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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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태는 평범한 자영업자였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시절은 이미 옛 저녁에 거쳐 왔고, 사업은 안정기에 접어든지 오래였다. 한 달에 800만 원 이상의 수익을 남기고 있으며, 8살 어린 예쁜 아내와 결혼도 하고 슬하에 딸도 둘이나 두었다.
가저은 화목했고, 아내는 착하고 요리가 뛰어났으며, 양가 부모는 노후가 잘 되어 있고 또 매우 건강했다.
쉽게 말해 그는 자신의 삶에 매우 만족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새로운 변화가 닥쳤다.
“여보, 아무래도 나 딜러인 거 같아. 원거리 딜러.”
“어머, 정말요? 그럼 어떻게 돼요?”
“일단 정부에 신고는 해야지. 딜러로 각성했다고. 기간 안에 안 하고 숨기면 불이익이 있을 걸.”
“어떡해요? 그럼 군대 끌려가는 거 아니에요?”
어린 아내는 발을 동동 구르며 걱정했지만, 정현태는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지금이 독재 시대도 아니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냥 신고 등록만 하면 그만이니까 걱정하지 말어.”
“오빠, 혹시 레이드 한다고 나서면 안 돼요. 저번에 운남동에서 사람 여럿 죽은 거 봤잖아요.”
“100억을 줘도 안 해. 지금도 돈 걱정 없이 사는데 뭐 하러 목숨 걸고 싸워.”
가게에서 나오는 수익 외에, 그는 매달 평균 250만 원 정도 되는 추가 수익이 있었다. 바로 결정체 작물을 재배해서 얻는 결정체 파편 판매 수익이었다.
안정적인 수입과 평온한 가정, 특별한 돈 걱정 없는 일상.
그는 지금의 행복을 깨뜨릴 마음이 전혀 없었다.
딜러로 등록하자마자 곧바로 귀찮은 일이 시작되었다. 첫 타는 바로 딜러 등록을 마친 구청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선생님, 저희는 괴수공격대관리원 직원입니다. 국방부 산하 공공기관입니다. 부디 괴수공격대관리원에 들어오셔서 이 나라를 위해 그 재능을 아낌없이…….”
“안 해요. 난 가정도 있고 돈도 부족함이 없어요. 목숨 내다버리는 짓 안 합니다.”
“공격대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얼마 전 운남동 전멸 사건을 보고도 그런 말이 나와요? 아무튼 난 안 합니다.”
매달리다시피 애원하는 관리원 직원들을 뿌리치고, 정현태는 집으로 돌아왔다.
신기한 것은 어떻게 알았는지 그날 저녁 새로운 방문자들이 찾아왔다.
“선생님, 저희는 담성그룹 직원들입니다. 담성공격대는 선생님 같은 인재를 몹시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안 해요. 안 합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고 계약 조건만이라도 들어보심이…… 선생님 같은 딜러의 경우, 저희 회사는 100억 원의 계약금과 연봉 30억 원을 보장합니다.”
100억 원, 그리고 30억 원.
정현태는 순간적으로 흔들렸으나, 곧바로 운남동 대참사를 떠올렸다. 동시에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 딸의 얼굴도 떠올렸다.
그 순간 100억, 30억에 대한 미련은 말끔히 지워졌다.
“큰돈이긴 하지만 목숨 걸 정도는 아닙니다. 난 아무리 큰돈을 줘도 내 목숨 버리는 일은 안 합니다.”
“목숨을 버리다니요. 공격대라고 해서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억만금을 줘도 싫습니다. 안 해요, 안 해.”
아카리 신조는 5년 넘게 부모 집에 얹혀살며 놀고먹는 29살 백수였다.
원래부터 놀려고 하던 것은 아니었지만 번듯한 직장을 구하지 못해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신세였다.
자신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부모는 그렇지 않았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따위는 노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내가 원거리 딜러라니!”
원거리 딜러로 각성한 아카리 신조는 뛸 듯이 기뻤다.
그는 주저 없이 정부에 원거리 딜러 등록을 했고, 공격대 모집에 기꺼이 응했다.
전투 도중 위험해질 수도 있다는 것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중요시하는 것은 월 1,000만 엔의 월급, 심지어 딜러는 한시적으로 세금이 면제된다. 수가 적은 딜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내각의 방침 덕분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딜러 모집 속도가 느렸다.
