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075)
1075
이 차원의 지구로 떨어진 이후, 유지웅은 나름대로 휘버나 레지나를 찾아봤다.
하지만 그들의 흔적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그들은 이곳 차원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이곳의 균열이 열리는 일은 없겠다며 안심했지만, 최초의 탱커가 등장하고 만 것이다.
“틀림없어. 어딘가에 내핵의 균열이 열린 거야. 그게 인위적이든, 아니면 자연적이든 간에.”
“근데 이거 좀 볼래?”
정효주는 유지웅의 말을 대강 흘리며, 영상 속의 탱커를 가리켰다.
“이 사람, 어쨌든 초기 각성 탱커잖아. 우리 기준으로 치면 이제 갓 레이더가 된 초짜란 말이지.”
“그렇지. 근데 왜?”
“탱커가 원래 저 정도로 셌었나 싶어서. 이상할 정도로 너무 강하지 않아?”
“원래 초짜 탱커들 강화 장비 없이 다 저 정도는 하지 않아?”
“…….”
정효주는 기가 막힌 듯이 그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렇지 않아. 저건 아무리 봐도 일반적인 탱커가 아냐.”
“흠. 그럼?”
“……아직 확신할 순 없지만, 일단 지켜봐야겠어.”
“근데 지켜볼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네. 중국에서 마음 단단히 먹고 군사력 동원할 것 같은데. 이제 막 각성한 초보 탱커 혼자서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할 걸.”
총과 전차포가 통하지 않는다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레이더의 능력을 유지시켜주는 비거, 그것이 바닥날 때까지 계속해서 두드려대면 그만이다.
그리고 현대 군사력은 그만한 파괴력을 낼만 한 재래식 무기를 얼마든지 갖추고 있지 않은가.
미국의 엄중한 경고와 7함대의 무력시위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전투기 부대를 대대적으로 발진시킨 중국은 북한을 향한 공습을 시도했다. 덕분에 비상이 걸린 7함대는 얕은 서해에서의 잠수함 위협을 무릅쓰고 북상했다.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위치에서 중국의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서였다.
“혁명군 수장 황백호는 현재 국도 제65호선을 따라 전천읍 인근을 지나고 있습니다. 압록강 인근 지역의 군부대를 제압하기 위해서 이동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7함대 사령관 필린스 중장은 위성 화면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이렇게 훤히 행적을 노출하면서 이동하다니…… 자기 능력에 자신감이 넘치는 건지, 아니면 무모한 건지.”
“무모합니다.”
함대 참모진은 잘라서 단정했다.
“아무리 초인이라 해도 한계가 있을 겁니다. 기관총과 포탄은 어찌어찌 버틴다 해도, 집중 공습까지 맨몸으로 버텨낼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애초에 맨몸으로 전차포를 버텨내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 아닌가? 그런 사람이라면 미사일 융단 공습도 버텨낼 수 있지 않겠나?”
“……불가능할 겁니다. 물리적으로 말이 되질 않습니다.”
필린스 중장은 차분히 생각했다.
애초에 황백호는 그 존재 자체가 현대 물리 법칙의 궤를 벗어난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을 현대 상식으로 판단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게 아닐까?
‘만약 우리가 실패한다면 알 수 있겠지.’
현재 7함대에서 발진한 전투기 편대가 중국 전투기 편대의 공습을 저지하기 위해 이동 중이다.
임무 자체가 중국 공군 섬멸이 아니라 그들의 공습을 저지하는 것이니만큼, 최강의 미군이라 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국방부에서도 작전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서는 중국 공군 기지를 선제적으로 타격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였다.
발사 전에 무너뜨려야지, 발사 이후에는 아무리 미 함대라 해도 완전히 막을 순 없다는 것이다.
“우리 항공대가 유효사거리에 들어갔습니다. 중국 공군에 최종 경고를 타전했습니다.”
“그걸 들을 거면 애초에 출격하지도 않았겠지.”
이미 미국은 북한 사태에 무력적 개입을 하지 말라고 중국에 수차례 경고를 보냈다. 하지만 중국은 외교적, 군사적 경고를 깡그리 무시한 채 강경책 일변도를 취하고 있었다.
