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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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음……. 확실히 북한이 문제긴 하네요.”
유지웅은 고민에 잠겼다.
근래 들어 황백호 통령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물 오염 현상이었다.
눈부신 경제 발전을 꾀하고 있는 중이지만, 아직 북한의 사회기반 인프라는 충분한 편이 아니다. 식수, 전기, 가스, 도로, 통신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
나라에 돈이 많고,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어 불편함을 덜 느낄 뿐이지, 절대적인 수준을 평가하면 한국의 1/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특히 식수가 오염되면 북한은 큰 혼란에 빠지게 된다.
“적어도 평양 식수만큼은 단단히 사수해야 북한의 발전이 타격을 입지 않습니다. 단 한 번의 불안 사태가 평양에 어떤 혼란을 불러올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러게요. 확실히 북한을 잠시 잊고 있었네요. 이런 식수 오염 문제에는 헬조선보다 훨씬 더 취약할 텐데…….”
국가의 기초 체력이 워낙 허약하다 보니 자연재해 등 위기상황에 대비하는 게 더욱 힘들다.
“이거 총괄총리로서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북한의 2인자이면서 이런 문제에 정작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니…….”
“2인자셨나요? 전 1인자이신 줄 알았는데요.”
“……아무튼, 황백호 통령도 너무하네요. 그런 고민이 있으면 혼자만 끙끙 앓지 말고 저한테 진작 좀 말을 하지…….”
유지웅은 애석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여태까지 황백호가 무슨 생각으로 자신에게 내색을 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니 더욱 마음이 안 좋았다.
‘내가 그동안 북한을 위해서 한 게 워낙 많으니까 조금이라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평양 식수 문제만큼은 어떻게든 자기가 알아서 해보려고…… 이거 참.’
황백호 혼자서 얼마나 끙끙 앓았을까.
‘토르를 평양에 갖다 놓고 제니스 타운은 브라우니로 지키게 해야 하나. 근데 브라우니는 자리를 비울 일이 워낙 많아서 큰 소용이 없을 텐데. 아니면 스카이비 중 한 마리를 갖다 놓는…… 안 되지. 그놈들은 잠시라도 하늘을 날지 못하면 좀이 쑤셔서 죽으려고 하는 애들이니까.’
지룡이를 업그레이드 시켜서 평양에 갖다 놓는 것은 어떨까? 결정 에너지를 적절하게 노출시켜주면 녀석이 옐로 등급에서 최소 레드 등급으로 각성할 수 있을 테니.
‘근데 제니스 타운은 지룡이가 지킨다고 선전해놓고 말을 바꾸는 것도 우습지. 왕은 함부로 말을 뒤집어선 안 된단 말이야.’
왕의 권위는 지켜져야 한다. 그리고 그 권위란 합리적인 일관성에서 나온다.
이제 와서 지룡이를 북한으로 보낸다고 하면 기껏 안심한 제니스 타운 주민들이 혼란스러워 할 뿐이다.
“일단 알았어요. 평양 식수 보호 문제도 한 번 생각해보죠. 문제가 터지기 전에 미리 봉합하는 게 확실히 좋겠지요.”
한쪽에서 조용히 듣고만 있던 박 실장이 조심스럽게 끼어들었다.
“의장님, 사실 서울을 비롯해서 다른 지방 도시들에서도 불만이 많습니다.”
“무슨 불만이요? 지룡이를 제니스 타운에만 둔 거 때문에 그러는 건가요?”
“정확히는 의장님이 자기들 지역은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불만입니다. 그간은 수면 밑에 억눌려 있던 정도였는데 이번 식수 보호와 필드 드래곤 이슈가 터지면서 수면 위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뭐 어때요. 제가 대통령도 공직자도 아닌데 다른 지역까지 모두 신경 쓸 수는 없죠. 당장 내 건물 물탱크 지키는 것부터가 급한 상황인데요.”
“제니스 타운 인구를 단시간 내에 급증시키려는 음모라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를 적극적으로 좋아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죠?”
“52% 정도 될 겁니다. 13% 정도는 중도층입니다.”
유지웅의 인지도와 영향력은 엄청나지만, 모든 이가 그를 100%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전 국민의 35% 정도는 유지웅을 싫어하는 편에 속한다. 단지 그가 지닌 힘이 무서워서 대놓고 말을 하지 않을 뿐이다.
