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127)
1127
“뭐야? 술 냄새?”
유지웅은 눈살을 찌푸렸고, 채팅창은 아주 잠깐이지만 고요한 정적이 찾아들었다.
「헐…… 음주 운전 고속도로 역주행이었나?」
「아니, 진짜. 대체 왜 술 마시고 운전대는 처 잡는 거야.」
「갑자기 페라리 차주들이 싫어지려고 하는데?」
「그러면 안 돼. 지웅이 형님이 더 이상 경품으로 페라리를 뿌리시지 않을 거야. 솔직히 차종하고 운전자 인성하고 무슨 상관?」
유지웅은 날카롭게 노려보다가 페라리 차주를 꺼냈다. 차에서 꺼내자 술 냄새가 더 진하게 확 풍겨왔다. 누가 봐도 만취 운전이 틀림없었다.
“아니, 나보다 어린 놈의 새끼 같은데 벌써부터 음주 운전에 맛 들리고 지랄이네. 아무리 봐도 이십대 중반 밖에 안 되어 보이는데.”
「빅브라더. 저희가 존중하는 의미에서 형님 형님 하긴 하지만 이십대 중반이면 사실 빅브라더보다 어린 나이는 아니지 않나요?」
「닥쳐. 지웅이 형님이 어리다면 어린 거야. 우리나라에서 지웅이 형님보다 연장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구. 90세 넘으신 우리 할아버지도 지웅이 형님한테는 깍듯하게 형님 형님 하신단 말이다!」
얼마 후 경찰과 구급차가 도착했다.
책임자로 보이는 경찰 상급자가 유지웅 앞에 깍듯하게 선 채로 경례를 올렸다.
“형님, 제가 왔습니다!”
“누구?”
“제가 페라리 보고 독일의 기술력은 세계 제에에에에이이이일! 이라고 하니까 네덜란드 차라고 하셨잖습니까.”
“아, 그 동생이었어?”
마흔은 넘어 보이는 경찰 상급자였지만, 유지웅은 친한 동생을 대듯이 편하게 말을 놓았다.
“부상자들을 전부 혼자서 구하셨더군요. 참으로 존경스럽습니다.”
“이런 재난 현장은 원래 익숙해서 그래.”
“근데 형님, 구하지 않은 부상자들도 있던데 왜 그러셨는지……?”
“아, 안타깝지만 죽었거든.”
“…….”
“그래서 놔뒀어. 사망했으니 최대한 현장 보존을 하고 증거 수집도 해야 할 거 아냐. 부상자들이야 한시바삐 안전한 곳으로 보내야 하니까 차에서 꺼내놓은 거고.”
“……그렇군요.”
잠시 분위기가 숙연해질 뻔했으나 유지웅은 아무렇지 않게 그와 어깨동무를 했다.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다른 시청자들 앞에서 잠시 인사라도 할래?”
“영광입니다!”
유지웅은 캠 송출을 켜고, 그와 어깨동무를 한 채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했다. 시청자들은 뜻하지 않은 행운을 거머쥐게 된 그를 부러워하거나 야유를 보내는 등 난리가 났다.
「지웅이 형님이 평소 같지 않으신데? 원래라면 엄청 요란하고 신나게 인사하셨을 텐데, 의외로 덤덤하시다.」
「방금 말씀하셨잖아. 죽은 사람도 있더라고. 어쩐지 아까부터 말투에서 농담기가 사라지고 다소 딱딱하긴 했어.」
「나도 조금 느꼈어. 페라리의 운전자 보호 기능을 설명하시면서 생각보다 가라앉아 계시더라고.」
“죽은 사람도 있으니 이쯤 하고, 저놈 저거 음주 운전했던데? 저놈이 사고 유발자 맞지?”
“예, 고속도로 CCTV로 확인했습니다. 저놈이 이 연쇄 추돌 사고 일으킨 역주행 운전자 맞습니다. 역주행하기 전부터 이미 이리저리 지그재그로 달리면서 가드레일도 들이박고,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역시 음주 운전이었군요.”
“일단 측정해봐야 하지 않겠어? 증거는 남겨야 하잖아.”
“옛, 그래야지요. 함께 가시겠습니까?”
“당연하지. 저놈 때문에 내가 지금 시간을 이리 잡아먹고 있는데. 근데 동생은 이름을 뭐라고 불러야 하나?”
“이순칠 경정입니다. 순칠이라고 불러 주십시오.”
