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nter who got stronger through trading RAW - chapter (58)
055 등급 재조정(1)
용건이 있다는 사람이 용건은 말하지도 않고 새하얀 솜뭉치, 아니, 하급 정령 하양이를 따라 고개만 돌리고 있다.
“한율 님.”
오, 드디어 그 용건인가.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린 한율은 벽시계를 확인, 집에 들이고 10분이나 흘렀다는 사실에 헛웃음을 터트리고 대답했다.
“네.”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까?”
“……제 사진을요?”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정색을 한다. 그 전에 찰나지만 질색하는 표정도 지었다.
“당연히 하양이죠.”
“……어, 그럼 하양이 사진 찍는 게 용건입니까? 아, 찍으셔도 됩니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허락하기가 무섭게 스마트폰을 꺼내 하양이를 찍는 임지혜.
임지혜가 하양이의 사진을 찍으며 용건을 말했다.
“한율 님, 용병 계약을 하고 싶습니다.”
찰칵, 찰칵, 찰칵.
“용병 계약이요?”
찰칵, 찰칵, 찰칵.
스마트폰 메모리를 전부 채울 생각인지 연속 촬영을 하는 임지혜가 스마트폰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네. 청일 그룹과 친분이 있지만, 청일 그룹에 소속된 헌터는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이후, 다른 길드에 가입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없는데요.”
“예. 그래서 헌터 협회에서는 한율 님과 용병 계약을 맺고자 합니다.”
“…….”
용병 계약.
게이트를 관리하는 수호 길드는 모종의 이유로 일손이 부족해질 경우, 게이트 미관리 길드와 용병 계약을 맺어 게이트 ‘대리 관리’, 또는 게이트 ‘소멸 작업’을 맡겨 부족한 일손을 채운다.
“저는 개인 활동하는 헌터인데요.”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 활동할 때에는 게이트 소멸 작업을 부탁할 것이고, 길드에 가입, 또는 창설할 경우, 헌터 협회가 관리하고 있는 게이트를 관리해 달라고 부탁할 생각입니다.”
“…….”
“일반 용병 계약금의 1.5배를 드리겠습니다. 또한, 등급에 맞는 게이트 소멸 작업을 요청할 것입니다.”
“……저에게 너무 유리한 계약이네요.”
계약금?
높다.
게이트 소멸 작업?
기본적으로 용병 계약을 맺은 길드 또는 상위 등급 무소속 헌터들이 실력을 쌓을 수 없는 하위 등급 게이트 소멸 작업을 맡는데, 헌터 협회에서는 등급에 맞는 게이트를 맡긴다고 한다.
“예. 맞습니다. 한율 님에게 유리한 조건입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사실 그대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찰칵, 찰칵, 찰칵.
유라와 셀카를 찍는 일이 많았기 때문일까?
하양이가 스마트폰을 바라보며 자세를 취하자 임지혜의 엄지손가락이 엄청나게 바빠졌다.
“헌터 협회에서는 한율 님과 헌터 협회 사이에 인연을 만들고자 합니다.”
“인연?”
“예. 미래가 기대되는 인재이자 지구에서 유일한 마법사, 마지막으로 다른 헌터들을 도와줄 수 있는, 그리고 일반인들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의 목숨을 한 번 정도는 구해 줄 수 있는 주문서를 제작하는 제작사입니다.”
내가 그렇게 잘난 사람은…….
A급 헌터를 상대로 인질들을 구출했다. 또한, 부상은 입었으나 A급 헌터를 상대로 생존했으며, 아직 등급 재조정에 들어가지는 못했지만 4서클에 올랐으니 최소 B급 헌터증을 발급받을 것으로 추측됐다.
‘잘났네?’
레스트라는 그리고 에리얼이라는 좋은 인연을 만난 덕분이기는 하지만 휴식도 없이 평일마다 게이트 활동을 했다.
한율이 피식 실소를 터트린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임지혜를 바라봤다.
