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writer! RAW novel - Chapter 110
나는 작가다 110화
110화
성용 형님과의 해장을 끝낸 후 같이 사무실로 돌아갔다.
완성된 연재 사이트 ‘KN월드’를 보기 위해서.
이미 수많은 연재 사이트들을 겪으면서 요구사항에 단점은 최소화하고, 장점만 최대화한 채 꽤나 큰 액수를 주며 주문했다.
작가들 입장에서는 연재하기 편한 인터페이스와 독자들 입장에서는 보기 수월한 인터페이스를 접목시키며.
무료로 연재를 예약할 수도 있고, 독자들에겐 각종 종이책도 선물로 주는 이벤트도 열면서.
나눠줄 사람이 많은 작가들이라면 자기 책을 받아가지만, 사실 10부에서 20부씩 지인들 나눠주라며 주는 책들이 짐으로 되는 경우가 참 많았다.
만약 줄 사람이 많다면 주겠지만, 아니라고 하면 작가와 협의해서 이벤트로 돌리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어쨌거나 사무실에 도착한 나는 만들어진 연재 사이트 ‘KN월드’를 확인해 봤다.
“자, 봐봐.”
성용 형님이 자기 자리에 있는 컴퓨터로 연재 사이트인 ‘KN월드’를 열어줬다.
한 번 쓱 훑어보니 내가 주문한 대로 완성된 게 보였다. 그리고 지금 시기의 단순 연재 사이트와 다르게 준비한 게 하나 더 있었다.
“여기에 편당 유료와 정액제 시스템도 들어갔죠?”
편당 유료와 정액제 시스템.
아직 스마트폰의 발전이 없어서 어느 누구도 생각지 못한 유료연재 시스템.
그걸 지금부터 적용할까 싶었다.
비록 스마트폰의 부재로 인해 엄청난 수익까진 노리기 어려울지 몰랐으나 지금 시장에서 대여점이 망해도 어느 정도 먹고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시스템이었다.
여기에 대해선 약관도 꽤 준비해 둔 상태였다.
일단 조아북에서 하던 정액제 시스템.
이건 작가가 원하면 누구나 다 계약할 수 있으며, 완결을 치지 않더라도 부담이 가지 않는 카테고리로 만들었다.
어차피 독자들이 특정 작품을 위해서라기보다 많은 작품들은 돈 내고 두루 볼 수 있으니 연재 주기나 중단에 대한 리스크를 크게 안고 가지 않았으며, 편당 결제 시스템으로 계약해서 먹고살 능력이 안 되면 노력이라도 해서 먹고살 여건을 마련해 주기 위해서였다.
추가로 한 가지 제약을 걸어두긴 했다.
조아북에서 보면 같은 작품을 지우고 다시 올리면서 수익 내는 편법이 있었는데, 이걸 할 경우 연재 사이트에서 인증된 개인 정보와 아이피 전체를 막아버리는 제약을 걸어뒀다.
이것만으로도 정액제 시스템은 충분히 커버가 됐다.
그리고 편당 과금 시스템.
이건 꽤 예민하다.
매 편마다 100원씩 지불하고 보는 독자들에게 있어서 연재가 안 된다는 건 엄청난 큰 리스크라고 할 수 있었다. 이로 인해 연재 사이트나 그걸 관리하는 회사에 대한 욕설이 난무할 정도로.
이걸 막기 위한 시스템이 한 달에 한 편 이상, 세 달에 열 편 이상 연재가 되어야만 유료연재를 유지할 수 있단 항목을 집어넣었다.
한 달에 한 편 이상 올라오지 않을 경우 첫 번째는 경고 쪽지를, 두 달이 되어도 두 편 이상 올라오지 않으면 세 번째 어길 시 마지막 처우가 어찌 되는지 상세한 내용이 적힌 쪽지가 가도록 설정해 뒀다.
이러다가 세 달 동안 열 편 이상 연재되지 않은 작품은 게시판 회수, 사이트 추방 조치, 개인정보 및 아이피 차단 그리고 전액 환불을 작가가 짊어지며 책임지지 않으면 법적 조치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어쨌거나 3개월에 열 편이라도 연재가 된다면 독자들은 완결까지 쓰겠거니 할 것이고, 언젠간 연재를 중단하지 않을까 싶을 경우 전액 환불이니 충분히 우리 연재 사이트인 ‘KN월드’에 대한 신뢰도가 생기리라.
