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 writer! RAW novel - Chapter 30
나는 작가다 030화
30화
드래곤 나이트에게 밀린 헛바람…… 아니, 게일 작가 강정호.
자신을 밀어낸 이준경 작가에게 화가 났다.
“신인 주제에 한 작품도 제대로 완결내지 않았으면서 신작을 연재해?”
주제넘다고 생각했다.
신인이면 신인답게 처녀작이나 제대로 완결을 칠 것이지, 아직 계약만 하고 출간도 안 했으면서 신작을 연재한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성정이 불같아 화를 잘 낼지언정 꽤 잔뼈가 굵은 기성 작가인 강정호.
금방 화를 가라앉힌 뒤 이성적으로 판단했다.
현 상황에서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연재 분량을 늘려?”
북조아에서 높은 순위를 얻기 위해선 성적이 뒷받쳐줘야 했다.
당일 오른 조회수, 선작수, 추천수의 총합인 성적.
때문에 편수가 많을수록 유리했다.
여러 편이 올라가면 그만큼 투데이 베스트 성적에 반영되는 점수가 높아졌으니까.
강정호는 다시금 북조아 사이트로 들어간 뒤 투데이 베스트를 확인했다.
이미 황제 로키는 매일 한 편씩만 연재하기에 세 편씩 연재하는 자신을 꺾고 1등에 오를 수 없었다.
문제가 되는 건 이준경 작가의 신작인 드래곤 나이트.
황제 로키 초창기와 성장세가 엇비슷하다.
그 말인즉, 자신이 무슨 짓을 해도 투데이 베스트 1위를 탈환할 기회가 생기지 않는단 소리.
결국 강정호는 북조아 1위를 포기했다.
“그래, 여기 1위는 네놈에게 내어주마.”
여기 1위는 내어준다.
즉, 다른 1위는 내어주지 않겠단 소리.
이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더 이상 자신은 이준경 작가를 이길 수 없었다.
북조아 성적으로는.
이준경 작가를 꺾기 위해서 강정호는 휴대폰을 꺼냈다. 그러곤 썬더버드 출판사의 담당자인 이조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조한이 금방 받았다.
“예, 형님?”
“시간 좀 되냐?”
“안 돼도 형님이 통화하자고 하시면 만들어야죠.”
“그래, 일단 나 출간일 좀 미루자.”
전화한 본론을 꺼낸 강정호의 말에 이조한은 당혹스러웠다.
출간일을 연기하자니.
이해할 수 없단 목소리로 물었다.
“예? 갑자기 출간일은 왜요?”
“연재 좀 하게.”
“무슨 연재요? 이미 연재라면 충분히 하셨잖아요?”
사실 이미 질풍의 마도사는 출간 공지를 올리고 작품을 내려도 한참 전에 내렸어야만 했다.
그러나 황제 로키의 연재 편수가 점점 줄어드는 걸 보고서 강정호가 조금만 더 있으면 1등할 수 있을 거라며 출간 공지를 미뤄 달랬다.
확실히 강정호가 말한 것처럼 질풍의 마도사는 이틀간 북조아에서 1등을 거머쥘 수 있었다.
때문에 이조한도 아무 말 없이 강정호가 하고 싶은 대로 좀 더 연재하게 내버려 뒀다.
어쨌거나 자신들도 출간작품 띠지에 연재사이트 1위라고 박아놓는 편이 좋았으니까.
비록 그게 이틀뿐이었을지라도.
한데 갑자기 연재를 하겠다고 출간일을 연기하잔다.
대관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도통 이해할 수 없단 이조한에게 강정호가 말했다.
“북조아는 내릴 거다.”
“그럼 무슨 연재를 하신다는 겁니까?”
“무림북, 서룡넷, 북스월드, 데미안.”
현재 북조아를 제외한 연재처들.
강정호의 언급에 이조한이 눈치를 챘다.
“설마 거기 다 연재하시려고요?”
“어, 최대한 독자 끌어 모으려고.”
“흐음.”
연재하지 않았던 연재 사이트들에다가 질풍의 마도사를 올려서 종이책 독자들을 늘리겠다.
나쁘진 않은 이야기였다.
하지만 시기가 나쁘다.
이미 계약하고 질풍의 마도사 1,2권 출간일로 잡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근데 이제 와서 연재를 추가적으로 하겠다니.
연재란 게 한 열 편, 스무 편 정도 올려선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최소한 1권 분량에서 2권의 절반 정돈 보여줘야지 효과가 있었다.
그럼 최소 30편에서 50편인데, 나머지 사이트들은 북조아와 다르게 매일 올라간 편수 중 가장 높은 조회수를 지닌 걸로 당일 베스트가 정해졌다.
때문에 장기간을 두고 연재해야만 했다.
