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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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미 이야기가 되어 있었는지, 주일미군은 환대로 맞이해주었다. 센죠를 포함한 재벌 회장 일가는 미군의 따뜻한 반응에 비로소 마음을 놓을 수 있었다.
“원하신다면 지금 바로 미국으로 보내드릴 수도 있습니다. 반란군이라 해도 우리 미군기를 건드리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반란군이기 때문에 미군을 자극하지 않도록 더욱 조심하고 있다.
만약 미군을 건드리게 되면 미국이 개입하게 된다. 그것은 반란군 입장에서 가장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투베 총리 정권으로서는 오히려 반란군이 제발 미군을 건드려서 미국의 개입을 불러오는 결과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다.
“자, 그럼 편안히 이 나라를 떠나시길 바랍니다. 진정되면 그때 다시 들어오시면 되겠어요.”
유지웅은 그렇게 인사를 건네고는,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가 두둥실 하늘로 떠오르자 센죠를 비롯한 재벌 회장 일가는 신기해서 바라봤다.
“공중 부양 엔진이라니…… 추진열 같은 게 전혀 보이지 않는데 대체 어떤 원리로 움직이는 걸까요?”
“설마 반중력 엔진이라도 개발한 건 아닐까요?”
“그럴 리가 없어요. 반중력 엔진이 어디 애들 장난입니까.”
“모르는 일이죠. 결정체를 이용해서 반중력 엔진이든 뭐든 특수한 걸 만들었을 지도요.”
어느덧 버스는 저 멀리 사라졌다.
감탄을 금치 못한 채 바라보던 일본 재벌 회장 일가는 미군의 재촉에 따라 이동했다.
장거리 공군 수송기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유지웅은 부지런히 버스를 이용해서 일본 대부호 일가를 주일미군기지에 실어 날랐다. 덕분에 브라우니가 버스 차체 아래에서 받쳐주느라 고생을 좀 많이 했다.
그렇게 2주일 동안 고생한 끝에, 김범석이 뽑은 리스트 중에서 30위까지는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 개인 부호들이 모은 골동품 컬렉션이었다.
물론 현물을 곧바로 확보한 것은 아니었다. 일단은 그들을 안전하게 미군기지로 수송하면서 양도 계약만 체결한 것이다.
“좋아, 이제 수거를 해볼까.”
계약 체결이 모두 끝난 뒤, 유지웅은 미군에 지원을 요청했다.
미군 병사들은 유지웅이 알려준 장소로 이동해서, 이제는 유지웅의 소유물이 된 골동품과 문화재를 모두 수거했다.
반란군들이 그걸 목격했지만, 아무도 뭐라고 하거나 건드리지 않았다. 뒷일 생각 없이 맹목적으로 달려가는 우익 청년들도 미군은 건드리면 안 된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아우, 미군 없었으면 이 많은 걸 언제 다 수거했을까요. 켈리 사령관, 정말 고맙습니다. 나중에 일본 상황 진정되면 제가 크게 한턱 쏠게요.”
열흘 가까이 걸린 문화재와 미술품 수거 작업을 모두 마친 유지웅은 주일미군 사령관에게 진심으로 고마움을 나타냈다. 켈리 사령관은 유지웅의 사의에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좋아했다.
미군 기지를 떠나기 전날, 켈리 사령관은 유지웅과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 켈리 사령관은 그 자리에서 넌지시 물었다.
“의장님, 외람되지만 일본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조언을 청하고 싶습니다.”
“워싱턴에서 따로 언질이나 지시가 없던가요?”
“저희는 군인이지 정치인이 아닙니다. 정치적 전략이 있다 해서 저희가 그걸 직접 알지는 못합니다.”
“그럼 저한테도 물어보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유지웅의 그 말은 생각지 못했는지, 켈리 사령관은 순간적으로 안색이 굳었다. 자신이 괜한 말실수로 출세 길을 막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든 것이다.
“에이, 그렇게 긴장할 것 없어요. 해본 말이니까. 음, 투베 총리는 반란군을 진압하지 못할 겁니다.”
“어째서입니까?”
“반란군의 뒤에는 다수의 레이더가 있으니까요. 그들이 반정을 일으킨 주축 세력입니다.”
켈리의 안색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유지웅은 아무렇지 않게 스테이크를 썰면서 말을 이어 나갔다.