이 시스템에 대해 묻자 성용 형님이 반문했다.
“그래, 보여줄까?”
“네.”
“잠시 비켜봐.”
“여기요.”
연재 사이트를 확인하기 위해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성용 형님이 자기 자리에 앉은 뒤 ‘KNWORLD’란 아이디로 로그인했다.
연재 사이트인 ‘KN월드’와 같은 아이디.
그걸 본 내가 성용 형님에게 물었다.
“관리자 아이디예요?”
“눈치는, 맞아. 이걸로 들어가면 사이트에 있는 모든 걸 관리할 수 있지. 각 직원들한테는 아주 간단한 CS처리랑 관리만 가능한 숫자가 붙은 아이디를 나눠줬어.”
“KNWORLD1, KNWORLD2처럼요?”
“어, 지금 이렇게 접속하면 연재 카테고리에 작품을 생성이 가능하고, 정액제 연재를 할 작가에 한해선 여기서 등록이 가능해. 그리고 편당 과금 시스템은 관리자 아이디가 직접 이렇게 바꿔주면 그때부터 유료연재가 가능해지지.”
“잘 만들었네요.”
“아무렴 잘 만들어야지. 제작하고 관리는 우리가 내부에서 직접 할 수 있도록 깔끔하게 처리해 달라고 3억이나 줬는데.”
고작 홈페이지 하나 만드는 데 3억이나 쓴다고 성용 형님이나 철이 모두 반대가 심했지만, 나중에 이 연재 사이트가 잘될 경우 벌어올 돈을 생각하면 3억은 솔직히 껌이지.
내가 내 돈 쓸 거니 말리지도 말라고 했으며, 성용 형님과 철이에게 각각 어울리는 이유를 말해줬다.
일단 성용 형님에겐 시장의 미래를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성용 형님 역시 시장의 동태를 잘 알고 있었다.
점점 대여점 수가 줄어들면서 각 출판사들이 팔고 있는 작품들의 부수나 성공하는 사례가 매우 현저히 낮아졌단 걸.
그러니 이 시장의 미래를 개척해 줄 방법이라고 하니 일단 해보자고 했다.
그리고 철이.
녀석에겐 돈이 최고다.
단순하게 종이책을 찍는 것과 다르게 이 유료 연재 시스템만 잘되면 얼마나 큰 이득이 나는지 알려줬다.
일단 유료 연재 시스템은 종이책을 찍어줄 필요가 없었다.
즉, 제작비나 보관해야 하는 물류비가 들지 않는다.
잘 되는 작품이야 종이책을 찍어주긴 하겠지만, 어차피 찍을 작품은 이미 찍는 데 비용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유료 연재 시스템은 추가수익이 될 수 있단 것.
철이 역시 내 이야기를 듣고 나니 당장 들어갈 3억은 아깝긴 하나 장기간을 두고 보면 충분히 이득이 날 수 밖에 없단 걸 받아들였다.
결국 두 사람 모두 설득한 뒤 만든 이렇게 연재 사이트인 ‘KN월드’를 만들 수 있었고, 내가 생각한 것보다도 더 잘 뽑힌 시스템들을 보며 감탄했다.
“확실히 돈값하네요.”
“그래, 내가 봐도 여타 연재 사이트들보다 나은 것 같다. 게다가 유료연재 시스템 때문에 뭔가 꼬이면 어쩌나 싶었는데, 어차피 북조아에서 쓰는 결제 시스템이나 다를 게 없으니 별탈이 없더라.”
“문화상품권 결제도 잘되나요?”
문화상품권 결제.
스마트폰 시대가 아닌 지금으로서 가장 많은 이득을 보기 위해선 꼭 있어야만 하는 시스템이었다.
나중에 스마트폰이 도래하고 휴대폰으로 소액 결제를 하는 게 수월해지니 너도, 나도 그걸 이용하면서 유료 연재 작품들을 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휴대폰 결제라는 개념이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시대.
특히 나중에 어른이 돼서 유료 연재 작품들을 보는 주 독자층들은 지금 학생이거나 이십 대 초중반이었다.
이런 어린 친구들은 카드도 딱히 없고, 휴대폰 결제도 쉽지 않으니 대다수 결제가 필요할 땐 문화상품권을 썼다.
게임 정액이라던가, 캐시 아이템을 사기 위해서.
그걸 감안했을 때 가장 지금 시기에 맞는 가장 큰 수익원이 되어줄 결제 시스템은 문화상품권이라고 생각했다.
