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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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 (결정)에너지 센서가 탐지된 드론을 10배로 늘리려면 당장 생산비용만 8조 1,000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여기에 운송비용 등 부수비용까지 합하면 거의 9조 원 가까이 든다.
자체 생산 모델 장비라서 완제품 값만 주고 바로 사올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몇 시간 정도 옆에 밀착해서 몇 마디 주워섬겨준 대가로 9조 원이면 짭짤한 거지.”
“그럼요, 엄청 짭짤한 거죠. 수고하셨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일부러 방해 안 하고 신경을 껐습니다. 괜히 의장님 불쾌하게 만들까 봐서요.”
최윤과 휘버까지 나섰다가는 오히려 유지웅에게 반감을 심어줄 수 있다. ‘이 사람들, 지금 예산 늘려달라고 이러는 거야?’하는 마음을 품을 수도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일부러 거리를 두고 모른 체 했다.
사전 합의는 없었지만, 세 과학자는 눈빛만으로 그렇게 모처럼 마음이 통했다.
사실 9조 원이면 그들이 잡아먹는 전체 예산에 비하면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당장 연구소 전체에 책정된 전체 예산이 400조 원이 훨씬 넘는다.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공돈은 언제나 환영받는 법이다.
세 과학자는 벌써부터 들뜨고 배가 불렀다.
한편 유지웅은…….
“류이한 사장님, 접니다.”
「예, 의장님. 브라질 일은 들었습니다. 회사에서도 과잉 축적 현상을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조치를 논의하는 중입니다. 혹시 따로 알려주실 고견이라도…….」
“제가 알고 있는 것은 이미 연합 홈페이지에 모두 적어놨습니다. 그 이상은 이제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서 방법을 찾아야지요. 그게 바로 여러분들의 역할입니다.”
「그, 그렇군요.」
“제가 전화한 건 다름이 아니고, 결정체 연구소 예산이 부족한가 봐요. 방송하는데 니트로 교수님이 옆에 밀착해서 어찌나 우는 소리를 하던지, 덕분에 방송에 제대로 집중하지도 못해서 후원 풍선도 제대로 못 받았지 뭡니까.”
유지웅은 니트로의 밀착 에스코트 덕분에 방송 컨텐츠가 얼마나 풍부해질 수 있었는지는 쏙 뺐다.
“아, 그래서 귀찮아서 예산 좀 늘려준다고 했는데요. 지금 연구소에 책정된 예산이 얼마죠?”
「432조 원입니다. 이미 260조 원은 시설 짓고 장비도 매입한다고 써버렸고, 173조 원 정도가 남은 것으로 압니다.」
“1,730조 원 더 늘려주세요.”
「예? 거의 거의 2조 달러 가까이 되는 돈인데요? 지금 회사에 그럴 만한 잉여 자금이 없습니다. 버는 족족 전부 다 공사비, 금융 사업, 대북 지원, 제니스 타운 주변 도시 경제발전지원금으로 쓰고 있습니다.」
“그럼 12개월 분할을 해서라도 줘요. 괜찮아요. 내가 좀 더 일을 하면 됩니다.”
벌써부터 두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유지웅은 그런 중량감을 충분히 즐겼다. 본래 가장의 역할이자 책임이란 이런 것 아니겠는가.
10배.
이 간단한 단어조차 서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세팅 작업이 완전히 끝나고, 곧바로 조사 작업이 개시되었다.
200기에 달하는 드론 1차 부대가 일제히 하늘로 날아올라 아마존 밀림으로 향했다.
“므야브루스 부락을 시작점으로 해서 각각 100기씩 드론 부대를 나눠 동서로 스캐닝 작업을 벌일 겁니다.”
“드론의 최대 작전 시간은 얼마나 되죠?”
3교대로 24시간 운용을 한다면 하루에 8시간이다.
하지만 드론의 배터리를 생각하면 8시간 내내 하늘을 떠다니면서 스캐닝 작전을 펼칠 수는 없을 것이다. 아마 1, 2시간 정도 활동하고 바로바로 교대를 하지 않을까?
“아, 물론 8시간입니다.”