이순칠의 부하 경찰들은 십 년 지기 의형제라도 되는 것 마냥 정다운 두 사람의 모습에 다소 얼이 빠져 있었다. 마흔이 넘은 이순칠이 깍듯하게 형님 형님 거리는 모습에서 지독한 위화감을 느낀 것이다.
“순칠 동생은 무궁화 세 개나 달았으면서 아직도 교통사고 현장을 뛰는 거야?”
“사실은 형님 방송 보고 있었는데 우리 관할 지역에서 일이 터졌더라고요. 그래서 잽싸게 달려왔습니다. 형님 존안 한 번 직접 뵙고 싶어서요.”
“아하, 그랬군.”
“사실 제가 이런 거 할 짬은 아니지 말입니다.”
의식을 잃은 운전자의 입에 음주측정기를 대자 삑삑 거리더니 수치가 나왔다. 이순칠은 수치를 보더니 어이가 없다는 듯 이마를 짚었다.
“얼마 나왔어?”
“0.223%입니다. 아주아주 심각합니다.”
“어느 정도 수준인데? 내가 원래 술이 안 취하는 타입이라서 잘 몰라.”
“번아웃이란 레이싱 게임 해보셨죠? 차 다 부수고 휘청거리는 게임이지 말입니다. 그러니까 이 사람이 죽으려고 작정을 한 거죠.”
“죽으려고가 아니라 죽이려고 작정을 한 거지.”
“…….”
일순 차가워진 유지웅의 말에 이순칠은 순간 섬뜩해졌다. 그러고 보니 그의 눈빛이 싸늘하게 가라앉아 있는 게 보였다.
“이만큼 크게 사고 내고 사람 셋이나 죽였는데,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거지?”
“그게…….”
이순칠은 입을 다물었다. 아무래도 방송으로 나가는 것이다 보니 불안한 것이다. 일단 자신은 공직자였으니까.
“걱정하지 마. 이거 가지고 나중에 불이익 주는 놈 있으면 나한테 찾아 와. 내가 싹 다 해결해줄 테니까. 나 믿지?”
“물론 믿습니다! 그럼 믿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솔직히 우리나라에서 음주운전 처벌 약합니다. 페라리 몰 정도면 엄청 있는 집 자식일 테구, 그럼 빠방한 변호사 써서 대충 실형 2, 3년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나올 겁니다. 벌금도 한 몇 백 내겠네요.”
“그게 끝? 사람이 셋이나 죽었는데?”
“이게 칼로 찔러 죽인 게 아니라 교통사고라서……. 사실 칼로 찔러 죽여도 집행유예 되는 경우가 번번히 있는데, 있는 집 자식 음주 운전이면 말 다했죠.”
“아니, 술 처먹고 사람을 죽였으면 당연히 잡아다가 목뼈를 부러뜨려야지, 집행유예로 풀려나는 게 말이 돼?”
「으아, 표현 살벌하시다.」
「후덜덜하시네. 당연히 목뼈를 부러뜨려야 하다니. 역시 지웅이 형님이시다.」
“이러니까 국명이 헬조선이지. 어휴.”
「오랜만에 나왔다! 형님의 헬조선 드립!」
「근데 보면 형님은 드립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진심으로 우리나라 국명이 헬조선으로 인지하는 것처럼 말씀하신단 말이야.」
「에이, 그럴 리가 없잖아. 당연히 형님께서 비아냥거리시는 거지,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이순칠 동생.”
유지웅이 진지하게 부르자 이순칠 경정은 씩씩하게 경례를 붙이며 외쳤다.
“옛! 형님! 말씀하십시오!”
“이 친구 신원 파악되면 나중에 나한테 알려줘. 그리고 이 친구한테는 나더러 찾아오라고 그래.”
“알겠습니다!”
“일단 내가 시간이 없어서 가봐야겠어. 여기 더 있어봤자 내가 도와줄 것도 없을 것 같네.”
유지웅은 황금 리무진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사고가 난 차량들을 한쪽으로 밀어서 리무진이 지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었다.
현장에 있던 경찰 및 구조대원들은 그 모습을 보고 입을 떡 벌리며 놀랐다. 유지웅이 초인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지만, 이런 괴력을 눈앞에서 직접 보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많은 이들이 필드 드래곤의 이름을 ‘지룡’으로 알고 있는데, 그건 잘못된 정보다. 정확히는 ‘지룡이’가 진짜 이름이다. 그렇다고 성이 ‘지’고 이름이 ‘룡이’인 것은 아니다. 그저 뭉뚱그려서 ‘지룡이’인 것이다.