중국은 초인 황백호라는 씨앗이 장차 만들어낼 삼림을 경계하고 있었다. 때문에 미국과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한이 있더라도 조기에 그 싹을 잘라내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미국 또한 마찬가지였다.
“더 이상의 경고는 없다. 우리 함대의 모든 전력을 총동원하여,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중국 전투기를 섬멸하라.”
이곳 함대에서는 보이지 않는 먼 하늘, 그곳에서 치열한 공중전이 펼쳐졌다.
그것은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중국의 군사력이 최근 무섭게 성장했다 한들, 미국에 견줄 바는 아니다.
중국 공군은 인식 범위 밖에서 날아오는 공대공 미사일을 맞고 차례차례 격추되고 있었다.
“중국 공군이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100% 막아낸 것은 아니었다. 격추 전에 가까스로 사정거리 내 미사일 발사에 성공한 기체들이 있었다.
“빗나갔습니다!”
중국군은 황백호의 정확한 위치를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게 틀림없었다.
발사에 성공한 미사일들의 탄착지점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 함대는 실시간 위성 관측을 통해, 미사일이 황백호의 후방 20km 지점에 떨어진 것을 확인했다.
“중국이 황백호의 정확한 위치는 알지 못하고 대략적인 이동 코스만 파악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날씨도 우리, 아니 황백호를 돕고 있습니다.”
일대에는 짙은 안개가 낮게 깔려 있었다. 그래서 미제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중국 위성이 황백호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아마 황백호도 일부러 위성 관측이 어려운 날씨를 택해서 나선 것이리라.
장애물이 없는 허허벌판에 노출되면 분명 포격 공격을 당할 게 틀림없으니.
전멸 직전에 몰린 중국 공군을 보고 함대 사령부는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았다.
그러나.
“압록강 인근 포병부대에서 일제히 사격을 개시했습니다! 레이더에 확인된 포탄 개수만 1천여 발 이상! 엄청난 물량 포격입니다!”
7함대는 발칵 뒤집혔다.
설마 하고 마음속에서 남겨두었던 가능성, 중국이 미치지 않고서야 택하지 않을 거라 믿었던 극단적인 경우의 수.
“중국이 북한의 자강도 전역을 지워버리기로 작정한 모양입니다!”
빈대가 어디에 있는지 모르니 아예 빈대가 있는 방 하나를 송두리째 불태워버리겠다.
중국이 내린 결정이었다.
전천읍을 중심으로 한 자강도에는 쉬지 않고 포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벌써 두 시간이 넘게, 한 개의 도에 포탄 불바다가 벌어지고 있었다.
7함대 함재기가 포병부대를 향해 꾸준히 공습을 시도했지만, 물량에서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필사적으로 막아서는 중국 방공부대와 전투기를 뚫고 들어가, 그 많은 장거리 육상포를 모두 제거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핵이라도 사용하지 않는 한 말이다.
중국은 미 함대의 적극적인 개입을 애초에 염두에 두고 있었는지, 동원 가능한 모든 육상 포병 부대를 이용해 자강도에 사정없이 포탄을 퍼붓고 있었다.
미 7함대로서는 폭격 부대를 제거하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함대 사령부의 분위기는 어두웠다. 그들은 전술에서 승리했다. 단 하나의 함재기, 함척도 잃지 않았으며, 수십 여 기가 넘는 중국 전투기를 격추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전쟁에서는 패배했다.
애초에 중국의 목적은 미국의 개입을 뿌리치고 황백호를 제거하는 것에 있었고, 그것을 훌륭히 완수했으니까.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행해진 융단 폭격에, 자강도는 아직도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었다. 마치 지옥으로 통하는 문이 활짝 열린 듯한 풍경이다.
자강도에서는 이제 생명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경이적인 능력을 지녔던 초인 황백호조차 마찬가지이리라.
“아무리 전차포를 버텨내는 초인이라 해도…… 저런 포격 속에서 두 시간을 버틸 수 있을 리가 없습니다.”
