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208)
205 S등급(3)
한율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행동을 보고 아주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일 것이다.
총이라는 무기를 사용하지만 한율이라는 헌터는 마법이라는 이능의 힘을 사용하는 마법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키메라 드레이크는 모른다.
수십 명이나 되는 인간들을 상대하느라 후방에 배치된 한율, 아군을 보조하는 한율에게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한율이 달려오는 것을 확인하고 상대의 의중을 의심하는대신 입을 쩍 벌렸다.
파이어 브레스를 뿜는 붉은 머리.
포이즌 브레스를 뿜는 녹색 머리.
붉은 머리의 아가리는 얼음 여왕, 송아연의 이능에 의해 얼어붙었고, 녹색 머리는 방패의 이대한과 망치의 문주원의 협공으로 뇌가 흔들려 브레스를 뿜지 못하는 상태였다.
당연히 헌터들이 뒤로 물러서고 한율이 앞으로 튀어나오는 이 상황에서 적을 발견한 키메라 드레이크가 입을 쩍 벌린 머리는 푸른 머리, 육신에 그려 넣은 마법진을 발동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는 푸른 머리였다.
입을 크게 벌렸다가 닫는 순간, 푸른 머리의 눈동자에서 작은 빛이 터졌고, 그와 동시에 문신처럼 새겨진 마법진 중 하나가 발동했다.
달려오는 한율의 머리 위에 생성된, 아니 생성되고 있는 마법진.
타다다다다다.
한율은 머리 위에 마법진이 생성되고 있음에도 오로지 앞만 바라봤다.
“디스펠.”
골드 드래곤, 크라이스가 자신과 함께 후방에서 아군을 보조하고 있었기 때문이고, 그의 목소리가 헌터는 물론 드레이크에게까지 전해졌을 때, 그때 한율이 땅을 박차 높이 도약했다.
기이한 무기를 들고 도약하는 인간.
푸른 머리가 움직였다. 놈이 자신의 머리 위에 착지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움직였지만 놈은 한율의 착지를 허용했다.
땅의 정령, 커피가 땅을 조종해 키메라 드레이크의 발을 묶고, 바람의 정령, 하양이가 높이 도약한 한율을 보좌해 그가 키메라 드레이크의 머리 위, 그 위에 착지할 수 있도록 공중에서 이동시킨 것이다.
한율이 착지와 동시에 총을 움직였다. 정화하게 눈과 눈 사이 미간에 총구를 겨눈 것도 잠시, 키메라 드레이크의 비늘 강도, 그리고 살가죽을 보호하는 마나를 확인하고 이번에는 짧게 도약했다.
머리 위에서 다시 도약해 공중으로 이동한 것이다. 당연히 한율은 지상으로 떨어져야 했지만 그의 어깨 위에는 중급 바람의 정령, 하양이가 있다.
인간 한 명 정도는 오랫동안 공중에 띄울 수 있다.
공중, 정확하게 키메라 드레이크의 눈 옆에서 정지한 한율이 다시 총을 움직였다.
눈동자를 향해 총구를 겨누고.
투두두두두.
방아쇠를 당겼다.
일반적인 총기라면, 일반적인 탄약을 사용했다면 S등급에 해당되는 키메라 드레이크에게 그 어떤 피해를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아무리 비늘이 뒤덮이지 않는 눈동자라고 해도 말이다.
하지만 그의 K-99는 중국의 S급 제작 능력자가 만든 것이며, 탄약(탄알과 화약)은 전부 A등급 마석을 추가해 만들어진 것이다.
한두 발이 아닌 수십 발이 눈동자를 가격하니 새하얀 액체가 흘러나왔지만 멈추지 않았다.
크뤄러러러!
공중에서 멈춰서 방아쇠를 당기는 한율이 아니라 키메라 드레이크가 비명을 지르며 움직이려 했다.
하지만 한율은 홀로 키메라 드레이크를 상대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흐읍!”
이대한이 기합과 함께 손을 앞으로 뻗자 큰 움직임을 보이려 하던 푸른 머리가 마치 마비에 걸린 듯 멈췄다.
등급으로 보면 A+등급이다. 하지만 다양한 아티팩트와 뛰어난 효과를 가진 장비를 착용해 S등급에 버금가는 이대한이었고, 키메라 드레이크는 S등급으로 분류되지만 계속된 전투로 체력과 마나를 크게 소모한 상태였다.
키메라 드레이크는 이대한이 사용한 이능의 힘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크뤄러러!