여전히 하양이 사진을 찍고 있는 임지혜는 어느덧 자세를 바꿔 누운 각도에서 하양이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즉, 원활한 협조를 위해 저에게 유리한 용병 계약을 제시한다?”
“그렇습니다.”
“이대로 정체될 수도 있는데요?”
“이대로 정체된다고 하더라도 제작사로서의 능력이 있습니다.”
“흐음.”
나쁘지 않다.
아니, 오히려 끌린다.
현재를 생각해도.
5서클에 올라 길드를 창설하고, 마법사 양성 사실을 발표하는 미래를 생각해도 용병 계약 제안은 반드시 잡아야 했다.
“헌터 협회의…….”
찰칵, 찰칵, 찰칵.
“제안을…….”
찰칵, 찰칵, 찰칵.
“저기요? 대답 안 들으세요?”
찰칵, 찰칵, 찰칵.
***
“에휴.”
헌터 활동을 잠시 중단하고 주문서 제작, 그리고 아티팩트 제작 연습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한숨을 내쉰 한율이 스마트폰을 꺼내 문자를 확인했다. 어젯밤, 임지혜가 떠나기가 무섭게 ‘띠링’ 소리와 함께 문자가 날아왔다.
정중하게, 그리고 일곱 줄이나 되는 내용이 매우 긴 내용의 문자였지만, 간추리면 그거였다.
경매장 습격 사건으로 연기된 등급 재조정을 받아라.
왕십리역에서 내려 2호선으로 환승.
“어디 보자.”
왕십리역에서 시청역까지 여섯 개의 역을 지나쳐야 한다.
한율은 다시 고개를 돌려 주변을 살폈고, 빈자리가 없자 문 앞에 서서 다시 스마트폰을 꺼냈다.
인터넷에 들어갔지만 할 건 없다.
그저 무의식적으로.
시간이 남아 무의식적으로 인터넷에 들어간 거다. 한율은 유명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멍하니 바라보았고, 이내 한 가지 확인할 것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검색란을 터치했다.
검색란을 터치하기가 무섭게 화면 하단에 나타난 키보드.
한율은 바로 마나펜을 작성한 후, 검색창 우측에 있는 돋보기 비스무리한 것을 터치했다.
“생각보다 싸네.”
10만 원부터 1천만 원까지.
한율은 인터넷 쇼핑몰에 올라온 마나펜 사진을 훑어보다 인터넷을 끄고 코코아톡 어플을 실행했다.
[한율: 유리야, 청일 백화점에서 마나펜도 파니?] [유세희: 마나펜? 오빠, 마나펜 사게?] [한율: ……유리를 불렀는데 세희가 왜 나와.] [유세희: 등교 중임. 친구 없음. 개심심함.] [이유리: ㅋㅋㅋ 네, 오빠. 청일 백화점 1층? 2층? 거기서 팔고 있어요.] [한율: ㄱㅅㄱㅅ] [유세희: 와. 진심. 구시대 사람이다. ㄱㅅㄱㅅ라니.] [한율: ㅠㅠ] [이유리: ㅋㅋㅋㅋㅋㅋ] [유세희: 으아아악! 이모티콘 있잖아! 이모티콘! 누가 톡방에서 문자 이모티콘을 써!]유세희는 이모티콘이라는 단어를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것도 모자라, 한율에게 이모티콘을 선물했다.
이유리도 마찬가지였다.
유세희는 연예인 이모티콘, 이유리는 귀여운 동물 이모티콘.
“캬. 세상 많이 변했다.”
한율은 신기한 나머지 두 사람이 보내 준 이모티콘을 구경하다가 톡방에 ‘알았다’, ‘공부 열심히 해’라는 꼰대 같은 발언을 한 후에 어플을 닫고 노선도를 확인했다.
“어?”
-이번 역은 충정로, 충정로역입니다. 내리실 분…….
충정로역.