독자 유입을 최대한 늘려서 투데이 베스트에 들어야 했기에.
그래서 강정호가 북조아만 연재했던 거다.
북조아의 경우 폭참을 하면 첫날부터도 빠르게 투데이 베스트 1위에 들어갈 수 있었고, 대다수 작가들이 그런 식으로 투데이 베스트를 들기 위해 많은 연재분을 푸니 독자층이 제일 많았다.
게다가 무협이라면 무림북이 대세였지만, 판타지에 있어선 가장 으뜸으로 쳐주는 연재 사이트가 북조아였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질풍의 마도사로 북조아 사이트에서 장기집권 후 몸값을 올린 채 출간했겠지만, 그 모든 게 단 한 명의 신인 작가 때문에 싹 다 틀어졌다.
이준경이란 신인 작가에게.
덕분에 담당자인 이조한만 난처했다.
이제 와서 다른 사이트를 연재할 거니 출간일을 연기해 달라니.
기한이 널널했다면 출판사 입장에서도 강정호의 이야기를 좋게 받아들였을 거다.
작가가 여기저기 원고를 선보여서 종이책 독자 유입을 늘려놓으면 파는 입장에선 좋았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계속 이야기했다시피 출간일 예정이 있단 게 문제였다.
이미 출간일이 언제인지 출판사 공식 홈페이지부터 해서 대여점 협회와 각종 연재 사이트에 공지했다.
이조한이 아는 강정호라면 분명히 각 연재 사이트에서 1등을 휩쓸어야 속이 시원해질 작가였다.
단숨에 투데이 베스트 1위를 쟁취할 수 있는 북조아와 다르게 타 연재사이트들은 너무 기간이 오래 걸렸다.
그럼 자연스레 출간일도 미뤄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이조한은 고민 끝에 난처한 목소리로 말했다.
“형님도 아시다시피 그곳들은 1위를 하려면 꽤 장기간 투자해서 연재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럼 저희가 공지한 출간일이 너무 늦어집니다.”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부탁하잖아.”
부탁하니 미뤄 달란다.
그 말에 이조한은 강정호에게 들리지 않을 크기로 코웃음 쳤다.
‘언제 부탁했다는 건데?’
어이가 없었으나 대놓고 그리 이야기할 순 없었다.
어쨌거나 출판사 돈줄 중 하나였으니까.
이조한은 강정호에게 여전히 어렵단 듯이 이야기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날 형님의 작품이 나오길 기다리는데요?”
“야, 많이도 아니야. 딱 일주일만 늘려줘.”
일주일.
그 정도라면 늘려줄 수는 있었다.
하지만 굳이 연기해도 되지 않을 걸 연기한다면 그에 대한 기대가치가 있어야만 했다.
가장 큰 기대가치는 그 일주일로 1위를 할 수 있느냐였다.
어쨌거나 북조아 말고도 다른 연재 사이트에서도 1위를 했다고 홍보하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으니까.
“일주일요? 그 정도 미룬다고 방금 이야기하신 사이트들 1위 하실 수 있겠습니까?”
“인마, 다 방법이 있으니 일주일만 연기해 달란 거잖아. 솔직히 그 정돈 재량껏 가능하잖아?”
아무리 강정호가 다혈질에 막나가는 사람 같아도 없는 말을 지어내진 않았다.
즉, 정말로 방법이 있단 소리였다.
이조한은 그 방법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적당히 핑계를 댄다면 일주일 정돈 가능하긴 한데…… 근데 정말 일주일 더 늘려드리는 걸로 타 연재 사이트들에서 1위가 가능하시겠습니까?”
“왜? 내가 못할 것 같냐?”
“그곳들은 최소 20편은 올려야 독자 유입이 되고, 북조아처럼 폭참한다고 투데이 베스트 성적이 산정되는 게 아니니 한 열흘에서 이십 일은 연재하셔야 가능할 텐데요?”
“거참, 다 방법이 있다니까 그러네.”
“무슨 방법요?”
“북조아 내리고, 다음 편은 다른 연재 사이트에서 푼다.”
방법이 뭔지 들은 이조한이 황당해했다.
“예? 그럼 무료 원고를 더 푸시겠다고요?”
출간일 연기도, 북조아 연재 중단도 황당했다.
하지만 제일 황당한 건 무료로 원고를 더 푼다는 것이었다.
뻔히 그렇게 했다가 원고가 재미없는 부분이라도 알려지면 독자가 떨어져 나가리라.
강정호야 그럴 일 없을 거라며 확신했다. 심지어 타 사이트 연재를 해서 자신이 1위 할 거란 사실도.
“그렇게 해서 타 사이트들 1위도 책 띠지에 박으면 너희도 좋잖아?”
“뭐, 형님이 말씀하신 것처럼만 된다면야 일주일 연기 정돈 재량껏 할 수 있긴 합니다. 근데 정말 가능하시겠습니까? 아니면 차라리 서룡넷만 하시죠?”
