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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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니스 프리즌 시티.
제니스 타운의 북동쪽, 광주광역시의 동쪽에 지어진 거대한 교도소를 일컫는 말이다.
본래 컨셉은 초대형 교도소이지만 그 규모를 보면 일개 광역시에 버금가는 크기를 자랑한다.
평시에는 100만 명 이상, 비상시에는 300만 명 이상의 죄수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를 달성한다는 초기 설계안을 잡고 한창 지어지고 있는 중이다.
제니스 프리즌 시티 최고관리자 추노군은 오늘 예고 방문한 두 명의 검사장과 네 명의 부장검사를 위해 직접 도시를 안내하고 설명하는 중이었다.
“프리즌 시티는 크게 두 종류 시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수감자들이 복역할 수용 시설과, 도시관리인력이 거주하거나 이용하는 일반 시설입니다.”
“전체 크기가 대충 얼마나 됩니까?”
“바로 서쪽에 붙어 있는 광주 정도는 됩니다.”
“이건 말 그대로 하나의 도시군요. 절대 일반 구치소 수준이 아니에요.”
검사들은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다.
허허벌판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수많은 타워크레인과 건설자재를 실어나르는 차량이 대부분이었지만, 향후 이곳이 어떤 모습을 갖추게 될지 벌써부터 눈에 보이는 듯했다.
“규모로만 보면 교도소 운영 사업으로 먹고 사는 도시라고 생각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범죄자 수용 시설은 전체 토지 면적의 60%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도시관리를 위해 체류하는 일반인들을 위해 존재합니다.”
추노군 도시관리위원장은 가장 먼저 완공된 수용 시설 1호로 검사들을 안내했다.
“여기가 바로 A1동입니다. 이미 실제 운영을 개시했기에 언제든지 범죄자나 피구속인들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교도소치고는 층이 높군요. 전 처음에는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인 줄 알았습니다.”
검사장 한 명은 무려 30층에 달하는 교도소 높이를 보고 혀를 내둘렀다.
“기왕 건물을 올리는 김에 높이 짓는 게 나중을 위해서도 좋다는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지금 짓고 있는 다른 건물들도 비슷합니까?”
“예, 모두 같은 설계를 토대로 지어지고 있으며, 모든 창은 고강도 강화유리로 되어 있어서 창을 깨고 탈출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A1동 수용소 내부까지 다 돌아본 검사들은 어느 정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정도면 급한 불은 끌 수 있겠는데요. 지금 동부구치소는 터져 나오기 직전이랍니다.”
“좋아. 위원장님, 언제든지 즉시 수용 가능하다고 하셨죠?”
“예. 다만 우리에게는 교정관을 맡아줄 인적 자원이 없습니다. 일반 시설 관리자들뿐입니다.”
“그거야 다른 구치소에서 파견하면 됩니다. 전혀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
“저희 관리 인력도 계속 상주하며 최소한 협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야기가 대강 끝나자, 부장검사 한 명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슬쩍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음주 운전 때문에 여기까지 내려온 사람이 두 명 인가 있지 않았나요? 보호관찰처분 받고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말입니다.”
“아, 맞습니다. 지금 도시관리부에서 특별채용으로 근무 중입니다.”
“여기 직원이란 말입니까?”
“예, 유지웅 의장님께서 직접 그들을 채용하기로 결정하셨고, 그들도 기꺼이 근로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제니스 컴퍼니에 특별채용이라……. 음주운전으로 사람 죽여 놓고 또 죽일 뻔했던 친구들에게는 너무 과분한 처사군요. 감옥에서 평생을 썩어도 모자랄 판에 말입니다.”
“에이, 김 부장. 그때는 법 개정 전이라서 집행유예로 나오는 게 다반사였지 않았나. 어쩔 수 없는 거지.”
추노군 위원장은 검사들의 이야기에 만면의 웃음을 띠고 끼어들었다.
“그래도 이제 그 둘 다 음주운전은 절대 못합니다.”
“에이, 그건 전과자들 습성을 모르셔서 하는 말씀입니다. 특히 음주운전은 재범이 높아요.”
“그 둘은 여기 취직을 할 때부터 옵션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재직 기간 동안 술을 포기할 건지 운전을 포기할 건지. 둘 다 운전을 포기했습니다.”
“그래봤자 몰래 술 마시면 또 핸들을 잡을 생각이 들 겁니다.”
