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32)
1032 < — 설악마스터 — >
「제니스 컴퍼니, 대미 MOU 체결!」
「미국, 향후 철강 강화제 10년 간 사실상 독점의 길 열려.」
「총 거래금액 1조 달러 육박!」
미국과의 협상 결과가 헤드라인을 강타했다.
원래 친재벌 정책을 펼치는 언론사들은 제니스 컴퍼니에 좋은 말을 해주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까 내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건 왜곡하기에는 너무나 큰 팩트였다. 하물며 다른 이도 아닌 미국의 대통령까지 얽혀 있는 사안이다. 잘못 보도했다가는 어떤 역공을 맞을 줄 몰랐다.
“1조 달러라고? 1조 원이 아니라?”
“세상에, 그럼 우리나라 돈으로 천조 원?”
“캬, 역시 천조국 황상의 위엄이란. 천조 원쯤은 아무렇지 않게 쿨하게 내주는 거 보소.”
좋은 소식이 분명하다. 제니스 컴퍼니뿐만 아니라 한국 전체적으로도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재벌, 그리고 재벌과 친한 행정부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나 다름없었다.
“1조 달러라니, 대체 이게 어떻게 된 겁니까?”
“그게 미 국무부에서 제니스 컴퍼니와 직접 협상을 한 모양입니다. 철강 강화제를 향후 10년 간 독점적으로 미국에만 판매하기로 했답니다. 대신 미국은 10년치 대금을 전액 선불로 지불하기로 했고요.”
완전한 독점은 아니고 우선적으로 판매하겠다는 거지만, 한국 정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연간 철강 생산량이 1억 톤이 넘는 미국 시장을 커버하려면, 생산되는 모든 철강 강화제를 쏟아 부어도 부족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안타까움에 몸을 떨었다.
당장 보스코 등 챙겨줘야 할 국내 철강 업체들이 줄을 서 있는데. 국내 철강 품질 경쟁력부터 강화해야 하는데.
그런데 일개 개인이 주요 전략 자원을 멋대로 해외에 수출하겠다고 결정해버리다니!
“이건 중대한 국익 침해입니다. 본래 광물이라는 것은 국가의 것이지 개인의 것이 아닙니다. 제재를 해야 합니다.”
“미국까지 나섰는데 제재가 가능하겠어요? 그리고 제재를 하려고 해도 뭔가 공략할 구멍이 있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당장 결정체 광맥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판에 무슨 제재를 하겠다고?”
광맥은커녕, 유지웅이 결정체를 평소 어디에 보관하고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정체를 임시로 쌓아두는 보관소가 있기는 하다. 하지만 반출되는 양은 있는데 반입되는 양은 없다.
감시팀은 마치 보관소 안에서 결정체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닐까 하는 미친 의견까지 제출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반입양도 없는 상황에서 저런 반출양이 설명이 안 된다는 것이다.
“10대 재벌들이 지금 난리가 났습니다. 미국에서 돈이 들어오면, 다른 대기업들이 현재 진행 중인 전남 산업단지에 개입할 여지가 더더욱 없어지게 됩니다.”
총 예상 공사비 1,000조 원 이상.
아무리 제니스 컴퍼니가 잘 나간다 해도 단기간에 그런 공사대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기 자금 조달에 허덕이고 있을 때 나서면 된다고 여겼다.
그런데 이렇게 뒤통수를 맞았으니, 지금쯤 10대 대기업들은 얼얼한 뒤통수를 매만지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미 행정부에서 공인한 사업을 가지고 태클을 걸 수도 없다.
유지웅도 한 번만 더 방해했다가는 아예 모든 것을 싸 짊어지고 해외로 뜰 거라고 경고하지 않았던가.
‘결정체 광맥을 찾아야 하는데.’
분명 어딘가에 광맥이 있다. 그리고 유지웅은 이미 그 중에서 많은 양을 파내서 어딘가에 축적하고 있으리라.
그것을 찾아내는 게 우선이다. 그 전에는 유지웅을 건드려선 안 된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머리를 감싸고 고민했다.
대체 결정체 광맥은 어디에 있을까?
“역시 사람은 돈이 생기면 자랑을 해야 된다니까. 감춰놓고 겸손 떨어봤자 사람들이 우습게보기만 해요.”
유지웅은 기분이 좋아서 흥얼거렸다.
미국과 계약을 체결한 이후, 주제도 모르고 불나방처럼 달려들던 잔챙이들이 많이 정리 되었다. 자신들이 감히 건드릴 수 없는 먹이라는 것을 깨닫고 겁을 먹어 물러난 것이다.
“내가 공사대금 부족해서 여기저기 손이라도 벌리고 다닐 줄 알았지?”
돈을 빌리진 않겠지만,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서 사업권을 개방할 것이라 여긴 하이에나들은 많았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효주가 말했다.
