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writer! RAW novel - Chapter 20
나는 작가다 020화
20화
“이건 뭐 실시간 방송 채팅이 따로 없는데?”
방금 올린 게시글에 쉴 새 없이 댓글이 달렸다.
곧 내일이 다가올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중에 인터넷이 발달하면 실시간으로 방송하며 시청자와 소통을 할 수 있었다.
현재 내가 올린 게시글의 댓글란이 그랬다.
쉴 새 없이 수많은 유저들이 댓글을 달았고, 거기서 몇몇끼리 대댓글로 쉬지 않고 떠들어댔다.
심지어 도서 갤러리에 글도 올라오지 않았다.
다들 거기서 댓글로 떠드느라.
거기서 난 도서 갤러리 유저들의 반응을 살폈다.
첫 번째 반응.
-와, 미친. 계약하자마자 6천이라고?
-진짜냐? 내 연봉 세 배를 버네.
-이거 합성 아님?
└내가 봤을 때 합성 아님.
└그걸 네가 어케 아냐, 작가임?
6천만 원이 넘는 인세에 다들 감탄했다.
두 번째 반응.
-월오백 개처발렸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 배 아플 듯.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달에 오백 이상 번다고 자랑하더니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은 꼴이구만!
-오백만아, 네가 졌으니 월오백으로 바꿔라.
└맞아, 이준경 작가님께서 친히 내려주신 월오백으로 닉 바꾸고 사과문 올려라. ‘형님, 괜히 깝쳐서 죄송합니다’ 하고서!
└그러네, 사과문 ㄱㄱ!
└반성문 ㄱㄱ!
다들 내가 월오백이라고 부른 녀석을 조롱했다.
그리고 마지막 반응.
-진짜 이벤트 참여하면 돈 줌?
└6천만 원이나 있는데 저 정도 피자값은 껌값 아님?
-어빠, ?자주세요!
-나두 피자!
└이님들아, 메일로 신청하라잖아.
└님, 작가?
└나도 이준경이었음 좋겠다. 통장에 언제 6천만 원 찍어보냐?
└나도 찍어보고 싶다.
하나 같이 피자를 달라고 아우성이다.
중간에 대댓글을 단 사람이 말한 것처럼 정해진 양식대로 메일을 보내면 바로 계좌 이체해 줄 건데 말이다.
어쨌거나 예고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근데 거기서 갑자기 월오백이 글 하나를 올렸다.
“이건 또 뭐야?”
제목 : 내가 잘 아는데, 저거 사기다.
“뭔 사기?”
‘저거’라곤 했지만, 도서 갤러리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아차릴 거다.
내 게시글을 가리킨다는 걸.
그럼 내가 인증한 계좌의 6천만 원이 사기라는 건가?
“어디 한 번 보자.”
월오백이 방금 올린 게시글에 들어가 봤다.
내용 :
계약하자마자 6천만 원?
말도 안 되는 소리다.
판타지 소설 작가 중 정말 톱이라고 불리는 작가들도 천만 원이 안 되거나 극히 드문 케이스로 권당 고료를 천만 원 좀 넘게 받는다.
계약하고 처음 작품이 나갈 땐 두 권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권당 고료가 3천이 넘는단 소리인데, 그게 사기가 아니면 뭐냐?
게다가 신인이면 아무리 잘 받아도 권당 500만 원 안팎인 데다가 책도 안 나온 상태지?
즉, 저 인세가 진짜라면 미리 적어둔 원고를 쌓아둔 걸 미리 받은 걸 거다.
신인이라고 했으니 권당 3, 400 정도 받는 걸 감안하면 15권에서 20권가량을 쌓아두고 계약했단 소리지.
절대 한두 권으로는 저 인세 못 받는다.
내 손목을 걸지.
뭐, 틀린 말은 아니다.
한두 권으로 6천만 원이면 그건 가장 큰 호황기라고 불리는 유료연재 시장에서도 불가능한 건 아니나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일단 1권인 25편을 무료로 푸니 2권인 25편만으로 벌어야 하는데, 작가가 가져가는 돈이 6천만 원이면 매출은 1억 2천 이상.
편당 최소 480만 원을 벌어야만 가능했다.
편당 480만 원.
연재 사이트 중에서 편당 과금을 시작한 북피아서도 유료 조회수가 48,000이나 찍어야 가능하단 매출이었다.
회귀하기 전 마지막으로 즐겨보던 산해경 작가의 글도 압도적인 유료 조회수를 지녔으나 가장 많은 편수가 팔린 첫 화가 유료 조회수 4만을 겨우 넘겼다.
뭐, 1만 정도로 치고 가장 큰 매출을 자랑하는 네버나 코코아페이지 등을 통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금액이긴 했다.
사실상 한 작품으로 이 정도 매출이라면 탑 쓰리 안에 들어야 가능할까?
만약 내가 업적이 가장 유료구매 독자가 많은 시장에서 벌였다면 몇십 배를 벌어들을 거다.
지금 시장 기준으로 쳐도 제일 잘 버는 작가에 속하겠지만 말이다.