이미 고집불통인 강정호가 다짐했으니 자신이 뭐라고 한들 말을 귓등으로 들으리라.
그렇다면 차라리 확실한 방법을 택했으면 했다.
띠지에 서룡넷 1위를 박는 쪽으로.
그러나 강정호는 이조한의 제안에 자신이 왜 그래야 하냐며 받아쳤다.
“왜?”
“괜히 북조아 내리고 다음 편 다른 데서 연재한다고 하면 독자들 반발만 살 텐데. 그나마 다음 편 궁금해서 쫓아가는 독자들이 분산돼서 조회수 애매하게 오를 것까지 감안하면 한 곳에 집중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네 말은 내가 1등 못할 것 같단 거냐?”
“그게 또 형님 필명이 아직은 헛바람으로 되어 있지 않습니까? 형님이 종이책 나갈 때 게일로 바꿔 달라고 부탁하셔서.”
“어차피 그 출간 내용도 바꿔야 한다.”
“예?”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출간 공지까진 신인인 척하고, 정작 종이책이 나가고 나면 제이크의 게일 작가란 걸 밝혀 달라고 했다.
근데 출간 내용도 바꿔야 한다니?
어째서인지 강정호가 그 이유를 알려줬다.
“다른 사이트들 연재할 때 게일로 할 거다.”
“제이크 필명을 까신다고요?”
“어, 설마 내가 아무 방도 없이 타 사이트 연재를 한다고 했을 것 같냐?”
그토록 자신이 타 연재사이트에 올려서 1위를 할 거란 자신감을 내비친 이유가 뭔지 알 수 있었다.
제이크의 게일 작가.
판타지 독자들이 완전 소중하게 여길 만한 작가는 아니었어도 거르진 않아도 된다고 여겼다.
그런 작가의 작품이 올라왔으니 각 연재 사이트 독자들 입장에선 관심을 충분히 가질 법했다.
이조한은 강정호가 생각해 둔 방법을 정리해 봤다.
“흠, 북조아 1등 작품의 다음 내용과 게일이라는 필명으로 다른 연재 사이트에 도전하신다는 거죠?”
“그래, 이제 좀 믿을 만하냐?”
“후, 언제 형님이 제가 안 믿는다고 안 하셨습니까?”
“잘 아네. 그리고 한 가지 부탁할 게 더 있다.”
“또 무슨 부탁요?”
안 그래도 자꾸 불안한 부탁들뿐인데, 거기에 하나가 더 있단다.
그 부탁이 뭔지 강정호가 말하기 무섭게 이조한의 표정이 썩어들어갔다.
“나 8천 부 찍어줘라.”
“예? 형님, 그건 이미 계약이 끝났잖습니까?”
“내 돈낼 테니 추가로 찍어 달라고.”
“그건 또 무슨…….”
작가가 자기 돈을 쓸 테니 추가 부수를 찍어달라니.
이건 무슨 듣도 보도 못한 경우인가 싶었다.
강정호는 어째서 이런 부탁을 한 건지 이유를 밝혔다.
“나도 같이 8천 부 찍어서 녀석보다 뛰어난 작가란 걸 입증시키고 싶다.”
녀석보다 뛰어난 작가란 걸 입증하고 싶다.
거기서 이조한은 깨달았다.
왜 강정호가 이런 무리수들을 두는지.
“그러니까 추가로 찍는 부수에 관한 비용을 형님이 지불할 테니, 이준경 작가랑 종이책 부수로 겨뤄보고 싶단 겁니까?”
“그래.”
꽤나 결의를 다진 목소리다.
처음으로 이조한이 강정호와의 통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이조한 역시 사내이다 보니 왠지 모를 호승심이 생기긴 했다.
자기 담당 작가가 현재 시장에서 가장 핫이슈인 작가와 자웅을 겨루고 싶다.
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아무리 강정호가 자비를 부담한다고 하나 2천 부나 더 찍는 일은.
거기서 이조한은 고민에 빠졌다.
“흐음.”
고민하는 이조한에게 강정호가 평소와 같은 상태로 돌아왔다.
“왜? 안 돼? 그럼 사장한테 직접 전화해 볼까?”
“아닙니다. 사장님에겐 제가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꼭 되게 해라. 만약 안 되면 나 파기한다고도 말하고. 참고로 나 이번에 계약금 10만 원 받은 거 알지? 세 배 해봐야 30만 원이다.”
또 작가로서 갑질을 해댔다.
안 되면 파기할 거라고.
결국 같이 호승심을 불태우던 사내에서 을인 편집자로 돌아온 이조한은 속으로 읊조렸다.
‘에혀, 그럼 그렇지. 사람이 변할 리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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