“그러면 필드 드래곤 먹이로 던져준다고 의장님께서 직접 그 둘을 불러다가 경고하셨습니다.”
“……?”
검사들의 얼굴이 굳었다. 추노군 위원장은 허허 웃으며 말을 이었다.
“이곳 제니스 프리즌 시티에서 특별채용이라는 개념은 일반적인 인식과는 전혀 다릅니다.”
“어떤 의미에서요?”
“일단 근로자가 자기 마음대로 그만둘 수 없습니다. 계약해지권은 유지웅 의장님한테 있습니다. 또 근로자는 허가 없이 도시를 벗어나서도 안 되고, 24시간 관리위원회의 통제를 따라야 합니다. 군대에 입대한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아니, 그런 계약을 받아들였단 말입니까? 대체 어떤 바보가 그런 계약을 받아들입니까?”
“계약을 거부하든지 유지웅 의장님의 사적 보복을 받아들이든지, 선택권이 둘 중 하나뿐이었으니까요.”
“…….”
“제 생각에 그 둘, 적어도 5년 이상은 이곳에서 못 나갑니다. 그 둘 입장에서는 5년 징역형을 받은 거나 다름없죠. 물론 이런 큰 도시에서 근로자로 일하는 거니까 감옥 생활에 비할 바는 전혀 아니죠.”
추노군 위원장은 유지웅이 그들을 사석에서 ‘종신 주민 1호, 2호’라고 지칭한다는 것까지는 밝히지 않았다.
담성그룹 임직원들 처우가 정해졌다.
검찰은 이형원 등 오너 일가를 제외한, 600명이 넘는 임직원 전원을 제니스 프리즌 시티로 호송하기로 결정했다. 동부구치소는 이미 수용 능력을 아득히 초과한지 오래였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은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제니스 프리즌 시티로 이송되면 가족 면회, 변호사 접견이 어려워진다며 반발했지만, 검찰은 그런 반발을 가뿐히 무시했다.
“신 상무님, 지금은 몸을 사리셔야 합니다. 더 이상 담성그룹의 영향력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지금 정치권이고 재계고 모두 제니스 타운의 눈치만 보고 있어요.”
그것은 진심 어린 충고가 아니라, 충고를 가장한 비아냥거림이자 겁박이었다. 신 상무도 그걸 느끼고 입을 다물었다.
모든 검사들이 고압적인 태도로 대한 것은 아니었다.
그중에는 오랫동안 후원을 받은 정을 생각해서, 딱한 마음으로 충고하는 이들도 있었다.
“전무님, 지금 제니스 컴퍼니에서 고용한 회계사들이 대주주 대리인 자격으로 담성그룹 전 계열사 장부를 샅샅이 털고 있는 거 아시죠? 지금 이거 담성그룹 집어삼키려고 제니스 컴퍼니가 굳히기 들어가는 겁니다.”
“그럼 우리가 어쩌면 좋은가?”
“무릎 꿇고 간청하셔야죠. 듣자하니 유지웅 의장이 자기 앞에 진심으로 무릎 꿇는 이는 그렇게 심하게 박대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
“담성그룹이 살아남기는 글렀습니다. 적어도 예전의 영광만큼은 잃어버릴 게 분명합니다. 전무님도 이제부터 정말 처신 잘 하셔야 합니다.”
600명이 넘는 대인원을 실어 나르는 것만 해도 어마어마한 대장정이었다.
검찰은 호송을 위해 버스 한 대에 15명씩, 도합 40대의 버스를 준비했다. 여기에 10대의 감시 차량까지 붙이니, 그 호송 규모가 실로 장관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동부구치소 주변에는 호송 행렬을 구경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방탄 채질로 된 선두 감시 차량이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내자 수천 개가 넘는 스마트폰이 일제히 솟구치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동부구치소에서 외곽 고속도로로 빠져나가는 길목은 이미 교통 통제에 들어간 상태였다. 호송차량을 포함해서 50대의 차량이 동시에 이동하는 것이다 보니, 교통통제는 필수였다.
그때였다.
“으, 으앗!”
“저, 저게 뭐야!”
“괴, 괴물이다! 괴수다! 괴수가 나타났어!”
느닷없이 도로 반대편에서 거대한 괴수 한 마리가 달려오고 있자, 구경꾼들은 혼비백산해서 흩어지려 했다.