“그래서 제가 직접 일본에 와 있는 겁니다. 만약 그들이 선을 넘는다면 즉각적으로 진압하기 위해서죠.”
“선을 넘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입니까?”
“재일한국인 교포들을 건드리는 걸 말합니다. 관동대학살을 생각해보세요. 일본은 충분히 그런 짓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반란군이든, 정부군이든 말이죠.”
“하지만 다수의 레이더가 있다고 하셨는데, 의장님 단독으로 진압이 가능한 것입니까?”
“제가 혼자서 괴수 잡는 영상 혹시 못 보셨어요? 유튜브에서 20억 뷰인가 달성했을 건데, 아마.”
“봐, 봤습니다. 참으로 인상 깊은 전투였습니다. 하지만 괴수와 사람은 엄연히 다르지 않을까요?”
“괜찮습니다. 일본 레이더들이 트럭으로 몰려와도 저는 진압할 수 있어요. 다 방법이 있습니다. 영업 전략이라서 말씀 못 드리는 게 아쉽네요.”
켈리는 호탕하게 웃는 유지웅을 보면서, 저게 허세인지 진심인지 알 수가 없어 헷갈렸다.
일본 정부군에서 드디어 반란군 진압을 위한 첫 전투를 개시했다.
요코하마 서쪽 카나가와 지역을 차지한 반란군을 진압하기 위해 육상자위대를 내보낸 것이다.
반란군이 전차를 운용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육상자위대는 대전차 헬기 편대를 준비해서 진압에 나섰다.
헬기에 취약한 전차의 약점을 노려서 단숨에 공세적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첫 전투에서 육상자위대는 대승을 거두었다.
반란군이 보유한 전차를 모조리 격파했을 뿐만 아니라, 반란군이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지까지 찾아내어 로켓탄을 퍼부어 모조리 초토화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내각부대신 두 명을 저격으로 잃은 일본 정부는 바짝 독기가 올라 있는 상태였다.
특히 투베 총리는 지지율 향상을 위해 이용했던, 버러지 같은 우익 청년단원들이 자신에게 반기를 들었다는 사실에 매우 큰 불쾌함을 느끼고 있었다.
때문에 더 이상 그들을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로 보지 않고, 반란군으로 간주하여 자비 없는 진압을 시행한 것이다.
이에 반란군도 물러서지 않고 맞서 싸웠다.
곳곳에서 유혈 충돌이 일어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총성이 울리기 시작했다.
수많은 반란군과, 그에 미치지는 않지만 상당한 수의 정부군 자위대 병력들이 죽어나갔다.
아이러니하게도 민간인 피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반란군은 투베 총리를 몰아내어 일본의 정기를 바로 세운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었기에, 민간인은 절대 건드리지 않았다. 민간인 지역을 통과할 때면 사전에 미리 경고를 하고 도로를 소거한 후에 이동을 하곤 했다.
그 조직적인 움직임 덕분에, 정부군은 반란군의 뒤에 정치적인 세력이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세력이 진정으로 노리는 것은 바로 국가 전복일 것이다.
“이 나라를 북한 같은 공산독재국가로 전락시킬 수는 없다!”
투베 총리는 그렇게 부르짖으며, 내각이 흔들리지 않도록 두텁게 다독였다.
“유지웅 의장의 모습이 줄곧 보이지 않는다. 필경 이미 일본에 들어와서 반란군을 지휘하고 있을 것이다. 유지웅 의장은 멍청한 우익 청년들을 이용해서 이 나라를 전복시키고, 그로 인한 이권을 챙기려고 한다. 실로 악마가 아닌가.”
투베 정권은 미국과도 이미 이야기가 끝난 것으로 생각했다.
최근 들어 급속히 시큰둥해진 미국의 외교 반응을 보고 그렇게 추정한 것이다.
때문에 투베 총리는 어느 때보다 큰 위기감을 느끼고 있었다.
일본 정부의 힘만으로 반란군을 온전히 진압해야 했다. 그래야 주권국가로서의 존엄을 지키고, 흔들리는 일본의 정기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다.
국소적인 내전이 하루가 멀다 하고 열렸다. 다행히 정부군은 내전 대부분에서 승기를 거뒀다.
반란군은 수는 많았지만, 대부분 얼떨결에 동참한 어중이떠중이들이었다. 뿐만 아니라 무장 수준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났다.
덕분에 정부군은 상대적으로 적은 피해만을 낳은 채, 반란군을 차근차근 진압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사단이 벌어졌다.
