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15)
01015 %3C프리시즌 헬조선편%3E 한 번 물면 놓지 않아요 =========================================================================
지금 델지는 천하의 죽일 놈으로 포장돼 있다. 꿈의 피부 치료제 GCS를 빼앗으려는 악랄한 대기업의 이미지를 뒤집어썼기 때문이다.
아니,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델지는 한두 번 데이고 화들짝 놀라서 이미 손을 털었다. 그리고 지금 GCS를 한창 공작하는 것은 라테그룹이었다. 그런데 그 라테그룹이 한 짓까지 델지의 짓으로 오해 받고 있으니, 어찌 억울하지 않을까.
“신 회장님의 말씀이 틀리지 않습니다.”
그때, 최정환 회장이 입을 열었다. 국내 통신과 석유화학 사업을 꽉 쥐고 있는 데스케이 그룹 회장이었다.
“지금 드러난 성질만 해도 결정체는 차후 우리나라를 100년은 먹여 살릴 보물이 될 겁니다. 당연히 주변국들이 탐을 내겠지요. 우리가 나서지 않으면 최윤 박사는 맥없이 결정체를 그들에게 빼앗기고 말 겁니다.”
“맞습니다. 젊은 과학자 한 명이 무슨 힘이 있어 그것을 지키겠습니까. 우리 기업들이 도와야 합니다. 그래야 최윤 박사도 자기 발표를 지킬 수 있고, 또 국민과 국기의 이익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우리 외에 누가 나서겠습니까.”
의견은 점점 최윤을 도와 나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모이고 있었다.
그때 보다 못한 구현준이 나섰다. 그는 할아버지를 수행하는 자격으로 참석했지만, 이 말은 꼭 해야 했다.
“회장님, 결정체로 GCS를 만들었다고 하면 GCS사도 여기에 연관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총수들 앞에서 대놓고 발언할 수 없었기에 그는 조부인 구필성 회장에게만 조용히 말했다. 구필성 회장은 가볍게 끄덕이고는 손자의 지적을 발언했다.
대체로 질문이 나온 것 자체는 수긍하지만 그 대답에는 회의적인 표정들이었다.
“그건 아닐 거라 봅니다. GCS측은 우연히 결정체를 얻은 게 분명합니다. 아마 그게 뭔지도 모르고 효능이 좋으니까 상품화해서 팔고 있는 거겠지요.”
“최윤 박사가 본래 대머리라고 들었습니다. 탈모 효능에 호기심을 품고 GCS의 성분 분석을 한 거라고 합니다. 유지웅이라고 했던가요? 그 친구를 설득해서 결정체를 겨우 하나 얻어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라테 회장의 발언에 다들 호오, 하고 감탄을 나타냈다. 아직 거기까지는 정보가 닿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간이 없습니다. 어서 우리가 결정을 해야 합니다. 국내 재벌들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손도 쓰지 못하고 결정체를 해외에 빼앗기고 말 겁니다.”
“데스케이는 찬성입니다.”
“우리 미래자동차도 찬성입니다.”
“우리 미래중공업도…….”
“우리 단화도…….”
10대 대기업 모두가 찬성을 했다. 딱 하나, 델지그룹을 제외하고.
라테 회장, 신철호가 물었다.
“델지는 의향이 없으십니까?”
비록 같은 회장이라지만 나이 차이도 있고, 구필성에 비해 신철호는 연배가 모자랐기에 정중한 말투를 구사했다.
구필성은 손자 구현준을 힐끔 살피고는 말했다.
“우리 델지는 지금 그럴 여력이 없소. 아쉽지만 이번 일에는 끼지 못할 듯합니다.”
“그렇다면야…….”
다른 그룹들은 그에 관해 더 말하지 않았다. 아마 속으로는 경쟁자가 하나 줄었다고 좋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힘을 합해야 외국으로부터 결정체를 지킬 수 있다는 처음 논제와는 조금 어긋나지만.
회의가 끝나고 회장들은 뿔뿔이 흩어져 나왔다. 힘을 합치기로 합의한 이상, 시간을 끌고 있을 순 없었다. 해외에도 낚아채가기 전에 서둘러 접촉을 해야 했다.