성용 형님은 이미 그에 대해서 테스트를 끝냈는지 나한테 걱정 말란 듯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따로 사서 해봤는데 잘되더라.”
“다행이네요.”
“그럼 이제 여긴 어쩔 거냐? 주문해서 커뮤니티 페이지를 만들긴 했는데, 네가 관리할 거야?”
얼추 유료 연재 시스템이랑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끝나자 성용 형님이 마우스 커서를 옮겼다.
‘커뮤니티’란 곳으로.
처음에는 작가 커뮤니티만 감안했는데, 독자들도 들어올 수 있으면 좋겠단 생각으로 앞에 ‘작가’를 때어냈다. 대신 커뮤니티 안에 각 등급별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을 만들어뒀다.
독자와 작가, 모두가 들어갈 수 있는 자유게시판.
작가들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작가 게시판.
그리고 우리와 계약한 작가들만 사용 가능한 KN게시판.
이걸 관리를 내가 직접할 건지 묻는 성용 형님에게 고개를 끄덕거렸다.
“당연히 작가들 관리해야 하는 곳이니 제가 직접 해야죠, 여긴. 뭔가 문제가 생길만한 것들이나 그런 건 모니터링해줄 사람을 따로 뽑더라도요.”
“흠, 근데 문제 안 될까?”
“무슨 문제요?”
난 갑자기 웬 문제를 제기하나 싶었다.
고개를 갸웃거리며 쳐다보자 성용 형님이 ‘KN게시판’을 검지로 가리켰다.
“독자, 작가까지 나눈 거야 그렇다고 쳐도 작가들 사이에서 우리 작가들만 따로 이야기할 게시판을 만든 건 형평성 문제가 거론되지 않을까 싶어서.”
별걸 다 걱정한다.
형평성 문제 때문에 자유게시판, 작가게시판을 만든 거다.
고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리고 KN게시판은 꼭 필요했다.
“있어야죠. 그래야 다들 우리 회사에 들어오고 싶어 하죠.”
“따로 모임하려는 그게 아니라 보여주기 식이란 거지? 우리랑 계약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예, 그리고 제가 알고 있는 중요한 정보들이나 그런 것들도 여기에다가만 풀 거예요. 물론, 작가들이라면 알아둬서 좋을 것 같단 기본적인 정보들은 모든 작가가 볼 수 있는 게시판을 이용할 거고요.”
만들어달라고 한 커뮤니티의 게시판들이 어떤 성격을 띠는지 듣고 난 성용 형님은 ‘어차피 네가 관리하는데’라고 하며 이 이야기에 대해선 마무리를 지었다.
“흠, 알았다. 여긴 네가 알아서 한다고 했으니 난 모니터링 직원만 알바로 구해주면 되겠네.”
“네, 부탁 좀 할게요.”
“그래.”
그렇게 연재 사이트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끝낸 뒤 난 집으로 돌아갔다.
마지막으로 성용 형님에게 우리랑 계약한 작가들한테 가입시키라고 이야기하고, 이왕이면 그 작가들이 자기 아는 작가들에게도 홍보하도록 만들어 달라며.
집으로 돌아온 나는 커뮤니티에 가입인사글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써뒀다. 그리고 그 이야기들 중 중요한 부분을 자른 뒤 내 사이월드랑 출간으로 인해 연재가 중단된 작품들 게시판에다가 공지도 올렸다.
앞으로 내 신작은 오직 KN월드란 연재 사이트에서만 진행될 것이며, 작가들과 독자들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도 만들어진 곳이라며.
작가와 독자들 모두 우리 회사의 연재 사이트인 ‘KN월드’로 오도록 판을 모두 깔았다.
“으, 얼마나 오려나?”
기지개를 펴면서 방금 내가 한 행동으로 연재 사이트 ‘KN월드’로 사람들이 얼마나 유입될지 궁금해졌다.
“관리자 아이디도 받아왔으니 묵혀뒀다가 내일모레 확인해 볼까?”
관리자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연재 사이트 ‘KN월드’에 유입된 수와 가입한 이들에 대해 알 수 있었다.
그렇게 난 이틀 뒤를 고대하며 한동안 연기 활동으로 두세 편밖에 쓰지 못하던 집필 활동에 집중했다.
내일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유입됐을지 궁금하지만, 그걸 버티기 위한 수단으로.
“좋아, 빡글해보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