키메라 드레이크가 다시 울음을 터트렸다. 이능의 힘으로 움직이지 못하자 붉은 머리, 녹색 머리가 한율을 떨어트리기 위해 움직인 것이지만 그때 백호 길드의 A+등급, 이제는 S급이 된 마나 소드라는 능력을 각성한 이건우, 그리고 마법사의 탑에 문수원이 움직였다.
파앗!
지상에 자상을 남긴 채 모습을 감춘 두 사람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는 드레이크의 두 머리 옆에서 나타났다.
문수원은 망치.
김건우는 대량의 마나를 주입해서 만든 대형 마나 소드.
콰아앙!
망치와 붉은 머리.
대형 마나 소드와 녹색 머리.
충돌과 동시에 거대한 폭발이 일어났고, 공중에서 놈과 부딪친 두 사람이 튕겨 나갔다. 드레이크의 머리 옆으로 이동해 무기를 휘두른 것이기에 두 사람은 한율이 있는 방향으로 튕겨 나가지 않았다.
콰앙!
공중에서 몸을 비틀어 자세를 잡고 바닥에 착지한 두 사람이 고개를 번쩍 들어 한율을 확인했다.
옆에서 강하게 후려친 것이다. 붉은 머리와 녹색 머리는 한율을 지나쳤고, 빠르게 다가오던 두 머리를 확인한 한율은 미소를 머금은 채 계속해서 방아쇠를 당겼다.
탄창에 채워 넣은 탄알이 전부 소모됐다. 방아쇠를 당기고 있음에도 총알이 나가지 않자 한율이 허리띠에서 탄창을 꺼내 교체하는 것이 아닌 놈에게 접근하기 전부터 사용하고 있던 사이코키네시스 마법을 컨트롤했다.
투명한 손이 거래창으로 향했고, 옆에서 날아온 문수원, 김건우의 공격으로 방향이 틀어졌던 키메라 드레이크의 머리가 다시 한율에게 다가왔다.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는 머리.
한율은 거대한 그림자가 자신을 집어삼키는 상황에서도 사이코키네시스를 컨트롤했고, 빠른 속도로 거래창을 터치한 후에 다시 메모라이즈 마법을 사용했다.
“블링크!”
파앗!
콰득!
자신의 입속에 자신을 괴롭히던 인간이 들어온 것을 확인했던 키메라 드레이크의 붉은 머리가 입을 닫았다. 하지만 한율은 이미 빛과 함께 사라진 상태였다.
그것도 수십 개가 넘는 수류탄을 남긴 채 블링크 마법을 사용해 지상으로 이동했다.
한율이 아닌 수류탄을 입속에 넣은 붉은 머리.
콰과과과광!
입속에서 발생한 거대한 폭발에 의해 붉은 머리가 부풀어 올랐다. 한쪽 눈알이 반쯤 튀어나왔고, 콧구멍과 굳게 다물고 있는 입에서 불과 연기가 새어 나왔다.
“아쉽네…….”
고어 영화에서나 볼 법한 광경이다.
하지만 한율은 그 광경에 인상을 찌푸리는 대신 아쉽다는 듯이 입맛을 다셨다.
만약 화염 속성의 붉은 머리가 아닌 독 속성의 녹색 머리가 자신을 집어삼켰다면 지금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에서 그치지 않았을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폭발이 끝나자 부풀어 올랐던 붉은 머리가 정상으로 돌아왔다. 여전히 눈동자가 반쯤 튀어나오고 입속에서 일어난 폭발, 그것도 날카로운 쇳조각을 사방으로 날리는 수류탄의 폭발로 인해 입을 살짝 벌리는 순간 붉은 피가 흘러나왔지만 말이다.
“스으읍.”
붉은 머리는 입안에 큰 부상을 입었다.
“후우.”
푸른 머리는 한쪽 눈을 잃었다.
짧게 숨을 들이쉬고 내뱉었던 한율이 탄창을 교체하고 녹색 머리를 바라봤다.
끼에에에엑!
한율은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다른 이가 움직였다.
김세혁.
키메라 드레이크가 한율에게 집중하고 있을 때, 해독제를 잔뜩 바르는 것도 모자라 액체를 담을 수 있는 화살촉 안에 해독제를 잔뜩 넣었다. 그리고 붉은 머리의 입속에서 폭발이 일어날 때 화살을 날려 놈의 눈동자를 정확하게 맞혔다.
키메라 드레이크는 크다. 그렇기에 부상은 매우 작아 보였지만 그렇지 않다.
붉은 머리는 지금부터 브레스를 쏠 때마다 자기 자신도 피해를 입어야 했다. 아무리 불 속성이라고 해도 피해가 없는 것은 아니니까.