인터넷에서 그에 관해 말 한 마디 잘못 했다가 고스란히 고소장을 받기 때문이다. 덕분에 안티 세력은 입을 꾹 다문 채 그에 대한 비난을 삼간다.
그러면서 방송은 또 꼬박꼬박 챙겨본다. 어쩔 수 없는 애증인 것이다.
“놔둬요. 그냥 지금까지 법무팀에서 처리했던 대로 하시고요. 그런 거 일일이 신경 쓰면서 어떻게 방송하겠어요. 원래 유명세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야 돼요.”
“그럼 지금까지처럼 기준 수위에 따라 처리하겠습니다.”
“이와 이렇게 된 거 그놈들 음모론을 실제로 만들어주면 더욱 환장하겠지요? 서울 인구 빼오기 작전은 지금 어떻게 돼가고 있나요?”
“수월하게 진행 중입니다. 이미 가로수길 일대 등 핫플레이스 강남 상권은 부동산 거래가 완전히 끊겼습니다. 부동산 큰손들은 강남 빌딩은 이제 틀렸다 보고 이탈 중에 있습니다.”
“딱 인구수 천만만 찍으면 되는데. 그 다음부터는 정말 일사천리인데, 천만이 아쉽네.”
유지웅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제니스 타운은 이주를 결정한 이들을 포함, 실질 거주 인구가 650만 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아직 부족하다. 적어도 과거 서울의 위상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천만은 찍어야 한다.
과거 서울 인구는 천만에 달했지만 실질적으로는 서울 외곽 수도권에 거주하는 인천, 경기도 인구가 그 뒤를 받쳐주는 구도였다. 즉 말이 천만이지 유동 인구 등 체감 숫자는 그보다 훨씬 많았던 것이다.
‘탈모 치료하러 온 애들은 어디까지나 관광객들이고. 진정한 인구라고는 할 수 없지.’
관광객은 인구수에 있어 부가 되어야지 주가 되어서는 의미가 없다.
“일단 어서 천만부터 찍어보자고요. 그리고 최 소장님도 성체 열심히 찾아주시고요. 내일부터는 저도 다시 남이섬을 수색하면서 아기 1호의 성체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겠습니다.”
“의장님이 직접 나서시려고요?”
“네, 집에서 가만히 놀고만 있느니 그거라도 해야지요.”
유지웅은 작게 투덜거렸다.
“그나저나 브라우니, 이놈은 대체 언제까지 갈비에 정신이 팔려 있을 거야?”
“나랑 계약해서 동업자가 되어주지 않을래?”
강서우의 말에 브라우니는 눈알을 깜빡거리지 않은 채 또렷한 눈빛으로 바라봤다. 조류 특유의 또랑또랑한 눈빛이다.
강서우는 조금 더 간절한 마음을 담고 말했다.
“브라우니, 이거 대박 아이템이야. 이 알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요리가게를 내면 떼돈을 벌 수 있을 거야. 사람이라면 단 한 번 시식만으로도 이 천상의 맛에 반할 수밖에 없다고.”
“사장님, 아니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닭대가리를 앞에 두고 계약이니 동업이니 이야기하는 건 좀 그렇지 않아요? 브라우니가 영특한 거 같긴 해도 그런 말까지 알아듣는 것은 아니잖아요.”
옆에서 보다 못한 다른 테이블 손님이 그렇게 만류했다.
하지만 강서우는 아랑곳하지 않은 채, 브라우니의 또랑또랑한 눈알을 똑바로 쳐다보며 열정적으로 말을 이었다.
“가게 지분은 5대5! 그리고 창업 자금부터 인테리어까지 모든 건 죄다 내가 할게! 넌 그냥 지분 절반만 가져가고 이 알만 공급해주면 돼! 아, 그리고 알을 공급하면 당연히 적정한 단가를 주고 매입하는 방식을 취할 거야!”
「…….」
“대신 넌 다른 곳에는 알을 공급하지 말아 줘. 이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어차피 네가 지분 절반 소유한 네 가게에만 독점적으로 알을 파는 거니까, 네가 아예 따로 가게를 차릴 게 아닌 이상 이게 훨씬 이득이잖아? 가게가 돈을 벌수록 너도 같이 돈을 버는 거니까 말이야.”
“아니, 사장님. 그러니까 닭대가리를 앞에 두고 그런 이야기를 하셔봤자 무슨 소용이 있어요?”
끄덕끄덕.
“하, 한다고? 정말 할 거야?”
