야지. 어울리지 않게 샴페인 같은 거나 마시니까 돈이 없지.”
“…….”
“샴페인이 뭐야. 샴페인이. 한국인이라면 소주에 삼겹살이야. 소주에 삼겹살.”
지혁이 고개를 홱 돌렸고, 한율이 양손을 뻗었다.
하지만 그녀의 손에 붉은 마석이 잡히기 전에 한율이 그녀의 팔을 붙잡았다.
“돈은요?”
“저기 편의점이 있으니까 바로 부쳐 줄게.”
바로?
“……이체 최대 금액이 얼마?”
“10억.”
“……왜요?”
“좋은 장비는 10억부터 시작하니까. 아, 물론 10억이 통장에 들어 있는 것은 아냐. 예전에 다 썼거든.”
지팡이를 툭툭 두들기며 말하는 한송이.
한율이 괜찮냐는 듯이 바라봤고,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마자 지팡이를 감정했다.
이름: 최민의 화염 지팡이(180).
설명: 각성자, 최민이 만든 화염 능력을 강화시켜 주는 화염 지팡이.
효과: 화염 마법 20% 강화.
“……호오.”
화염 능력자의 능력을 20% 강화시켜 주는 장비.
“이게 1억?”
“놉. 5억쯤 되었나?”
“허어!”
그래도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 탄성을 절로 나왔다.
그런 한율의 반응에 한송이가 다시 어깨를 올리자 한율은 웃으며 다음 문제로 넘어가려 했다.
“응?”
문득 떠오른 의문.
“누나.”
“백색 마석?”
“아뇨. 궁금한 게 있는데.”
“물어봐.”
“지팡이 효과가 어떻게 돼요?”
“응? 감정했잖아.”
“제 능력이 마법이어서 그런지 감정을 하니 지팡이 효과가 화염 마법 20% 강화로 나왔거든요.”
“……신기하네. 내 감정 시스템은 화염 능력 20% 강화.”
“흐으음.”
좋은 이야기를 들었다. 잠시 머리를 굴리던 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생각을 멈추고 백색 마석이 담긴 상자를 바라봤다.
“이제 백색 마석이네요. 효과는 피해량 5% 감소. 같은 장비에 중복 사용 시 3% 감소.”
강화된 전역복 때문인지 감정 시스템으로 확인한 백색 마석은 효과가 두 개였다.
강중기가 빠른 거래를 위해 바로 금액을 불렀다.
“이것도 5천만 원.”
“구입하실 분?”
“흐흠!”
금액을 불렀던 강중기가 손을 들었다. 다른 사람은 손을 들지 않았고, 그렇게 마석 두 개를 팔아 1,400만 원을 번 한율은 사체와 D급 마석을 번갈아 바라보다가 3팀에게 말했다.
“제가 이용하는 해체소가 있는데, 거기에 판매해도 될까요?”
“예. 제값만 치러 주신다면.”
“감사합니다.”
한율은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고, 때마침 트럭을 끌고 동원 해체소 직원, 이영진이 도착하자 손을 들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헌터들과 함께 행동한 것 때문일까.
잠시 머뭇거렸던 이영진이 성큼성큼 걸어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는 강중기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안녕하십니까. 동산 해체소의 이영진이라고 합니다.”
“레온 길드 3팀을 맡고 있는 강중기라고 합니다.”
강중기도 명함을 꺼내 이영진과 명함을 교환했다.
“레온 길드……?”
이영진이 고개를 돌려 한율을 바라봤다.
“게이트 안에서 사고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오늘은 함께 움직였어요.”
“안 다쳤고?”
“네. 일단 함께 토벌을 하다 보니 윙 스네이크 사체가 많아요. 문제는 깨끗하지 않다는 거죠.”
한율이 손가락으로 윙 스네이크 사체를 가리키자 이영진도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려 사체를 살폈다.
설명한 대로 상태가 매우 나빴다. 그렇다고 전부 판매가 어려울 정도로 가죽이 망가진 것은 아니었기에 이영진이 윙 스네이크를 살피면서 물었다.
“몇 마리?”
“백팔 마리?”
“백 마리면 백 마리지. 백팔 마리?”
“여덟 마리는 레온 길드와 합류하기 전에 잡은 거.”
“그럼 따로 계산?”
“옙.”
“그럼 잠깐만 기다려 봐.”
한율이 판매하는 사체는 깨끗하니 문제가 없었다.
이영진은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를 날렸고, 바로 작은 진동과 함께 메시지가 도착하자 강중기를 돌아보며 말했다.
“개당 30만 원에 구입하겠습니다.”
이영진은 강중기를 바라보며 제안했고, 그가 고개를 끄덕이자 알겠다는 대답과 함께 인터넷 뱅킹에 들어갔다.
한율의 계좌번호는 이미 등록되어 있고, 강중기의 계좌번호는 명함에 적혀 있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럼 수고하고.”
“옙. 고생하세요.”
한율이 직접 쓰레기봉투를 트럭에 실으며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이영진은 바로 트럭을 몰고 떠나는 대신 힐끔 강중기 일행을 살피면서 물었다.
“율아.”
“네.”
“레온 길드에 들어가려고?”
“아뇨. 전 길드 못 들어가요.”
한율이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음? 그래?”
“넵.”
이유까지는 궁금하지 않았는지 이영진은 고개를 끄덕인 뒤에 트럭을 몰고 공원을 떠났다.
한율은 다시 몸을 돌려 게이트 앞에서 휴식을 취하는 일행들에게 다가갔다.
끝난 것은 D급 마석, 사체, 백색 마석, 붉은 마석 거래.
일행들 앞에 선 한율이 윙 리자드 사체, C급 마석, 그리고 다크 윙 스네이크 사체를 바라봤다.
“윙 리자드의 가죽 손상이 매우 큽니다. 하지만 대략 천오백만 원 정도는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디언이기 때문에 비싼 건가요, 아니면 C급 몬스터이기 때문에 비싼 건가요?”
“가디언이기 때문에 비싼 겁니다.”
“오케이. C급 마석은요?”
“개당 500만. 여덟 명이 하나를 구했으니 60만 원.”
“와. 개짜네.”
“하나니까요.”
작은 미소와 함께 대답한 강중기가 바로 입을 열었다.
“다크 윙 스네이크, 윙 리자드와 마찬가지로 가죽 손상이 심합니다.”
아쉽다. 그래서 한율의 어깨가 살짝 처졌을 때, 한송이가 입을 삐죽 내민 채로 말했다.
“화염 능력자는 파괴력이 높아. 그래서 다른 속성 능력자들보다 안정적으로 몬스터 토벌을 진행할 수 있고.”
“불만이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에요. 누나 말대로 파괴력이 높아서 안전하게 게이트를 정리할 수 있었고요.”
한율이 미소를 머금은 채 대답하고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그럼 계산은?”
“계좌번호를 불러 주십시오. 바로 넣어 드리겠습니다.”
강중기가 스마트폰을 꺼내 들고 말했다.
한율은 계좌번호를 불러 동산 해체소의 이름으로 들어온 금액, 그리고 강중기라는 이름으로 들어온 금액을 확인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