그 순간 날카로운 외침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졌다.
“지룡이다!”
“필드 드래곤이야! 지룡이다!”
“유, 유지웅 형님이 나타났다!”
갑자기 도로 위에 나타난 괴수는 바로 필드 드래곤, 지룡이였던 것이다.
놀랍게도 지룡이의 등 위에는 유지웅이 기마를 하듯이 위풍당당하게 올라앉아 있었다. 심지어 지룡이의 목과 얼굴 주변에는 여러 개의 긴 끈으로 재갈이 묶여 있었고, 유지웅이 재갈 끈을 길게 잡고 있었다.
“워, 워, 워.”
유지웅이 재갈 끈을 잡아당기자 필드 드래곤은 급속히 속도를 줄이며 정지했다.
혼비백산해서 흩어지려던 인파들이 다시 주변에 몰려들었다. 그들은 정신없이 유지웅과 지룡이를 향해 카메라 렌즈를 들이대며 셔터 버튼을 눌러댔다.
유지웅은 포토라인에 선 모델처럼 한 손을 가볍게 들어 올린 채 늠름하게 포즈를 취했다. 관객들이 충분히 사진을 찍었다고 판단되자 그는 소형 확성기를 입에 대고, 호송 행렬에 대고 연설을 시작했다.
“아아, 서울동부구치소장님 이하 호송대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저는 제니스 프리즌 시티를 책임지고 있는 유지웅입니다.”
그가 입을 열기 시작하자 소란했던 인파 위로 쥐죽은 듯한 고요함이 내려앉았다.
한국 내에 있어서는 대통령을 능가하는,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영향력을 지닌 거물이다. 그런 존재가 수행원을 일절 거느리지 않고 혼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
파격 그 자체인 인물인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다.
무엇보다 지룡이의 머리에 재갈을 씌우고, 승마를 하듯이 편안하게 올라온 점이 더욱 돋보였다. 이 세상 어느 누가 괴수를 저렇게 망아지 다루듯이 부릴 수 있을까.
“오늘은 우리 제니스 프리즌 시티가 본격적인 기능을 시작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그래서 책임자인 제가 직접 호송대 여러분을 안내하기 위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지금부터 제가 선두에서 여러분들을 제니스 프리즌 시티까지 안내하겠습니다.”
유지웅이 재갈을 당기자 필드 드래곤이 천천히 방향을 회전했다. 혹여 인파나 건물에 해를 끼치지 않기 위해 조심조심 움직였다.
뒤늦게 소식을 듣고 추가로 몰려든 사람들 덕분에 주변 인도는 매우 혼잡했다.
지룡이가 천천히 출발하자, 뒤늦게 정신을 차린 호송대도 그 뒤를 따라 이동했다.
힐끔 뒤를 돌아본 유지웅은 점점 속도를 높였고, 완전히 빠져 나온 호송 행렬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그 뒤를 따랐다.
마침내 유지웅과 호송 행렬이 동부구치소 주변에 모인 인파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꼭 피리 부는 사나이 같네.”
“역시 지웅이 형님이 최고시다.”
지룡이는 무척 빨랐다. 또한 매우 정교하고 섬세한 움직임을 자랑했다.
호송대는 거친 괴수가 도로 위를 달리면 아스팔트가 손상되지 않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지룡이는 섬세한 달리기로 전혀 그런 피해를 남기지 않았다.
심지어 속도도 무척 빨라서, 호송 행렬은 아무런 방해 없이 남쪽을 향해 시원하게 달릴 수 있었다.
휴게소를 들릴 수 없는 입장이기에, 고속도로는 구간마다 교통통제가 행해졌다. 덕분에 호송 행렬은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시속 180km 이상으로 시원스럽게 달릴 수 있었다.
“근데 필드 드래곤이 저렇게 빨리 달릴 수 있었나?”
“저런 괴수를 가축처럼 길들인 유지웅 의장, 당신은 도대체…….”
목적지가 저 멀리 눈에 보이자 유지웅은 흐뭇해서 뒤를 돌아봤다. 줄줄이 행렬을 이은 수십 대의 호송 차량을 눈에 담으니 마음이 무척 뿌듯했다.
“종신주민이 벌써 620호까지 불어났구나. 이런 경사에 연회가 빠질 순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