“네가 말한 대로 했다만…… 정말 확신하느냐?”
“예, 회장님. 우리 델지를 곤란하게 만든 기업은 라테 그룹이 틀림없습니다. 헌데 라테그룹이 발 빠르게 내세운 계획에 동참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흐음.”
“라테는 믿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 생각에는 결정체의 주도권은 최윤이 아니라 유지웅 사장이 분명합니다.”
“어째서 그리 확신하지?”
“제 느낌이지만, 그는 너무 당당합니다. 적어도 결정체가 무엇인지 전혀 모르는 애송이 같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최윤도 그와 강하게 연결되어 있을지 모르지요.”
“그게 사실이라면 보통 일은 아니지.”
구현준은 GCS사측에 호되게 당했다. 정효주가 찾아와서 멱살을 잡고 폭력까지 행사했었으니. 그렇게 호되게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디도 제대로 못했다.
그들이 가진 기묘한 자신감, 그리고 가느다란 팔뚝에서 나온 우악스러운 힘은 알 수 없는 의문으로 남는다. 구현준은 저도 모르게 정효주에게 맞았던 부위를 어루만졌다. 아직도 그날의 고통이 몸에 남아 있는 듯했다.
‘보통 젊은이들이 아니야…….’
다른 10대 기업들은 운 좋은 애송이 취급을 하고 있지만, 직접 몸으로 체득한 바가 있는 구현준은 달리 생각했다. 적어도 지금은 지켜보는 게 생존하는 길이라고.
“아직은 지켜봐야 합니다.”
“믿어 보마.”
* * *
최윤은 하루아침에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는 인지도만 보면 이미 해외 유수의 과학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최정상급 과학자였다. 이제 겨우 학부생에 불과함에도.
바빠진 건 최윤뿐만이 아니다. 이미 GCS로 유명해진 유지웅은 새로운 종류의 방문을 맞이하고 있었다.
“결정체 재고를 달라고요?”
“그렇습니다. 국내 과학계 발전을 위해 시급한 일이니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격은 제대로 쳐서 매입해드리겠습니다.”
“아니, 그래도 그렇지. 사적 재산을 국가가 마음대로 압류한다는 게 말이나 돼요? 이건 강탈이나 다를 바 없잖아요?”
“강탈이라니요. 중대한 국익을 지키기 위함이니 부디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정부에서 제대로 된 가격으로 매입할 겁니다.”
나민규는 고압적인 느낌과 호소를 섞어서 말했다.
지금 정부는 일단 유지웅이 보유 중인 결정체를 매입한다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다른 나라가 채가기 전에 서둘러 선점해야만 했다. 그래야 최대한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하나 더.
“최윤 박사님이 자기도 모른다며 한사코 말해주지 않던데…… 결정체는 대체 어디서 캤습니까?”
“캐다니요?”
“우리나라 어딘가에 광맥이 있어서 캔 거 아닙니까?”
나민규는 떠보듯이 물었다.
이미 유지웅이 전라남도 나주시 인근산에 상당한 양의 토지를 사들인 것은 확인했다. 그 시기는 참으로 절묘하게도 GCS를 판매 사업을 시작하기 이전이었다.
결정체의 존재가 발표되고 미래창조부에서는 즉각적으로 그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비밀리에 인력을 보내 유지웅이 보유한 토지를 샅샅이 뒤졌다.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결정체 광맥을 찾기 위해서였다.
허나 유지웅도 일을 허투루 하지 않았는지, 좀처럼 광맥의 위치를 찾을 수 없었다.
보유 토지가 거의 산 하나에 육박할 정도로 넓다 보니 수색이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평당 만 원도 안 될 만큼 땅값이 쌌기 때문이다.
“광맥이라뇨. 그런 건 몰라요.”
“다 알고 있습니다. 나주시에서 보유하고 있는 야산에 결정체 광맥에 있는 거 아닙니까? 구체적인 위치를 말씀해 주십시오. 도둑들이 몰래 채굴하기 전에 서둘러 지켜야 합니다.”