도쿄 수도권 북서쪽 끄트머리 지역인 도미오카시가 반란군에게 습격당한 것이다.
꾸준한 피해를 강요당한 반란군 우익 청년단원들은 완전히 맛이 간 상태였다.
일본의 정기를 바로 세운다는 신념과 죽은 동료들의 원한을 갚아야 한다는 광기, 그리고 자신들도 포탄에 맞아 비참하게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잠식당한 상태였다.
그렇게 맛이 간 이들이 저지르는 짓은 뻔했다.
도미오카 지역을 점령한 반란군 우익 청년단원들은 민간인들을 상대로 자기들에게 복속되라고 강요했다. 말을 듣지 않는 이들에게는 잔인한 범죄를 저질렀다.
폭행, 강간, 약탈, 살인 등의 강력 범죄가 도미오카 지역을 휩쓸었다.
여기에 널리 알려진 유명 부호나 연예인, 사회적 인사들의 저택이 습격당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정부군은 착실하게 승기를 쥔 채 전략적인 우세를 유지하고 있었지만, 게릴라로 돌변한 반란군이 민간인들을 괴롭히는 것을 완전히 방어하지는 못했다.
반란군 입장에서는 애초에 불가능한 게임이었다.
몇 만의 반란군이 결성했다고는 하나, 상대는 일억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식 정부 조직이었다. 변변찮은 무장으로 반란군이 승리한다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전혀 달랐다.
점점 내전의 끝이 보이고 있었지만, 일반인들은 처음 겪는 내전에 이미 극도의 공포를 느끼고 있는 중이었다.
여기에 도미오카시에서 민간인들을 상대로 일어난 전쟁범죄는 그들의 불안감에 도화선을 당겨버렸다.
―국민 여러분, 내전은 곧 종식됩니다.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해 주십시오.
정부에서 그렇게 떠들어보지만, 100여 명이 넘어가는 유명 인사들의 피해는 국민들에게 큰 신뢰를 주지 못했다.
“저렇게 돈 많은 사람들도 맥없이 당할 정도면, 반란군이 정말 큰 영향력을 떨치고 있는 거구나…….”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센죠 회장을 비롯한 다수의 재벌 회장들이 주일미군을 통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그런 불안감은 더욱 크게 번져 나가고 있었다.
“제니스 컴퍼니의 전략이 매우 교활합니다. 사회 유명 인사들 위주로 겁을 주어 그들이 이 나라를 떠나게 함으로써 일반 국민들의 불안을 부추겼습니다. 뿐만 아니라 도미오카에서 잔혹한 전쟁범죄를 저지르도록 유도함으로써, 다 끝나가던 내전 분위기에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냉정히 말해서 일본 전체로 볼 때 내전이 준 피해는 얼마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마음에 남긴 상처와 트라우마가 지독했다.
만약 처음부터 그것만을 노린 것이라면, 상대는 정말 교활하고 집요하게 이 나라를 흔든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나중에 하지. 지금은 내전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게 먼저야. 반란군은 지금 얼마나 남았지?”
“이제 남은 세력은 반란군이라고 할 것도 없습니다. 길어야 사흘이면 모든 상황이 종료됩니다.”
관방대신은 일부러 내전이 아니라 ‘상황’이라는 단어를 써서 강조했다.
투베 총리는 그렇게 모든 상황이 정리될 거라고 생각했다.
청사는 이미 탱커와 딜러, 힐러들이 철통같이 지키고 있었고, 반란군들 중에 레이더가 있다 해도 청사를 뚫고 정부 조직을 궤멸시키는 게릴라 작전은 불가능했으니.
그러나……
탕! 탕탕! 탕탕!
“끄아아악!”
그날 국정회의가 끝날 무렵, 총리 이하 내각 각료들은 회의실 밖에서 들린 굉음에 화들짝 놀랐다.
더욱 불안한 것은 그 소음이 그리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적막 같은 고요가 짧게 흐른 후, 회의실 문이 부서질 듯한 기세로 열렸다.
수십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우르르 안으로 밀려들어왔다. 총리는 저들이 누군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가장 선두에 선, 늘씬하고 예쁘장한 젊은 여자가 총리를 보고 차갑게 선언했다.
“투베 총리, 그리고 내각 각료 여러분. 지금 이 순간부터 당신들을 국가반역혐의로 구속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