끄덕끄덕.
“우오오! 좋았어! 앞으로 잘 부탁한다, 브라우니!”
“이, 이게 어떻게 된…… 닭대가리가 요식업 동업을 하자는 제안을 수락한다고?”
“그, 그냥 대충 고개 앞뒤로 흔든 건데 강 사장 혼자서 착각하는 거 아니야?”
“아무리 생각해도 그게 맞지 않을까? 아무리 영특해도 어떻게 동업 같은 법률적인 내용을 이해할 수 있겠어? 지능이 사람에 맞먹어야 하고 그만한 지식과 경험을 쌓아야 할 텐데.”
손님들은 물론이고 직원들까지 우려를 표현했지만, 대박 장사 아이템을 건진 강서우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여보, 나 오늘 먼저 퇴근할게. 오늘은 당신이 좀 가게 맡고 있어.”
“뭐예요? 아니, 갑자기 왜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바로 계약하러 가야지. 법무사한테 다녀올 테니까 당신 혼자 가게 좀 보고 있어. 놀러 가는 거 아니니까 구박하지 말고.”
직원 수만 30명이 넘으니, 엄밀히 말해서 혼자 가게를 보는 것은 아니다. 사장 대리로서 가게 전체를 잘 조율해달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는다.
“브라우니, 가자. 아니아니, 동업자님, 가십시다. 제가 안내하죠.”
강서우는 깍듯하게 존대로 말했고, 브라우니는 아직 구워지지 않은 고기들을 바라보며 갈등했다. 강서우는 그걸 보고 씩 웃으며 다른 직원을 불렀다.
“여기 이거 고기 전부 구워서 소주랑 같이 포장해줘요. 이따가 가지러 올 테니까. 그리고 계산은 하지 말고.”
“아, 네. 사장님. 알겠습니다.”
“동업자님, 같이 일하기로 한 기념으로 오늘 이 자리는 제가 사겠습니다. 잘 구워서 포장해놓을 테니까 이따가 가져가시면 돼요. 알았죠?”
브라우니는 흡족한 듯 가슴을 당당히 편 채 알을 발톱에 쥐고 날아올랐다. 소리 없이 공중에 호버링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그제야 강서우는 조금은 달라진 눈으로 브라우니를 바라볼 수 있었다.
‘닭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진짜 닭은 아니고……. 아마 신수 같은 영물이 아닐까? 세상에 해로운 괴수만 존재한다는 법은 없잖아?’
추락 위기에 처한 B-747을 구한 신수의 존재 덕분에, 세상은 해로운 괴수만 존재하는 게 아님을 알게 되었다. 신수의 구원을 받은 747 역시 스카이가디언이라 불리며 하늘의 구조대 역할을 해내고 있으니.
“그나저나 대화를 어떻게 하지?”
그렇게 고심하고 있는데, 브라우니가 갑자기 그의 어깨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그리고 발톱으로 그의 스마트폰을 가리켰다.
“응? 이걸 달라고?”
끄덕끄덕.
설마 하는 마음에 강서우는 잠금을 풀고 스마트폰을 브라우니에게 건넸다. 브라우니는 폰을 받아든 채 액정을 몇 번 톡톡 두드리고는 다시 돌려주었다.
메모 어플이 실행된 걸 확인한 강서우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스마트폰 하나 사줘. 아이폰 XPs, 완전 무제한 요금제로.」
“흐, 흐어억!”
「그럼 앞으로 복잡한 건 채팅 어플로 대화하면 됨.」
심장이 터질 듯이 쿵쾅거린다.
혹시나 했지만,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 것을 떠나서 정말 대화 자체가 가능할 줄이야.
유지웅이 브라우니를 사람처럼 대하듯 자연스럽게 말하는 모습을 떠올린 강서우는 벅찬 가슴을 억누르기 힘들었다.
“알았어요. 지금 바로 판매점부터 갑시다, 동업자 친구.”
곧바로 핸드폰 판매점부터 찾은 강서우는 가장 최신형 스마트폰을 가장 비싼 요금제로 사서 주었다. 물론 명의는 자신 것으로 했다.
채팅 어플을 깔고 난 뒤 강서우는 가장 먼저 제일 궁금했던 것부터 물었다.
“근데 알은 한 달에 몇 개 정도나 구할 수 있나요, 동업자님?”
「일단 지금 136,000개 정도 있음. 더 구할 수 있는지 한 번 찾아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