“근데 왜 이렇게 소문이 빨리 난 걸까? 국내 언론사들이 어떻게 그렇게 빨리 냄새를 맡았지?”
“아, 내가 제보했거든.”
“……뭐라고?”
“이런 건 빨리 빨리 널리 퍼트려야 하니까. 내가 잘 정리해서 제보했어.”
“신문사들도 그걸 알아?”
“당연히 모르지. 아주 신이 나서 써제끼던데?”
정효주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래, 유지웅은 이런 성격이었지.
“그럼 철강사업은 어떻게 되는 거야? 원래 그걸로 공사자금 조달하려고 했잖아? 철강 강화제 미국에 독점으로 주면 철강사업은 접는 거야?”
“아니, 그건 그것대로 진행할 건데? 미국에 우선적으로 팔아준다고 했지 내가 쓸 걸 따로 빼놓지 않는다곤 안 했어.”
“양이 충분할까?”
“쯧쯧, 남이 부족할 것을 걱정해야지 내가 부족할 것을 걱정하면 안 돼.”
“…….”
이제는 익숙해진 자신감 넘치는 모습, 하나하나 대꾸해줄 의욕마저 사라져 버린 지 오래다. 그 자신감이 충분한 근거에서 기인했다는 것이 가끔 얄밉기까지 하다.
“공사대금은 이미 다 확보했고, 뭐 이제 벌어들이는 돈은 여유자금으로 활용하면 되겠네. 지금부터 미리 유통망을 확대하는 것도 나쁘진 않지.”
“너무 이른 거 아니야? 아직 공단 지어지려면 한참 남았는데?”
“공장 다 올라갈 때까지 놀고만 있을 순 없잖아. 시간을 아껴 써야지. 우리가 짠 바닷물 맞아가며 참치잡이로 고생하던 시절을 생각해 봐. 사람이 조금 풀렸다고 해서 놀면 안 돼요. 돈 없어서 고생하던 시절을 항상 간직해야지.”
“하루에 몇 십억씩도 벌던 시절을 돈 없다고 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지만…… 아무튼 네 말은 알겠어.”
GCS(결정체로 만든 액상 비누) 경매 사업은 날개 돋친 듯이 잘 풀리고 있다.
국제 부호들은 경매가 열리기만을 기다렸다가 앞을 다투어 GCS를 사 갔다. 개당 수십 억 원 이상에서 팔리는 GCS는 제니스 컴퍼니의 효자 아이템이다.
“흠…… 금을 미리 확보해두는 것도 나쁘진 않겠네.”
“금 사려고?”
“금은 인류 공통의 기축통화지. 여유자금이 있을 때 축적해두는 것도 나쁘지 않아. 금이나 사야겠어.”
“얼마나 사려고?”
“그거야 얼마나 팔 수 있는지부터 알아봐야지. 균열에서 금을 만들어낼 순 없잖아.”
유지웅은 횃대에 앉아서 깃털을 고르고 있는 브라우니를 힐끔 바라봤다. 그의 시선을 느낀 브라우니가 화들짝 놀라서 머리를 들었다.
“야, 브라우니. 일할 시간이야.”
―캬아악! 캬악!
“아무리 그렇게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앙탈을 해도 소용없어요. 널 놀게 하지 않을 거예요. 일하자, 브라우니.”
―캬아악!
미국은 타국 몰래 열심히 설악산을 뒤지고 다녔지만, 끝내 브라우니의 흔적은 찾아내지 못했다. 그 어떤 스캔 반응에도 브라우니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천 대가 넘는 초소형 정찰드론까지 동원해서 설악산 일대를 밤낮으로 뒤지고 다녔지만, 브라우니의 그림자는 코빼기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백악관은 포기하지 않았다.
어떻게 해서든 그 놀라운 영조를 찾아내서, 그 신비함을 풀고 말 것이라는 의욕에 불타고 있었다.
그렇게 백악관이 나타나지 않는 브라우니를 간절히 찾아다니고 있을 무렵, 마침내 신이 소원을 들어주셨다.
“각하! 이리 나와 보십시오!”
비서실장이 숨이 넘어갈 듯이 달려오자 집무실에서 업무를 보던 트럼프는 퉁명스럽게 반응했다.
“무슨 일인가?”
“괴조가! 설악마스터가 나타났습니다! 지금 백악관 정원으로 찾아왔습니다!”
“뭐라고!”
트럼프는 놀라서 한달음에 달려 나왔다.
과연 비서실장의 말대로 백악관 야외 정원에 토종 수탉의 모습을 하고 있는 브라우니가 도도하게 서 있었다.
늘씬한 두 다리로 땅을 디딘 채 꼿꼿이 서 있는 그 늠름함이란! 같은 무게의 황금보다 비싸다는 F-22 랩터 따위와는 비교도 안 되는 날렵함이 느껴진다.