그나저나 지금 월오백의 글을 보니 한 가지 사실이 밝혀졌다.
“이거 분명 업계 종사자란 소리인데······.”
생각보다 유료연재 시장이 호황기를 이루기 전에 디사에서 이렇게까지 작가 상황을 잘 아는 사람은 드물었다.
작가나 편집자가 아닌 이상.
거기서 난 고개를 갸웃거렸다.
“흐음, 누구지?”
***
“미친놈, 이게 말이 돼?”
삼십 대 중반으로 보이는 사내가 모니터를 보며 한 말이다.
사내의 이름은 강정호.
현재 ‘게일’이라는 필명으로 장르시장에서 준 S급으로 분류되던 A급 작가였다.
거의 S급 작가에 준할 정도로 출판사 이익을 내주다 보니 권당 500만 원이 넘는 인세를 타가는.
또한 그의 정체는 현 도서갤러리에서 고정닉 ‘오백만’이었다.
삼십 대 중반이란 나이에 판타지 소설을 써서 동년배들보다 잘 벌었다.
정말 잘난 직장인이거나 사 자 직업이 아니면 자신보다 못 벌었다.
심지어 판타지나 무협을 쓰는 작가들 중에서도 잘 버는 소수 축에 속했으니 꽤나 자부와 자만으로 똘똘 뭉쳤다.
근데 최근 자신의 앞에 잘나가는 놈이 나타났다.
이준경 작가?
아니, 그보다 더 먼저 잘난 놈이 하나 더 있었다.
한 달 전, 동창회를 갔더니 친구 놈 중 하나가 시작한 무역이 잘 되면서 한 달에 천만 원 이상 버는 사업가가 됐다.
그 전 동창회 때까진 대부분 동창들이 작가를 하면서 매달 500만 원 이상 번다고 자신을 떠받들어줬는데, 매달 천만 원 이상 개인수익이 있는 친구 놈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났다.
그때 게일 작가 강정호는 다짐했다.
‘신작을 연재해서 몸값도 올리고 네놈들이 넙죽 엎드리도록 만들어주마!’
연재만 잘하면 지금 몸값을 조금 더 올려 차기작은 권당 600만 원 이상 받아낼 심산이었다.
그렇게 현재 진행 중인 ‘제이크’와 더불어 벌어들이면 자신은 사업가가 아닌 프리랜서로 친구들 사이에서 매달 천만 원 이상 버는 존재가 됐으니까.
그렇게 몸값 올릴 요량으로 시작한 신작이 ‘질풍의 마도사’였다.
맞다.
현재 북조아에서 이준경의 황제 로키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만년 2등이 되어 버린 그 작품이었다.
처음에는 토이 연대기와 더불어 비슷한 성적에서 조금 더 우위를 점하며 북조아에서 1등을 쭉 먹어왔다.
때문에 강정호는 쾌재를 불렀다.
‘이거면 무조건 몸값을 올릴 수 있겠구나!’
조금만 더 연재를 하고선 현재 작업 중인 ‘제이크’를 계약한 썬더버드 출판사에게 당당히 요구할 심산이었다.
자신의 몸값을 올려서 계약하라고.
한데 그때 나타난 거다.
혜성과도 같은 등장을 한 신인의 작품이.
이준경 작가의 황제 로키.
바로 그 작품이었다.
첫날부터 단기간에 독자들의 이목을 팍 끌더니 이젠 더 이상 1등이란 자리를 노리기 어려울 정도로 성장해 버렸다. 그래도 첫날은 가벼이 무시하고 넘어갔다.
어쨌거나 신작이 이목을 끌었으니 투데이 베스트 1위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선작의 점수가 컸으니까.
‘오픈빨이 끝나면 어차피 선작이 붙는 숫자도 줄어들 거다. 게다가 처음 보는 이름이다. 필체도 잘 나가는 작가들 중 딱히 겹치는 게 없으니 분명 신인일 터. 신인이라면 제대로 연독률을 유지할 리가 없다.’
그리 믿었다.
하지만 다음 날 투데이 베스트에서 황제 로키와 자신의 격차는 더욱 크게 벌어져 버렸다.
아직 이틀째라 그렇다고 여겼다.
결국 연재 3일차가 되니 강정호는 생각이 바뀌었다.
비록 인정하고 싶진 않으나 황제 로키란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걷잡을 수 없는 존재가 될 거라고.
4일차에 투데이베스트를 확인하니 여전히 격차가 너무나도 컸다.
자신의 작품과 토이 연대기가 미비하게 보일 정도로.
결국 강정호는 더 시간을 지체했다간 질풍의 마도사로 몸값 올리기가 어렵다고 여겼다.
비교대상이 있을 때 승자는 기억에 남지만, 패자는 기억에서 지워진단 걸 잘 알기에.
때문에 강정호는 지금 당장 결정을 내렸다.
‘당장 조한이한테 전화해서 계약하자고 해야겠군.’
썬더버드의 이조한 부장.
현재 썬더버드 출판사에서 잘나가는 작가들 대다수를 자기 담당으로 삼고 있는 사장 다음 최고 권력자였다. 또한 강정호의 담당이기도 했다.