“뭐라고요?”
최윤의 자신만만한 설명에 유지웅은 살짝 놀랐다. 최윤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더욱 자신감 넘치는 미소를 보였다.
“최대 배터리 가동 시간은 그보다 더 깁니다만, 기기에 가해지는 부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일부러 8시간만 운용하고 나머지 16시간은 쉬게 해주는 겁니다.”
“헐, 드론 배터리 기술이 많이 발전했군요.”
“그야 결정체 전력기관을 넣었으니까요.”
드론이 왜 대당 15억 원이나 하는지, 광역 에너지 센서 외의 비밀이 하나 더 드러난 셈이다.
“다만 말씀드렸다시피 정확한 결정 에너지 양을 측정할 수는 없습니다. 흑백 판단, 즉 결정 에너지가 존재하는지 안 하는지 정도만 판독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하나 더, 결정 에너지가 적게 존재하는지 과다하게 존재하는지 정도까지는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결정체가 있다 없다, 그리고 많다 적다, 이 정도만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인가요?”
“네, 그렇습니다. 물론 광역 에너지 센서가 아닌 일반 측정장비로 초근거리에서 판독하면, 감지상한선 내에서는 정확히 판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개체를 판독하는 게 아니라 넓은 밀림을 수색 조사해야 하니, 그 방법은 맞지 않다.
“얼마나 걸릴까요?”
“1회 스캐닝 작업으로 약 40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스캔 할 수 있습니다. 1회 스캐닝에 걸리는 시간은 약 3분 정도입니다. 하루에 19,200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우림 전체 면적이 550만 제곱킬로미터 정도 되니 286일 정도면 작업이 끝날 겁니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네요. 그러게 드론을 미리미리 열배든 백배든 만들어놨으면 그만큼 시간을 단축했을 거 아닙니까? 예산이 모자라다면 선조치 후보고를 하셨야지요.”
“죄, 죄송합니다. 크윽!”
아무튼 광역 에너지 센서를 탑재한 600기의 드론들은 3교대로 부지런히 아마존 우림 일대를 스캔했다.
유지웅은 페르난도의 별장에 살다시피 머무르며, 무인 드론들이 부지런히 나갔다가 돌아오는 것을 지켜보곤 했다.
‘대기 중의 결정 에너지는 검출이 거의 불가능하지. 적어도 현대 기술로는. 원래 시간축에서는 완성했을까?’
대기 중에는 자연적인 결정 에너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농도가 너무 희미해서 검출이 어렵다.
결정 에너지가 일정한 조건 하에서 생명체에 흡수되면 바로 괴수로 변이한다. 그때부터는 인간의 기술로 탐지가 가능하다.
원래 시간축에서 최윤이 만든 전 지구적 괴수 방위 시스템, 즉 MD시스템은 괴수의 결정체 에너지를 감지해서 추적하는 것이지, 대기 중에 희미한 농도로 존재하는 결정 에너지까지 감지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기억한다.
‘결정 에너지가 아마존 우림의 물에 스며들어 일정 농도를 형성했다면 분명히 어떤 식으로든 감지는 될 테고…… 만약 대기 중의 결정 에너지가 흡수된 거라면 골치 아픈데.’
“표정이 안 좋으시군요.”
휘버가 슬쩍 다가와서 물었고, 유지웅은 그를 돌아보지 않은 채 막 출발하는 무인 드론 부대만을 쫓고 있었다.
“조금 걱정이네요. 아마존 일대 물이 오염된 원인이 만약 대기라면……. 우리가 손을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을 테니까요.”
오염의 원인이 대기라면 방법이 없다?
휘버는 눈을 빛내며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 다음에 이어질 설명이 너무 탐났다.
“어째서입니까?”
“대기 중의 결정 에너지는 원래 일정 이상의 고등진화 생명체가 아니면 거의 응집되지 못하죠. 특히 물에 결정 에너지가 섞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데……. 만약 대기와의 접촉 반응으로 결정 에너지가 물에 섞인 거면 매우 큰일입니다.”
“그런 내용은 연합에 올린 공고에 없었습니다만.”