자세히 알아보니 딜러가 가뜩이나 부족한데다가, 이미 각성한 딜러들이 등록을 꺼린다는 것이었다. 혹 등록을 마친 딜러도 공격대원으로 사는 것보다 평범한 일반인으로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었다.
일본 정부는 매일 같이 사람을 보내 설득도 하고 회유도 하는 식으로 달래고 있지만, 효과가 썩 신통치 않다고 했다.
중국의 티라노 레이드 전멸, 그리고 한국의 운남동 레이드 전멸 사건 때문에 딜러들이 레이드에 가지는 인식이 최악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딜러? 그거 죽기 딱 좋은 클래스지.”
“어그로 튀니까 탱커들이 힐러 먼저 챙겨서 달아나는 것 봐. 대충 따져도 사망률이 30%가 훨씬 넘는데 뭐 하러 그런 걸 해.”
“누구나 목숨은 한 개야. 아무리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사양하겠어.”
일본 정부는 위급 상황시 딜러를 가장 우선시하는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고 널리 알렸지만, 중화공격대와 담성공격대가 겪은 참사가 남긴 이미지가 너무 강렬했다.
그래도 어찌어찌 일본 정부는 5명의 원거리 딜러와 1명의 근거리 딜러를 모을 수 있었다.
단, 근거리 딜러는 유보 조건을 달았다.
“당장 공격대 하겠다는 거 아닙니다. 난 그냥 예비 자원입니다. 돈은 안 줘도 됩니다만, 전투에 참여할지 말지는 내가 알아서 결정합니다. 당분간은 전투에 참여할 때 옵저버로서 관전만 할 겁니다.”
한 마디로 일본 정부의 레이드 지휘 능력을 믿을 수 없으니, 일단 관망하겠다는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그런 의지를 꺾을 수가 없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압박하면 근접 딜러가 마음을 바꿀 것을 두려워했다.
“알겠습니다. 그래도 어찌 보수가 전혀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옵저버 참여지만 월 300만 엔의 월급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돈맛을 알게 해서 근접 딜러가 확실히 공격대에 가입하도록 유혹하겠다는 작전이었다.
근접 딜러는 정부의 그런 속셈을 모르지는 않았지만, 자기가 손해 볼 것은 없는지라 300만 엔의 월급을 받기로 했다.
탱커와 힐러 모집은 상대적으로 쉬웠다.
일단 딜러에 비해 수가 많았고, 또 딜러에 비해 레이드 도중 죽을 위험이 적다는 점 덕분이었다.
그들은 딜러만큼 많은 돈을 받진 않았지만, 그래도 월에 150만 엔 이상의 보수를 약속받았다.
그렇게 대충 공격대 형태를 갖추고, 자위대의 통제로 정식 훈련도 시작했다.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던 어느 날, 드디어 공격대가 출동하는 날이 왔다. 괴수가 나타난 것이다.
“돌껍질 거북이가 나타났대.”
“돌껍질 거북이? 다행이다.”
괴수가 나타났다는 말에 가슴이 철렁했던 공격대원들은 이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돌껍질 거북이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이미 한 차례 출현한 적이 있는 괴수였다.
일반인을 상대로 어마어마한 피해를 낳았지만, 그것은 군벌과 갱단이 멍청한 짓을 했기 때문이다. 돌껍질 거북이를 공략하는 방법은 비교적 단순했고, 레이드 자체도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기존에 공개된 괴수 및 레이더 전투를 광적으로 분석하는데 매달렸고, 덕분에 레이드 한 번 해보지 못한 국가치고는 나름대로 그럴 듯한 전술을 다양하게 짤 수 있었다.
일본 자위대 고급 장교는 첫 전투에 나서는 그들을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는 치밀한 전술을 충분하게 세우고, 또 많은 대비를 해왔습니다. 게다가 돌껍질 거북이는 상대하기 어렵지 않은 괴수입니다. 첫 전투 상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상대입니다.”
아카리 신조는 다른 원거리 딜러가 옆에서 조용히 중얼거리는 말을 들었다.
“누구나 그럴싸한 계획이 있지. 한 대 처맞기 전까지는. 난 왜 이 말이 생각나는 거지?”
아카리 신조는 출전 전부터 초를 치는 거냐고 따지려다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같은 딜러끼리 싸우기 싫었다.