강정호는 곧장 이조한에게 전화했다.
벌써 다음 날이 찾아오기 직전인 시각에.
“어? 정호 형님, 이 시간에는 무슨 일 있으십니까?”
“우리가 언제 무슨 일 있을 때만 전화했냐?”
“하하, 이렇게 안부 묻는 것도 좋지요. 근데 진짜 무슨 일이십니까?”
무슨 일이 있어서 한 게 아니란 것처럼 말했지만, 이조한 역시 이 시장에서 이십 대 중반부터 서른둘이 될 때까지 잔뼈 굵게 구른 편집자였다.
그 눈치와 수완이 뛰어나서 삼십 대 초반이란 나이에 부장직을 단 거고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다시 한 번 더 전화한 용무를 묻자 강전호가 대답했다.
“계약서 하나 쓰자.”
강정호의 답변에 이조한은 속으로 생각했다.
‘무슨 일 있어서 전화한 거 맞네.’
속으로는 강정호한테 ‘그럼 그렇지’라며 말했지만, 겉은 그와 다르게 반응을 보였다.
“제가 쓰잘 땐 죽어도 안 쓴다더니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부신 겁니까? 뭐, 급히 돈 막을 데라도 생기셨어요?”
대부분 작가들은 편집자들이 차기작 계약서를 내밀면 거의 다 넘어왔다.
하지만 돈을 밝히는 작가들은 거기서 교묘하게 잘 빠져나갔다.
강정호가 그런 작가 중 하나였다.
꽤나 작가 다루는 게 능숙한 이조한이 쉽게 차기작까지 계약서를 따내지 못할 정도로.
근데 갑자기 강정호가 제이크를 완결 낸 것도 아닌데 차기작 계약서에 대해 언급하니 급전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그건 아니고. 대신 이번 계약은 조건 좀 올리자.”
“예? 형님 이미 충분히 좋은 조건이잖아요?”
이미 제이크의 조건은 중박 작가들 중에서 나쁘지 않은 축에 속했다.
그러나 강정호에겐 한참 부족해 보였다.
심지어 그 부족함의 기준까지 생겨났다.
“황제 로키인가 하는 작가는 신인 주제에 ‘5천, 10%, 전권 보장’인데. 내가 ‘5천, 12%, 전권 보장’은 너무 적은 거 아니냐? 게다가 조금이라도 증쇄해 준 작가잖아?”
얼마 전 차기작 이야기를 꺼내볼까 해서 잠시 들렀던 썬더버드 출판사에서 들렀다. 그러던 중 강정호는 썬더버드 출판사의 편집자 한 명이 켜둔 북조아 쪽지 하나를 볼 수 있었다.
그건 바로 이준경 작가가 컨택 쪽지에다가 보낸 답장!
거기서 썬더버드와 같은 메이저 출판사인 푸른숲이 이준경 작가에게 조건을 얼마나 제시했는지 알게 됐다.
덕분에 부수나 퍼센티지만 올리려고 갔던 발걸음을 그대로 돌렸다.
이조한에게 어떤 조건으로 차기작 계약을 하자고 할지 고민하기 위해서.
반면 이조한은 속으로 자신을 대단한 것처럼 떠드는 강정호를 깎아내렸다.
‘아, 거 200부 좀 더 팔린 거 가지고 생색은 더럽게 내네. 그래도 증쇄라고 200부 팔렸을 때 받는 것보다도 많이 챙겨줬구만.’
한 200부가 아니라 2,000부······. 아니, 그 반인 1,000부만 증쇄했어도 이 정도까진 나쁘게 보지 않았을 거다.
만약 1,000부를 증쇄했다면 정말 대단한 일을 해낸 거니 오히려 차기작 계약 조건에 대해서도 꽤나 후했으리라.
하지만 꼴랑 200부 증쇄해 놓곤 마치 2만 부라도 증쇄한 것처럼 유세를 해대니 참 아니꼬웠다.
그렇다고 잘 팔아주고 있는 작가를 놓칠 순 없는 법.
이조한이 물었다.
“그래서 도대체 얼마나 올려 달란 겁니까?”
거기서 강정호는 이준경 작가가 푸른숲 출판사에게 받은 조건부로 하루꼬박 고민하며 결정내린 조건이 뭔지 밝혔다.
“‘6천, 14%, 전권 보장’해 줘.”
무려 부수도 천 부나 올린 것도 모자라 퍼센티지가 높인 조건.
이조한의 머릿속에선 둘 중 하나만 올렸다면 아무리 적은 부수라도 증쇄한 작가니 그러려니 했을 텐데, 둘 다 올려 버리니 일단 난감한 기색부터 비췄다.
“형님, 그건 좀······.”
왠지 자신이 제안한 조건을 난감해하는 기색이 보이자 강정호가 갑질에 나섰다.
작가가 할 수 있는 최고의 갑질을.
“왜? 안 돼? 그럼 나 딴 데 가? 제이크도 이대로 조기종결 칠까?”
하지만 갑질은 실패로 돌아갔다.
“그렇게 나오셔도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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