브라우니는 앞발을 들고 까딱거렸다. 트럼프는 얼른 그 말뜻을 알아차리고, 자신의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미끄러지듯이 던져 주었다.
브라우니는 능숙하게 액정을 터치했다. 트럼프는 톡 메시지 진동을 느끼고 얼른 핸드폰을 쥐었다.
그렇게 미국 대통령과 설악산의 주인 사이에 실시간 커뮤니케이션이 시작되었다.
―안녕하신가?
―안녕할 리가 있겠나. 당신 같은 신비한 생명체가 지구상에 존재한다는 비밀을 알아버렸는데. 그 때문에 흥분해서 좀처럼 다른 업무에 집중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거 유감이군. 하지만 난 인류에게 해악을 끼칠 마음이 없다. 그러니 불필요한 의심이나 불안함을 품을 필요는 없다.
―알고 있다. 이것은 순수한 지적 호기심이다.
―그럼 내가 왜 다시 찾아왔는지도 궁금하겠군.
―사실 매우 그렇다. 다신 안 나타날 것처럼 사라져놓고 갑자기 나타나서 지금 의아해하는 중이다.
―필요한 게 생겼는데, 아무래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아서 찾아왔다.
―필요한 것?
―금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저도 모르게 참모들과 시선이 마주쳤다. 실시간으로 톡 대화를 확인하던 참모들도 의아해서 눈빛으로 의견을 교류했다.
‘금이라고?’
‘왜 금이 필요하다는 거지?’
트럼프는 잠시 생각하다가 액정을 두드렸다.
―금이 필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또 얼마나 필요한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물론 적절한 대가는 지불하고 구입할 생각이다. 둥지가 마모돼서 보수하려면 금이 필요하다.
‘둥지가 마모돼? 보수?’
아무래도 저 영물은 금으로 만든 둥지에서 머무는 걸 좋아하는 것 같다. 그렇게 트럼프와 참모들은 설악마스터에 관한 정보 하나를 업데이트했다.
―금을 사겠다면 당연히 우리가 도와줄 수 있다. 그런데 대가를 지불한다고?
―아마 만족할 거라 생각한다.
그러면서 브라우니는 발목으로 움켜쥐고 있던, 어린아이 머리통만한 천 주머니를 가볍게 던졌다. 경호원이 재빨리 주머니를 낚아챈 뒤 내용물을 확인했다. 그리고 대통령을 보고 말했다.
“녹색 보석 같은 게 잔뜩 들어 있습니다. 보통 광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녹색 보석?”
트럼프가 손을 내밀자 경호원이 얼른 천 주머니를 건넸다. 트럼프는 주머니 한쪽에 조그맣게 새겨져 있는 ‘(주)광영실업’이란 글자를 확인했다.
그는 주머니에 들어 있는 보석을 손바닥에 조금 쏟아 보았다. 씨 굵은 포도알 만한 크기의 녹색 보석들이 데구르르 구르며, 영롱한 햇빛을 반사했다.
‘에메랄드? 아니, 그거랑 뭔가 좀 다른데…….’
이런 보석이 있었나?
세계적인 부호로서 온갖 종류의 사치품을 접했었던 트럼프는 이게 도대체 뭔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바로 그때, 옆에서 골똘히 지켜보던 참모 중 하나가 소스라치게 놀라서 외쳤다.
“겨, 결정체?”
“뭐? 자네, 뭐라고 했나?”
“한국에서 발표된 119번 원소 같습니다!”
트럼프와 참모진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설악마스터, 브라우니는 권태로운 듯이 앞발을 들어 액정을 툭툭 두드렸다.
―얼마나 줄 수 있지? 순순히 물량을 맞춰주면 유혈 사태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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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귀족 정규시즌은 766편으로 끝이 났고요.
프리시즌은 그러니까 추가 발매한 DLC 같은 겁니다. 안 보셔도 그만인…
조아라 정책상 프리미엄 전환은 90일 전에 공시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공시 이후 90일 동안은 노블레스 유지를 해야 합니다.
전 아직 그 공시조차 하지 않은 상태이고, 근데 나중에 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공시가 아니라 공시 예고인 셈이죠.
가급적 헬조선편 마무리 이후에 맞춰서 프리미엄 전환을 할 계획이긴 한데, 저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라서요. 헬조선편이 끝나면 아마 다른 DLC 발매는 없을 듯합니다만.
외전 파트지만 그래도 깔끔한 마무리를 짓는 게 저도 속이 편해서요.
아무튼 당장 프리미엄 전환이 결정된 건 아닙니다. 근데 언젠가 하긴 해야 됩니다. 지금까지 노블레스로 놔두고 있었던 것 자체가 원래 안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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