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an aristocrat RAW novel - Chapter (1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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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부 차관은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고작 알 요리를 먹은 것만으로 체내에 결정체 에너지가 쌓이는 것을 막아준다니?
다른 이가 그런 소리를 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박차고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신수가 보장했다. 신수의 메신저인 영수 브라우니가 하는 말이다.
그것을 부정한다는 것은 신수의 말을 부정한다는 것과 같고, 나아가서 미국이 눈 뜨고 앉은 채로 금괴 2만 톤을 날려 버린 거나 마찬가지라는 의미다.
‘대통령 각하, 아무래도 우리가 금괴 2만 톤을 사기당한 것 같습니다.’
국무부 차관은 자기 입으로 그런 보고를 올리는 일만큼은 부디 없기를 기도했다.
브라우니는 그걸 보고 생각했다.
‘역시 한 번에 쉽게 믿지 않을 줄 알았어.’
자기의 상식을 벗어난 현실을 맞닥뜨릴 때, 인간은 일단 부정부터 하고 본다. 충분한 설명이 병행되지 않았을 때 그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정교하고 길면서도 복잡한 설명이 추가되면, 인간은 곧 그 사실을 수용한다. 설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복잡하게 하면 더욱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역시 인간은 재미있단 말이지.’
―괴수는 태생적으로 결정 에너지에 잘 반응하는 종, 혹은 개체가 일정 이상의 에너지가 미토콘드리아 등 세포 하부 조직에 쌓일 경우, 생체 조직이 반응하면서 변화를 일으켜서 탄생하게 돼요. 물론 모든 괴수가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지는 않아요. 모체가 괴수라면 태어나는 새끼도 당연히 괴수가 되지요.
“네? 넷?”
―보통 결정 에너지가 약한 괴수 같은 경우는 온몸의 세포 조직에 결정 에너지가 분포되어 축적돼 있어, 결정체가 그 형태를 유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일정량 이상의 결정 에너지를 축적하는데 성공한 강력한 개체 같은 경우에는 진주조개의 진주알처럼 결정화된 고체 형태로 에너지를 생명력 기관처럼 체내에 보유하기도 하지요.
설명이 뭔가 체계적으로 이뤄지자 국무부 차관의 눈빛이 대번에 달라졌다.
그는 대통령에게 이 일을 어떻게 보호할지 고민했던 것도 잠시 잊은 채, 집중해서 브라우니의 설명에 온 정신을 기울였다.
―이 알이 괴수화가 성어가 낳은 알과의 차이점은 바로 결정 에너지가 전혀 없는 백지 성분이라는 상태에 있어요. 즉 괴수화 된 성어가 낳은 알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작용을 하지요.
“그, 그렇다면!”
―물론 그 효과가 그리 크지는 않아요. 괴수화된 알은 물을 모두 결정 에너지로 오염시켜 버리지만, 이 알 성분은 그런 대작용을 실행하기에는 너무 효율이 낮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환경에서의 반대 작용 실현은 가능하죠.
“이를 테면 오염된 강을 되돌리는 것은 효율이 낮지만, 한 명의 인간의 체내에 쌓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은 가능하다?
―바로 그겁니다. 이미 1,000회가 넘는 실험을 통해 안정성을 확인했습니다. 효능 자체의 출력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효능이 발휘되지 않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미 실험까지 했단다. 그것도 1,000회가 넘게.
국무부 차관은 어느새 브라우니의 말을 철썩 같이 믿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차피 미국도 테스트를 거친 후 적용할 거 아닌가요? 대체 뭐가 문제죠? 차관님이 한국 땅을 밟은 목적은 ‘위대하고 유일하며 전능적이고 초월적인 우주 최강의 근원’의 지시에 따라 저한테서 해결 방법을 듣고 전달하는 것 아닌가요? 그것의 진정성을 의심하고 검토하라는 것이 아니라.
어쩜 이렇게 논리적일 수 있지?