초인이라 해도, 폐를 녹이는 뜨거운 고열과 엄청난 충격파 속에서 두 시간 넘게 버틸 수 있을까? 7함대 사령부는 회의적이었다.
“……백악관은?”
“아직까지는 아무 연락이 없습니다.”
“중국군 견제 작전은 지속한다.”
이제는 아무 의미 없는 중국군 무력 견제. 백악관의 지시는 없었지만 사령관 필린스 중장은 작전의 지속을 명령했다.
지금쯤 대통령은 크게 분노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참모들은 대통령의 분노를 말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겠지.
지금 백악관이 침묵하는 것은 바로 대통령이 품은 분노를 다스리기 위함이다.
만약 참모진이 그 분노를 정제하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중국은 미국 대통령의 자존심을 박살낸 대가를 가혹하게 치러야 할 것이다.
그때가 되어도, 과연 중국은 만족할 것인가?
미국의 자존심을 박살내면서까지 황백호를 제거하기로 결정한 선택을?
중국군의 포격은 어느덧 완전히 멈췄다. 전투기의 출격도 사라졌다.
두 시간이 넘은 융단 포격에 그들도 만족한 것이리라.
어떤 초인이라 해도 이만한 공격을 받았으면 형체 하나 남기지 못했을 것이라 자신하는 것이겠지.
중국군의 움직임이 멈췄기에, 7함대도 더 이상 전투를 유지할 이유를 잃었다.
그렇게 북한의 자강도를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의 숨 막히는 교전은 잠시 멈췄다. 하지만 누구도 이 침묵을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두 강국이 서로의 입장을 정리하는 순간, 이 침묵은 얼마든지 큰 전화의 불씨로 뒤바뀔 수 있을 테니까.
지금 이 순간, 전 세계의 시선이 한반도를 향하고 있으리라. 필린스 사령관은 그 격전의 중심에 주역으로서 들어온 것을 달갑게 여겨야 하는지, 비운으로 여겨야 하는지 번뇌했다.
그때, 관제실에서 비명에 가까운 외침이 들려왔다.
“자강도, 황백호가 있던 좌표 인근에서 움직이는 물체가 포착되었습니다! 영상 확인합니다!”
“뭐야?”
함대 사령부는 눈을 휘둥그렇게 떴다. 필린스 사령관은 체통을 잊고 모니터 앞으로 달려갔다.
무인 정찰기가 보내오는, 심한 노이즈가 가득한 흐릿한 영상이 보인다.
영상 속에서 사람의 그림자가 분명한 존재가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더 가까이! 서둘러 저것을 확인하란 말이다!”
필린스 중장은 호통을 치듯이 명령했다. 이미 그의 머릿속은 알고 있었다. 저것은 황백호가 틀림없다는 것을.
그 지옥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제아무리 단단한 피부를 지녔다 하나 폐세포가 녹아 숨을 쉴 수조차 없었을 터인데.
혹시 황백호는 이미 인간, 아니 생명체의 한계를 벗어버린 것인가?
‘만약 진심으로 저 자를 죽이려면…….’
핵밖에 없으리라. 핵이 아니고서야 두 시간에 걸친 포격을 이겨낸 그를 제거할 순 없을 것이다.
무인 정찰기가 좀더 가까이 접근했고, 함대 사령부는 더 선명하고 깨끗한 영상을 얻을 수 있었다.
필린스 중장은 문득 지금 이 순간 이 영상을 공유하고 있을 백악관에서 어떤 경악성이 터지고 있을지 상상했다. 그만큼 무인 정찰기가 전해온 영상은 놀라운 것이었다.
“온몸이 피투성이…… 황백호는 심한 부상을 입었습니다. 하지만 멀쩡, 아니 멀쩡해지고 있습니다……!”
심한 부상을 입은 황백호는, 푸른빛에 휩싸인 채 절뚝이면서 걷고 있었다.
그 신비한 광채가 마침내 완전히 사그라졌을 때, 그는 상처 하나 없는 완전한 몸으로 되돌아온 채였다.
“자가 회복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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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난 성박이라고 해.
특기는 자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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