“응? 이 정도는 그냥 공고만 읽어도 다들 추론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요? 아닌가?”
“…….”
휘버가 어이가 없어서 휘청거리는 것을 보지 못한 채, 유지웅은 먼 지평선을 눈으로 쫓고 있었다.
“대기 접촉 반응으로 물이 오염된 경우도 있었나, 없었나? 기억이 잘 안 나네. 그때는 어떻게 막았지? 그것도 나 태어난 직후 일이라서 잘……. 에이, 모르겠다. 박사님들이 알아서 잘 해결해주시겠지.”
어떤 물리화학 반응으로 대기의 결정 에너지가 아마존 지대 물로 직접 침투되는 것이라면, 인간이 손 쓸 수 방법은 없다. 그저 자연의 균형이 다시 맞춰지기를 기다리는 것뿐이다.
드론들의 스캔 작업 결과는 실시간으로 중앙컴퓨터에 전송되어 3D 분포 지도를 구축하고 있었다.
“회색 지역은 아직 스캔하지 않은 지역, 파란 지역은 스캔했으되 결정체 반응이 없는 지역, 빨간 지역은 결정체 반응이 나온 지역을 말합니다.”
최윤의 설명을 들으며 모니터를 본 유지웅이 짤막하게 한 마디 했다.
“온통 회색과 빨간색뿐이네요.”
“네, 현재까지 약 800제곱킬로미터의 면적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흐응, 이거 참…….”
상황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이제 겨우 3시간 남짓 조사를 했을 뿐이지만, 수색 지역 전체가 결정 에너지 과잉 상태였던 것이다.
사흘이 지났다.
그동안 과학자 팀은 교대로 근무하며 드론 장비를 운용했다. 다행히 단 한 건의 고장이나 분실 사태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미 사전에 다른 남미국 영토에 해당하는 아마존 우림의 수색 권한도 얻어냈다. 브라질 정부가 적극적으로 주변 남미국들과 교섭을 한 덕분이다.
그들로서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수색 속도가 생각보다 느린 덕에, 아직까지는 도시 마나우스 주변 지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여전히 회색과 빨간색뿐입니다. 파란색 지역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아마존 우림 일대의 물 거의 전부가 이미 결정 에너지에 동화 현상을 일으켰다고 봐도 좋겠는데요. 아마존 강 자체가 거대한 결정체와 다름없게 된 셈이에요.”
이미 원인을 규명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게 되었다.
본래 원인을 알아내려고 하는 것은 현재의 결과를 수정, 보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이건 이미 인간의 손을 벗어난 자연재해 수준이었다.
“드론 부대 일부를 돌려서 근처 곡물 농장 일대도 스캔해봤습니다. 역시 모두 붉은색이었습니다.”
이 정도면 이미 아마존 밀림을 포함하여, 남미의 곡창지대는 결정 에너지와 동화 현상을 일으켰다고 봐도 좋은 수준이다.
유지웅은 즉각 브라질 고위관료를 호출해서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은 관료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그 말씀은 아마존 우림과 그 일대 지역이 전부 오염되어 사람이 살 수 없다는 뜻입니까?”
“그 정도는 아니고, 물만 조심하면 될 거 같습니다. 물론 물을 섭취하거나 닿는다고 해서 무조건 쓰러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흘 밖에 안 되지만 동물 실험을 통해 몇 가지 주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물에 결정 에너지가 동화된 게 사실이지만, 먹는다고 해서 무조건 쓰러지는 건 아닙니다. 물을 따로 그릇 같은 곳에 받아놓고 하루 정도 놔두면 결정 에너지가 빠져 나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받아놓은 물의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빠져 나가는 속도가 현저히 줄어듭니다. 아, 지하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을 무조건 못 먹는 것은 아니군요.”
“정 급하면 정화되지 않은 물이라도 하루 섭취량 정도는 먹어도 됩니다. 그 정도로는 큰 탈이 안 납니다.”
좋은 소식은 줬다.
이제는 안도의 한숨을 쉬는 관료에게 나쁜 소식을 줄 차례다.
“문제는 곡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