국무부 차관은 치킨의 모습을 하고 있던 것에 대한 일말의 미심쩍음을 완전히 날려 버렸다.
세상에 이렇게 말이 잘 통하고 또 세련된 화술을 사용하는 이는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거 같다.
꽉 막힌 백악관에만 갇혀 있다가 한 줄기 빛을 접한 후련한 기분이 든다.
국무부 차관은 힘차게 끄덕였다.
“감사합니다! 본국에 그리 전달하겠습니다!”
당연하겠지만, 트럼프를 비롯한 백악관 참모들은 처음에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
세상에, 괴수가 되지 못한 바닷장어의 알이 해결책이라니. 이게 말이 되는지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국무부 차관은 유리한 화술로 자신이 어떻게 브라우니한테 설득당했고, 그 설명에 납득을 할 수 있었는지를 낱낱이 설명했다.
뭔가 체계적이고 복잡해 보이는 설명에는 날고 긴다는 백악관 참모들도 별 수 없었다.
“본래 아마조니온이 되기 전의 바닷장어는 결정 에너지를 체내에 잘 흡수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그래서 괴수화가 이뤄지지 않은 알은 괴수화가 된 알과는 반대 작용을 보인다. 단 그 출력이 미미한 수준으로 낮을 뿐이다…….”
“그저 꾸준한 섭취만으로 결정 에너지가 체내에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오염 사태.
그에 관해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이제 크게 네 가지가 되었다.
첫 번째는 오염원인 자체를 처음부터 제거하는 것.
두 번째는 오염 된 물을 정화해서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최대한 잘게 나눠서 오랫동안 놔두는 것만으로 결정 에너지가 빠져 나간다).
세 번째는 힐러들이 전미 지역에 퍼져 일정한 주기로 모든 시민에게 힐을 시전하여 결정 에너지를 해독하는 것.
네 번째는 전 미국 시민으로 하여금 알을 꾸준히 섭취하게 하는 것.
‘첫 번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두 번째는 그런 시설을 갖추기 위한 비용과 시간이 천문학적이야. 적어도 몇 년 안에는 절대 이루지 못해. 세 번째와 네 번째가 가장 현실적인데…….’
트럼프는 이제 문제가 경제성의 영역으로 접어들었음을 알 수 있었다.
다른 참모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지, 이전보다는 훨씬 편안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알이 식재료로서 매우 훌륭하다고?”
“예, 아주 천상의 맛이랍니다. 뿐만 아니라 기력 회복에도 좋은 영향을 작용한답니다. 단점이라면 중독성인데…….”
“중독성이라니! 그럼 문제가 다르지 않나?”
“그게 알 자체에 마약처럼 강제 중독성이 있는 게 아니라, 너무 맛있어서 자꾸만 생각나게 된다는 그런 정서적인 의미에서의 중독성을 말합니다. 명작 게임은 자나 깨나 하고 싶어서 계속 생각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지요.”
트럼프는 피식 하며 웃고 말았다.
“뭔가, 그럼 진짜 의미에서의 중독이 아니지 않나. 이 세상에 게임 중독 같은 거 어딨어. 그냥 재미있는 게임만 있는 거지.”
“마찬가지로 그만큼 맛있는 알이라고 합니다.”
“그럼 식재료로 수입해서 미국 전체에 보급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거 같고…… 어느 정도의 양을 얼마나 섭취해야 하는 거지? 가격은 어느 정도나 되고?”
“하루에 한 개 정도만 먹으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원래 영수 브라우니가 동업가게 사장한테 알을 개당 3달러에 공급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리 미합중국이 원한다면 1달러에 공급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신…….”
“대신?”
“알 요리 자체가 영수 브라우니의 사업 아이템인 만큼, 알을 원형 그대로 공급할 수는 없다고 합니다. 분말 형태로 가공해서 공급할 거라고 합니다.”
