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56)
1056 < — 동상이몽 — >
「CNN입니다. 119번 원소로 유명한 결정체 광물 조각이 북한 금강산 남부 지역에서 휴전선으로 이어지는 부분에 걸쳐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교롭게도 한국 설악산 북부 지역에서도 결정체 광물 조각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문가들은 결정체 광맥이 금강산에서 설악산으로 이어지는 지하에 매장돼 있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습니다.」
「미래 필수 자원으로 각광받는 결정체 광맥이 휴전선 인근에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이것이 향후 동북아시아 국제 정세에 영향이 있을까요?」
「아주 큰 영향이 있죠. 결정체는 녹색 황금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귀중한 미래 자원입니다. 이미 의약, 중공업, 그리고 첨단 반도체 산업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미래의 국가 경쟁력은 결정체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그 귀중한 미래 자원이 하필이면 전쟁 국가인 한반도의 대치 지역에 매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거죠.」
「아주 민감하고 위험한 상황이죠. 특히 무역 제재로 인해 경제적으로 큰 곤란한 상황에 처한 북한으로서는 이 호기를 절대로 놓칠 수 없을 겁니다.」
「어찌 보면 북핵 문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민감한 사항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핵 같은 안보 문제를 경제적 상황에 비교할 수는 없겠습니다만, 결정체의 중요함을 생각하면 어쩌면 북핵 문제를 능가하는 위험이 초래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 위험이라는 것은 혹시 결정체 확보를 둘러싼 전쟁의 발발 가능성을 말하는 것인가요?」
다소 위험할 수 있는 질문이 찌르고 들어왔지만, 동북아 전문가라는 백인 교수는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았다.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봅니다.」
동북아시아가 발칵 뒤집혔다.
당사자인 한국과 북한은 물론이고,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첨예한 이해관계를 가진 국가들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한반도시를 주시했다.
한국 정부로서는 곤히 자다가 물벼락을 맞은 심정이었다.
당연히 한반도 남부 지역에 있을 줄 알았던 결정체 광맥이 설악산에서부터 금강산에 걸쳐, 휴전선 인근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니.
전쟁을 불사하더라도 한국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는 노인들이 가스통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무능한 정부를 규탄한다!”
“조국의 미래를 북한에 결코 양보해서는 안 된다!”
“결정체 퍼주기 결사반대!”
여론이 불타고 있었다. 아직 아무런 말도 나온 게 없는데, 벌써부터 결정체를 북한에 퍼준다는 식으로 비난이 쏟아지고 있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생산되는 루머에 한국 정부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정말 결정체가 휴전선 인근에 있는 겁니까?”
“금강산 인근에서 결정체 조각이 발견된 것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미국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확인해주었습니다. 그들도 지금 심각한 위기를 느끼고 있는 것 같습니다.”
“허어…….”
대통령은 탄식했다. 하필이면 자신의 임기 때 이런 골치 아픈 문제가 터질 줄이야.
“유지웅, 그 친구한테는 확인해보았습니까? 결정체 광맥 위치는 그 친구가 가장 잘 알 것 아닙니까.”
“이미 확인을 해봤습니다만 사실무근이라고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까지 잡아떼다니.”
대통령은 분개했다.
지금 조국이 위험한 지경에 빠질지도 모르는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끝까지 잡아뗄 셈인가.
“사실무근인데 결정체 조각이 설악산과 금강산, 그리고 그 사이 휴전선 지대에서 짜기라도 한 것처럼 발견된답니까?”
“그 이야기도 했습니다만, 대답이 가관이었습니다. 아마도 자기가 흘린 게 휴전선 너머까지 굴러간 게 아닐까 싶다는 말도 안 되는 말만 했습니다.”
“그런 고얀.”
대통령은 유지웅이 괘씸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만약 결정체 광맥을 찾기만 하면…….’
공권력이 얼마나 무서운 건지 제대로 보여줄 것이다.
비록 유지웅이 미국의 비호를 등에 업고 있다 하나, 그것은 결정체를 통해 쌓은 거래 관계다. 만약 한국 정부가 결정체 광맥을 손에 넣으면 미국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유지웅을 무시하고 한국 정부와 거래를 맺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결정체 광맥의 정확한 위치를 찾아야 했다.