푸른 머리는 지금부터 우측에서 날아오는 적의 공격에 빠르게 반응할 수가 없다. 한율의 공격으로 한쪽 눈을 잃었으니까.
녹색 머리.
가장 심각했다. 김세혁이 쏜 해독제가 담긴 화살이 내부를 헤집어 독이라는 자신의 힘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
중국에서 합류한 마법사의 탑 소속 헌터, 양 리리는 키메라 드레이크 토벌 작전에 참가하지 않았다.
단검을 사용하는 헌터였기 때문이다.
단거리 공간 이동이라는 능력을 각성하기는 했지만 대형 몬스터를 상대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단검을 다루는 헌터였기 때문에 그녀는 다른 임무를 맡았다.
민간인 피난.
마법진이 설치되고 현대식 병기가 설치된 하나의 군사 기지로 탈바꿈한 마법사의 탑으로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것이었다.
키메라 드레이크만 등장했으니 민간인들을 대피시키는 것에 어려움이 없다?
아니다.
키메라 드레이크의 공격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있었다.
등급이 높은 게이트 소멸에 집중한 탓에 딱 1회를 남기고 남아 있던 E등급 게이트부터 C등급 게이트까지 게이트화한 지구에 통합되어 소환된 몬스터가 있었다.
S등급 몬스터, 키메라 드레이크와 그런 놈을 토벌하기 위해 나선 상위 등급 헌터와의 무력 차이를 느끼고 접근하지 않을 뿐이었다.
드레이크와 헌터를 피해 민간인을 노리는 몬스터.
푸욱!
리자드맨 등 뒤에 나타나 놈의 왼쪽 가슴에 역수로 쥔 단검을 꽂은 양 리리가 뒤로 한 걸음 물러서며 허리를 뒤로 젖혔다.
쉬이익!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앞을 통과하는 다른 리자드맨의 팔.
파앗.
양 리리는 공간 이동 능력을 사용해 놈에게서 멀어진 후, 오른손에 쥐고 있던 단검을 던졌다.
단검을 다루는 공간 이동 능력자인 양 리리는 무림에서 찾아온 무인에게 비도술을 배웠다.
푸욱!
비도술을 배운 A등급, 아니 한율에게 받은 영초, 영약을 매일매일 복용하고 무인들에게 가르침을 받아 비공식 S등급이 된 양 리리가 단검을 투척한 것이다.
C등급에 불과한 리자드맨은 단검을 막아 내지 못했다. 아니, 날아오는 것도 감지하지 못한 것처럼 심장에 단검이 박힌 후에야 고개를 숙여 단검을 확인하고 쓰러졌다.
“후아.”
가볍게 숨을 뱉은 양 리리가 허리에 차고 있던 단검을 꺼내 양손에 쥐고 다시 주변을 둘러봤다.
마법사의 탑에 소속된 마법사, 그리고 각 길드에서 찾아온 D등급 이하 헌터들이 민간인들의 대피를 돕고 있었고, C등급과 B등급 헌터가 자신을 도와 사방에서 몰려오는 몬스터들을 토벌하고 있었다.
“흐음.”
몰려드는 몬스터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또한 변종, 또는 가디언을 찾아 놈들의 숫자를 줄이는 데 최선을 다했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아직 남아 있는 몬스터를 살피던 양 리리가 고개를 한 차례 끄덕이고 이어폰을 한 번 건드려 수신 기능을 작동시켰다.
드레이크 토벌 팀이 사용하는 주파수가 아니다. 피난 지원 팀이 사용하는 주파수다.
“수색하고 올게요.”
-알겠습니다.
마탑을 방문한 협회 소속 헌터의 대답.
양 리리는 가볍게 땅을 박찼고, 앞으로 달려가며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정리했다.
빠른 속도로 이동하며 몬스터를 정리하던 양 리리, 그녀가 이동을 멈췄다.
2층짜리 가정집.
양 리리가 공간 이동 능력을 사용해 가정집 안으로 이동했다.
“…….”
천천히 눈을 뜨고 정면을 바라보니 가방 안에 보석을 담고, 돈을 담고 있는 두 남자가 눈에 들어왔다.
민간인들의 안전한 대피를 위해 몬스터와 싸우고 있을 때였다. 몬스터를 차근차근 줄여 가던 양 리리는 몬스터들을 피해 어느 건물에 잠입하는 두 남자를 발견했다.
홀쭉했던 가방을 들고 잠입했던 두 남자가 뚱뚱해진 가방을 들고 밖으로 나오자 바로 추적 마법이 부여된 주문서를 두 사람에게 사용했다.
“예상은 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움직이는 사람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직접 목격하니 저절로 한숨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