분말 형태로 공급하면 추가 비용이 든다. 여기에 공급가 3달러짜리 알을 1/3으로 낮췄다. 어느 모로 봐도 브라우니한테 손해인 조건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브라우니가 왜 그런 조건을 내걸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알 요리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군.”
“각하?”
“생각해보게. 그저 구워먹기만 해도 엄청 맛있는 알이야. 그런 재료를 발견한 것에 적지 않은 자부심이 있을 텐데, 너도 나도 아침에 구워먹는 계란구이처럼 쉽게 먹게 된다면, 그것도 미국 시민 전체가 그렇게 된다면, 손해가 크지 않겠는가.”
도의를 위해서 저렴한 가격에 알을 공급해주겠다.
그 대신 알은 어디까지나 결정체가 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약으로서 활용해라. 고급 진미로서 너도 나도 쉽게 먹는 것은 장사꾼으로서 허락할 수 없다.
그런 의미가 담긴 제안이었던 것이다.
트럼프는 박수를 가볍게 치며 상황을 정리했다.
“일단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정말 그 알에 그런 효능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거지. 그렇지 않은가?”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은 두툼한 비교 보고서를 준비해야 할 걸세. 원래 우리가 구상했던 방안 중 하나인, 힐러를 동원해서 주기적인 힐 시전 시스템 구축과, 비괴수화 알의 전면적인 공급 시스템 구축. 그 둘이 어떤 장단점이 있고, 소모되는 비용은 어느 정도이며, 효율을 위해서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관한 보고서 말이야.”
지독하고 끔찍한 야근이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지시였지만, 참모들의 표정은 그래도 밝았다.
물 오염으로 인해 전무후무한 식량난에 빠지는 줄 알았는데, 그래도 현실적인 해결책이 생겼으니.
“혹시 야근을 시작하기 전, 지금 미리 짧게 말하고 싶은 것들이 있나?”
“각하께서는 두 방법을 비교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마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채택하기 위함이시겠지요. 하지만 저는 미합중국이라면 둘 다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어느 하나를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호오.”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 롤스로이스와 페라리, 둘 중 어느 하나만 살 필요는 없습니다. 둘 다 사서 번갈아 가면서 플레이하거나 타고 다니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은 없을 겁니다. 그런 방향으로 보고 내용을 짜볼까 합니다.”
트럼프는 가볍게 박수를 쳤다.
너무나 흡족한 대답이었다.
실험 자체는 어렵지 않았다.
일단 인간을 대상으로 할 수 없으니,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실험을 한다고 해서 동물이 죽거나 크게 다치는 것도 아니므로 실험 진행자들도 부담이 덜했다.
먼저 피험대상을 두 그룹으로 나눈다.
한쪽은 알 요리를 먹이고, 다른 한쪽은 알 요리를 먹이지 않는다. 그리고 양쪽 모두 결정 에너지에 오염된 물을 꾸준히 먹이면서, 결정도 측정기를 가지고 신체를 탐지한다.
그 결과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알 요리를 먹지 않은 그룹은 단 하루도 지나지 않아 결정도가 양성 반응을 보였지만, 다른 그룹은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실험이 계속되고 일주일 후, 마침내 결정 에너지에 노출된 그룹이 발작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그룹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았다.
실험 진행자들은 여기서 방향을 다소 변경했다.
과잉 축적으로 쓰러진 동물들을 다시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힐을 주고, 두 번째 그룹은 알 요리를 먹이고, 세 번째 그룹은 가만히 방치했다. 그리고 그들이 완전히 회복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측정했다.
“힐을 주면 확실히 즉시 회복되는군요. 효과 면에서는 가장 우수합니다.”
“알 요리를 먹이니까 그래도 한나절 만에 다시 회복돼서 정상 생활이 가능하긴 하네. 체내에서 완전히 빠져 나가는 데는 사흘 정도가 걸리고…….”
그에 비해 그냥 방치한 경우는 일주일이 걸려도 골골대면서 제정신을 차리지 못했다.