지룡이는 전남의 한 들판에 있었다. 바닥에 철제 말뚝을 박고 긴 밧줄로 목이 묶인 채였다.
많은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기겁을 했다. 일반 로프 따위로 묶어놓는다고 핵폭발도 버티는 괴수를 어떻게 막겠는가. 그냥 마음만 먹으면 간단히 끊어버리고 말지.
하지만 신기하게도 지룡이는 밧줄을 끊거나 철제 말뚝을 뽑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얌전히 묶인 채로 들판에서 하염없이 시간을 보냈다.
사람들은 그걸 보고 유지웅이 어떻게 괴수를 길들인 것인지 몹시 궁금하고, 신기하게 여겼다.
“휴, 드디어 도착했군. 오는 길에 그런 대형 사고가 있어서 말이야. 이제부터는 다시 제대로 채팅창을 볼 수 있게 됐어. 다들 많이 답답했지?”
「아닙니다. 운전 중에는 딴데 눈길 줘선 안 된다는 형님의 말씀에 크게 감복했을 뿐입니다.」
「우와, 지룡이는 역시 언제 봐도 크고 멋져요.」
지룡이 옆에 선 유지웅은 웹캠을 셀카 모드로 들어올린 채로, 지룡이의 단단한 피부를 쓰다듬었다. 보호막이 작동하고 있어서인지 피부는 보들보들 좋은 감촉이 났다.
“난 앞으로도 괴수들이 계속 등장할 거라고 생각해. 인류는 괴수의 위협을 어쩔 수 없는 일상으로 받아들여야 할 날이 올 거야. 그리고 그때가 되면 지룡이는 나의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줄 거야.”
「파트너요?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형님?」
“지룡이와 내가 한 조가 돼서, 지룡이가 괴수를 붙잡고 있는 동안 내가…….”
「유한조가 한조가 된다는 겁니까?」
「한조가 한조 되다? 이거 뭔가 의미심장한데.」
“떽! 한조라니! 지금 한조라고 한 놈 빨리 자수해!”
「이크! 지웅이 형님이 화나셨다!」
유지웅은 한조라는 말에 불같이 화를 냈지만, 처음 언급한 녀서들은 어느새 내빼고 없었다. 방송창을 나간 것은 아니지만 입을 꾹 다문 것이다.
유지웅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말을 이었다.
“아무튼 지룡이가 괴수를 붙잡고 있는 동안 내가 딜을 한다, 그래서 괴수를 섬멸한다, 이게 내가 지룡이를 훈육하고 있는 목적이지. 지룡이는 잘만 길들이면 훌륭한 괴수 방어 수단이 되어줄 거야. 유사시에는 날뛰는 괴수를 상대로 혼자서 시간을 끌어줄 수도 있겠지. 그동안 시민들은 안전하게 대피하거나, 혹은 공격대가 출동할 시간을 벌어줄 수 있겠고.”
유지웅은 지룡이를 실컷 시청자들에게 구경시켜 준 후, 다시 제니스 타운으로 돌아왔다.
제니스 컴퍼니 본사로 들어오자 박 실장이 얼른 그를 찾아 올라왔다.
“의장님, 예고 없이 찾아온 손님이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예고 없이?”
“네, 그래서 따로 연락은 드리지 않았습니다. 의장님이 언제 오실지 모른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흐음, 박 실장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정도면 이 헬조선에서 한 끗발 날리는 사람인가 봐요? 그래봤자 제 앞에서는 태양 앞의 반딧불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박 실장은 삐질거리며 억지로 웃었다.
“명우사립재단 이사장 백충절이라는 분입니다.”
“명우사립재단?”
“명우대를 운영하고 있는 사립학교법인입니다. 자녀분 문제를 의논하고 싶다고 찾아오셨는데…….”
“자녀분 문제? 무슨 말이죠?”
“그건 직접 뵙고 말씀드리겠다고 했습니다. 저한테는 말해줄 성격이 아니라고…… 아무래도 제 선에서 자를 만한 일은 아닌 것 같아서 저도 의장님을 기다렸습니다.”
“흐응, 모시고 오라고 하세요.”
유지웅은 명우대니 명우재단이니 하는 것은 알지 못했지만, 막무가내로 자신을 찾아온 게 궁금해서 일단 불러오라고 했다.
잠시 후 머리가 희끗한 초로의 남자가 들어왔다. 대충 60세 정도 되었을까?
그는 사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유지웅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의장님, 부디 제 자식을 용서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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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3연참이라니! 저님 쫌 대단한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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