‘휴전선만큼은 안 돼.’
만약 결정체가 휴전선 부근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다면 여러 모로 골치 아파진다.
한반도가 다시금 전쟁의 포화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전쟁 전문가들의 예측이 마냥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게 된다.
‘차라리 금강산과 설악산 두 군데에 사이좋게 매장돼 있는 것이라면 나으련만.’
하지만 광맥의 특징을 생각해볼 때 그럴 가능성은 낮다.
금강산에서 설악산에 걸쳐 하나의 광맥이 이어져 있는 게 가장 현실성이 높았다.
지금으로서 바라는 것은, 휴전선 인근 지대에는 부디 적은 양의 광물이 묻혀 있기를 바랄 뿐이다.
만약 두 산의 중심 지점인 휴전선 인근에 집중적으로 매장돼 있는 거라면, 한반도의 미래는 생각하기도 싫을 정도다.
제2의 한국전쟁 발발 가능성이, 결코 웃어넘길 수 있는 망상이 아니게 된 것이다.
“어떻게 된 거야? 왜 결정체가 거기에서 나온 거지?”
정효주가 황당하다는 듯이 묻자, 유지웅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는 브라우니를 바라보았고, 브라우니가 발톱으로 액정을 톡톡 두드리며 대신 대답을 했다.
전송 버튼을 누르자 브라우니가 입력한 톡 메시지가 셋이 공유하는 단톡방에 떴다.
―토르 짓이에요.
스마트폰으로 단톡방 메시지를 확인한 정효주가 다시 물었다.
“토르 짓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토르가 주책 맞게 결정체를 먹으면서 여기 저기 좀 흘렸나 봐요. 그걸 인간들이 발견한 거죠.
“흘릴 거면 설악산에서 흘려야 하는 거 아니야? 근데 왜 그게 휴전선과 금강산에서 발견 돼?”
―토르 이 녀석이 딴에 힘 좀 세졌다고 금강산까지 자기 영역을 넓혔나 봐요. 자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더라고요.
“……아. 머리 아파.”
정효주는 이마를 손으로 짚었다.
유지웅은 두 손으로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결연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효주야. 이미 엎질러진 물이야. 이와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이…….”
“판은 벌어졌으니 춤이나 추자 이거야?”
“바로 그거지.”
“춤을 추는 건 좋아. 나도 신나게 어깨춤 추고 싶지. 근데 이건 잘못하면 전쟁이 날 수도 있는 거잖아.”
정효주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별안간 눈을 똑바로 들어 유지웅을 바라보았다. 날카롭기까지 한 그 시선에 유지웅은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왜, 왜 그렇게 날 봐?”
“지웅아. 너도 혹시 이 사태에 관해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있니?”
“당연하지. 나도 지금 난감해하고 있어. 어쨌거나 내 애완동물이 일으킨 찻잔 속 바람이잖아.”
“해결방법이 있어. 잘 될 지는 모르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있을 것 같아.”
“그게 뭔데?”
“내가 하자는 대로 무조건 해줄 거야?”
“당연하지. 난 네가 불구덩이에 들어가라고 해도 뛰어들 수 있는 남자라고.”
“그거야 불구덩이 따위로 털끝 하나 안 다치니까…… 아무튼 알았어.”
정효주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자 유지웅은 갑자기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대체 자신에게 뭘 시키려고 저러는 것일까.
휴전지대 결정체 광맥설은 백악관에도 중요한 문제였다. 특히 미국은 금강산에서 결정체 조각이 발견된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더욱 이 사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결정체는 설악산 지하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것이 휴전선을 거쳐 금강산까지 이어져 있다고 해서 이상할 이유는 없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골치 아프게 됐어. 북한이 결정체를 손에 넣으면 경제 제재가 어려워질 텐데.”
“앞으로 동북아의 안보 위기가 더욱 심해질 겁니다.”
“경제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보고 있는데 하필 이런 일이 터질 줄이야. 북한 지도부만 지금쯤 신이 났겠군.”