그렇게 탱커 7명, 근딜 1명, 원딜 5명, 힐러 10명의 공격대가 돌껍질 거북이가 있는 야지로 출동했다.
“공격대는 딜러를 절반 이상으로 구성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왜 우리 공격대는 딜러가 가장 적은 거지?”
“그건 유지웅 놈이 자기가 딜러라서 그렇게 꾸며낸 거라는 말이 있어. 요미우리신문에서 그랬어.”
“아, 정말?”
“딜러를 귀하게 만들어야 자기가 돋보이니까.”
“하긴 조센징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지. 특히 일본 유물을 쓸어가듯이 약탈해간 유지웅 놈의 탐욕이라면…….”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 가운데 레이드가 시작되었다.
불안불안했던 초반과 달리, 레이드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진행되었다.
메인 탱커는 생각보다 안정적으로 어그로를 잡았으며, 원거리 딜러들은 조심스럽게 딜을 넣었다. 특히 눈깔을 치지 않도록 주의했다.
한 명뿐인 근접 딜러는 원거리 딜러들과 함께 서서 팔짱을 낀 채 구경만 할 따름이었다.
아카리 신조가 문득 물었다.
“상황 괜찮은 거 같은데, 그냥 딜하는 게 낫지 않아?”
“그러다가 어그로가 나한테 튀기라도 하면? 탱커들은 몇 대 맞아도 멀쩡히 버틸 수 있지만, 난 한 대만 맞아도 골로 갈 수 있어. 특히 머리나 심장을 꿰뚫리면 힐이고 뭐고 없어.”
“…….”
본인이 싫다는 데야 더는 할 말이 없었다.
상황실에서 지켜보는 자위대 장교들도 순탄하게 이뤄지는 레이드에 만족해했다.
“프라임 공격대가 돌껍질 거북이를 몇 시간 만에 처리했지?”
“총 4시간 15분입니다. 당시 공격대원은 셋, 황백호와 유지웅, 정효주였습니다.”
“1탱에 2원딜 체제로 4시간 15분이 걸렸다면…… 우리는 원거리 딜러만 5명이니까 넉넉히 잡아도 2시간이면 처치할 수 있겠군.”
“시뮬레이션 작전부서도 그렇게 예측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령관의 미소는 계속 유지되지 못했다.
어느덧 3시간을 훌쩍 넘어가고, 4시간에 가까워지자 사령관은 초조해서 발을 동동 굴렀다.
“아니, 대체 왜 아직까지 못 잡고 있는 거야?”
“아, 아무래도 딜이 부족한 듯 싶습니다.”
“딜이 왜 부족해? 프라임 공격대는 원딜 둘이서도 4시간 15분 만에 잡았다며? 우리는 원딜이 다섯이나 되는데 대체 뭐가 딜이 부족하다는 거야?”
면박을 받은 작전장교는 ‘제가 그걸 어떻게 압니까.’라고 속으로만 소리 없이 반박했다.
시간이 속절없이 흘러갔고, 무려 6시간이 흘렀다.
“안 돼요. 더는 힘이 없어요. 쓰러질 것만 같아요.”
“더는 딜 못해. 죽을 거 같아. 살려 줘.”
힐러진과 탱커진은 교대로 싸우기라도 했지, 5명의 원딜들은 전혀 쉬지 못하고 6시간 내내 서서 딜을 해야 했다. 당연히 지쳤고, 딜의 위력도 눈에 띄게 약해졌다.
상황실은 어쩔 수 없이 공격대 철수를 결행했고, 미리 준비한 철수 작전에 따라 대피했다.
메인 탱커 한 명과 힐러 한 명만 남기고 모두 철수한 뒤, 메인 탱커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두 힐러는 헬기에 탄 채로 힐을 해주다가 탱커와 괴수 간의 거리가 충분히 벌어지자, 헬기가 곧바로 속도를 높여 달아났다.
“헤이, 마이클. 근접 딜러로 지원하면 원거리 딜러보다 1.5배나 되는 주급을 받을 수 있어. 무려 주급이 5만 달러나 된다고!”
“안 해.”
“내가 힐 잘 해준다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너한테서 눈을 떼지 않겠어. 탱커 따위 알아서 버티라지, 뭐.”
“절대 안 한다고! 근딜 따위 할까 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