시청역 다음에 있는 지하철역.
“에이씨.”
한율은 충정로역에서 내려 반대 방향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랐다.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늘 제가 가지고 온 상품은 깔창, 깔창입니다. 이 깔창으로 말할 것…….”
물건 파는 아저씨가 양손에 깔창을 들고 사람들에게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불법 행위지만 없으면 뭔가 허전할 것 같은 불법 행위.
한율은 아저씨와 눈이 마주치기 전에 고개를 돌렸고, 스마트폰에서 아저씨의 관심을 완전히 꺼트릴 수 있는 진동이 오자 바로 진동의 이유를 확인했다.
“음?”
이번에도 코코아톡.
하지만 한유라, 유세희, 이유리의 대화방이 아니었다.
[코리안 캡: 들어왔군.] [문수원: 형. 퇴원했다고 들었어요.]인연을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두 사람의 대화방.
그들의 대화방에 초대된 한율이 바로 스마트폰을 터치했다.
[한율: (오리 캐릭터가 손을 흔드는 이모티콘)]***
헌터 등록을 위해 방문한 이후, 한 번도 들르지 않은 헌터 협회.
자동문을 통과한 한율이 바로 제자리에 서서 주변을 둘러봤다.
마나량을 확인하고, 전투 기술을 확인하고, 마지막으로 전투 경험을 확인한다. 그래서인지 무장을 하고 방문한 헌터들이 많이 보였다.
한율은 그런 헌터들을 살펴보다가 건물 입구에 서 있는 남성 직원에게 용건을 말했다.
“등급 재조정 심사 때문에 왔는데요.”
“등급 재조정 심사는 현재 6층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업용 미소와 함께 대답하는 남성 직원.
한율은 고개를 살짝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 후, 엘리베이터 앞으로 이동했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한율이 1층에서 대기 중인 헌터들이 보이자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심사 끝내고 헌터증을 기다리는 건가.”
“심사 평가를 인정하지 못해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사내의 목소리.
고개를 갸웃하던 한율은 물론, 그의 중얼거림을 듣고 귀를 기울였던 헌터들이 고개를 돌렸다.
야구 모자를 쓴 사내.
등에 멘 화살통과 왼손에 들고 있는 단궁을 통해 활을 사용하는 헌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닙니다.
빙긋 웃으며 인사를 받은 헌터가 자연스럽게 한율에게 말을 건넸다.
“윈드 워리어 맞으시죠?”
게이트 활동 기록을 확인한 후 마나량을 확인한다. 그다음에는 가상 전투를 통해 실력을 확인한다. 그래서 한율 또한 다른 헌터들과 마찬가지로 무장을 하고 헌터 협회를 방문했다.
“한. 율. 이라고 합니다.”
“……아하. 김세혁이라고 합니다.”
자기소개를 마치는 것과 동시에 엘리베이터 안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런 인기는 필요 없…….’
속으로 한숨을 내쉰 한율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자신뿐만이 아니라 김세혁에게 향해 있자 헌터들의 대화에 귀를 기울였다.
“김세혁 헌터도 오늘이었구나.”
“흐음. 구경할 수는 없나.”
유명인?
한율이 다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김세혁이 정면을 바라보며 침묵했고,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리며 함께 탑승한 헌터들이 뿔뿔이 흩어지자 바로 스마트폰을 꺼냈다.
“아……. 유명했네.”
무소속 A급 헌터, 김세혁.
한율은 자연스럽게 김세혁과 관련된 뉴스를 살폈고, 조회 수가 가장 많은 뉴스의 제목을 확인하고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미소를 머금은 채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 김세혁은 의자에 앉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귀에 가져다 댔다.
⤷ 무소속 A급 헌터, 김세혁이 길드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는?
⤷ A급 헌터, 김세혁이 휴식을 취하지 않는 이유는?
⤷ 두 동생을 위해 던전을 조사하는 A급 헌터, 김세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