“글쎄요, 잘 모른다니까요.”
나민규는 헛웃음을 짓고 표정을 다소 싸늘하게 했다.
“실수하시는 겁니다. 지하 광물은 어디까지나 토지 소유주가 아닌 국가 소유입니다. 지금부터라도 협조하시면 채굴사업권에서 편의를 봐드리겠지만, 끝내 협조하지 않으신다면 법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장님께도 결코 좋지 않을 겁니다.”
광맥은 유지웅이 보유한 야산 어딘가에 있고, 지하 광물은 국가의 소유다. 국내에 있는 광맥이 어디로 도망갈 리도 없으니, 정부는 독 안에 든 쥐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결정체만 있으면 GCS를 만드는 건 일도 아니니, 유지웅을 쭉정이로 만들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그에게 이미 준 40조 원도 쿨하게 잊어버릴 수 있을 만큼, 결정체가 가진 가능성은 실로 무궁무진했다.
“아, 진짜 모른다니까요. 알아서 찾아보시던가요.”
“……후회하실 겁니다.”
유지웅은 킥킥 웃었다.
“후회? 누가 후회하는지 보자구요.”
* * *
정부는 공개적으로 대규모 인력을 유지웅 소유의 야산에 보내 광맥을 찾기 시작했다. 산 자체의 소유권은 건드리지 못하지만 광물은 국가 소유이니, 합법적인 권력의 행사였다.
델지를 제외한 10대 대기업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야산을 들쑤시고 다니는 동안에도 유지웅은 보란 듯이 GCS를 만들어서 팔았다.
한 달이 흘렀지만 정부는 광맥의 단서도 잡지 못했다. 정부, 대기업, 그리고 해외 세력들은 유지웅이 GCS를 만들어서 팔수록 초조해져갔다.
한 번 GCS로 가공을 해버리면 피부 치료제 외의 목적으로는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혹시 결정체는 저게 전부가 아닐까? 이미 유지웅은 광맥에서 전부 캐내고 덮어버린 것은 아닐까?’
만약 그렇다 하면, 저 결정체가 다 소진되면 어찌할 것인가? 저 아까운 것들을 겨우 피부, 탈모 치료제로 쓰다니! 그들로서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틀림없습니다. 자기가 발견한 광맥에서 이미 다 캐낸 겁니다. 아니, 광맥이라고 할 것도 없이 암석에 밀도 있게 뭉쳐 있던 거겠지요. 이제껏 수색했지만 땅을 크게 파헤친 흔적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그럼 그 야산에는 더 이상 결정체가 없다는 겁니까?”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야산에만 없을 뿐, 다른 곳에는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전라남도 지역의 모든 산을 뒤져야 합니다. 아마 그 지역 어딘가에 분명히 결정체 광맥이 나올 겁니다.”
“으음.”
대기업들은 정부에 적극 협조한 채로 광맥 찾아 삼만리에 나섰다. 그러나 두 달이 가고, 세 달이 가도록 결정체 광맥은 찾지 못했다. 애꿎은 야산을 수색하고 파헤치느라 소유주들에게 보상금을 주고, 중장비를 동원하고, 인력을 동원하다 보니 생돈만 크게 날렸다.
* * *
“이야, 그 야산 사둔 게 이렇게 절묘하게 먹힐 줄이야. 난 효주 네가 왜 쓸데도 없는 야산을 사나 했네.”
“후후, 미래를 대비했을 뿐이야.”
“그럼 이제 딜을 걸어도 되겠지?”
“안 돼. 저들이 찾다 찾다 포기하고 미치고 팔짝 뛰고 그래서 울면서 엎드릴 때까지 기다려.”
“아, 금고에 있던 결정체 다 썼네. 그래도 뽑으면 안 되겠지?”
“어디서 감시하고 있을지 몰라. 당분간 균열은 그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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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집 문제로 스트레스 엄청 받구 있어서 글이 띄엄띄엄해요.ㅜㅜ
죄송죄송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