결정체 매장량이 북한 땅에 집중돼 있어도 문제고, 휴전 지대에 집중돼 있어도 문제다. 문제가 너무 복잡해졌다.
“혹시 설악마스터가 결정체를 캐는 과정에서 실수로 흘렸을 가능성은 없을까?”
“그것은 저희가 확인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다만 금강산에서 발견된 결정체 조각이 설악산에서 조사대가 발견한 것보다 좀 더 많은 양인 것은 분명합니다.”
백악관은 결정체 조각이 발견된 이후, 중국이 보이는 행보가 눈에 무척 거슬렸다.
“사진팡 주석이 내일 방북한다고?”
“네, 표면적으로는 중국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를 위해서라고 합니다만…….”
“절대 그럴 리가 없지.”
트럼프는 가볍게 이를 갈았다.
필경 북한에서 발견된 결정체 때문에 공산당 지도부가 안달이 난 것이리라. 애물단지였던 북한이 하루아침에 보물단지가 된 셈이니까. 어떻게든 자기들 품을 빠져 나가지 않게끔 단단히 어르고 싶겠지.
‘대북 제재가 겨우 효력을 보기 시작했는데…….’
머지않아 북한의 항복 선언을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보기 좋게 판이 깨져 버렸다.
트럼프는 강경 외교 시위를 생각해보았다. 만약 함대를 동해나 서해에 보내 무력시위를 한다면 어떨까?
‘아니야, 그래선 안 된다.’
하지만 그는 곧 고개를 저었다.
설악마스터는 분명히 말했다. 집 주변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참지 못한다고.
전문가들은 설악마스터의 영역이 최소 한반도를 넘어 일본에까지 걸쳐 있을 가능성을 내놓았다. 동북아에서 미사일이나 전투기가 오가는 상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설악마스터와 연락이 닿아야 하는데.’
설악마스터와 연락을 취할 수만 있다면 이 사태를 좀 더 부드럽고 온화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설악마스터는 결정체 광맥에 관해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틀림없으니까.
트럼프는 울리지 않는 위성폰을 다소 원망스럽게 바라보았다.
설악마스터의 둥지 주변이 시끄럽지 않게 돕고 싶어도, 연락이 오지 않으면 어쩔 도리가 없다.
“대통령 각하! 긴급 보고입니다!”
그때 정보부 요원이 헐레벌떡 뛰어 들어왔다. 창백해진 표정을 보아하니 어지간히 큰 일이 터진 모양이었다.
“무슨 일인가?”
“제니스 컴퍼니에서 엄청난 발표가 나왔습니다!”
“제니스 컴퍼니라면 유지웅인가 하는 그 친구가? 대체 어떤 내용이지?”
“설악산과 금강산에는 결정체가 없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그것이…….”
트럼프는 헛웃음을 흘렸다.
“그게 대체 어디가 엄청난 발표라는 건가? 그 친구 입장에서 그 정도 블러핑은 얼마든지 칠 수 있겠지.”
미 정보부는 유지웅이 설악산에서 결정체 광맥을 발견한 뒤, 꽤 많은 양의 자원을 미리 확보해두었을 거라고 거의 확신하고 있었다. 당연히 지금 요원의 보고는 트럼프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했다.
“그것이, 결정체가 없다고 못을 박은 이유와 증거를 함께 내놓았습니다.”
“이유? 증거?”
“그건 직접 보시는 게 좋겠습니다.”
요원은 프로젝터에 연결된 컴퓨터를 조작해 스크린에 다른 영상을 띄웠다.
총 3분 정도 되는 짤막한 동영상을 감상하던 트럼프 및 국무 위원들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벌떡 일어났다.
그것은 유지웅의 개인 스트리밍 방송이었다. 장소는 거대한 창고였는데, 입구를 들어서자 경악할 만한 풍경이 펼쳐졌다.
창고 안에는 산더미 같은 결정체가 그득히 쌓여 있었던 것이다.
요원이 떨림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이미 자기가 다 캐서 하나도 없을 거라고, 그게 결정체가 없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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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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